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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4화

전세린의 서글픈 눈빛이 반원명에게 와 닿았다.

“진, 진짜요?”

“당연하죠.”

반원명이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

“아이가 없어도 괜찮아요, 저희 둘만 서로 사랑하면 되죠. 아이는 입양하면 되는 거고.”

반원명은 순간적으로 운명과 반복이라는 신비한 존재에 대해 실감하게 되었다.

그는 반 씨 집안에 입양된 아이였다.

그리고 어쩌면 그도 아이를 입양해야 하는 입장일지도.

아이를 입양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순간, 반원명은 마음을 다잡았다. 입양된 아이를 꼭 친자식처럼 대하겠다고.

입양된 아이가 남자아이든 여자아이든 아이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주고 그 어떤 보답도 바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아이에게 최대한 제일 좋은 환경을 마련해 주고 제일 좋은 진로가 있도록 해줄 것이며 아이가 크면 마음껏 자유롭게 활개 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줄 것이다.

절대 자기 양부모처럼 이기적인 사람이 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절대로.

반원명은 한 줄기의 빛만 있으면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을 품는 사람이었다.

그는 천성적으로 남들보다 긍정적인 사람이다.

앞으로 아이를 입양한다면 그것은 반원명이 살아가는 제일 큰 희망이다.

신혼 첫날밤, 반원명은 아내가 자신을 기만했음에도 아내를 원망하지 않았다. 심지어 지금까지 1년 동안 아이를 갖지 못한다는 사실을 속였음에도 추궁하지 않았다.

그건 다 작은 일이었다.

그는 신경 쓰지 않았고 따지지도 않았다.

반 씨 집안의 불구덩이 속에서 그를 구원해 준 건 아내 전세린이라는 것만 기억하고 있었다.

전세린이 아니었더라면 그는 아마 살인범이 되고도 남을 일이었다.

그래서 다 괜찮았다.

그와 아내가 한마음으로 아이를 입양해 세 식구가 한평생 행복하게 사는 게 더 중요했다.

신혼 첫날밤이 지나고 모든 일은 그렇게 잠잠해졌다. 신혼 후, 반원명의 생활은 여전히 출근, 진료, 수술이었다.

집에 돌아간 뒤에도 전세린의 거짓말 때문에 전세린에 대한 사랑의 정도가 변하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반원명은 집에서도 평소와 같은 모습이었다.

매일 전세린의 발을 씻겨주고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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