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아는 그대로 넋이 나가고 말았다.그녀는 기가 센 여자였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사랑을 받지 못했고, 어느 정도 큰 후에야 자신의 부모님이 친 부모님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하마터면 부모님의 학대에 목숨을 잃을 뻔했다. 민정아는 그 누구의 발도 씻겨준 적이 없었다.발을 씻겨주라니!그녀는 구서준과 2년째 만나고 있었다. 그동안 항상 구서준이 민정아의 발을 씻겨주곤 했는데!당신 아들 엄청 고귀한 사람이지!서울의 도련님이지!신분이 엄청나지!그런 사람이 나 같은 사람의 발을 씻겨주는데!나도 당신 아들 발을 씻겨준 적이 없는데!민정아는 마음속으로 험악한 말을 퍼부었다.옆에 있던 구서준도 당황했다.엄마, 평소에는 다정한 사람인데.집에 하인이 그렇게 많은데도, 차 따라주고, 물 따라주는 사람이 그렇게 많은 데도, 어느 누구 보고 발을 씻겨달라고 한 적은 없었다.오늘 무슨 바람이 불어서 이러는 거지?일부러 정아를 곤란하게 만들려는 건가?구서준의 마음속에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막 몸을 일으켜 조민숙에게 따지려는 그때, 민정아가 웃으며 대답했다. “알겠어요, 아주머니.”“…” 구서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구서준은 그대로 얼어버리고 말았다!민정아가 얼굴색 하나 안 변하고, 웃으면서 대답할 줄은 몰랐다.구서준은 멍하니 민정아를 쳐다보았고, 민정아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대답하고 있었다. “아주머니, 잠깐만 기다리세요. 제가 따뜻한 물 받아올게요. 아 맞다, 아주머니, 갈아신을 양말은 어디에 있어요? 제가 가는 김에 챙겨올게요. 바르시는 풋 크림은요? 다 어디에 있어요?”“한꺼번에 다 챙겨올게요. 발 다 씻으신 후에, 그거까지 발라 드릴게요.”“그리고 양말까지 신겨드릴게요.”“그러면 발 시린 일은 없으시잖아요.”“이 연세에는 발이 따뜻해야 해요.”그 말들은 구서준 뿐만 아니라, 조민숙도 놀라게 했다.여우 같은 년!저번 주에 병원에서 봤을 때만 해도 미친년처럼 무지막지하게 굴었는데!오늘은 왜 이렇게
최신 업데이트 : 2023-10-14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