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Chapter 2271 - Chapter 2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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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1화

“그건 그냥 저에게 베푸는 거잖아요! 마음 깊은 곳에서 느끼는 자선의 감정 아닌가요! 구서준 씨, 전 당신의 아내예요! 당신이 돈 주고 구한 하인이 아니란 말이에요! 당신 집안에서 은혜를 베풀어 데려온 불쌍한 사람이 아닙니다! 저 민정아는 부모도 없고! 막돼먹은 여자인 것도 맞고요! 하지만 당신 구 씨 집안에 빚진 건 없다고요! 전 억지로 당신 집안에 시집을 가겠다고 한 적도 없고! 당신들이 주는 걸 먹고 마실 필요도 없어요! 전 저와 제 아들을 먹여 살릴 수 있어요! 앞으로 제 아들의 성을 저희 민 씨 집안 성으로 바꿀 겁니다! 당신! 당신 어머니가 내 아들을 보고 싶으면 제 동의를 거쳐야 할 거예요!”민정아는 거의 이를 부득부득 갈며 마지막까지 말을 이었다.이런 말을 들은 신세희와 엄선희 그리고 그 자리의 모든 사람은 느낄 수 있었다. 민정아의 결혼생활은 얼마나 불행했고 힘들어했을지를.이건 신세희가 걱정했던 것과 같은 상황이다.그녀는 민정아가 친정 식구가 없고 조급한 성격에다가 털털하고 멀리 내다보지 못하는 성격이 걱정되었다. 겉으로는 기가 세고 강해 보이지만 혼자만의 생각은 하나도 없었다.재벌 집 며느리가 되고 난 후에는 사사건건 얽히지 말길 바랐다.지금 보니 대충 짐작한 상황이다.민정아는 고윤희와 달랐다.고윤희는 민정아만큼 대단하지는 않았지만, 구경민은 구 씨 집안에서 큰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게다가 부드러운 성격의 고윤희는 구경민과 10년이나 함께 지낸 터라 분위기와 성격 등 많은 것들이 구경민의 영향을 받아 그 집안사람으로 변해있었다.그리고 고윤희는 원래 큰 욕심 없이 담담하게 살아가는 사람이었으니,아무리 힘든 세월이더라도 그녀는 모두 견뎌낼 수 있었다.하지만 민정아는 달랐다.그녀는 견딜 수 없었다.3년 동안 참은 것도 기적 같은 일이다.민정아의 비난 섞인 말은 구서준뿐만 아니라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을 당황케 했다.울분을 쏟아내던 민정아는 갑자기 눈물을 흘렸다.“그래요! 전 가난해요! 막돼먹은 것도 맞고요 교양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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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2화

구서준은 늘 신세희를 존중해 왔다.그리고 그는 민정아를 많이 사랑하고 있었다.그래서 두 사람 모두 충동적일 때 구서준은 늘 물러서는 걸 선택했다.그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작은엄마. 작은엄마 말 들을게요. 오늘은 이만 가고 기다리고 있을게요.”말을 마친 구서준은 민정아를 바라보았다.“정아 씨, 기다리고 있을게요. 언제 마음이 바뀌어 저랑 경성에 돌아가도 다 괜찮으니 항상 기다리고 있을게요.”민정아는 구서준을 쳐다보지도 않았다.구서준은 아이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큰아들, 작은아들, 아빠랑 인사해야지.”두 아이는 좌우로 고개를 돌리더니 입을 모아 외쳤다.“흥!”구서준은 어색한 웃음을 짓더니 이내 자리를 떴다.그의 뒷모습은 어찌나 쓸쓸해 보였던지 신세희는 차마 똑바로 바라볼 수 없었다.신세희와 부소경은 마주 보았고 부소경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구서준과 민정아 부부 사이의 일에 대해 부소경은 어떤 일도 관여하지 않았다.그는 남자였기에 이런 집안일에 끼어들지 않았다.하지만 마음속으로는 민정아를 이해했다.부소경도 농민이었던 적이 있었고 가난 때문에 떠돌이 생활을 한 적도 있었으며 상류사회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적도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는 상류사회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다.부소경은 자기 자신만이 상류사회라고 생각했다!그래서 그는 그 누구도 달갑지 않았다.종래로 부 씨 가문의 일원이 되려고 하지 않았다.심지어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아버지’라고 부른 적도 없었으니.그는 빈손으로 지금 이 자리까지 올라와 상류사회가 그에게 머리를 숙이도록 한 셈이다.다만 어느 정도 높은 지위에 이르렀을 때 그가 선택한 건 담담함과 겸손일 뿐.그는 담담하게 신세희를 바라보았다. 무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였다.그는 민정아를 이해했다.신세희도 그런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그녀도 이해했다.그녀도 사회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했었기에 온갖 굴욕을 경험했었기 때문이다.솔직히 말해 세상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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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3화

“하지만 정아 씨도 나의 사촌 동생인 셈이니.”신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오빠, 무슨 얘기가 하고 싶은 거예요?”“내 생각엔 구씨 집안사람들이 잊어버린 것 같아서. 정아 씨는 가난한 일반인도 아니고 뒷배가 있고 서 씨 집안 전체가 그녀를 지켜주고 있다는걸. 정아 씨가 무지하고 막돼먹은 여자도 아니고 정아 씨의 아버님도 한때는 수준 높은 인재였는데 다만...”“다만 일이 잘못되어 어릴 때부터 삼촌과 숙모에게 당하기만 한 거죠. 이모와 이모부가 돌아가신 그날부터 정아 씨 인생은 바뀌었어요. 어릴 때부터 이웃들과 함께 모여 사는 생활을 하며 식사조차 함께하고 웃고 떠들며 한 가족처럼 가깝게 지냈죠. 하지만 이웃집의 닭이 다른 집으로 도망가 알을 낳기라도 하면 두 집안은 달걀 하나 때문에 한솥밥을 먹던 사이가 망가지게 되죠. 그들은 아마 저녁 9시에 야채 시장에서 할인하는 것 때문에 5시 반부터 호텔까지 줄을 서고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새치기하려고 했을 거예요. 또 아침 시장에 일찍 가면 도매가로 야채를 살 수 있기에 개벽 3시 반부터 일어나 줄을 섰을 거고 집에서 들고 온 걸상으로 자리를 잡기도 했어요. 그 누구라도 다른 사람의 자리를 빼앗았다면 크게 싸우곤 했죠. 하지만 오빠, 이건 그들의 삶이에요. 정아 씨뿐만 아니라 제가 어렸을 때도 그런 삶을 살았는걸요. 정아 씨는 태어나서부터 스물다섯 살까지 늘 그렇게 살아왔어요. 뼛속 깊이 뿌리박힌 습관이나 다름없다고요. 비록 정아 씨가 서 씨 집안의 사촌이 아니라 서 씨 집안의 큰 아가씨였다고 해도 태어나서부터 서 씨 집안에서 살아본 적이 없으니 명문 규수가 될 수 없어요. 왜냐하면 그건 이미 뼛속 깊이 뿌리박힌 거니까. 정아 씨도 변하려고 노력했지만 고통스러워했어요. 이젠 그만 노력하고 정아 씨 자기 모습으로 살고 싶어 해요. 왜냐고요? 왜 꼭 정아 씨가 구 씨 집안사람들 때문에 자기 자신을 변화시켜야 하죠? 구 씨 집안사람들이 정아 씨를 위해 변할 수는 없는 걸까요?”그 말에 서준명은 말문이 막혔다.서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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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4화

구서준의 품에 안긴 민정아는 그리움이 가득했고 헤어지기 아쉬워하는 것 같았다.그녀의 말은 더 깊은 감정을 쏟아내고 있었다.“서준 씨, 전 당신을 사랑해요. 정말 많이 사랑한다고요. 그래서 당신과 이혼하기 너무 아쉬워요.”구서준은 민정아를 꽉 껴안았다.“바보, 사랑하는 마음만 있으면 된 거죠. 생각해 봐요, 툭하면 이 얘기 저 얘기 하면서 괴롭히는 정아 씨를 어느 남자가 다 받아주겠어요, 나 말고는 그런 사람 없어요. 당신의 남자이자 아이의 아빠인 난 당신의 모든 걸 감싸줄 수 있어요. 정아 씨는 옳은 선택을 한 거예요. 이제 저랑 집에 가요, 용서해 주고 다 감싸줄게요. 제일 중요한 건 저도 사랑해요, 한평생 당신만 사랑한다고요.”그는 정말 민정아를 사랑했다.다른 여자를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드디어 구서준도 안심할 수 있었다. 며칠 동안 사이가 틀어지는 건 늘 있는 일이었고 그저 그와 함께 돌아가려 한다면 모든 건 작은 일이나 마찬가지였다.하지만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민정아는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근데 서준 씨, 전 당신과 함께 돌아갈 수 없어요.”구서준이 당황한다.“뭐라고요?”“당신을 많이 사랑해요. 그래도 당신과 돌아가는 건 싫어요. 당신과 이혼은 하지 않을 테지만 더 이상 당신에게 기대고 싶지 않아요. 앞으로 독립적으로 나답게 살 거예요. 전 당신의 부속품이 아니에요, 구 씨 집안의 부속품은 더더욱 아니고요. 그리고 상류사회의 실험 품도 되지 않을 거예요. 전 저 다운 사람이 되고 싶어요.”구서준이 입을 열었다.“정아 씨, 방금... 저를 사랑한다고 떠나지 않는다고, 이혼하지 않을 거라면서요.”“네, 사랑해요. 떠나지 않을게요. 서준 씨가 먼저 이혼에 대해 말을 꺼내지 않는 이상 전 이혼하지 않을 거예요. 왜냐면 전 평생 당신만을 사랑하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당신과 구씨 집안의 저택에서 살고 싶다는 뜻은 아니에요. 전 일을 하고 싶어요. 경성에 제 자리가 없다면 남성에서 일할 거예요. 사실 지금 건축사업이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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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5화

그녀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서준 씨, 사랑해요.”“너무 오글거려요!”구서준이 민정아의 코를 비볐다.민정아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두 사람은 그렇게 화해했다.원래 큰일도 아니었으니.하루빨리 돌아가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구서준은 남성에 머무르지 않고 곧바로 경성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그는 집에 도착해서야 깨달았다. 가끔은 두 사람의 결정이 부모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라는걸.“뭐라고? 너희들! 너와 정아가 입을 맞춰 나와 네 아빠를 벗어나려고 하는 게야?”구서준의 엄마 조문희는 이내 화를 내며 꾸짖었다.“엄마...”구서준은 난감했다.화가 치밀어 오른 조문희의 눈시울이 빨갛게 달아올랐다.“서준아, 네가 직접 말해, 네가 직접 말해보란 말이야! 엄마가 처음에 받아주지 않은 거 빼고 며느리한테 얼마나 잘해줬니? 무엇이든 걔 말대로 했어. 지금까지 몇 년 동안 내가 걔한테 준 금은보화만 해도 금고를 가득 채울 수 있을 거다. 난 늘 딸처럼 대해왔어! 직접 상류사회에 대해 이해하도록 가르쳤고 식사부터 옷차림까지 일거수일투족 다 알려줬어! 이 세상에 어느 시어머니가 나처럼 할 수 있겠어, 말해봐, 어느 시어머니가 나처럼 할 수 있냐고! 근데 정아는 어떻게 했니! 걔는 지금까지 한 번도 열심히 공부한 적이 없고 늘 대충 해왔어! 정아는 내 친구나 우리 집안 지인들 앞에서 자주 망신당했어! 그래도 난 한 번도 걔를 미워한 적 없다고! 구 씨 집안에서 쫓아낸다고 한 적도 없단 말이다! 근데 정아는 받아들이지도 않고 우리와 한마음이 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구 씨 집안의 두 아이를 데리고 집을 나갔지! 어디 그뿐이더냐, 심지어는 내 하나뿐인 아들까지 데려가려고 하잖니! 거칠고 모진 년! 다 우리 구 씨 집안에서 버릇 나빠지게 대해서 이렇게 된 거다! 오냐오냐하니까 점점 더 기어오르려 하는 것 봐! 이젠 안돼! 더 이상 가만히 두고 볼 순 없어! 나 조문희는 이제 본때를 보여줄 거다, 정말 내 머리 위에서 노는 걸 내가 참아줄 거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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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6화

말을 마친 구서준은 성큼성큼 밖으로 걸어 나갔다.솔직히 그도 엄마의 말을 이렇게 거역하고 싶진 않았다. 엄마의 입장을 생각해 보면 몇 년간 엄마도 많이 변한 건 사실이다. 적어도 정아를 경멸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던 태도로부터 이젠 정아를 받아들였고 많이 아꼈다. 하지만 트집을 잡는 건 여전했다.이것저것 민정아가 맘에 들지 않는 구석이 많았다.하지만 엄마는 한 번도 정아를 쫓아낸다던가 이혼이라던가 하는 말은 입 밖에 낸 적이 없었다.맛있는 음식, 예쁜 보석과 액세서리를 보면 여전히 정아 생각을 먼저 했다.엄마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구서준은 엄마에게 뭐라 할 말이 없었다.하지만 엄마는 이혼을 강요했다.그게 가능한 일인가?민정아는 그를 사랑했고 그도 민정아를 사랑했다.그는 절대 이혼할 수 없었다.이런 상황에서 그는 무조건 확고하게 입장을 표명해야 했다. 이혼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그래서 그는 이런 상황에 강경할 수밖에 없었다.고개를 돌려서도 안 된다.뒷모습을 바라보는 조문희의 말투는 더없이 쓸쓸했다.“서준아, 너, 너는 하나밖에 없는 내 아들이야. 엄마가 너를 위해 며느리에게 얼마나 많이 양보했는지 몰라서 그러니? 장가를 가더니 엄마는 잊은 게냐,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말을 마치기도 전에 조문희는 눈앞이 캄캄해지더니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문희 씨! 문희 씨!”서재에서 나오던 구경훈이 달려오더니 조급한 목소리로 아내를 불렀다.문 앞으로 걸어가던 구서준이 깜짝 놀라 뒤돌아섰다.엄마는 땅에 쓰러져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고 당장이라도 경련을 일으킬 것 같았다.“엄마!”구서준이 달려오더니 엄마를 품에 안았다.“엄마! 왜 그래요, 절 놀라게 하지 말아요, 엄마!”“얼른, 얼른 구급차를 불러! 며칠 전 네 엄마가 건강검진을 받을 때 의사가 절대 화를 내지 말라고 경고했었어, 뇌졸중 증상이 있다고 했어! 얼른!”구경훈이 구서준을 밀치며 말했다.구서준은 허겁지겁 구급차에 전화를 걸었다.구씨 저택은 병원에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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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7화

“방금 엄마를 떠나지 않는다고 한 거니?”조문희가 눈물을 흘리며 물었다.“네.”구서준이 고개를 끄덕였다.“이젠 화 안 낼 거야?”“네, 이젠 화 안 낼게요.”구서준이 대답했다.“아들...”조문희는 눈물을 흘렸고 구서준의 눈에도 눈물이 고였다.그 순간에도 그의 핸드폰은 진동하고 있었지만, 그는 받을 시간이 없었다. 그는 심지어 누가 전화했는지조차 확인하지 않았다.그는 그저 엄마의 손을 잡고서 후회하고 있었다.“서준아, 엄마 잘 보살펴 드리고, 난 네 숙모랑 먼저 들어갈게. 내일 또 네 엄마 병문안 올게.”구경민이 뒤에서 말했다.구서준은 고개를 돌리지 않고 그저 머리만 끄덕일 뿐이었다.구경민은 또 구경훈에게 말했다.“형, 저희는 부모님을 집에 모셔다드릴게요. 집안일은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병원에서 필요하신 거 있으시면 저한테 바로 전화 주세요. 형수님이 빨리 회복하는 게 제일 중요하고 다른 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요.”구경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을 내쉬었다.“그래, 먼저 들어가렴.”구경민은 그제야 아내와 함께 부모님을 모시고 병원을 나섰다.엄마를 집에 모셔다드린 구경민 부부는 구 씨 본가에 오래 머물지 않고 운전해서 곧바로 집으로 돌아갔다.집에 들어가 아이들을 재웠다.고윤희는 뒤늦게 시간을 내어 구경민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경민 씨, 제 생각엔 이 일은 형님도 잘못한 건 없지만 정아 씨도 너무 억울한 것 같아...”구경민은 아내를 품에 안더니 부드럽게 말했다.“무슨 뜻인지 알아요. 서준인 나와 달라요. 구 씨 집안에서는 모두 당신 남편인 내 말을 따르고 있어요. 그래서 당신은 구 씨 집안에서 자유롭게 지낼 수 있고 아무도 건드리지 못하는 거잖아요. 심지어 시부모님도 당신을 건드릴 수 없어요. 그리고 당신은 원래 부드럽고 효도하는 마음으로 시부모님이 말하기도 전에 알아서 잘하고 당신은 구 씨 집안을 위해 이미 많은 걸 희생했어요. 하지만 정아 씨는 달라요. 정아 씨는 원래 다루기 힘든 성격을 가졌고 원래도 구속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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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8화

고윤희는 부드럽게 말했다.“정아 씨, 시어머님이 편찮으셔서 입원하셨어요.”민정아는 깜짝 놀랐다.“뭐라고요? 어머님이 편찮으시다고요? 그럼... 저, 저 지금 당장 돌아가서 어머님 뵈러 갈게요. 제가 가서 돌봐드릴게요.”사실 그녀도 효성이 지극한 사람이었다.그저 시어머님의 미움 가득한 눈빛과 속박하는 행동들이 싫었을 뿐.어머님이 아프시다는 말에 그녀는 당장이라도 가서 효도하려고 했다.고윤희의 목소리는 여전히 부드러웠다.“정아 씨, 이 숙모 말 잘 들어봐요. 시어머님은 지금 화가 많이 나 계셔요. 화가 나면 안 되는 병이래요, 화를 내면 뇌혈관이 손상될 거고 그 결과는 상상할 수 없을 거예요. 정아 씨는 착한 사람이라는 걸 저와 숙부 모두 알아요. 서준 씨도 알고요. 서준 씨의 입장은 확고했어요, 정아 씨와 이혼하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잠깐은 여기에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정아 씨는 일단 돌아오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숙모 말 무슨 뜻인지 알죠?”조문희가 지금 민정아를 보면 화가 나 구서준과 민정아를 이혼시킬 것이라는 의미였다.더 중요한 건 민정아와 구서준 두 사람 모두 궁지에 빠지게 할 수 있었다.하지만 조문희가 구서준을 강요하여 민정아와 이혼하라고 한 사실을 고윤희는 말할 수 없었다. 민정아가 속상해할까 봐 걱정됐다.평소 고윤희의 말이라면 잘 따르던 민정아는 정중하게 말했다.“숙모,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그럼, 어머님 화가 가라앉으실 때까지 뵈러 가지 않을게요. 그리고 저도 이미 결정했어요, 앞으로 다른 사람을 위해 살지 않겠다고요. 전 세희 씨처럼 독립적인 여자가 되어 아들에게 좋은 엄마가 될 겁니다. 어머님 화가 가라앉으시면 직접 뵙고 말씀드릴게요. 서준 씨도 일단 방해하지 않겠습니다.”“그래요.”고윤희가 말했다.“정아 씨, 남성에서도 잘 지내요. 무슨 일 있으면 세희 씨한테 연락해요, 그리고 지영주 씨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거예요. 정아 씨와 지영주 씨 서로 챙기면서 아이들도 잘 돌보면 좋겠네요. 며칠 뒤에 어머님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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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9화

“엄마, 뭣 때문에 속상해요?”큰아이가 묻는다.작은 아이도 손을 들어 엄마의 눈물을 닦아주려 했지만, 손이 닿지 않아 발을 동동 굴렀다.서글픈 감정에 잠겼던 민정아는 웃음을 지었다.그녀는 두 아들을 껴안고 감격스럽게 말했다.“엄마는... 엄마는 기댈 곳이 없어, 친정 식구도 없고 서민이기도 하고. 그 큰집에서도 엄마는 외로웠어, 엄마에게는 너희 둘뿐이야. 이번 생에 가장 가까운 혈육은 너희들뿐이란다, 내 아가들. 앞으로 죽기 살기로 자립할 수 있도록, 강한 엄마가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살 거야.”“엄마, 전 엄마를 사랑해요.”“저도 엄마 사랑해요.”두 아이는 고사리 같은 네 손이 민정아를 안고 있었다.민정아의 눈물은 소리 없이 흘렀다.그녀의 슬픔과 서글픔은 오래 머무르지 못했다. 그날 밤 그녀는 억지로 마음을 다잡았고 다음 날 아침 일찍이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냈다.그 어린이집은 민정아가 찾은 작은 규모의 어린이집이었다.출근하는 곳까지 몇 분밖에 되지 않는 거리였다.어린이집에서 두 아이들을 봐주는 건 40대의 젊은 아주머니였고, 이름은 은희령이었다.은희령은 비록 타지 시골에서 올라온 사람이었지만 옷차림은 늘 깔끔했고 아이들을 돌보는데도 꽤 능숙했다. 일주일 동안 그녀와 함께한 아이들은 예의 바르게 변했고 장난감도 놀고 나면 스스로 정리했다.그리고 은희령은 아이들에 대해 인내심이 넘쳤다.은희령과 함께 한지 일주일밖에 안 되었는데 아이들 모두 그녀를 잘 따랐다.민정아도 그녀에 대한 인상이 좋았다.“희령 언니, 정말 너무 감사해요. 어린이집에서 언니 같은 선생님을 만나게 되어 너무 다행이에요. 앞으로 제가 하는 일이 안정되고 급여가 높아지면 특별히 월급을 더 드릴게요.”민정아가 말했다.“감사합니다, 감사해요 정아 아가씨. 저희처럼 외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더 벌기 위해서죠. 제 아들이 곧 결혼이라 예물 할 돈을 준비 중이에요. 정아 아가씨는 아시는 분도 많으신데 혹시 아르바이트 구하는 거 좀 도와주시겠어요? 전 아이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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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80화

신세희도 많이 속상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그녀는 민정아의 친구였지만 그렇다고 민정아의 혼인에 개입할 권리는 없었다.“정아 씨, 강해져야 해.”민정아는 담담하게 웃었다.“그래도 뭐 괜찮아, 살다 보면 이런저런 일을 겪기도 하지. 나보다 더 고통을 겪는 사람들도 많은데 난 두 아이도 있으니까. 내 두 쌍둥이에게 아빠도 되어주고 엄마도 되어줄 거야. 한 가지 기쁜 점은 앞으로 자유롭게 세희 씨와 친구들과 놀 수 있다는 거야. 세희 씨, 난 세희 씨와 선희 씨 두 친구뿐이야. 유부녀라고 나랑 안 놀아주면 안 돼.”신세희는 마음 아파하며 민정아를 바라보았다.“바보! 정아 씨와 안 놀아주면 어떻게 할 건데!”민정아가 대답했다.“아마 나랑 안 놀긴 아쉬울걸!”“네, 네, 네. 너무 아쉽네요. 이번 주말 다 같이 피크닉 가자.”신세희가 웃으며 말했다.민정아가 이내 물었다.“유리도 같이 가?”신세희는 의아했다.“그건 왜?”그녀가 말을 이었다.“유리 이젠 많이 컸어. 곧 13살 소녀가 되는걸. 친구들도 이젠 많이 사귀어서 엄마 아빠랑 같이 놀러 안 간대. 특히 주말엔 스케줄이 꽉 차 있더라고, 우리랑 놀기 싫어해. 그래도 민희와 한이는 정아 씨 아이들도 오는 걸 알면 아주 좋아할 거야.”민정아가 눈을 희번덕거렸다.“근데 난 유리와 놀고 싶은데. 고작 13살인 유리가 영어를 그렇게 잘한다며? 저번 여름방학에 혼자 유럽을 돌아다녔다는 게 사실이야? 정말 대단해! 나 진짜 유리한테서 배우고 싶은데. 어린아이한테서 배우다 보면 나도 젊어질 것 같은데.”신세희도 눈을 희번덕거렸다.“문제는 정아 씨가 같이 놀고 싶어 해도 유리가 놀고 싶어 할까?”민정아가 물었다.“내가 아니면 누구랑 놀고 싶대?”“명선이.”신세희가 민정아를 힐끔 보더니 말을 이었다.“유리가 명선이 뒤만 따라다녀. 요즘 좀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요즘 명선이가 공부 때문에 많이 바쁘대, 유리도 많이 컸고. 그래서 이젠 명선이를 따라다니지 않더라고. 그래도 친구들을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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