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Chapter 1771 - Chapter 1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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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1화

“빨리 가자!”구경민이 재촉했다.한 시간 뒤, 그들을 태운 차는 병원에 도착했다.두 남자는 급히 산부인과로 뛰어갔다. 분만실 밖에 엄선희와 민정아, 구서준, 서시언이 복도에서 쪽잠을 자고 있었다.부소경과 구경민은 그들을 깨워 밥 먹으러 가라고 보냈다. 구경민을 본 네 사람은 안심하고 자리를 떠났다.분만실에는 여전히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구경민이 밖에서 10분 정도 기다렸을까, 의사가 다급히 안에서 나왔다.의사는 그들에게 다가와서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보호자가 누굽니까?”“제가 남편입니다.”구경민이 말했다.의사는 다급한 어조로 그에게 물었다.“산모 상태가 안 좋습니다. 노산이고 첫 출산이라 골반이 좀 좁아요. 난산입니다. 밤새 산모도 많이 지친 상태고요.”구경민은 긴장한 얼굴로 의사를 쳐다보았다.의사가 한숨을 쉬며 본론을 꺼냈다.“만약에 말입니다. 만약에 꼭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면 산모를 살리시겠습니까? 아니면 아이를 선택하시겠습니까?”구경민이 인상을 찌푸렸다.“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그러니까 아이와 산모 중에 누굴 선택하시겠냐고요?”긴장한 표정이 역력한 의사지만 최대한 조심스럽게 물었다.“둘 다 살려야죠!”의사는 한숨을 쉬며 말을 잇지 못했다.“아이… 아이부터 살려주세요. 제 아이는 살아야 해요.”분만실에서 힘없는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그 말을 들은 구경민은 눈시울이 확 붉어졌다.그는 만류하는 의사와 간호사를 제치고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고윤희는 거의 탈진한 상태였다.원래도 살이 없는 그녀였지만 지금은 배를 제외하고 모든 곳이 말랐다.“경민 씨… 아이부터 살려야 해.”고윤희가 힘없이 말했다.“안 돼!”구경민은 단호하게 거절했다.“애는 없어도 돼! 난 내 마누라부터 살려야겠어! 나한테는 마누라가 더 소중하니까!”현장에 있던 의료진들은 모두가 할 말을 잃었다.옆에 있던 간호사들은 뒤돌아서 눈물을 훔쳤다.그들은 평생 살면서 이런 남편을 만날 수 있다면 그 남자를 위해 죽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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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2화

아이는 힘차게 울어댔다.구경민은 순간 당황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그의 아이였다.30년 넘게 살면서 처음 가지게 된 아이.드디어 무사히 태어났다!엄마인 고윤희가 사력을 다해 세상에 태어나게 한 아이였다.구경민은 아이를 확인할 여유도 없었다. 갓 태어난 아이는 의사가 안고 가서 목욕을 시키고 있었다. 아들인지 딸인지도 궁금하지 않았다. 그의 눈에는 오직 고윤희만 보일 뿐이었다.그녀는 지쳐서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있었다.그녀에게 네 명의 의사가 달라붙었다.그들은 서둘러 응급조치를 준비했다.아무도 구경민에게 신경 쓰지 않았다. 구경민은 아이에게는 시선도 주지 않고 고윤희의 옆을 지켰다.“윤희야, 괜찮을 거야! 피를 많이 흘렸지만 내 피를 줄게! 다 줄 수 있어! 그러니까 살아줘! 꼭 살아줘!”고윤희는 힘없이 그의 말에 대답했다.“난 살 거야. 꼭 살아낼 거야. 아이까지 낳았으니 이제 내 가족이 생겼어. 나도 아이 엄마니까 강하게 살아남을 거야. 아이는 엄마가 돌봐야지.”“내 아이는? 아들이야? 딸이야?”힘없지만 그녀의 조급한 목소리가 분만실을 울렸다.그녀는 지쳐 잠들 때까지 아이만 찾아댔다.“윤희야….”구경민은 그녀의 머리를 끌어안고 속삭였다.“꼭 강하게 살아남아야 해.”“선생님, 우리 와이프 좀 살려주세요! 내 모든 걸 드릴 테니 제발 살려만 주세요!”구경민은 세상 다 잃은 표정으로 포효했다.의사들은 아무도 함부로 입을 열지 못했다.그들은 신속하게 지혈 조치를 취하고 약물을 투여했다.모두가 고윤희가 죽을 거라고 생각했을 때, 드디어 피가 멈추었다.기적이었다.한 시간 뒤, 고윤희는 천천히 의식을 되찾았다.제대로 눈뜰 힘조차 없었지만 그녀는 살아남았다.의사들도 기적이라고 했다.하지만 세상에는 의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정말 많이 일어난다.고윤희는 힘없이 축 늘어진 목소리로 구경민을 찾았다.“경민 씨… 나 괜찮아. 애기 좀 봐줘. 아들인지 딸인지 궁금해. 어서 가서 애기 얼굴 보고 나한테 알려줘.”“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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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3화

힘없는 미소였다.이때, 의사가 그들에게 다가오며 말했다.“구 대표님, 사모님은 지금 기력을 다 소진한 상태라 입원치료를 하셔야 합니다. 안 그러면 앞으로 다른 후유증이 생길 수도 있어요.”“입원해야지! 일단 몸부터 추스르는 게 우선이죠!”“네, 대표님.”“그럼 우리 와이프는 이제 무사한 거죠?”구경민은 긴장한 표정으로 물었다.의사가 웃으며 말했다.“기적이죠. 피를 그렇게 많이 흘렸는데 사모님의 생존 의지가 강하셔서 살아남은 겁니다. 피가 멈추지 않을 때는 정말 아찔했어요. 이제 괜찮아요. 그런데 워낙 허약한 체질이라 안정이 필요합니다.”구경민은 그제야 한시름을 놓았다.모든 절차가 끝나고 산모와 아이가 입원실로 내려왔을 때는 벌써 오후가 지난 시점이었다.그들이 입원실로 내려오자 분만실 밖을 지켰던 친우들이 그들을 반겨주었다.정문재와 장진혁은 내일 온다고 연락이 왔다.맨 앞에 선 신유리가 생글생글 웃으며 구경민에게 말했다.“경민 삼촌, 남동생이야, 아니면 여동생이야?”구경민이 대답을 하기 전에 뒤에 있던 민정아가 입을 열었다.“저기… 삼촌… 저랑… 서준 씨도 동생이라고 해야 하나요?”옆에 있던 구서준도 웃으며 말했다.“이제 저도 형이나 오빠가 되는 건가요? 정아 씨는 형수님이나 형님이 되겠네요?”“그게 뭐예요!”엄선희는 구서준의 어깨를 살짝 밀치며 말했다.“그 나이에 형이라니! 저는 이모가 되겟네요? 그리고 준명 씨는 삼촌이 되는 거고요!”“그럼 정아 씨나 서준 씨는 나랑 준명 씨를 부를 때 삼촌이나 숙모로 불러야 하는 거예요?”신유리도 고개를 들고 민정아, 구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러네. 그럼 유리도 서준 오빠, 정아 언니라고 불러야 해?”구서준 커플은 순식간에 할 말을 잃었다.이때 옆에 있던 서진희가 입을 열었다.“여기서 말장난 하지 말고 윤희도 애 낳느라 그 고생을 했으니 쉬어야 할 거야. 좀 조용히 하자.”말을 마친 그녀는 한가득 채워온 가방을 구경민에게 건넸다.“경민아, 이건 내가 만든 호박죽이랑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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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4화

물론 문안을 온 사람들에게 감사하지만 고윤희가 이 순간 가장 보고 싶은 사람은 신세희였다.많은 일을 겪으면서 신세희는 고윤희의 정신적지주가 되었다. 만약 힘든 나날에 그녀의 응원이 없었다면 아마 버티지 못했을 것 같았다.그래서 죽을 것 같은 고통을 경험하고 드디어 아이를 낳았을 때 고윤희가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은 신세희였다.그녀는 신세희에게 엄마가 되었다고 가장 먼저 알리고 싶었다.그런데 다 왔는데 유독 신세희만 보이지 않았다.그리고 이때 구경민의 핸드폰이 울렸다.신세희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구경민은 바로 통화버튼을 누르고 스피커모드로 전환한 뒤, 고윤희의 침대 옆에 핸드폰을 놓아주었다.수화기 너머로 신세희의 조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경민 씨, 도대체 어떻게 된 거죠? 윤희 언니는요? 아기 나왔어요? 언니는 괜찮나요? 전화를 그렇게 했는데 왜 안 받았어요?”고윤희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세희 씨, 나예요.”“나 윤희예요.”고윤희가 말했다.신세희는 그제야 떨리는 목소리로 그녀에게 물었다.“언니, 괜찮은 거죠?”고윤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좀 힘들었는데 세희 씨 어머님이 미역국을 끓여서 가져다주셨어요. 그거 먹으니까 이제 기운나요. 세희 씨, 나 아들 낳았어요.”“축하해요, 언니!”신세희는 감격에 겨워 눈물이 났다.아무 연고도 없는 고윤희에게 드디어 진짜 가족이 생긴 것이다.“앞으로 나에게도 가족이 생겼어요.”아니나 다를까, 고윤희도 그녀와 같은 생각이었다.신세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래요, 언니. 든든한 아들이 생겼네요. 경민 씨가 또 언니 속 뒤집어지게 하면 나중에 아들이 혼내주겠네요!”고윤희는 그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그럼요! 든든한 아군이 생긴 기분이에요! 앞으로 경민 씨가 다시 이상한 짓하면 우리 아들이 대신 혼내줄 거예요! 아들이랑 합세해서 재산 몰수하고 맨몸으로 집에서 내쫓을 거예요! 그러면 모텔 갈 돈도 없겠죠?”말을 마친 고윤희는 곁눈질로 구경민의 표정을 살폈다.그는 아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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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5화

앞으로 그녀에게는 든든한 남편과 아들이 생겼다.신세희가 말했다.“언니가 강해진 것 같아서 정말 기뻐요.”그녀는 고윤희가 산고를 버틸 수 있을까 많이 걱정했는데 아이가 무사히 나와서 정말 기뻤다.“세희 씨, 목소리가 조금 피곤해 보이는데 무슨 일 있어요? 어디 아파요?”신세희한테 무슨 일 있는 게 아니라면 그녀가 출산하는데 병원에 안 왔을 리 없었다.조금 숨을 돌린 고윤희는 오히려 신세희가 더 걱정되었다.신세희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아침에 잠에서 깼을 때, 침대에 피가 살짝 묻어난 것이 보였다.놀란 그녀는 부소경을 찾았지만 그는 이미 외출하고 자리에 없었다.요즘은 항상 아침 일찍 나가서 저녁 늦게 들어오는 부소경이었다.신세희는 핏자국을 보며 죄책감이 들었다.어젯밤에 이 몸으로 남편을 자극한 게 탈이 난 것 같았다.아무리 부소경이 조심했어도 산모인 그녀가 더 조심해야 하는 게 맞았다.‘어휴, 내가 문제지!’신세희는 두려웠지만 업무로 바쁜 부소경에게 이 일을 알리기가 두려웠다. F그룹과 서씨 그룹 업무만 해도 머리가 터질 지경인데 이제 구경민이 하는 일도 도맡게 됐으니 남편이 안쓰러웠다.그래서 신세희는 스스로 주치의를 부르고 가만히 침대에서 의사가 올 때까지 기다렸다.다행히 의사는 그녀를 안심시켜 주었다.“사모님, 요즘 피부가 많이 건조하신데 그런 상황에서 강한 충격이 전해지다 보니까 피부 조직에 약간의 찰과상이 생겨서 출혈이 생긴 것 같아요. 아기한테는 영향이 가지 않으니까 너무 걱정하실 것 없어요. 침대에서 며칠 쉬시면 괜찮아질 겁니다.”그 말을 들은 신세희는 순식간에 얼굴이 확 붉어졌다.의사는 정확하게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뭘 말하는지는 단번에 알 수 있었다.그러니까 오래 잠자리를 가지지 않다가 제대로 준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하게 일을 치르다 보니까 찰과상 때문에 출혈까지 갔다는 얘기였다.아기에게 영향이 없다고 하니 그래도 안심이 되었다.그녀는 의사의 당부대로 침대에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그래서 고윤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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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6화

“당신 누구야? 이거 안 놔?”신유리는 경계 어린 시선으로 젊은 남자를 쏘아보았다.젊은 남자가 말했다.“아가, 그렇게 뛰다가 넘어져. 앞으로는 복도에서 그렇게 뛰지 마. 여기 시멘트 바닥이라 넘어지면 아파.”신유리는 그제야 생긋 웃으며 인사했다.“고마워, 삼촌.”“부모님은 어디 계시니? 아직 이렇게 작은데 왜 혼자 다녀?”남자가 물었다.“흥!”신유리는 아주 자랑스럽게 말했다.“우리 아빠는 엄청 바쁜 사람이고 나도 이제 어른이야. 부모님 돌봄 같은 거 필요 없는 나이라고. 이제 나도 사람을 돌볼 수 있어. 지금 우리 외숙모 돌보러 가는 길이야.”말을 마친 신유리는 뒤돌아서 성유미가 있는 병실로 뛰었다.엄선우와 서시언은 뒤늦게 쫓아 나왔다.그들과 마주친 젊은 남자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그들에게 말했다.“보호자가 왜 그럽니까? 병원에서 애가 혼자 뛰다가 넘어지기라도 하면 어쩌려고요?”엄선우와 서시언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을 수긍했다.“네, 맞아요. 지적 감사합니다.”뛰어가던 신유리가 다시 돌아와서 그들을 대신 해명했다.“걱정하지 마, 삼촌. 여긴 익숙한 곳이라서 뛰는 거고 거리에 나가면 나도 이러지 않아. 거리에 차가 얼마나 많은데. 잘 피해서 다닐 거야. 그래도 고마워, 삼촌.”말을 마친 신유리는 또 방방 뛰며 사라졌다.아이는 오늘 기분이 아주 좋았다.좋아하는 윤희 이모가 예쁜 아들을 낳았으니 어서 이 소식을 숙모에게 전하고 싶었다.신유리는 앞에서 뛰고 엄선우와 서시언은 아이의 뒤를 따라갔다.그리고 그들이 못 보는 곳에서 누군가가 고배율 망원경으로 뛰어가는 신유리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아이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그는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그래. 애 주변에 엄마, 아빠가 안 보인다고?”“네, 대표님.”“망할!”수화기 너머로 묵직한 욕설이 들려왔다.“애 아빠는 뭐 하는데?”부하가 말이 없자 그는 짜증스럽게 재촉했다.“애 아빠 지금 어디서 뭐 하냐고!”부하가 말했다.“듣기로는… 요즘 엄청 바쁘게 지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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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7화

성유미는 신유리의 코끝을 살짝 꼬집으며 말했다.“당연하지. 남동생이 앞으로 자라면 유리를 지켜줄 수도 있잖아!”“맞아! 그럼 엄마랑 숙모가 남동생을 한 명씩 낳으면 유리한테는 경호원이 세 명이나 생기는 거야? 그럼 앞으로도 유리가 여왕이야.”성유미도 웃으며 말했다.“그래. 우리 유리는 착하면서도 강하고 엄마 말도 잘 듣는 착한 여왕이야.”칭찬을 들은 신유리는 좋아서 활짝 웃었다.괜한 칭찬이 아니라 신유리는 확실히 착하고 독립심이 강하며 배려심도 많은 아이였다.엄마가 몸이 불편하다는 걸 아이도 알고 있었고 아빠가 회사 일 때문에 항상 바쁘다는 것도 이해했다.아이는 자신도 부지런하게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유치원 끝나면 돌아가서 엄마 얼굴도 봐야 하고 병원에 와서 윤희 이모와 숙모랑 놀아드리고 싶었다.게다가 금방 태어난 남동생도 있었다.그리고 엄선우랑 삼촌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아이는 생각했다.“삼촌, 앞으로 유리랑 같이 병원에 오자.”신유리는 서시언의 손을 잡고 흔들며 말했다.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서시언의 핸드폰이 울렸다.발신자는 부소경이었다.“여보세요, 형.”“시언아, 경민이는 어차피 병원에 있느라 바쁠 거고 문재랑 지혁이도 아마 일 때문에 늦어질 거야. 그러니 부탁할 사람이 너밖에 없어. F그룹에서 조금 전에 동남아에서 큰 프로젝트를 하나 따냈는데 난 서씨 그룹이랑 협조해서 같이 진행할 생각이야.”서시언은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그게 정말이에요, 형?”부소경은 회사에 괜찮은 프로젝트가 있을 때마다 서시언에게 외주를 주었다.서시언도 그걸 알기에 속으로 부소경에게 고마워하고 있었다.부소경은 침착한 말투로 말했다.“그래서 요즘 진짜 바빠질 텐데… 제수씨가 만약….”그는 말을 잇지 못했다.결혼한지 얼마되지도 않았고 40세의 아내가 임신해서 입원 중인데 차마 말이 입밖으로 떨어지지 않았다.그는 결과가 어떻든 서시언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이때, 병상에 누워 있던 성유미가 서시언을 다그쳤다.“여보, 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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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8화

아까 복도에서 신유리와 부딪쳤던 남자였다. 남자는 신유리의 말에는 무심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고개를 들어 엄선우를 빤히 보았다.엄선우는 평소에 신유리와 애처럼 장난을 치고 하지만 사실 경계심을 바짝 세우고 있었다.그는 말없이 눈앞의 남자를 빤히 보다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그 남자도 더 뭐라고 하지 않고 어색한 미소를 짓고는 그들을 스쳐 지나갔다.신유리는 엄선우의 손을 잡고 도시락을 사러 갔다.그들은 성유미가 저녁을 다 먹는 것을 확인한 뒤에 고윤희의 병실에 들렀다. 아기가 자고 있었기에 병실은 아주 조용했다.구경민을 제외한 남은 사람들은 조용히 병실을 빠져나왔다.구서준은 민정아와 함께 돌아가고 서준명도 엄선희와 서진희와 함께 돌아갔다.엄선우는 신유리를 집까지 데려다 주고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부소경을 픽업하러 가야 했다.다른 운전기사에게 픽업을 맡기는 게 불안하다는 이유였다.요즘 부소경이 바빠지면서 비서인 엄선우의 업무도 바빠졌다.신유리를 집에 들여보낸 뒤, 엄선우는 다시 현관을 나섰다.“선우 삼촌!”문을 나서자마자 신유리가 뒤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엄선우는 고개를 돌려 신유리를 바라보며 물었다.“유리 왜 그래?”“내일은 좀 일찍 데리러 와. 이제 유리는 세 명이나 돌봐야 하잖아. 우리 엄마도 있고 숙모도 있고 윤희 이모도 있으니까.”신유리는 아주 자랑스럽다는 듯이 말했다.“알았어, 걱정하지 마.”엄선우는 웃으며 아이와 작별인사를 했다.“그럼 유리야, 갈게.”“잘가, 선우 삼촌.”안으로 들어온 신유리는 곧장 엄마가 있는 안방으로 달렸다.저녁 식사를 마친 신세희는 잠시라도 침대를 내려 걸어볼 생각이었다.조금 전까지 태동을 체크해 보았는데 별 문제는 없었다.하지만 어제 자신의 충동 때문에 남편도 괴롭게 하고 문제까지 생겼다고 생각하니 다시 침대로 돌아갔다.누운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신유리가 안으로 들어왔다.아이는 까치발을 들고 다가와서 엄마의 이마를 만지작거렸다.그러더니 마치 의사처럼 고개를 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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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9화

신세희는 부소경의 팔을 베고 누우며 말했다.“그래요. 우리 유리가 엄마 걱정을 많이 해주기는 해요. 곡현에 있을 때도 애들이랑 싸우고 이유를 들어보면 내 흉보는 애들을 혼내주느라고 많이 싸웠더라고요. 나 바쁘고 그럴 때는 유치원에서 알아서 집으로 오기도 했어요.”“어린애가 고생을 너무 많이 했어.”부소경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당신 출산하고 우리 네 가족이 해외로 여행이나 다녀오자. 그리고 둘째가 좀 크고 당신 몸도 잘 회복되고 결혼식도 올리고.”신세희는 입을 삐죽이며 반박했다.“꼭 몸매가 회복되어야 결혼식 올린다는 말이에요? 산후조리하고 바로 결혼식부터 올리는 게 아니라?”부소경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사실 그는 그녀가 살이 얼마나 쪘든 손잡고 결혼식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하지만….“그렇지만 웨딩드레스를 입어야 하잖아. 평소에 입던 드레스도 다 몸에 안 맞을 텐데 확실해?”신세희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왜 이걸 잊고 있었을까!당연히 웨딩드레스는 필수였다.게다가 일반 웨딩드레스도 아니고 가장 예쁜 드레스를 입고 싶었다.그러려면 출산하고 몸매부터 회복하는 게 중요했다.“알았어요.”신세희는 어쩔 수 없이 기죽은 얼굴로 대답했다.“그럼 1년 가까이 더 기다려야겠네요. 애 모유수유도 해야 하니까요.”“당신 생각대로 하자! 자, 이제 자야지?”남자는 아내의 이불을 여며주며 말했다.낮에는 시간이 없어서 밤에는 그녀를 좀 더 자세히 보고 싶었다.사실 그녀는 전혀 살이 찐 것 같지 않고 오히려 배를 제외하고 더 마른 것 같았다.임신한 탓인지 얼굴에 작은 주근깨가 몇 개 보였지만 그것마저 사랑스러웠다.남자는 부드럽게 아내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당신은 정말 예뻐. 어떤 모습이든 예뻐. 임신해서 주근깨도 나고 잠 잘 때 침을 흘려도 여전히 예뻐. 그러니까 그 자식이 자꾸 나한테 이상한 얘기를 하지.”그 자식은 반호영을 가리키는 말이었다.한달 내내 연락이 없던 반호영에게서 오늘 연락이 왔다.그는 사람을 시켜 전화번호를 역추적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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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0화

부소경은 반호영을 정말 많이 참아주고 있었다.하지만 이건 참을 수 없었다. 부소경이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반호영, 네가 있는 곳… 가성섬의 절반 정도 되는 그 섬 내가 마음만 먹으면 한 시간 안에 점령할 수 있어. 아니다 30분이면 되려나?”반호영도 지지 않고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30분이면 충분할 거야. 날 죽이는데는 15분도 걸리지 않을 거고.”“아니면 날 죽이려고 왔는데 섬을 점령하는 과정에서 내가 이미 숨졌을 수도 있지. 다른 형제들에게도 이렇게 했잖아? 너 같은 사람은 정이라는 걸 몰라. 넌 그냥 살인마야! 너한테 인간성이란 건 존재하지도 않아! 네가 사람이야?”부소경은 전혀 화가 나지 않았다.그는 오히려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알면 됐어.”말을 마친 그는 바로 전화를 끊어 버렸다.그는 회사 내선 전화를 통해 부하들을 소집했다.5분 뒤에 그의 부하들이 사무실에 도착했다.“지금 당장 그 섬을 밀어버려!”부소경은 담담하면서도 냉정한 목소리로 지시를 내렸다.한 부하가 조심스럽게 그에게 말했다.“대표님, 한 달 전에는 거기에 물자를 보내려고 하셨지 않았나요?”“생각이 바뀌었어! 오늘 당장 움직여! 시간이 지나면 변수가 생길지도 몰라.”“네? 변수요?”부하들이 이구동성으로 물었다.무슨 변수를 말하는 걸까?“내가 마음이 바뀔까 봐 그래.”부소경이 말했다.부하들은 식은땀을 삐질삐질 흘렸다.부소경은 음울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듯 말했다.“어차피 태어나서부터 버려질 운명이었다면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하는 게 맞지. 섬 점령할 때 그래도 시체는 챙겨서 돌아와. 어머니 옆에 묻어줄 테니까.”말을 마친 부소경은 또 중얼거렸다.“엄마가 나만 사랑했다고? 그런 질문은 나중에 엄마 옆에나 가서 해. 이게 옳은 선택일지도 몰라.”말을 마친 부소경은 부하들을 재촉했다.“지금 당장 출발해!”부하들은 그의 결정을 존중하기에 고개를 끄덕였다.“네, 대표님!”그리고 부하들이 사무실을 나서려던 순간, 부소경은 책상 위에 놓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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