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의 모든 챕터: 챕터 2121 - 챕터 2130

2823 챕터

제2121화

반원명은 침착하게 대했다. 그건 모두 전 씨 집안의 은혜를 봐서였다.세린은 눈물을 흘리며 반원명에게 그녀와 전 남자친구의 얘기를 꺼냈다.그들은 대학 동기였다.남자의 집안은 간부 공무원 집안으로 두 사람은 비슷한 조건을 갖고 있었다.연애 초반, 남자는 그래도 전세린의 기분을 잘 맞춰줬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남자친구는 건방지게 구는 성격을 금방 드러내고 말았다. 그건 전세린이 이미 남자친구에게 푹 빠진 뒤였다.남자친구는 잘생긴 얼굴에 분위기도 있었다. 공부를 잘해서 늘 앞자리였을뿐더러 리더십도 뛰어나 모두 그를 잘 따랐다.남자친구는 타고난 왕의 기운이 갖고 있었다.그런 분위기 때문에 많은 여학생들이 그를 좋아했다.줄지어 전세린의 남자친구와 포옹하려는 여학생들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전세린은 초반에 아무렇지도 않았다. 어쨌든 그녀도 사랑을 받으며 좋은 집안에서 자란 여인이었기에.아버지는 성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의사였고 소유하고 있는 사립병원도 무척 큰 병원이었다.하지만 전세린이 남자친구를 따라 남자친구의 집에 갔다 온 뒤 그녀의 마음에 파도가 일렁였다.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고, 부모님이 금이야 옥이야 하는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고 스스로 생각해 왔던 그녀가 남자친구 부모님의 눈에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은 마치 강아지를 보는 눈빛 같았다.그녀를 안중에도 두지 않았던 것이다.남자친구 집에 있는 동안 남자친구의 어머니는 전세린의 옷차림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거나 전세린의 앉은 자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둥, 밥 먹을 때조차도 평가질을 해댔다.눈빛에서 뿜어져 나오는 혐오감 때문에 전세린은 가시방석에 앉은 듯했다.그래도 전세린은 참았다.그토록 남자친구를 사랑했던 그녀였기에.식사를 마치고 함께 앉아 수다를 떨던 중, 전세린은 남자친구의 어머니에게 잘 보이기 위해 가방에서 미리 준비해 온 고급 향수를 꺼내 남자친구 어머니에게 드리려고 했다.그녀는 미소를 머금고 남자친구 어머니의 곁에 다가가 앉았다. 하지만 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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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2화

당황스러웠던 전세린은 이내 얼굴을 붉혔다.“싫어!”남자친구는 몸을 돌리더니 두 손으로 그녀의 팔을 누르고 명령했다.“우리 엄마 가문은 백 년 전부터 귀족이었어, 권위 높은 우리 아빠도 늘 엄마를 배려해 주신단 말이야. 엄마는 우리 집 장공주 같은 존재야, 나를 위해서라도 엄마한테 싹싹하게 대해줘!” 전세린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 네 말대로 할게.”그날 아침, 전세린은 굴욕스럽고 비천한 자세로 남자친구 엄마에게 사과했다.남자친구의 어머니는 더욱 가혹하게 치욕을 주었다.“어제 네가 정말 떠났더라면 아마 널 괜찮은 아이로 생각했을 거야, 근데 넌 어제 그 꼴을 당하고도 여전히 내 아들 잠자리를 데워주었지. 네가 얼마나 천한 계집인지는 안 봐도 뻔해!”한마디로 전세린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얘기였다.천하다는 말을 듣고도 전세린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예전에는 그저 남자친구를 사랑하는 감정이었다.하지만 어젯밤 두 사람이 함께한 후 그녀는 남자친구를 더 사랑하게 되었다, 뼛속까지 사랑했다.그녀는 그에게 정복당하는 느낌에 빠져버렸다.아마 정말 남자친구 엄마의 말처럼 천한 계집일지도.학교에는 그녀를 좋아하는 남자들도 적지 않았지만, 일방적으로 좋아하며 따라다니는 남자들에겐 관심조차 없었다.자신의 남자친구처럼 까칠하고 무뚝뚝하며 여자들이 듣고 싶어 하는 얘기는 입 밖에도 내지 않는 나쁜 남자에게 끌렸다.남자친구와 그런 관계를 맺은 후부터 전세린은 남자친구 앞에서 예전처럼 도도하고 제멋대로 굴지 않았다. 그녀는 젊은 새댁처럼 남자의 시중을 들고 보살폈다.가끔은 남자친구 엄마에게 온갖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이런 생활은 2년 동안이나 지속됐다.그러다 대학 졸업 시즌이 되자 남자친구는 유학을 가려고 했다. 이 기회는 내부자만 가질 수 있는 기회였고 유학을 마치고 돌아오면 아주 좋은 일자리도 얻을 수 있었다.남자친구가 출국하는 게 싫었던 전세린은 그에게 매달렸다.하지만 남자친구가 조용히 입을 연다.“세린아, 넌 젊고 예쁘고 집안도 좋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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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3화

“이제 와서 헤어지는 게 뭐 그리 어렵다고! 너 사기라도 치려고 그러는 거지!”남자친구의 태도는 삽시에 돌변했다.3년간의 감정이 그리고 이별을 말하는 게 이렇게나 빠를 줄은 전세린은 상상도 못 했다.그의 무정함에 전세린은 어지러웠다.울기만 했던 전세린의 눈가가 촉촉했다. 그녀의 머릿속은 새하얗게 변했고 할 수 있는 말은 여전히 그 한마디뿐이었다.“하지만 난 너 사랑해, 너의 아이를 가졌다고.”“푸흡!”남자친구가 폭소했다.“사랑한다고? 고맙네! 근데 내 아이를 가졌다니? 내가 아이 가지라고 한 적은 없었잖아? 피임은 잘했어! 내가 언제 너한테 피임약 먹으라고 한 적 있어? 매번 내가 피임한 거라고! 근데 이제 와서 내 아이를 가졌다고? 전세린, 너 진짜 완전 사기꾼 아니야? 사기 치려고! 그래, 좋아! 하나도 안 무서워! 할 수 있으면 어디 한번 낳아보시던지! 그때까지 기다릴게!”말을 마친 남자는 발로 전세린을 찼다.“천한 년!”남자의 여자친구도 눈을 희번덕이며 전세린을 비웃었다. 두 사람은 다정하게 집으로 들어갔다.‘쿵’하는 소리와 함께 대문이 닫혔다.그날 밤, 전세린은 남자친구의 집 밖에서 밤새 울었다.그 뒤로 일주일 동안 그녀는 남자친구가 그 집에서 나오는 것조차 보지 못했다.그러다 마음씨 좋은 가정부가 알려주었다.“도련님은 지하 차고로 외출했어요, 이런 집에 어떻게 문이 하나만 있겠어요?”전세린은 더 서글프게 울었다.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남자친구에 대해 수소문했고 3년 동안 동거했으며 임신까지 했다고 사람들에게 말했다.그러다 어느 순간 남자친구는 더 이상 숨지 않기로 했다. 어떤 자리에서든 무시하는 방법을 택했다.시간이 지나자, 전세린은 복수심이 생겨났다.그땐 이미 임신 7개월 차였지만 배가 눈에 띄지 않았던 터라 대놓고 동시에 여러 술에 취한 남자들과 만났다.그렇게 전 남자친구를 자극할 목적이었다. 설마 이래도 무관심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남자친구는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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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4화

전세린의 서글픈 눈빛이 반원명에게 와 닿았다.“진, 진짜요?”“당연하죠.”반원명이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아이가 없어도 괜찮아요, 저희 둘만 서로 사랑하면 되죠. 아이는 입양하면 되는 거고.”반원명은 순간적으로 운명과 반복이라는 신비한 존재에 대해 실감하게 되었다.그는 반 씨 집안에 입양된 아이였다.그리고 어쩌면 그도 아이를 입양해야 하는 입장일지도.아이를 입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순간, 반원명은 마음을 다잡았다. 입양된 아이를 꼭 친자식처럼 대하겠다고.입양된 아이가 남자아이든 여자아이든 아이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주고 그 어떤 보답도 바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그는 아이에게 최대한 제일 좋은 환경을 마련해 주고 제일 좋은 진로가 있도록 해줄 것이며 아이가 크면 마음껏 자유롭게 활개 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줄 것이다.절대 자기 양부모처럼 이기적인 사람이 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절대로.반원명은 한 줄기의 빛만 있으면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을 품는 사람이었다.그는 천성적으로 남들보다 긍정적인 사람이다.앞으로 아이를 입양한다면 그것은 반원명이 살아가는 제일 큰 희망이다.신혼 첫날밤, 반원명은 아내가 자신을 기만했음에도 아내를 원망하지 않았다. 심지어 지금까지 1년 동안 아이를 갖지 못한다는 사실을 속였음에도 추궁하지 않았다.그건 다 작은 일이었다.그는 신경 쓰지 않았고 따지지도 않았다.반 씨 집안의 불구덩이 속에서 그를 구원해 준 건 아내 전세린이라는 것만 기억하고 있었다.전세린이 아니었더라면 그는 아마 살인범이 되고도 남을 일이었다.그래서 다 괜찮았다.그와 아내가 한마음으로 아이를 입양해 세 식구가 한평생 행복하게 사는 게 더 중요했다.신혼 첫날밤이 지나고 모든 일은 그렇게 잠잠해졌다. 신혼 후, 반원명의 생활은 여전히 출근, 진료, 수술이었다.집에 돌아간 뒤에도 전세린의 거짓말 때문에 전세린에 대한 사랑의 정도가 변하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반원명은 집에서도 평소와 같은 모습이었다. 매일 전세린의 발을 씻겨주고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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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5화

그로 인해 반원명은 바쁜 업무와 더불어 퇴근 후에도 전세린을 들여다봐야 했고 장인의 억압도 견뎌내야 했다.그리고 아이를 입양하려던 계획은 줄곧 이루어지기 어려웠다.그는 일이 바빴고 전세린은 일을 하지 않았지만, 입양하는 데에 손도 대지 않았다.시간이 지나 반원명은 절망스러웠다.아무런 희망도 없는 상황에 그는 일에만 몰두했다. 그저 자신을 마비시키기 위해서였다.더 이상 우울하고 무기력한 일들을 생각하지 않도록.그저 인생에 자신을 기쁘게 하는 일 하나만 있으면 잘 살아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이를테면 수술대 위에서의 성공적인 수술.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일이었다.죽어가는 환자들을 저승사자에게서 구해오는 일이 반원명에게는 제일 큰 성취였고 기쁨이었다.설사 힘들어 수술대에 쓰러져있더라도,매일 8시간 동안 수술 때문에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화장실에 갈 시간조차 없더라도.그는 기꺼이 받아들였다.환자를 구하는 일은 반원명의 마지막 희망이었다.시간이 지나 그는 모든 정력을 의학 연구에 쏟아부었고 집에 가는 시간도 점점 줄어들었다.반대로 완치되는 환자는 많아졌다.가끔 환자의 가족들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반 선생님, 이건 백두산에서 구해온 일급 자연산 산삼이에요. 매일 수술 때문에 바쁘셔서 몸 챙길 시간도 없을 텐데 이거라도 받으시고 몸보신하세요.”스물넷, 다섯쯤 되어 보이는 젊은 여자가 존경심이 깃든 눈빛으로 반원명을 바라보았다.그녀의 손엔 산삼 박스가 쥐여져 있었다.반원명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존경심뿐만 아니라 모호한 애정도 담겨있었다.그건 깨끗하고 순수한 감정이었다. 얼마나 순수했던지 반원명은 그녀의 눈을 바라볼 수 없었다.반원명은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아가씨, 지금은 아버님이 몸보신하셔야 할 때예요, 이 산삼은 아버님이 몸조리를 잘할 수 있도록 아버님에게 드리세요.”물 빠진 청바지에 늘어난 티셔츠를 입은 어린 여자의 모습에 반원명은 코끝이 찡해났다.가족 중에 큰 병을 앓고 있는 환자가 있으면 집안의 재산은 전부 날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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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6화

고개를 돌린 반원명의 눈엔 전세린이 보였다.전세린의 얼굴은 눈물범벅이었다.“반원명 씨! 전 당신이 이렇게 쓰레기인 줄 몰랐어요. 앞뒤가 다르다니, 당신이 그 작은 현성에서 헤맬 때 누가 그 불구덩이에서 당신을 구했는지 잘 생각해 봐요! 그러고도 남자예요? 그러고도 남자냐고요!”전세린은 복도 맨 끝에 서 있은지 한참 되었다.그녀는 오늘 특별히 반원명을 찾아온 것이었다.반원명은 3일 동안이나 집에 오지 않았다.낮에는 수술대 앞에 서 있는 그를 전세린은 감히 방해할 수 없었다. 수술할 때 컨디션은 최상이어야 하고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했다. 그 어떤 실수라도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그래서 전세린은 도착한지 이미 한두 시간이 되었다. 반원명이 수술을 하고 있다는 말에 그녀는 그를 감히 방해하지 못하고 그저 혼자 복도 맨 끝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이미 참을 대로 참은 그녀는 화가 치밀어 오른 채로 반원명에게 물었다. 왜 그동안 집에 들르지 않았느냐고?그녀에 대한 관심은 결혼 초기보다 점점 사라졌다.그녀는 혼자 집에 있는 게 너무나 답답했다.더 이상 그녀의 발을 씻겨주고 마사지해 주는 사람도 없었다.남편은 의사이기에 손놀림이 능숙했다. 혈 자리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에 그의 마사지는 그 어느 고급 마사지사보다 더 시원했다.그의 마사지를 받고 밤에 그가 해주는 팔베개를 베고 자면 그녀는 푹 잘 수 있었다.꿈조차 꾸지 않았다.하지만 언제부턴가 그는 집에 오지 않았다.언제부터였던지도 가물가물해졌다.아마 병원에서 야근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고 할 때부터였던 것 같다.그리고 병원에 긴급한 수술이 있다며 갑자기 그를 불렀고,그 뒤에 그는 일주일에 두세 번밖에 집에 오지 않았다.그러다 그는 3, 4일, 심지어는 일주일 동안이나 집에 오지 않았다.그에게 있어 집은 어느새 모텔처럼 변했다.전세린은 홀로 그렇게 큰 집에서 지냈다. 반원명이 없을 때면 그녀는 외로웠고 무서웠으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쓸쓸한 감정이 밀려왔다.전세린은 진작에 이런 걱정을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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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7화

여자 환자를 대할 때도 그는 진지하게 5분도 안 돼서 진단을 내렸다. 그는 1분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별다른 이유는 없었다.그저 밖에서 기다리는 환자가 많았을 뿐. 하지만 전세린은 단념하지 않았다. 반원명을 따라다니며 밖에서 그를 미행했다. 마치 전세린의 삶의 일부인 것처럼 매일 하는 일 없이 자기 남편을 미행하기만 했다. 미행하는 것이 그녀가 하는 가장 큰 일이었다.아마 딴마음은 진짜 없는 듯하다. 그러나 오늘날, 그녀의 미행은 헛되지 않았다.그녀는 마침내 초라한 옷차림의 여자가 자기 남편에게 안기는 모습을 목격했다. 만약 전세린의 손에 황산이 쥐어져 있었다면 얼굴에 퍼부었으리라.그래서 그녀는 복도 끝에서 욕을 하며 눈을 부릅뜨고서 반원명을 향해 달려왔다.“이 뻔뻔한 년아! 감히 내 남편을 건드리다니! 죽고 싶어 환장했니? 너 오늘 나한테 죽었어! 쓰레기 같은 년이 아내가 있는 남자를 꼬셔? 오늘 네 입을 갈기갈기 찢어줄게! 네 얼굴을 망가뜨릴 거야!”전세린은 암사자처럼 달려들었다.그녀의 모습은 시장에서 허리에 손을 올리고 사람들과 다투고 있는 막돼먹은 여자와 다를 바 없었다.몇 년 후 민정아가 막돼먹은 여자가 된 모습을 보아도, 구 씨 집안사람들이 그녀를 막돼먹었다고 손가락질해도 반원명은 아무렇지도 않았을 것 같았다.왜냐하면 그는 이미 민정아보다 더 심한 모습을 본 적이 있기에.전세린이 막 달려들려는 찰나, 반원명은 품에 있던 아가씨를 자신의 뒤로 끌어당기더니 낮게 깔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얼른 가세요! 여긴 당신이랑 아무 상관이 없어요!”하지만 아가씨는 오히려 고집을 부렸다.그녀는 굳은 표정을 지었다.“안 갈래요! 전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요!”반원명이 침묵에 잠겼다.“......”그때, 이미 전세린이 달려들었고 그녀는 당장이라도 손을 뻗어 여자애의 얼굴을 잡으려고 했다. 그러다 반원명이 그녀를 안았다.“세린 씨, 세린 씨 침착해요, 이게 무슨 짓이에요! 이 아가씨는 불쌍한 사람이에요. 아버지는 방금 겨우 목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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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8화

전세린은 그 말에 멍해지고 말았다.이어 그녀는 화가 가득 치밀어 오른 채로 여자에게 물었다.“우리 집안사람들이 원명 씨를 사람으로 대했는지 안 대했는지 당신이 어떻게 알아? 원명 씨는 내 남편이야, 그러니까 난 당연히 원명 씨에게 잘해주지. 불륜녀인 주제에 어디 함부로 떠들어! 당신이 뭔데! 오늘 내가 당신 그 추잡한 얼굴을 가만두나 두고 봐! 당신 얼굴을 갈기갈기 찢은 뒤에 벌거벗게 하고 당신 그곳을 망가뜨려 줄게! 앞으로 남자들을 어떻게 꼬시고 다닐지 궁금하네!”여자가 막돼먹은 여자로 변하는 건 성도에서 제일 유명한 사립병원 원장의 딸이라도, 그 병원에서 가장 젊고 유능한 의사의 아내도 예외는 아니었다.평소에 오만하기만 하던 전세린이 그 여자에게 욕을 퍼부을 때 몸에 있던 막돼먹은 기세가 완전히 드러났다.여자의 얼굴은 눈물로 가득했다.반원명도 어쩔 줄 몰라 했다.하지만 그 여자는 전세린에게 천한 불륜녀라는 말을 듣고도 용감하기 그지없었다.그녀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은 채 전세린을 마주했다. 그녀와 한바탕 싸울 기세였다.“사모님!”여자는 겁 없이 눈썹을 치켜올렸다.“전 당신을 존중하기 때문에 사모님이라고 부른 겁니다. 당신이 반 선생님의 부인이라는 걸 잊은 건 아니겠죠? 근데 보세요, 당신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의사의 부인으로서 의사가 얼마나 높은 집중력이 있어야 하는지 모르세요? 선생님께서 수술을 한 번씩 하고 나면 힘들 때 손을 떨기도 한다는 건 알고 계시나요? 한번은 고속도로에서 큰 사고가 나 한 번에 몇십 명의 환자가 들어와 반 선생님이 3일 동안 밤낮없이 고생한 건 아세요? 아내인 당신은 뭘 하고 있었어요? 병원에 와서 반 선생님에게 투정을 부리는 모습을 본 적 있어요. 선생님에게 집에 와서 밥을 안 해준다고 하더군요! 옷을 씻어주지 않는다고! 심지어 뭐랬더라? 발톱이 길었는데 선생님이 집에 들어가지 않아 발톱을 잘라 줄 사람도 없다고 그러던데요! 사모님! 반 선생님은 수술 의사예요! 이 병원 최고의 수술 의사라고요! 개처럼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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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9화

전세린은 말문이 막혔다.“......”그녀는 생각지도 못했다, 불륜 현장을 잡으려고 했던 건데.죄를 물으려고 했던 건데 이젠 부인인 그녀가 도마에 오른 셈이었다.사람들은 그녀를 손가락질했다.“그러게, 말이에요, 비록 전 씨 집안에서 반 선생에게 기회를 줬다 하지만 이렇게 대해서는 안 되는 거잖아요?”“반 선생이 얼마나 좋은 사람인데!”“부잣집 아가씨가 사람을 다 망쳐놓네!”“반 선생님, 사모님과 이혼해요! 제 딸을 선생님에게 시집보내겠어요!”“반 선생님, 뭐가 무서워서 그러세요, 선생님 실력이면 어딜 가던지 잘 될 텐데, 사모님과 살면서 울분을 참을 필요가 있나요!”전세린은 침묵에 잠겼다.“......”그녀는 놀라서 주위 사람들을 살폈다.그러고는 두려움에 가득한 눈빛으로 반원명을 바라보았다.반원명은 조금 전까지만 해도 매우 화가 나 있었다, 전세린에게 엄청 화가 났다. 전세린이 소란을 피웠기에.하지만 전세린이 놀라는 모습에 반원명은 마음이 약해졌다.아내가 그녀에게 이 모든 걸 준 사실은 부인할 수 없었다.그는 그녀를 버릴 수 없었다.그가 전세린에게 해준 것들은 모두 자발적이었다. 기꺼이 해주고 싶어서 한 일이었다. 그래서 그는 전세린이 비난을 받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반원명은 전세린을 품에 안고 꿋꿋이 주변 사람들을 바라보며 말했다.“죄송해요, 전 제 아내를 사랑합니다. 그리고 아가씨, 아가씨는 호의로 그런 거라는 걸 알고 있어요, 아내를 대신해 사과할게요. 앞으로 열심히 공부해요, 꼭 좋은 결과 있을 거예요.”말을 마친 반원명은 미안함을 표시하며 산삼을 가져다준 아가씨에게 머리 숙여 사과했다. 그러고는 전세린을 끌어안고 자리를 떴다.그 뒤로 아가씨가 울며 소리를 지른다.“반 선생님, 선생님은 좋은 분이세요! 좋은 사람에게는 꼭 좋은 일이 생길 거예요! 저도 교훈을 얻어 스스로를 사랑해 줄 수 있는 여자가 될게요! 꼭 열심히 공부하겠어요, 반 선생님!”반원명은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그는 여자가 자신을 좋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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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0화

남자아이를 본 반원명은 딱히 좋거나 싫다고 말하지 못했다.사실 마음속으로 기뻐하고 있었다.그는 천성적으로 아이를 좋아했기에.하지만 반원명은 아내가 입양하려는 아이가 6살이나 된 아이일 줄은 도저히 생각지 못했다. 아이의 나이를 싫다기보단 6살 된 아이가 새로운 가정의 일원이 된다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게다가 아기였을 때부터 직접 키운 경험도 부족했으니.보들보들한 아기의 피부, 똥오줌을 누면 기저귀를 갈아주기도 하고, 분유를 타서 먹이고 트림을 시키는 즐거움은 이제 느낄 수 없었다.반원명은 바쁜 와중에도 종종 병원에 있는 산부인과에 아이들을 보러 가곤 했었다.특히 간호사가 태어난 지 2, 3일밖에 안 된 아기를 목욕시킬 때면 포동포동한 아기들의 모습에 반원명은 수술 의사로서 이뤄놓은 것들을 포기하고 전문적으로 아기를 목욕시키는 간호사가 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그는 아이들이 똥오줌을 누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았다.아기들의 변은 역하지 않았다.그는 아기들의 엉덩이를 닦아주고 기저귀를 갈아주는 과정을 즐겼다.그건 생활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었다.친자식이 아니면 어떤가?그에게 중요한 건 과정과 함께 생활하는 경험이었다. 하지만 이 6살짜리 아이는 그런 경험을 주지 못한다.하지만 그것도 찰나의 일이었다. 반원명은 마음속의 아쉬움을 정리했다. 그는 아이의 적의를 모른 척하며 부드럽게 아이를 바라보았다.“이름이 뭔지 말해줄래? 우리에게 입양되기를 원하는 거 맞지?”남자아이는 눈을 치켜뜨더니 그를 무시했다.반원명은 침묵했다.“......”그는 몸을 돌려 전세린을 바라보았다.“세린 씨, 이 아이가 우리를...” 전세린은 곧바로 웃으며 말했다.“원명 씨, 전 이 아이가 좋아요. 제가 몇 년 동안 아이를 찾다가 겨우 마음에 드는 아이가 생겼는데 그냥 입양해요. 네? 그리고 제가 게으른 것도 알고 있잖아요. 저는 금방 태어난 아이를 키우는 것도 싫어해요, 너무 귀찮잖아요, 똥오줌도 치워야 하고. 이 아이는 6살이라 곧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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