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049화

구서준을 위해 일했다고 생각하지 뭐.

구서준은 민정아를 무척이나 사랑했다. 매일 발까지 씻겨줄 정도로 말이다.

민정아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예비 시어머니의 양말과 풋 크림을 챙겨 소파로 돌아왔다. 그리고 욕실로 발걸음을 옮겨 통에 따뜻한 물을 한가득 받아 무거운 대야를 꾸역꾸역 들고 조민숙의 앞까지 다가왔다.

구서준은 힘들어하는 민정아의 모습을 보고 도와주려고 했지만, 민정아는 제지했다. “아니야, 서준 씨. 가까이 오지 말아요. 서준 씨도 알잖아요. 평소 서준 씨 발 씻겨줄 때도 내 힘으로 혼자 들고 온 거. 혼자서도 충분해요. 서준 씨는 그냥 아주머니 옆에서, 같이 말동무나 되어 드려요.”

“아주머니 발 씻겨 드리는 일은 나 혼자서 책임질게요.”

그녀의 말은 무척이나 달콤했다. 그 말에 조민숙은 기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녀는 웃는 모습으로 민정아를 쳐다보더니, 또 아들을 쳐다보며 칭찬을 금치 않았다. “정아, 정말 말 잘 듣는구나. 엄마는 이런 애들이 참 좋더라. 나중에 구 씨 집안에 시집온다고 해도 너나, 너희 아버지나, 내 말에 고분고분하게 행동할 거 아니야. 얼마나 좋니.”

“…” 구서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멍하니 넋을 놓고 있는 사이, 민정아는 이미 따뜻한 물이 담긴 큰 통을 조민숙 앞까지 가지고 왔다. 그녀는 작은 의자까지 잊지 않고 챙겼다. 그제야 허리를 숙여 조민숙의 신발을 벗겨주기 시작했다.

민정아는 손을 넣어 물 온도를 확인해 본 후에야 조민숙에게 말했다. “온도 딱 맞아요, 아주머니.”

말을 끝낸 후, 민정아는 직접 조민숙의 발을 물에 담갔다.

민정아는 다른 사람의 발을 한 번도 씻겨준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신세희와 엄선희를 따라 마사지 샵에 자주 갔었다. 그래서 발 마시지나 족욕 관련된 과정을 어느 정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녀는 머릿속에 남아있는 기억들을 더듬으며 조민숙의 발을 씻겨주었다. 그녀의 행동은 꽤 그럴 듯했다.

“아주머니, 발꿈치는 이렇게 엄지손가락으로 꾹꾹 눌려줘야 해요. 그래야 각질이 잘 안 생기거든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