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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5화

“머리를 팝콘으로 만들어버릴 거야. 이 나쁜 사람. 때려! 때려!”

아이는 때리면서 울었다. 임서아는 어른이었으나 방금 너무 경계를 풀고 있었다. 그녀는 바닥에 엎드려서 몸을 돌릴 수가 없었을뿐더러 유리가 몸 위에 올라타있으니 더욱 움직이기 힘들었다. 또 유리가 손에 들고 있는 곰돌이 눈알이 매우 딱딱했기에 맞으면 너무 아팠다. 임서아는 아파서 방어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유리가 때릴 때마다 그녀는 손으로 머리를 가릴 뿐 반격도 하지 못했다. 그러자 유리는 더욱 신이 나서 때렸다. 임서아의 머리에는 혹이 가득 생겼다. 그녀는 너무 아파 빌기 시작했다.

“그만 때려...”

그녀는 울면서 빌었고 빌 때마다 고개를 드는 모습에 유리는 또 다른 때릴 곳을 찾았다. 그리고 다음번에 고개를 들 때 대여섯 번 임서아의 이마를 내리쳤다.

“윽...”

임서아는 아파서 기절하기 직전이었다. 이마에는 순식간에 혹이 가득 생겼다.

신세희: “...”

신세희는 멍하니 지켜봤다. 심장이 내려앉았다. 나의 사랑스러운 아이가, 빨리 도망가라고 했음에도 매번 엄마를 지키겠다고 무서워도 달려나간다. 신세희는 눈물이 났지만 딸에게 맞아 피멍이 잔뜩 생긴 임서아를 보자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옆에 서있던 가정부들조차 웃음을 참고 있었다. 그들도 임서아를 도와주고 싶지 않은 건 아니었다. 임서아는 군주 저택의 존경받는 손님이었다. 군주이신 반호경도 임 씨네 집안을 존경했으나 반호영은 그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평소에 임 씨네가 여기에 와서 앉아있는 것조차도 동의하지 않았다. 그런데 방금 이 사모님과 공주님을 친히 데리고 오시고 모시라고 분부하셨으니 가정부들은 신세희와 유리가 반호영의 손님이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오히려 임서아가 초대받지 못한 손님이라고 생각했기에 그들은 말리지 않았다. 그렇게 여섯 살짜리 어린아이는 임서아를 미친 듯이 때렸고 임서아는 여기저기 손으로 막느라 여념이 없었지만 계속 유리보다 한 박자 늦었다. 임서아를 더욱 비참하게 만들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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