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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2화

구서준은 늘 신세희를 존중해 왔다.

그리고 그는 민정아를 많이 사랑하고 있었다.

그래서 두 사람 모두 충동적일 때 구서준은 늘 물러서는 걸 선택했다.

그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작은엄마. 작은엄마 말 들을게요. 오늘은 이만 가고 기다리고 있을게요.”

말을 마친 구서준은 민정아를 바라보았다.

“정아 씨, 기다리고 있을게요. 언제 마음이 바뀌어 저랑 경성에 돌아가도 다 괜찮으니 항상 기다리고 있을게요.”

민정아는 구서준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구서준은 아이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큰아들, 작은아들, 아빠랑 인사해야지.”

두 아이는 좌우로 고개를 돌리더니 입을 모아 외쳤다.

“흥!”

구서준은 어색한 웃음을 짓더니 이내 자리를 떴다.

그의 뒷모습은 어찌나 쓸쓸해 보였던지 신세희는 차마 똑바로 바라볼 수 없었다.

신세희와 부소경은 마주 보았고 부소경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구서준과 민정아 부부 사이의 일에 대해 부소경은 어떤 일도 관여하지 않았다.

그는 남자였기에 이런 집안일에 끼어들지 않았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민정아를 이해했다.

부소경도 농민이었던 적이 있었고 가난 때문에 떠돌이 생활을 한 적도 있었으며 상류사회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는 상류사회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다.

부소경은 자기 자신만이 상류사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그 누구도 달갑지 않았다.

종래로 부 씨 가문의 일원이 되려고 하지 않았다.

심지어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아버지’라고 부른 적도 없었으니.

그는 빈손으로 지금 이 자리까지 올라와 상류사회가 그에게 머리를 숙이도록 한 셈이다.

다만 어느 정도 높은 지위에 이르렀을 때 그가 선택한 건 담담함과 겸손일 뿐.

그는 담담하게 신세희를 바라보았다. 무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였다.

그는 민정아를 이해했다.

신세희도 그런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도 이해했다.

그녀도 사회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했었기에 온갖 굴욕을 경험했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해 세상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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