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 Chapter 1431 - Chapter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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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1화

그런데 구성훈의 집에서 이 남자를 또 마주칠 줄이야.최여진은 그날 당한 수모를 갚아주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그녀는 남자가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고 고개 숙여 사과하게 한 뒤에 남자를 죽여버리고 싶었다.이 남자를 살려둘 수는 없었다.이 남자가 살아 있는 한, 그녀와 구경민은 절대 결혼할 수 없다.“양 손이 묶인 걸 보면 남성에서 또 누구 건드렸다가 응징을 당했나 보네? 묶인 채로 서울까지 오다니!”최여진이 야비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반호영의 얼굴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꺼져!”“아직도 상황 파악을 못하고 성질을 부리네? 너란 남자도 참 재밌어! 내가 아직도 해외에서 놀고 있었더라면 너 같은 애한테 관심을 줬을지도 모르겠군! 하지만 꽁꽁 묶인 채로 서울 구씨 가문에 끌려왔으니 죽어줘야지!”“내가 곧 죽을 거라는 건 나도 알아. 굳이 네 입을 통해 듣고 싶지 않다고.”“너!”“꺼지라고!”최여진은 곧장 밖으로 달려나갔다.구성훈에게 부탁해서 권총이라도 빌려달라고 할 생각이었다.‘저 개자식을 내 손으로 죽여버리겠어!’한편 구성훈의 서재에서 구성훈과 부성웅 부부는 은밀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성훈아, 넌 내 동생이잖아. 이번에 꼭 좀 도와줘. 우리가 남성에서 여기까지 온 건 소경이 눈을 피해 네가 좀 해줬으면 하는 일이 있어서 그래. 일만 성사되면 너한테 200억을 줄게!”“그룹 전체가 소경이 손에 있는데 형이 무슨 돈이 있다고?”이때 진문옥이 웃으며 말했다.“성훈 씨, 우리를 너무 얕잡아보네요. 비록 현금은 많지 않지만 전국 각지에 있는 부동산만 해도 최소 1조는 있어요.”“부동산뿐이 아니죠. 가지고 있는 액세서리만 팔아도 엄청난 돈이 돼요. 그리고 우리가 따로 모아둔 금괴도 있어요. 원래는 노후자금으로 남겨둔 건데 절반을 성훈 씨에게 줄게요. 요즘 금값 장난 아닌 거 아시죠?”그러자 구성훈의 눈빛에 이채가 돌았다.200억.전국을 따져봐도 200억을 현찰로 한꺼번에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은 몇 없었다. 그런데 약간의 도움을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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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2화

최여진은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떨떠름한 표정으로 물었다.“뭐… 뭐라고요?”“걔 내 아들이야!”진문옥은 냉랭한 표정으로 최여진을 쏘아보며 말했다.진문옥은 처음 보는 최여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얼굴은 곱상하게 남자 홀릴 것처럼 생겨서는 말하는 모양새가 영 무례했다. 반호영은 손이 묶인 채로 여기 끌려왔는데 그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총으로 머리를 쏴 버린다는 막말을 하는 거지?“그쪽은 누군데 저한테 그래요?”“꺼져!”최여진은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구성훈을 바라보았다.평소에 그녀가 아랫사람에게 호통치는 경우는 있어도 누가 그녀에게 꺼지라고 한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는데 귀국하고 받는 대우가 예전과 달라도 너무 달라서 당황스러웠다.귀국하자마자 남자친구한테 차이고 술집에서 만난 망나니한테 폭행당하고 이 늙은 여자한테 귀뺨까지 맞다니!재수가 없어도 어찌 이럴 수 있단 말인가!최여진이 발끈 화를 내려는데 구성훈이 그녀를 말렸다.“여진아, 예의 지켜!”“아저씨!”최여진은 애교스럽게 구성훈의 팔에 매달렸다.“네 앞에 선 분이 누군지 몰라?”구성훈이 물었다.최여진이 대답이 없자 구성훈이 말했다.“남성 부소경 대표의 부모님이셔!”예전의 최여진이었다면 그런 사람 모른다고 앙탈을 부렸겠지만 귀국하고 한 달 사이 부소경이 워낙 유명해지다 보니 어딜 가도 그에 관한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서울에서 꽤 잘나간다는 구성훈마저 벌벌 떨게 하는 상대가 부소경이었다.게다가 일전에는 구성훈이 저장한 무기를 전부 털어가지 않았는가.어디 그뿐인가. 구성훈의 딸 구자현도 하마터면 부소경의 손에 죽을 뻔했다.그때도 구성훈은 감히 원망 한 마디 하지 못했다.구성훈이 부소경을 두려워한다는 것을 최여진도 알고 있었다.그런 부소경의 부모가 여기 있으니 구성훈이 그들을 극진히 대접하는 것도 당연했다.최여진은 며칠 여기 신세지는 사람에 불과했으니 구성훈의 말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그녀는 구경민과의 재결합을 위해서라도 구씨 가문 사람들에게 고분고분할 수밖에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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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3화

부성웅은 수염이 지저분하게 난 반호영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아빠가 많이 미안하다.”“방금… 뭐라고 했어?”부성웅은 진지한 표정으로 계속해서 말했다.“넌 내 아들이잖아. 이제 다 알았어!”반호영은 다리를 들어 그를 걷어찼다.“저리 꺼져!”“아들, 네 감정은 이해하지만 이제 좀 진정해. 난 네 아빠야. 아들을 해치려는 아빠가 어디 있어….”“부성웅 당신이 날 위한다고? 당신 때문에 난 세상에 태어날 권리마저 빼앗겼는데? 그래서 그 여자가 날 몰래 가성섬에 방치했잖아!”“30년이나 지나서 그 여자가 죽을 때도 난 그 여자가 내 엄마인 줄도 몰랐어. 남성에 부자 아빠와 형이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고. 그런데 지금 나한테 그딴 말을 지껄여?”“영감! 당신이 어제 술 취한 내 손을 묶지 않았으면 지금까지 살아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 그 여자 무덤 앞에서 당신을 패 죽였을 거야!”부성웅은 여전히 부드러운 말투로 그에게 말했다.“날 죽여서 네가 좀 편해진다고 하면 그렇게 해.”순간 반호영은 할 말을 잃었다.“하지만 넌 이제 고작 서른이야. 아직 결혼도 못 해보고 아이도 없어. 앞으로 할 게 많이 남았다고. 아빠는 너한테 못 해줬던 거 보상해 주고 싶어.”부성웅이 계속해서 말했다.반호영은 약간 의아한 표정으로 부성웅을 바라보았다.“아빠가 한 말은 진심이야. 보상해 준다는 거.”반호영은 한층 누그러진 말투로 말했다.“나 그 여자 무덤에 갔었던 거 같은데 그럼 당신들도 거기까지 찾아갔던 거야?”부성웅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그 여자한테 인사했어?”반호영의 뜬금없는 질문에 부성웅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인사했냐고?”반호영이 분노한 말투로 물었다.“했어.”부성웅이 말했다.“그러니까 당신이 내 아빠라는 걸 인정한다는 거네?”반호영이 또 질문했다.부성웅은 이번에도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내가 네 아빠야.”“잘됐네! 그럼 당장 진문옥 저 여자랑 이혼해! 그리고 저 여자를 때려 죽여! 그리고 죽은 그 여자랑 재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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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4화

반호영은 부성웅과 진문옥을 증오하지만 그의 말이 사실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자신의 쌍둥이 형 부소경이 얼마나 잔인한 사람인지 가성섬에서 몸소 경험했기 때문이었다.가성섬은 그렇게 발달한 섬도 아니었고 큰형인 반호경이 방어를 제대로 못했지만 반호영 자신은 자기가 할 일을 제대로 이행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럼에도 부소경의 공세를 막지 못했다.부소경은 3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가성섬 전체를 자기 소유로 만들어 버렸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부소경이 3일이나 지난 뒤에 그들을 공격했던 건 적당한 때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가성섬 당지의 실세들이 그에게 가성섬에 관한 상황과 정보를 속속들이 그에게 가져다 바쳤다.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구성훈이 구원물자로 보낸 무기들이었다.구성훈이 가성섬에 보내기로 한 신형 무기들을 부소경은 힘도 들이지 않고 자신의 수중에 꿰찼다.그 무기는 고스란히 부소경의 소유가 되었고 추가로 2조나 되는 자금을 벌어들였다.가성섬에 도착한지 일주일 정도 되는 시점에서 부소경은 챙길 건 다 챙기고 가성섬의 소유권을 주장했다. 그렇게 반호영은 갈 곳을 잃었다.그가 얼마나 치밀한 사람인지 반호영은 잘 알고 있었고 그가 자신의 이복형제들을 어떻게 피 말려 죽였는지도 들어서 알고 있었다.그래서 부성웅의 말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그가 부성웅에게 물었다.“당신 아들들은… 그러니까 위에 있던 애들은….”“걔들도 네 형이야! 다 내 아들이니까!”진문옥이 말했다.반호영은 여전히 적의가 담긴 표정으로 진문옥을 쏘아보았다.진문옥은 전혀 흔들리지 않고 태연하게 말했다.“내 아들들은 소경이 때문에 죽었어! 그리고 F그룹을 장악해 버렸지. 이젠 네 아빠마저 회사 운영에 참여할 수 없어. 그러니 넌 더 말할 것도 없지.”진문옥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설명했다.반호영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나도 필요 없거든?”“그래. 넌 필요 없겠지. 쌍둥이라 괴벽한 성격도 닮았네. 하지만 내 입장은 달라지지 않아.”진문옥은 안타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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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5화

“나도 어리고 충동적일 때가 있었어.”“우리 F그룹은 남성에서 백 년 이상 된 기업이야. 하지만 몇 년 전에 전례 없던 풍파를 맞았지. 계열사들이 육속 파산 신청을 냈어. 난 어쩔 수 없이 네 아빠랑 운명을 같이 해야 했어.”“막다른 골목에 도달했을 때 내가 네 아버지한테 네 엄마를 꼬시라고 제안했어. 가성섬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였지.”“그룹 각도에서 보면 회사를 살리기 위해 한 사람의 희생 쯤은 아무것도 아니었어. 회사가 망하면 수만 명의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잖아.”반호영은 조용히 그녀의 말을 들었다.“네 엄마한테는 내가 잔인하고 몹쓸 여자였지만 그룹 입장에서는 어땠을까?”“난 네 아버지와 함께 힘을 합쳐 곤경에서 그룹을 구했어! 네 엄마한테 나는 나쁜 사람이었지만 난 F그룹에 거대한 공을 세웠어.”“F그룹이 지금의 번영이 있기 까지 내 공로도 있다는 말이야. 하지만 내 아들들은 전부 소경이의 손에 죽었어.”“하지만 난 더 이상 서른 살의 그때로 돌아갈 수 없어. 난 이제 더 싸울 힘도 남아 있지 않아. 아들을 잃은 나는 그냥 고독한 노인일 뿐이야.”“나한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어. 네 아빠와 함께 외롭게 늙어가거나 너를 다시 재기할 수 있게 돕는 거. 네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나와 네 아빠도 의지할 곳이 생기잖아. 네 형은 우리를 극도로 싫어하니까.”반호영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우리 엄마와 우리에게 그런 짓을 했는데 당연히 싫어하지! 당신을 여태 살려둔 것만 해도 형은 많이 참은 거야! 부성웅 때문이었겠지! 형만 당신을 싫어하고 난 당신을 좋아할 것 같아?”진문옥은 화를 내는 대신 부드럽게 말했다.“호영아,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딱 하나야. 넌 아직 서른이고 미래가 창창해. 네가 말한 것처럼 넌 이미 우리한테 납치당해서 여기까지 왔으니 죽음까지 각오했을 거야. 그럼 한 번 도박해 보는 것도 좋지 않아? 네 아빠와 내가 어떻게 너를 다시 재기시킬지 도박에 맡기는 거야.”반호영은 오래도록 말이 없었다.한참이 지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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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6화

“아!”바닥에 넘어진 최여진은 극심한 고통에 그대로 주저앉았다.그녀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반호영의 발길이 또 날아왔다.“잘 들어! 난 여자라고 봐주지 않아!”“너만 보면 구역질이 올라오거든! 출국하기 전에 너부터 죽여줄까?”말을 마친 반호영은 다시 다리를 들어올렸다.“잠깐!”구성훈이 다급히 그를 말렸다.반호영은 고개를 돌려 구성훈을 바라보며 말했다.“구 대표님? 저런 더러운 여자를 왜 감싸요?”구성훈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세상에!최여진을 더러운 여자라고 비난하다니!남성과 서울을 통틀어서 감히 이런 발언을 할 사람은 반호영뿐이었다.아!부소경이 있었지!역시 쌍둥이라서 그런지 이런 면도 무척 닮았다.성격이나 잔인한 정도로만 따지면 반호영은 부소경 판박이였다.두 사람 사이에 다른 점이 있다면 부소경은 그래도 화를 다스릴 줄 알고 항상 침착하게 대한다는 점이었다.반면 반호영은 모든 감정을 얼굴에 표현했고 거침이 없었다.두 사람만 놓고 비교해 보면 부소경 쪽이 더 제왕에 가까웠다.반호영은 오히려 사랑만 받고 자라서 위 아래가 없는 어린애 같았다.구성훈은 조용히 반호영을 한쪽으로 불러서 입을 열었다.“호영 씨, 쟤는….”“설마 구 대표님 애인은 아니죠?”반호영이 물었다.구성훈은 다급히 고개를 흔들었다.“그럴 리가. 쟤는 나랑 꽤 친한 지인의 딸이야. 줄곧 해외에 있다가 귀국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좀 예의도 모르고 거침이 없어. 그러니 혹시라도 기분 나쁘게 했다면 내가 대신 사과하지. 좀 봐줘.”“쟤 몸 파는 여자 아니었어요?”반호영은 여전히 거침이 없었다.바닥에서 억지로 몸을 일으킨 최여진은 고통을 억지로 참으며 반호영을 손가락질했다.“이 나쁜 자식이! 너 죽고 싶어? 아, 이제 알겠다. 너 부소경 대표랑 원수 사이지?”반호영은 냉소를 지으며 최여진을 노려보았다.“경고하는데 반호영! 내 약혼자가 부소경 대표랑 아주 친하거든? 당장 부소경 씨한테 연락해서 이쪽으로 오라고 할까?”“그래?”최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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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7화

그녀는 갑자기 얼굴을 붉혔다.그날 사실 먼저 그에게 다가간 것은 그녀였다.하지만 남자가 그렇게 잔인하고 성질이 더러운 줄을 몰랐고 자신의 미모에 빠지지 않을 줄도 몰랐다.볼일을 다 보고 폭력을 휘두르다니.최여진이 말이 없자 구성훈은 계속해서 말했다.“여진아, 명심해! 지금은 우리가 손을 잡는 수밖에 없어. 그래야 너도 네가 원하는 대로 구씨 가문에 시집올 수 있어. 너의 가문과 우리 집, 그리고 부소경 부모와 반호영까지 손을 잡아야 부소경과 구경민을 압박할 수 있다고.”최여진은 그 말에 대답할 수 없었다.“알겠니?”최여진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아저씨.”“알면 좀 얌전히 있어!”“하지만 저 자식은 저를 모욕하고 때렸잖아요.”최여진이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지만 구성훈은 냉소를 지었다.“반호영 쟤도 그렇고 형인 부소경도 그렇고 만만한 상대가 아니야. 뼛속 깊이 자기가 잘났다고 생각하는 족속들이라고. 반호영은 그래도 좀 단순한 면이 있지 부소경은 얼마나 끔찍한지 알아?”최여진은 겁에 질려 대답도 하지 못했다.“넌 여자가 맨날 남자 머리 위에 기어오르려고 하는 게 문제야. 그러니까 자꾸 시비가 걸리지. 다른 사람을 탓할 게 아니라고.”구성훈은 전혀 거리낌없이 최여진을 꾸중했다.어차피 구경민이 버린 여자인데 두려울 것 없었다.최여진은 그 말에 수긍했다.“알겠어요, 아저씨.”“얌전히 있어! 욕을 하면 그대로 들어. 어차피 곧 출국하니까.”“네.”두 사람이 다시 서재에서 나왔을 때, 최여진은 아까와는 전혀 다른 표정으로 먼저 반호영에게 다가가서 사과했다.“죄송해요, 반호영 씨. 제가 다 잘못했어요. 사과할게요. 욕하고 싶으면 마음대로 욕해요.”“꺼져! 너만 보면 역겨우니까!”최여진은 입술을 질끈 깨물고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꺼지라고! 못 생긴데다가 말귀도 못 알아들어? 꺼져!”최여진은 눈물을 꾹 참고 뒤돌아섰다.가다가 뒤를 돌아 보니 처음 만났을 때의 그 우울한 꽃미남은 온데간데 없고 죽음을 각오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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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8화

부소경은 상대가 누군지 어렴풋이 짐작이 갔지만 확신할 수는 없었다.“넌 나보다 운이 좋았어!”상대가 말했다.“반호영?”“넌 그 사람 옆에서 계속 살았잖아. 하지만 나는? 난 그 여자와 만난 적도 없고 내가 그 여자 존재를 알아차렸을 때 이미 땅 속에 묻혀 있었어.”“너 어디야?”“날 죽이려고?”반호영이 물었다.“넌 내 유일한 동생이야.”“웃기네!”반호영은 욕설을 퍼붓더니 도발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넌 나를 못 찾을 거야! 나중에 또 만날지도 모르지!”말을 마친 그는 전화를 끊어 버렸다.부소경은 핸드폰을 바라보다가 웃음을 터뜨렸다.어젯밤부터 서울로 사라진 부모님이 뭘 했는지 그는 알지 못했다.하지만 그 역시 여길 떠날 수가 없었다.골치 아픈 일보다는 구경민의 목숨이 더 중요했다.물론 부소경의 마음 깊은 곳에서는 반호영을 걱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소한 반호영은 살아 있지 않은가.부소경은 자고 있는 구경민을 힐끗 바라보았다.병상 위의 남자는 여전히 인상을 쓰고 있었다.“윤희… 고윤희….”부소경은 어떻게 이 친구를 설득해야 할지 막막했다. 옆에 있던 사람의 소중함을 몰랐다고 그를 탓해야 할까?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신세희를 찾아 6년을 돌아다닐 때, 그도 같은 절망을 느꼈고 아무런 단서를 찾지 못했을 때 그 역시 무너진 적 있었다.그래서 이런 말로 구경민을 자극하고 싶지는 않았다.그리고 구경민과 고윤희가 과연 재결합에 성공할지조차 알 수 없었다.그가 할 수 있는 건 이 소중한 친구가 빨리 정신을 차릴 때까지 옆에서 지켜주는 것뿐이었다.구경민이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오후 네 시가 넘은 시각이었다.긴 잠에서 깬 구경민은 여전히 창백하고 피곤해 보였지만 전보다는 멀쩡해 보였다.“어떻게 왔어?”구경민이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그가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건 자신의 별장에서 가정부들에게 아무도 들이지 말라고 하고 술을 마셨던 기억뿐이었다.그는 구씨 가문의 그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았다.그의 아버지,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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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9화

그녀는 여전히 배려심이 많았고 내숭을 떨거나 기괴하게 애교를 부리지 않았다. 그저 부드러운 표정으로 여느 때처럼 그를 보살펴 주었다.고윤희가 가장 자주 했던 말이 그거였다.“난 당신의 충실한 가정부가 될 거야. 당신이 아무 걱정 없이 밖에서 일만 할 수 있도록 내조를 잘할게. 당신에게 내가 필요 없어지면 한 마디만 해줘. 그러면 알아서 떠날게.”그리고 그녀는 정말로 사라졌다.하지만 그는 그녀에게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겨 버렸다.“정말 지독한 여자야! 나한테 잡히기만 해! 절대 쉽게 용서하지 않을 거야!”갑자기 구경민이 중얼거리듯 한마디 했다.마침 안으로 들어선 신세희는 그 말을 듣고 냉소를 지었다.“어쩜 지금도 윤희 언니한테 그런 말투로 말해요? 그럴 줄 알았으면 꽃은 안 사오는 건데.”“엄마, 꽃은 내가 고른 거잖아.”옆에 있던 신유리가 끼어들었다.신세희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신유리를 흘겨보았고 신유리는 귀엽게 혀를 홀랑 내밀었다.아이는 구경민이 싫지 않았다. 고윤희가 집을 나간 뒤로 신유리도 구경민을 탓하기는 했지만 아빠랑 가장 친한 친구인걸 알기에 아프다는 소리를 듣고 걱정을 많이 했다. 그래서 병원에 오는 길에 꽃을 사서 위로해 주려고 했던 것이다.마침 병원 입구에 꽃집이 있었고 아이는 엄마한테 꽃 좀 사가자고 제안했다.“그 사람은 이런 걸 받을 자격 없어!”신세희가 말했다.신유리는 고개를 갸웃하며 엄마에게 말했다.“엄마, 자격이 없다는 건 무슨 말이야?”“그러니까 구경민 씨는 나쁜 사람이라서 꽃 받을 자격이 없다는 말이야.”신유리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런데 왜 아빠는 그 아저씨한테 그렇게 잘해줘?”“그건….”신세희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말문이 막혔다.“엄마, 왜 말이 없어?”아이는 궁금한 건 못 참겠다는 표정으로 계속 캐물었다.신세희는 우물쭈물하며 대답했다.“아빠가 혼자 해외에 살던 적이 있었는데 생활이 많이 힘들었어. 나중에 네 아빠가 구경민 아저씨를 만났어. 처음에는 아빠가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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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0화

그 말을 들은 구경민이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세희 씨는 윤희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는 거죠?”신세희가 말이 없자 구경민은 기대에 찬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또 말했다.“어디 있는지 알려줘요. 세희 씨, 제발요.”신세희는 미안한 얼굴로 그에게 말했다.“미안해요, 경민 씨. 저도 정말 언니가 어디 있는지 몰라요. 저번에 연락이 왔을 때도 경민 씨한테 말하고 싶지 않았는데 결국 말해서 경민 씨가 그쪽으로 찾아갔잖아요. 물론 발신지역은 엄한 곳이었지만요.”신세희는 한숨을 쉬며 계속해서 말했다.“경민 씨가 언니를 찾고 싶은 마음 저도 이해해요. 저도 언니가 보고 싶어요. 임신한 경험이 있기에 그 상태로 도주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아요! 정말 지옥일 거예요! 그래서 언니를 찾고 싶은 마음은 저도 경민 씨 못지 않아요!”말을 마친 신세희는 구경민의 손에서 꽃다발을 가져다가 꽃병에 꽂았다.구경민은 망연자실한 얼굴로 고개를 떨어뜨렸다.“윤희는 평생 나를 만나고 싶지 않나 봐요. 정말… 그 정도로 나를 증오하는 걸까요?”신세희는 담담하게 구경민을 위로했다.“솔직히 말하면 저번에 언니랑 통화했을 때, 그렇게까지 미워하는 말투는 아니었어요. 오히려 여태 보살펴 줘서 고맙다고 했어요. 하지만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경민 씨의 미움을 사서 경민 씨가 자신을 죽이려고 쫓아다닌다고 했어요.”구경민은 서글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난 그냥 그 여자를 찾고 싶을 뿐인데 그게 그 여자한테는 추격이 되나요?”신세희는 어두운 표정으로 대답했다.“당연하죠!”“그건 생각해 봤어요? 윤희 언니가 집에서 내쫓길 때, 최여진은 언니에게 폭력을 행사했어요. 그 뒤로 한 번 집에 더 돌아간 적 있었는데 그때도 최여진은 폭력을 휘둘렀다고 해요. 언니는 하마터면 맞아서 죽을 뻔했죠. 그리고 자칫 잘못했으면 여러 남자들에게 수모를 당할 뻔도 했고요.”“윤희 언니는 경민 씨가 묵인 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경민 씨가 두렵대요. 자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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