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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7화

그게 아니었다면 여긴 그저 인구가 백만도 안되는 작은 섬일 뿐이었다. 대포 한방이면 여기를 평지로 만들어버릴 수도 있었다. 할아버지가 예전의 부하들에게 여기로 무기와 물자들을 운반하라고 분부한 다음부터 임서아와 그녀의 부모들이 이 섬에서의 지위도 매우 높아졌다. 오죽하면 가성섬의 군주조차 임 씨네 집안 눈치를 볼까. 가성섬에서 그들의 눈치를 보지 않는 사람은 둘뿐이었다. 반호영과 반호경의 딸 반명선. 반명선은 차갑게 웃으며 임서아를 바라보았다.

“믿어요. 우리 아빠더러 날 때리라 한다면 그 무기들 때문에 당신 말을 들을 거예요. 하지만 우리 아빠가 당신을 알아보긴 할까요? 지금 피에로보다 못생겨서 알아보지도 못할걸요? 너무 못생겼어 하하하. 안되겠다 사진이라도 찍어야지.”

그러고는 반명선은 휴대폰을 꺼내들고 임서아를 여러 각도에서 찍기 시작했다.

“반명선, 그만 찍어!”

임서아가 이리저리 피하면 반명선은 따라다니며 찍었다. 이때 신세희와 유리는 서로를 쳐다봤다. 도망쳐야 한다! 모녀는 약속한 듯 밖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도망가려고? 어림도 없지!”

문밖으로 나서지도 못했는데 또 두 사람이 들어왔다. 신세희는 그들을 보자 심장이 덜컹했다. 임서아의 부모님 임지강과 허영이었다.

“네가 드디어 왔구나. 죽으러 온 거야?”

임지강이 신세희를 무섭게 쳐다봤다. 신세희는 얼음장같이 차가운 시선으로 임지강을 바라봤다.

“저희 엄마는요!”

“뭔 헛소리야!”

신세희가 차갑게 웃었다.

“이번 생에 저희 엄마를 찾게 된다면 괜찮지만 만약 못 찾는다면 당신 살가죽을 다 벗겨버릴 거예요.”

“서아야, 우리 딸 어쩌다... 누가 이렇게 때렸어.”

이때 허영이 멍투성이인 딸을 발견했다.

“흑... 엄마...”

임서아는 엄마를 보더니 더 이상 반명선을 피하지 않고 엄마 뒤에 숨어서 말했다.

“엄마 빨리 얘 멈추라고 해줘. 자꾸 나 찍어.”

허영이 가소롭다는 듯 반명선을 바라봤다.

“그만해, 이 못된 계집애야.”

반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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