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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6화

말을 마친 구서준은 성큼성큼 밖으로 걸어 나갔다.

솔직히 그도 엄마의 말을 이렇게 거역하고 싶진 않았다. 엄마의 입장을 생각해 보면 몇 년간 엄마도 많이 변한 건 사실이다. 적어도 정아를 경멸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던 태도로부터 이젠 정아를 받아들였고 많이 아꼈다. 하지만 트집을 잡는 건 여전했다.

이것저것 민정아가 맘에 들지 않는 구석이 많았다.

하지만 엄마는 한 번도 정아를 쫓아낸다던가 이혼이라던가 하는 말은 입 밖에 낸 적이 없었다.

맛있는 음식, 예쁜 보석과 액세서리를 보면 여전히 정아 생각을 먼저 했다.

엄마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구서준은 엄마에게 뭐라 할 말이 없었다.

하지만 엄마는 이혼을 강요했다.

그게 가능한 일인가?

민정아는 그를 사랑했고 그도 민정아를 사랑했다.

그는 절대 이혼할 수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무조건 확고하게 입장을 표명해야 했다. 이혼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그는 이런 상황에 강경할 수밖에 없었다.

고개를 돌려서도 안 된다.

뒷모습을 바라보는 조문희의 말투는 더없이 쓸쓸했다.

“서준아, 너, 너는 하나밖에 없는 내 아들이야. 엄마가 너를 위해 며느리에게 얼마나 많이 양보했는지 몰라서 그러니? 장가를 가더니 엄마는 잊은 게냐,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말을 마치기도 전에 조문희는 눈앞이 캄캄해지더니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문희 씨! 문희 씨!”

서재에서 나오던 구경훈이 달려오더니 조급한 목소리로 아내를 불렀다.

문 앞으로 걸어가던 구서준이 깜짝 놀라 뒤돌아섰다.

엄마는 땅에 쓰러져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고 당장이라도 경련을 일으킬 것 같았다.

“엄마!”

구서준이 달려오더니 엄마를 품에 안았다.

“엄마! 왜 그래요, 절 놀라게 하지 말아요, 엄마!”

“얼른, 얼른 구급차를 불러! 며칠 전 네 엄마가 건강검진을 받을 때 의사가 절대 화를 내지 말라고 경고했었어, 뇌졸중 증상이 있다고 했어! 얼른!”

구경훈이 구서준을 밀치며 말했다.

구서준은 허겁지겁 구급차에 전화를 걸었다.

구씨 저택은 병원에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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