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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5화

“나도 어리고 충동적일 때가 있었어.”

“우리 F그룹은 남성에서 백 년 이상 된 기업이야. 하지만 몇 년 전에 전례 없던 풍파를 맞았지. 계열사들이 육속 파산 신청을 냈어. 난 어쩔 수 없이 네 아빠랑 운명을 같이 해야 했어.”

“막다른 골목에 도달했을 때 내가 네 아버지한테 네 엄마를 꼬시라고 제안했어. 가성섬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였지.”

“그룹 각도에서 보면 회사를 살리기 위해 한 사람의 희생 쯤은 아무것도 아니었어. 회사가 망하면 수만 명의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잖아.”

반호영은 조용히 그녀의 말을 들었다.

“네 엄마한테는 내가 잔인하고 몹쓸 여자였지만 그룹 입장에서는 어땠을까?”

“난 네 아버지와 함께 힘을 합쳐 곤경에서 그룹을 구했어! 네 엄마한테 나는 나쁜 사람이었지만 난 F그룹에 거대한 공을 세웠어.”

“F그룹이 지금의 번영이 있기 까지 내 공로도 있다는 말이야. 하지만 내 아들들은 전부 소경이의 손에 죽었어.”

“하지만 난 더 이상 서른 살의 그때로 돌아갈 수 없어. 난 이제 더 싸울 힘도 남아 있지 않아. 아들을 잃은 나는 그냥 고독한 노인일 뿐이야.”

“나한테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어. 네 아빠와 함께 외롭게 늙어가거나 너를 다시 재기할 수 있게 돕는 거. 네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나와 네 아빠도 의지할 곳이 생기잖아. 네 형은 우리를 극도로 싫어하니까.”

반호영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우리 엄마와 우리에게 그런 짓을 했는데 당연히 싫어하지! 당신을 여태 살려둔 것만 해도 형은 많이 참은 거야! 부성웅 때문이었겠지! 형만 당신을 싫어하고 난 당신을 좋아할 것 같아?”

진문옥은 화를 내는 대신 부드럽게 말했다.

“호영아,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딱 하나야. 넌 아직 서른이고 미래가 창창해. 네가 말한 것처럼 넌 이미 우리한테 납치당해서 여기까지 왔으니 죽음까지 각오했을 거야. 그럼 한 번 도박해 보는 것도 좋지 않아? 네 아빠와 내가 어떻게 너를 다시 재기시킬지 도박에 맡기는 거야.”

반호영은 오래도록 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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