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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9화

그녀는 여전히 배려심이 많았고 내숭을 떨거나 기괴하게 애교를 부리지 않았다. 그저 부드러운 표정으로 여느 때처럼 그를 보살펴 주었다.

고윤희가 가장 자주 했던 말이 그거였다.

“난 당신의 충실한 가정부가 될 거야. 당신이 아무 걱정 없이 밖에서 일만 할 수 있도록 내조를 잘할게. 당신에게 내가 필요 없어지면 한 마디만 해줘. 그러면 알아서 떠날게.”

그리고 그녀는 정말로 사라졌다.

하지만 그는 그녀에게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겨 버렸다.

“정말 지독한 여자야! 나한테 잡히기만 해! 절대 쉽게 용서하지 않을 거야!”

갑자기 구경민이 중얼거리듯 한마디 했다.

마침 안으로 들어선 신세희는 그 말을 듣고 냉소를 지었다.

“어쩜 지금도 윤희 언니한테 그런 말투로 말해요? 그럴 줄 알았으면 꽃은 안 사오는 건데.”

“엄마, 꽃은 내가 고른 거잖아.”

옆에 있던 신유리가 끼어들었다.

신세희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신유리를 흘겨보았고 신유리는 귀엽게 혀를 홀랑 내밀었다.

아이는 구경민이 싫지 않았다. 고윤희가 집을 나간 뒤로 신유리도 구경민을 탓하기는 했지만 아빠랑 가장 친한 친구인걸 알기에 아프다는 소리를 듣고 걱정을 많이 했다. 그래서 병원에 오는 길에 꽃을 사서 위로해 주려고 했던 것이다.

마침 병원 입구에 꽃집이 있었고 아이는 엄마한테 꽃 좀 사가자고 제안했다.

“그 사람은 이런 걸 받을 자격 없어!”

신세희가 말했다.

신유리는 고개를 갸웃하며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자격이 없다는 건 무슨 말이야?”

“그러니까 구경민 씨는 나쁜 사람이라서 꽃 받을 자격이 없다는 말이야.”

신유리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런데 왜 아빠는 그 아저씨한테 그렇게 잘해줘?”

“그건….”

신세희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말문이 막혔다.

“엄마, 왜 말이 없어?”

아이는 궁금한 건 못 참겠다는 표정으로 계속 캐물었다.

신세희는 우물쭈물하며 대답했다.

“아빠가 혼자 해외에 살던 적이 있었는데 생활이 많이 힘들었어. 나중에 네 아빠가 구경민 아저씨를 만났어. 처음에는 아빠가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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