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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1화

“빨리 가자!”

구경민이 재촉했다.

한 시간 뒤, 그들을 태운 차는 병원에 도착했다.

두 남자는 급히 산부인과로 뛰어갔다. 분만실 밖에 엄선희와 민정아, 구서준, 서시언이 복도에서 쪽잠을 자고 있었다.

부소경과 구경민은 그들을 깨워 밥 먹으러 가라고 보냈다.

구경민을 본 네 사람은 안심하고 자리를 떠났다.

분만실에는 여전히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구경민이 밖에서 10분 정도 기다렸을까, 의사가 다급히 안에서 나왔다.

의사는 그들에게 다가와서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

“보호자가 누굽니까?”

“제가 남편입니다.”

구경민이 말했다.

의사는 다급한 어조로 그에게 물었다.

“산모 상태가 안 좋습니다. 노산이고 첫 출산이라 골반이 좀 좁아요. 난산입니다. 밤새 산모도 많이 지친 상태고요.”

구경민은 긴장한 얼굴로 의사를 쳐다보았다.

의사가 한숨을 쉬며 본론을 꺼냈다.

“만약에 말입니다. 만약에 꼭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면 산모를 살리시겠습니까? 아니면 아이를 선택하시겠습니까?”

구경민이 인상을 찌푸렸다.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그러니까 아이와 산모 중에 누굴 선택하시겠냐고요?”

긴장한 표정이 역력한 의사지만 최대한 조심스럽게 물었다.

“둘 다 살려야죠!”

의사는 한숨을 쉬며 말을 잇지 못했다.

“아이… 아이부터 살려주세요. 제 아이는 살아야 해요.”

분만실에서 힘없는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그 말을 들은 구경민은 눈시울이 확 붉어졌다.

그는 만류하는 의사와 간호사를 제치고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고윤희는 거의 탈진한 상태였다.

원래도 살이 없는 그녀였지만 지금은 배를 제외하고 모든 곳이 말랐다.

“경민 씨… 아이부터 살려야 해.”

고윤희가 힘없이 말했다.

“안 돼!”

구경민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애는 없어도 돼! 난 내 마누라부터 살려야겠어! 나한테는 마누라가 더 소중하니까!”

현장에 있던 의료진들은 모두가 할 말을 잃었다.

옆에 있던 간호사들은 뒤돌아서 눈물을 훔쳤다.

그들은 평생 살면서 이런 남편을 만날 수 있다면 그 남자를 위해 죽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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