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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6화

고개를 돌린 반원명의 눈엔 전세린이 보였다.

전세린의 얼굴은 눈물범벅이었다.

“반원명 씨! 전 당신이 이렇게 쓰레기인 줄 몰랐어요. 앞뒤가 다르다니, 당신이 그 작은 현성에서 헤맬 때 누가 그 불구덩이에서 당신을 구했는지 잘 생각해 봐요! 그러고도 남자예요? 그러고도 남자냐고요!”

전세린은 복도 맨 끝에 서 있은지 한참 되었다.

그녀는 오늘 특별히 반원명을 찾아온 것이었다.

반원명은 3일 동안이나 집에 오지 않았다.

낮에는 수술대 앞에 서 있는 그를 전세린은 감히 방해할 수 없었다. 수술할 때 컨디션은 최상이어야 하고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했다. 그 어떤 실수라도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그래서 전세린은 도착한지 이미 한두 시간이 되었다. 반원명이 수술을 하고 있다는 말에 그녀는 그를 감히 방해하지 못하고 그저 혼자 복도 맨 끝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참을 대로 참은 그녀는 화가 치밀어 오른 채로 반원명에게 물었다. 왜 그동안 집에 들르지 않았느냐고?

그녀에 대한 관심은 결혼 초기보다 점점 사라졌다.

그녀는 혼자 집에 있는 게 너무나 답답했다.

더 이상 그녀의 발을 씻겨주고 마사지해 주는 사람도 없었다.

남편은 의사이기에 손놀림이 능숙했다. 혈 자리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에 그의 마사지는 그 어느 고급 마사지사보다 더 시원했다.

그의 마사지를 받고 밤에 그가 해주는 팔베개를 베고 자면 그녀는 푹 잘 수 있었다.

꿈조차 꾸지 않았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그는 집에 오지 않았다.

언제부터였던지도 가물가물해졌다.

아마 병원에서 야근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고 할 때부터였던 것 같다.

그리고 병원에 긴급한 수술이 있다며 갑자기 그를 불렀고,

그 뒤에 그는 일주일에 두세 번밖에 집에 오지 않았다.

그러다 그는 3, 4일, 심지어는 일주일 동안이나 집에 오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 집은 어느새 모텔처럼 변했다.

전세린은 홀로 그렇게 큰 집에서 지냈다. 반원명이 없을 때면 그녀는 외로웠고 무서웠으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쓸쓸한 감정이 밀려왔다.

전세린은 진작에 이런 걱정을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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