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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6화

‘메뉴판에 메뉴가 안 적혀 있는데 메뉴가 어디에 있다는거지?’

분명히 한 줄의 글이었다.

“세희야, 겁내지 말고 유리와 함께 반호영의 동원 마당에 안전하게 있어. 어떤 이상한 움직이 있으면 누군가가 널 지켜줄 거야. 유리도 즐겁게 지내고.”

신세희는 고개를 들어 종업원을 찾았지만 종업원은 이미 떠나고 없었다.

그러고는 신유리를 바라보았다.

“왜 그래, 엄마?”

유리는 어리둥절해 했다.

“엄마 말 잘 들어, 우리 여기서 마음껏 놀고, 마음껏 먹고, 즐겁게 지내는거야, 아가야.”

신세희와 신유리는 서로 눈빛 교환을 했다.

신유리는 엄청 똑똑한 아이였다. 바로 엄마의 뜻을 알아차렸다.

두 방울의 눈물을 머금고 있던 아이가 갑자기 미소를 지었다.

신세희 따라 5, 6년 동안 망명 생활을 한 신유리는 엄마 눈빛 한 번으로 아빠가 어딘가에서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엄마, 알겠어!”

신유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몇 분 후 반호영이 돌아왔을 때 신유리는 여전히 눈물을 흘리면서 불쌍한 표정으로 반호영을 쳐다보았다.

“악당 삼촌, 나 그거 먹어도 돼?”

신유리가 가리킨 것은 페이스트리였다.

“악당이라고? 그렇게 얘기하면 안 잘라줄 거야.”

신유리는 입을 삐죽 내밀고 엄마를 바라보았다.

신세희는 화가 난 상태여서 신유리를 쳐다볼 겨를이 없었다.

“이 페이스트리는 바삭하고 달콤하지. 초콜릿 맛도 나고 카레 맛도 나는데, 가성섬의 어린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맛이야.”

신유리는 입맛을 다졌다.

“먹고 싶어?”

반호영은 신유리에게 물었다.

신유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먹고 싶으면 삼촌이라고 불러봐.”

“악... 당... 삼... 촌.”

반호영은 물을 마시기 위해 물컵을 들고 있었고 물을 마시지도 않았는데, 신유리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 물을 한 모금 뿜을 뻔했다.

악당?

“저기... 유리야, 삼촌이 어디가 그렇게 나쁜지 말해줄래, 왜 악당인데?”

“흥! 지금 이런 것도 너무 나빠! 흑흑흑...”

신유리의 두 눈에서 눈물방울이 금세 또 터져 나왔다.

어린아이가 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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