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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2화

신세희는 길게 생각하지 않고 차로 몸을 날려 유리를 껴안았다.

“유리야, 엄마 여기 있어. 무서워하지 마.”

그리고 몸을 돌렸을 때 차 문은 이미 닫힌 상태였다.

신세희:“…”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옆에는 검은 선글라스를 쓴 남자가 앉아있었는데 그에게서 은은한 꽃향기가 났다.

“뭐… 뭐 하려는거예요?”

신세희는 너무 놀라 심장이 내려 앉는 것 같았지만 품에 유리를 꼭 끌어안은 채 매섭게 그를 노려봤다.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않았다. 유리는 엄마 품에 안긴 채 겁에 질려 울음이 날것 같았으나 꾹 참고 눈앞의 남자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이 나쁜 놈! 나랑 엄마를 놔줘, 아니면 가만두지 않을 거야.”

“허!”

그 남자는 차갑게 미소 지었다. 그는 목소리가 크지 않았는데 그 목소리가 신세희로 하여금 의심이 가게 했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듯이 물었다.

“당신… 반호영?”

반호영은 멈칫하더니 곧이어 선글라스를 벗고 온화한 표정으로 신세희를 바라봤다.

“세희 씨, 드디어 왔네.”

신세희:“…”

그녀는 놀라서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누구를 탓해야 할지 모르겠는 상황이었다. 부소경은 큰소리를 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가 여기에 위험이 없다고 하는 건 이미 여기를 다 정리해놨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건 무슨 상황인 걸까? 어쩌면 차에서 내리자마자 반호영을 만날 수 있는 거지? 신세희는 부소경의 안위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반호영은 한숨을 쉬었다.

“사실… 나도 생각지도 못했어.”

“뭐라고?”

“난 그냥 산책하러 나왔을 뿐이거든.”

반호영의 말투에는 숨길 수 없는 지긋지긋함이 묻어있었다.

“숨이라도 돌리러 나오지 않으면 살인이라도 저지를뻔했어. 그래서 기사님 보고 아무 데나 가달라고 했더니 여기로 온 거야. 여기에 세워놓은지 한참 됐어.”

신세희:“…”

“근데 한창 답답할 때 앞에서 꼬맹이 하나가 달려올 줄은 누가 알았겠어? 세희 씨, 우린 인연인가 봐. 처음 이 꼬맹이를 봤을 때 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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