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의 모든 챕터: 챕터 2041 - 챕터 2050

2823 챕터

제2041화

“사실 얘는 아무 생각이 없어.”“그냥 바보거든.”민정아는 헤실헤실 웃기만 할 뿐이었다. “히히…”지영주도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허허허…”그건 고윤희도 별로 본 적이 없는 모습이었다. 지영주가 지금 웃고 있다.구형민을 안고 있는 고윤희와 부민희를 안고 있는 신세희가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웃음을 지었다.그때, 차 안에서 작은 아이가 뛰쳐나왔다.유리의 손에는 커다란 유니콘 인형이 들려 있었다. 꽤 힘들었는지 유리가 투덜대며 걸어 나왔다. “아이참, 내가 유니콘 인형 안 들고나온다고 했지? 엄마가 기어코 들고나오라고 하더라니.”“정말!”“유리 이제 초등학교 1학년이거든!”“난 이딴 유니콘 전혀 놀고 싶지 않았단 말이야!”유리가 안고 있는 유니콘은 유리와 비슷한 키를 가지고 있었다.그래서 유리는 줄곧 걸을 때 앞이 안 보이는 상태였다. 유리는 민정아와 지영주도 보지 못했다.고윤희는 야유가 조금 섞인 말투로 유리에게 물었다. “유리야, 이 유니콘 인형이 그렇게 싫은데 안고 있는 이유가 뭐야?”유리는 한숨을 쉬며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이게 다 제 동생 때문이잖아요. 쟤가 이 유니콘만 보면 헤실헤실 웃으면서 엄청 기뻐하는 것 때문에 제가 이렇게 안고 온 거에요.”신세희는 고윤희를 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집 누나가 동생을 아주 끔찍하게 아끼거든요. 둘째가 유니콘 인형만 보면 웃는다고 굳이 저걸 들고 오더라니까요. 정말 말리지도 못해요.”신세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의 품 안에 안겨있던 부민희 어린이가 발버둥을 치기 시작했다. 민희는 어눌한 말투로 무언가를 계속 말하고 있었다. “누… ㄴ… 누나… 누나…”9개월인 부민희는 이제 간단한 단어 정도는 말할 수 있는 아이가 되었다.‘누나’라고 부르는 부민희의 말소리에, 10개월 된 구형민도 같은 말을 하기 시작했다. “누… 누나…”9개월, 10개월 된 아이들이 너 한마디, 나 한마디 누나라고 말하고 있었다.두 아이 모두 엄마의 품속에서 벗어나 유리를 찾으러 가고 싶어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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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2화

반명선?그 이름에 모든 사람이 놀라고 말았다.다들 생각지도 못한 이름이었다. 지영주가 만나려던 사람이 반명선이라니.“너… 반면선한테 무슨 볼일이라도 있어? 영주야?” 고윤희는 지영주의 마음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줄곧 반호영을 잊지 못하고 있었다.지영주는 고개를 숙이더니 참담한 말투로 말을 이어 나갔다. “얼마 전에 해외에 잠깐 갔다 왔어요. 거기서 반호영 유물을 좀 가지고 왔는데, 반호영이 반명선을 위해서 해외 계좌에 돈을 좀 넣어놨더라고요.”“반명선이 대학 다닐 돈이라나, 뭐라나.”“그 사람은… 반명선이 다른 사람의 돈으로 학교 다니는 걸 원치 않아 해요.”고윤희와 신세희는 서로 눈을 마주쳤다. 둘 다 마음속으로 감탄하고 있었다.지영주 이 사람, 겉으로는 독하고, 차갑고, 모질어 보이지만 마음은 그 누구보다 더 부드러운 사람이었다.착하기도 하고.적어도 지영주는 돈만 보면 눈이 휘둥그레져서 정신을 못 차리는 사람은 아니었다.고윤희는 웃으며 말했다. “그래 가봐, 영주야. 앞으로 명선이랑 자주 연락하고 지내.”혹시, 이렇게 두 사람이 서로 기대며 온기를 나눠 가질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지영주는 연인을 잃었고, 반명선은 가족을 잃었다.두 사람의 그리움은 한곳을 향해 있었다. 분명 서로에게 온기를 나눠줄 수 있을 것이다.“알았어요.” 지영주는 고개를 끄덕였다.민정아도 바로 입을 열었다. “어렵지 않아! 명선이 지금 남성에서 대학 다니고 있어. 나랑 선희가 지금 당장 널 명선한테 데려다줄게. 엄청 착하고 참한 여자더라고. 만나면 너도 분명 좋아하게 될 거야.”그녀의 말에 지영주도 바로 웃음을 지었다. “좋아.”“그럼 지금 바로 출발할까?” 엄선희가 물었다.지영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다들… 다들 어디가? 나도! 나도 갈래!” 이제 막 밖에서 돌아온 삼인방 중 대장, 신유리가 몸을 벌떡 일으켰다. 유리는 총총 뛰어오며 그들에게 물었다.세 남매는 어디서 구르고 다닌 건지, 돌아왔을 때 이미 몸이 흑투성이였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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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3화

“나 마음에 트라우마 같은 게 생겼나 봐.”“왜?” 민정아가 물었다.“그게… 서경수 어르신 때문에.” 엄선희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민정아는 그 말에 바로 흥분을 하기 시작했다. “선희야, 설마 그 망할 영감탱이가 아직도 강세적으로 나오고 있는 거야? 집안이나 따지고? 그 사람이 너랑 준명 오빠의 결혼은 방해하고 있는 거야?”엄선희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건 아니야. 어르신 이제 많이 너그러워지셨어. 몸도 많이 허약해진 것 같으시고. 이제는 아무 일도 묻지 않으셔.”“오히려 혼자 서진희 씨 보러 가시는 모습을 자주 보게 돼. 몰래 훔쳐보시더라고.”“사실 매번 서씨 집안에 찾아갈 때마다 어르신이 나한테 물어. 세희는 잘 있냐고.”“유리는 잘 지내냐고.”“이제는 두 사람이 날 용서했냐고.”“그런 질문들 말이야.”“가끔은 나도 어르신이 좀 불쌍해.”“근데…”말을 이어 나가던 엄선희는 갑자기 한숨을 쉬었다. “매번 생각해. 자기 친딸에게 그렇게 매정하게 굴고, 다른 사람을 도우면서까지 자기 외손녀를 위험에 빠트리고, 하마터면 자기 외손녀를 죽이기까지 할뻔하고… 그래서 내가…”“정아야, 내가 어르신을 볼 때마다 마음속으로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매일 나한테 말해. 극복해야 한다고, 극복해야 한다고. 하지만 서 씨 어르신을 볼 때마다 어르신이 옛날에 저질렀던 일들이 생각나. 여전히 무서워.”민정아는 엄선희를 가엽게 보았다. “네가 고생이 많다. 우리 아가…”엄선희는 한숨을 쉬었다. “그래서 난 기다리고 싶어…”“할아버지가 죽은 다음에, 그때 서 씨 집안에 시집오려고?” 민정아는 직설적인 사람이었다.그녀의 말에 엄선희는 웃음을 지었다. “그렇다고 딱히 어르신을 저주하는 건 아니야…”“풉… 네가 한 게 아니라, 내가 한 거야. 됐지!” 민정아도 웃으며 말했다.“하하…” 엄선희도 웃음을 지었다. 자기가 얼마나 이득을 본 것처럼 말이다.뒷좌석에 앉은 지영주는 두 사람이 서슴없이 말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부러웠다.엄선희는 그런 지영주의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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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4화

지영주의 모습에 반명선은 그만 넋이 나가고 말았다.그녀는 착실히 지영주를 쳐다보며 얕은 웃음을 지었다. “언니, 저… 저는 당신이 누군지 모르겠는데요? 저희… 만난 적이 있나요?”사실 지영주는 반명선의 몸에서 반호영의 모습을 찾아보고 싶었다. 하지만 반명선의 얼굴을 본 지영주는 크게 실망하고 말았다.반호영은 무척이나 잘 생겼다. 남자 무리에 있어도 뭐라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잘생긴 미남이었다.반호영의 얼굴은 부소경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두 사람은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각자의 매력을 갖춘 사람이었다.하지만, 지영주가 상상도 못 한 일이 일어났다. 반명선이 이렇게 못생겼다니.“왜 그러세요? 언니?” 반명선은 여전히 의젓한 모습이었다.지영주의 마음에 말 못 할 씁쓸함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반호영을 다시 얻지 못할 거라는 그런 씁쓸함 말이다.반명선이 이렇게 못생겼는데도 반호영은 조카를 이렇게나 예뻐했다.반호영이 가족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었다.반호영에 대한 지영주의 그리움이 한층 더 깊어졌다.그녀는 빨간 눈시울로 반명선에게 물건 한 꾸러미를 건네주었다. 그녀는 그제야 목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며칠 전에 해외에 갔었어. 오는 길에 뭐 좀 들고 왔는데… 이거… 너네 삼촌이 너한테 남겨 준거야.”“20억짜리 수표야.”“그리고 이건 다른 유품들.”“뭐라고요?” 그녀의 말에 반명선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반명선은 멈칫거리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지영주를 쳐다보았다. “언니… 지금 뭐라고 한 거예요? 언니가… 어떻게 삼촌을 알아요? 우리 삼촌 아직… 살… 살아있어요?”사실 반명선은 삼촌이 죽었다는 사실을 벌써 알고 있었다.그녀는 두 눈으로 직접 삼촌이 묻히는 모습까지 봤었다.삼촌이 살아 돌아온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누군가 삼촌의 유품 얘기를 하자 반명선은 무척이나 슬퍼졌다.지영주도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너희 삼촌, 분명히 죽었다. 언니도 네 삼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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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5화

반명선은 차마 일어서지 못할 정도로 눈물을 흘렸다. 옆에 있는 민정아와 엄선희도 딱히 그런 그녀를 말리지는 않았다.그들은 이미 이런 모습을 몇 번이나 봤었다. 반명선은 삼촌 얘기만 나오면 이렇게 울곤 했다. 그녀는 무척이나 의리가 넘치는 여자아이였다.민정아와 엄선희는 이런 상황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그래서 반명선이 실컷 울기만을 기다렸다.하지만 지영주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반명선이 이렇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지영주는 마치 막역한 친구라도 만난 듯 갑자기 몸을 수그리며 반명선을 부축했다. 그녀는 가볍게 반명선의 이름을 불렀다. “명선아…”반명선이랑 엄청 친한 사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사실 그녀는 오늘 처음으로 반명선을 만났다.“울지마, 명선아… 비록 삼촌은 세상을 떠났지만 내가 있잖아. 내가 너 보살펴 줄게!” 지금 이 순간, 지영주는 살 희망이라도 찾은 듯한 모습이었다.사실 그녀는 줄곧 삶을 놓으려고 했었다. 하지만 지금, 지영주는 이런 생각을 완전히 버리게 됐다.그녀에게 삶에 대한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그건 바로, 반명선을 자기 친동생처럼 잘 보살피는 것이었다.“명선아, 내가 널 보살펴 줘도 될까?” 지영주가 물었다.그녀의 말에 반명선은 고개를 들더니, 신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언니…”반명선은 똑똑한 사람이었다. “언니, 언니 우리 삼촌 애인이에요?”“언니, 너네 삼촌 좋아해. 삼촌도 언니한테 엄청 잘해줬고. 이 세상에서 언니한테 제일 잘해준 남자야. 너네 삼촌이 연애가 뭔지 알게 해줬어. 언니가 30년을 살면서 살아있길 잘했다고 생각한 건 그때가 처음이었어.” 지영주는 우는 것 같기도 웃는 것 같기도 했다.지금 이 순간, 그녀는 모든 생명이 살아있음을 느꼈다.세상은 다채로운 것이었다.세상은 아직 살아있을 희망이 있는 곳이었다.“언니는 이제 앞으로 서울에 살 생각이야. 하지만 그래도 너 보러 남성에 자주 놀러 올게. 공부 열심히 해야 해. 알았지?” 지영주가 물었다.반명선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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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6화

신세희는 한숨을 쉬었다. “오늘, 네 미래 시어머님이 네 삼촌 구경민에게 전화했어.”그 말을 듣자마자 민정아는 순식간에 힘이 빠지고 말았다.그녀는 깜빡깜빡하는 게 문제였다.사실 그녀는 줄곧 자신의 상황을 걱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영주의 일과, 반명선의 일 때문에 그만 깜빡 잊어버리고 말았다.지금 신세희가 이렇게 귀띔해 주자 민정아는 갑자기 생각이 났다.민정아가 오늘 고윤희한테 찾아간 것도 사실은 미래 시어머니에 해서 알아보기 위해서였다.“세희 씨… 나… 나 이제 어떡해?” 민정아는 갑자기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그녀의 모습은 유리의 동정을 살 정도로 불쌍했다.7살짜리 유리는 작은 손을 들어 민정아의 등을 토닥여 주었다. “괜찮아, 정아 이모. 괜찮아. 걱정하지 마. 우리 엄마가 있잖아.”유리의 말에 신세희는 참지 못하고 유리를 쳐다보았다.우리 엄마가 있잖아?엄마도 만능은 아니거든!신세희는 긴 숨을 내쉬더니 의미심장한 말투로 민정아에게 말했다. “정아 씨…”“응, 응응, 세희 씨, 말해. 내가 다 들어줄게. 세희 씨 말이라면 뭐든 다 들을게.” 민정아는 늘 신세희의 말을 명처럼 받들었다.첫 번째 이유는, 신세희가 자신을 구해줬었기 때문이었다.신세희는 그녀를 도와준 적이 있었다.두 번째 이유는, 일이나 사업 방면에서 신세희가 민정아의 사부님이었기 때문이다. 신세희는 민정아의 은사와 다름이 없었다.민정아의 인생에서 제일 고마운 사람은 신세희였다.그녀는 신세희를 가족처럼, 친언니처럼 생각하고 있었다.그래서 민정아는 신세희가 하는 모든 말을 숭배했다.신세희는 담담하게 웃었다. “사실 뭐 별거 없어. 난 그냥 알려준 것뿐인데 뭐. 사람 사는 거 다 힘들잖아.”“나도 알아, 세희 씨. 나도 알아.” 민정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신세희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 나갔다. “나 봐. 유리 할아버지가 그때 유리를 얼마나 괴롭혔어. 나도 목숨까지 잃을뻔했고. 그런 일이 있었는데도 난 여전히… 시아버님을 용서해야 하잖아?”“내가 시아버님이랑 무슨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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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7화

“나도 알아. 잘 알고 있어. 고마워. 세희 씨, 나 세희 씨 말은 잘 듣잖아.” 민정아가 웃으며 말했다.신세희도 웃었다. “가 봐. 미래 시어머니 옆에 잘 있어 드려. 너네 결혼식에 대해 상의도 해보고. 그때 되면 내가 결혼식 선물 하나 크게 해줄게.”신세희는 이미 민정아의 결혼식 선물을 준비해 두었다.바로 서울에 있는 집 한 채였다.너무 비싼 선물은 신세희도 줄 형편이 되지 못한다.그녀는 F 그룹의 지분과 2년 동안 모은 돈을 사용해서 민정아의 선물을 준비했다.신세희는 친정이 없는 민정아에게 왠지 마음이 더 끌렸다. 민정아가 서울에서 무시 받지 않았으면 했다.민정아가 떠난 후, 신세희는 그녀가 점점 더 걱정되기 시작했다.구서준 엄마가 얼마나 정아를 곤란하게 만들까?하지만 그녀의 걱정과는 달리 민정아는 구서준과 함께 사는 곳으로 돌아갔다.그곳은 구서준이 옛날에 남성에 있었을 때 산 독채 별장이었다. 그러고 보니, 구서준과 구경민의 별장과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었다.하지만 그사이에 산이 끼어 있어서 좀 멀어 보였다.별장에 도착했을 때, 시간은 이미 저녁을 넘어가고 있었다. 민정아는 차를 세운 후, 예비 시어머니에게 줄 선물들을 들고 안으로 들어갔다. 현관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려 하던 그때, 소파에 앉아있는 시어머니 조민숙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구서준도 그녀 옆에 앉아있었다.“얘, 서준아! 너랑 민정아 이제 연애한 지도 2년이야! 넌 계속 엄마한테 정아 좋은 사람이라고 뭐라 뭐라 하지만, 난 잘 모르겠다. 우리 찾아왔을 때도 예의 없이 굴었고.”“난 처음부터 이 결혼 마음에 안들었어.”“처음에는 단지 이유가 서로 집안이 안 맞아서였거든?”“사실 엄마는 다 알고 있었어. 그 애 무식하고 무례한 애인 거. 그래도 걔가 매번 얌전하게 굴고 똑똑하게 구는 모습에 마지못해 허락해 주려고 했는데.”“누가 알았겠니? 이제 결혼식이 곧 닥쳐오니 그 애의 진면모가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잖니.”“너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야.”“걔가 그날 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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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8화

민정아는 그대로 넋이 나가고 말았다.그녀는 기가 센 여자였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의 사랑을 받지 못했고, 어느 정도 큰 후에야 자신의 부모님이 친 부모님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하마터면 부모님의 학대에 목숨을 잃을 뻔했다. 민정아는 그 누구의 발도 씻겨준 적이 없었다.발을 씻겨주라니!그녀는 구서준과 2년째 만나고 있었다. 그동안 항상 구서준이 민정아의 발을 씻겨주곤 했는데!당신 아들 엄청 고귀한 사람이지!서울의 도련님이지!신분이 엄청나지!그런 사람이 나 같은 사람의 발을 씻겨주는데!나도 당신 아들 발을 씻겨준 적이 없는데!민정아는 마음속으로 험악한 말을 퍼부었다.옆에 있던 구서준도 당황했다.엄마, 평소에는 다정한 사람인데.집에 하인이 그렇게 많은데도, 차 따라주고, 물 따라주는 사람이 그렇게 많은 데도, 어느 누구 보고 발을 씻겨달라고 한 적은 없었다.오늘 무슨 바람이 불어서 이러는 거지?일부러 정아를 곤란하게 만들려는 건가?구서준의 마음속에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막 몸을 일으켜 조민숙에게 따지려는 그때, 민정아가 웃으며 대답했다. “알겠어요, 아주머니.”“…” 구서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구서준은 그대로 얼어버리고 말았다!민정아가 얼굴색 하나 안 변하고, 웃으면서 대답할 줄은 몰랐다.구서준은 멍하니 민정아를 쳐다보았고, 민정아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대답하고 있었다. “아주머니, 잠깐만 기다리세요. 제가 따뜻한 물 받아올게요. 아 맞다, 아주머니, 갈아신을 양말은 어디에 있어요? 제가 가는 김에 챙겨올게요. 바르시는 풋 크림은요? 다 어디에 있어요?”“한꺼번에 다 챙겨올게요. 발 다 씻으신 후에, 그거까지 발라 드릴게요.”“그리고 양말까지 신겨드릴게요.”“그러면 발 시린 일은 없으시잖아요.”“이 연세에는 발이 따뜻해야 해요.”그 말들은 구서준 뿐만 아니라, 조민숙도 놀라게 했다.여우 같은 년!저번 주에 병원에서 봤을 때만 해도 미친년처럼 무지막지하게 굴었는데!오늘은 왜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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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9화

구서준을 위해 일했다고 생각하지 뭐.구서준은 민정아를 무척이나 사랑했다. 매일 발까지 씻겨줄 정도로 말이다.민정아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예비 시어머니의 양말과 풋 크림을 챙겨 소파로 돌아왔다. 그리고 욕실로 발걸음을 옮겨 통에 따뜻한 물을 한가득 받아 무거운 대야를 꾸역꾸역 들고 조민숙의 앞까지 다가왔다.구서준은 힘들어하는 민정아의 모습을 보고 도와주려고 했지만, 민정아는 제지했다. “아니야, 서준 씨. 가까이 오지 말아요. 서준 씨도 알잖아요. 평소 서준 씨 발 씻겨줄 때도 내 힘으로 혼자 들고 온 거. 혼자서도 충분해요. 서준 씨는 그냥 아주머니 옆에서, 같이 말동무나 되어 드려요.”“아주머니 발 씻겨 드리는 일은 나 혼자서 책임질게요.”그녀의 말은 무척이나 달콤했다. 그 말에 조민숙은 기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그녀는 웃는 모습으로 민정아를 쳐다보더니, 또 아들을 쳐다보며 칭찬을 금치 않았다. “정아, 정말 말 잘 듣는구나. 엄마는 이런 애들이 참 좋더라. 나중에 구 씨 집안에 시집온다고 해도 너나, 너희 아버지나, 내 말에 고분고분하게 행동할 거 아니야. 얼마나 좋니.”“…” 구서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멍하니 넋을 놓고 있는 사이, 민정아는 이미 따뜻한 물이 담긴 큰 통을 조민숙 앞까지 가지고 왔다. 그녀는 작은 의자까지 잊지 않고 챙겼다. 그제야 허리를 숙여 조민숙의 신발을 벗겨주기 시작했다.민정아는 손을 넣어 물 온도를 확인해 본 후에야 조민숙에게 말했다. “온도 딱 맞아요, 아주머니.”말을 끝낸 후, 민정아는 직접 조민숙의 발을 물에 담갔다.민정아는 다른 사람의 발을 한 번도 씻겨준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신세희와 엄선희를 따라 마사지 샵에 자주 갔었다. 그래서 발 마시지나 족욕 관련된 과정을 어느 정도 기억하고 있었다.그녀는 머릿속에 남아있는 기억들을 더듬으며 조민숙의 발을 씻겨주었다. 그녀의 행동은 꽤 그럴 듯했다.“아주머니, 발꿈치는 이렇게 엄지손가락으로 꾹꾹 눌려줘야 해요. 그래야 각질이 잘 안 생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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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0화

조민숙은 담담한 웃음을 지으며 민정아를 쳐다보았다. “내 말이 틀려?”“…”조민숙은 몸을 일으키더니, 냉담하게 민정아를 쳐다보았다. “생각해 본 적 없어? 어느 재벌 집 규수가, 아니 재벌 집까지는 아니어도. 교양이 조금이라도 있는 집안 아가씨 중에 너처럼 천박한 사람이 어딨어?”“천박하기도, 지나가는 개랑 별반 다름이 없네?”“있는 집안 규수처럼 굴 수는 없는 거니?”“당신…” 민정아는 정말이지 뻔뻔한 예비 시어머니를 죽이고 싶었다!숙녀가 뭔데!포용이 뭔데!그딴 건 다 필요 없었다. 그녀는 지금 당장 이 할망구를 밟아버리고 싶은 마음뿐이었다!민정아는 치밀어 오르는 분노에 주먹을 꼭 쥐었다. 막 조민숙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려는 그때, 구서준의 느닷없는 고함이 들려왔다. “엄마! 너무한 거 아니야! 엄마는 모르지? 정아 내 발 씻겨준 적 없어! 내가 씻겨주면 줬어도!”“엄마는 그것도 모르고!”“이렇게 좋은 며느리가 엄마 비위를 맞추고 있는데! 엄마는 정아한테 천박하다고 하기나 하고!”“엄마가 이렇게 까탈스러운지 오늘 처음 알았네!”“…”민정아는 원래 마음속에 화가 가득 찬 상태였다. 하지만 예비 남편이 친엄마와 싸우는 모습에 민정아도 화를 조금 수그러뜨렸다.그녀는 화를 삼키며 구서준을 달래주었다. “서준 씨, 아주머니랑 싸우지 마세요. 아주머님이 절 잘 몰라서 그런 거예요. 나중에 친해지고, 제가 어떤 사람인지 알게 되면 그렇게 생각하시지 않으실 거예요.”그녀는 구서준을 달래주며 조민숙에게 말했다. “아주머니, 얼른 들어가 쉬세요. 발 씻은지 얼마 안돼서, 찬 바람 맞으시면 감기 걸리실 수도 있어요.”“어서 들어가 쉬세요.”조민숙은 민정아를 향해 눈을 희번덕거렸다. “우리 아들, 지금까지 내 말에 토 단 적 단 한 번도 없어! 고작 너 때문에 감히 나랑 싸우다니!”말을 끝낸 후, 조민숙은 씩씩대며 자리를 떠났다.방에 들어간 조민숙은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는지, 핸드폰을 꺼내 구경환에게 전화를 걸었다.“경환 씨! 난 분명히 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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