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민이 고윤희를 놓아주지 않겠다는 말에 신세희는 화가 치밀었다.“구경민 씨는 정말 사람도 아니에요!”6살 난 신유리도 눈물이 그렁그렁 한 눈으로 구경민을 쳐다보았다.“삼촌! 윤희 이모가 하는 말 삼촌도 들었잖아! 이모가 이제 삼촌이 싫다는데 왜 붙잡고 있어?”“삼촌 나빠!”구경민은 부소경을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소경아…”하지만 부소경은 그의 말을 듣고 싶지 않은 듯 고개를 돌렸다.“구경민, 그만해. 윤희와 너의 그동안 정을 생각해서라도 이제 그만 놓아줘. 가난해도 행복하다잖아.”지금 구경민의 마음을 이해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구경민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하! 나 구경민이야! 그런 내가 여자 하나 때문에 아까운 시간을 낭비했어! 여자 하나뿐이야. 나한테는 그저 우리 집에서 고용한 하인일 뿐이야.”“돌아오고 싶지 않다면 오지 말라고 해!”“나도 귀찮아.”신세희는 믿기지 않는 얼굴로 물었다.“구경민 씨… 지금 하는 말 진심이에요?”“네! 진심이에요!”그리고 이불을 바닥에 던지고 침대에서 내려왔다.“구경민, 너…”구경민은 부소경을 흘겨보며 말했다.“소경아, 그동안 나를 대신해 업무를 도와줘서 고마워.”“친구끼리 그런 말 하지 않아도 돼.”“나 더 이상 병원에 누워있지 않을래. 서울에 가서 빨리 남은 업무도 처리해야지.”“너 아픈 건…”구경민은 쓴웃음을 지었다.“술병이 났을 뿐이야. 이제 열도 내렸으니 괜찮아. 이까짓 술병 아무것도 아니야.”“다 나았어!”구경민은 바로 병실을 나섰다.신세희는 부소경을 돌아보며 말했다.“구경민 씨… 좀 이상한 것 같지 않아요?”부소경은 6년 전 신세희를 찾던 자신이 생각났다.신세희가 죽었으면 시체라도 눈앞에 보여야 포기할 수 있을 것 같았다.남자는 자신이 한 번 마음먹은 일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하지만 부소경은 신세희의 말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구경민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두 사람이 시작한 일은 두 사람이 끝을 보아야 한다. 속마음을 모두
전화기 너머 서진희는 웃음을 터뜨렸다.“우리 똥강아지, 할머니한테 아부도 할 줄 알아?”“히히, 할머니 아니에요.”“그래, 그래. 우리 유리 언제 할머니 집에 오고 싶어? 할머니도 빨리 유리가 할머니 집에 왔으면 좋겠어.”“엄마랑 아빠한테 말해볼게요.”신유리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유리야, 엄마는 뭐해?”“지금 내 옆에 있어요.”신유리는 바로 휴대폰을 신세희에게 건넸다.“엄마, 오늘 엄마한테 가고 싶었는데 시간이 나지 않았어. 소경 씨 친구가 병원에 입원해서 우리가 돌봐야 해서 도무지 시간이 나지 않았어. 엄마 몸은 좀 괜찮아?”서진희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세희야, 걱정하지 마. 엄마는 항상 우리 딸 편이야. 우리 딸 밖에서 힘든 일이 생기면 바로 엄마한테 달려와. 알았지?”“그리고, 엄마가 너한테 할 말이 있어.”“뭔데?”“앞으로 소경이랑 작은 일이라도 함께 고민하고 헤쳐나가야 돼. 알았지?”서진희는 신세희를 달래며 말했다.그러자 신세희의 두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겨우 눈물을 참은 그녀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응, 알겠어.”“소경이가 너를 많이 아껴주고 있어. 엄마 눈에는 보여. 6년 동안 마음이 변하지 않은 남자니까 충분히 믿어도 돼. 두 사람 서로 아끼며 많이 사랑해야 돼. 알았지?”“응, 엄마. 고마워.”“그래, 얼른 가서 쉬어.”“응, 엄마도 잘 자.”“그래.”전화를 끊은 뒤, 신세희는 부소경을 돌아보았다.“여보, 서씨 기업을 다시 되찾았다는 말을 왜 저한테 하지 않았어요?”부소경이 입을 열기 전에, 그의 곁에 있는 신유리가 팔짱을 끼며 말했다.“그렇게 큰일을 어떻게 먼저 말하고 다녀? 그러다 삼촌의 사촌 형이 재산을 숨기거나 빼돌리면 더 큰일 아니야?”“요 꼬맹이가!”신세희는 신유리의 작은 이마를 톡 쳤다.“신유리, 너 언제부터 아빠랑 가까운 사이가 됐어? 할아버지 집에서 아빠를 버리고 엄마를 선택했던 일은 잊은 거야?”신유리는 바로 부소경의 목을 끌어안고 품에 안겼다.“동생
매혹적인 신세희의 몸매에 남자는 몸이 불끈 달아올랐다.신세희가 먼저 그를 유혹한 건 오늘이 처음이다.남자의 빨갛게 달아오른 귀를 발견한 신세희는 쑥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두 팔을 남자의 목에 감았다.“빨리 침대로 가요.”부소경은 신세희가 자시만의 방식으로 사과를 하고 마음을 돌리려는 것을 알고 있다.두 사람에게 완벽하고 황홀한 밤이었고 그동안 쌓은 피로와 걱정이 순식간에 날아가는 순간이다.다음날, 잠에서 깬 부소경의 눈 밑에는 다크서클이 있었고, 신세희의 얼굴은 광채가 났다.화요일은 월요일보다 조금 한가한 하루다.그동안 업무에 소홀했던 신세희는 아침 일찍 일어나 반찬을 준비하고 밥을 먹은 뒤 세 사람은 함께 집을 나섰다.평소와 같이 신세희는 제일 먼저 신유리를 어린이집에 등원 시켰다.어린이집에 도착하자 아침 일찍 아이들을 등원시키는 부모들과 마주쳤다.“유리 엄마, 고상은 엄마가 유리 엄마를 괴롭히기 위해 찾아왔다면서요?”서수진 엄마가 제일 먼저 다가와 말했다. 그러자 다른 학부모들도 묻고 싶은 것이 많은 표정으로 다가왔다.신세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싱긋 웃었다.“네, 고마워요. 어머님들 아니었으면 저는 정말 착한 사람인 줄 알았을 거예요. 목적을 갖고 우리 딸한테 접근할 줄 누가 알았겠어요.”서수진 엄마는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요즘 싱글맘들이 얼마나 무서운지 몰라요. 돈 많은 남자를 만나 한방에 인생을 펼 계획을 하고 있으니. 이런 여자들은 어디에나 있어요. 연기는 또 얼마나 잘하는지 연기자를 해도 되겠어요.”“맞아요.”“하지만, 연기는 결국 연기일 뿐이에요. 고소정처럼 언젠가는 꼬리 드러나게 되어 있죠. 아무리 도도한 척해도 결국 우리한테 딱 잡혔잖아요.”한참 후, 신세희가 말했다.“네, 다들 조심해야 해요.”“집에 있는 남자들부터 잘 잡아야 해요. 그래야 다른 여자들이 틈을 비집고 들어올 수 없죠.”“그니까요, 유리 엄마 말이 맞아요.”신세희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남자를 너무 꽉 쥐고 있으면 안 돼요. 남자
업무에 오전을 바삐 보낸 신세희는 물 한 모금 마실 시간도 없었다. 점심시간이 되자 누군가 그녀에게 커피를 건넸다.깜짝 놀란 신세희가 머리를 들자 엄선희가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세희 씨, 아주 그냥 업무만 하는 기계가 되겠어.”신세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나는 선희 씨랑 달라. 우리 집엔 아직 내가 먹여 살려야 하는 아이가 있어. 그리고 내가 디자인을 예쁘게 해야 너의 남편도 더 많은 계약을 하지! 사모님과 나는 다른 운명이야. 너는 사모님, 나는 착실한 월급쟁이!”“풉…”엄선희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너 같은 월급쟁이가 어디 있어?”엄선희가 물었다.“왜?”“왼쪽에 있는 사모님은 커피 심부름을 하고, 오른쪽에 있는 사모님은 월급쟁이의 서류를 정리하고. 우리 여왕님 분부만 하세요.”신세희는 고개를 돌려 민정아를 쳐다보았다.자신의 업무를 도와주느라 민정아는 엄선희도 쳐다보지 않고 서류에 집중했다.엄선희의 말에 민정아는 그제야 천천히 고개를 들며 물었다.“두 사람 지금 뭐 해?”그리고 책상 위에 놓인 커피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어머, 커피가 제발로 여기까지 왔나?”신세희는 그녀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엄선희는 커피를 손에 쥐고 소리를 질렀다.“정아 씨, 눈 크게 뜨고 봐! 커피는 내가 사 왔어! 발이 달리지 않았다고! 구서준도 아닌 나야! 내가 직접 커피를 배달해 왔다고!”신세희는 웃음을 터뜨리고 엄선희의 엉덩이를 토닥거렸다.“어이구, 화내지 마, 오늘은 내가 쏠게. 스테이크 어때?”엄선희는 그제야 커피를 다시 책상 위에 놓으며 말했다.“그래, 좋은 선택이야.”세 사람은 스테이크를 먹으며 주말에 있은 일을 말했다.민정아가 먼저 말했다.“우리가 저번에 쇼핑몰에서 만났던 그 여자, 역시나 너를 목적으로 온 게 맞아. 주말에 아주 큰 소동을 벌였다며?”엄선희는 눈을 희번덕하고 민정아를 보며 말했다.“내가 말했잖아!”민정아는 고개를 끄덕거렸다.“그래, 선희 말이 맞아. 세희 씨, 대체 무슨 일이야? 일주일
거실 소파에 기대앉은 최여진은 아무렇지 않은 척 웃으며 말했다.“왜? 싫어?”신세희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싫어! 당장 나가! 여긴 우리 집이야! 당장 꺼지라고!”신세희는 더욱 화를 내며 말했다.부소경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의 가족들도 함께 용납하기로 했다. 부소경은 오늘 부씨 저택에 오지 않겠다고 했다.하지만 신세희가 그를 달래며 말했다.“그래도 소경 씨 아버지잖아요. 지금 소경 씨가 이끌어가고 있는 F 그룹도 아버지가 힘들게 세운 회사에요. 그러니까 우린 아버지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요.”그녀의 권유에 부소경은 하는 수없이 그녀와 함께 저택으로 향했다.함께 간단한 저녁식사를 하며 서울에 무슨 일로 갔는지 물어보려던 참이었다. 하지만 최여진이 거실에 있자 두 사람은 바로 미간을 찌푸렸다.윤희 언니를 괴롭히고 죽이려고 한 사람이 바로 최여진이다! “네가 왜 여기에 있어? 누가 너를 초대했다고 이 집에 들어와!”최여진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신세희가 최여진을 더욱 세게 몰아붙였다.“나다.”그때, 부성웅이 뒤에서 나타나 말했다.신세희는 평온한 표정의 부성웅을 쳐다보며 물었다.“아버님, 이 여자가 누구인지 아세요? 누구인지 알고 집에 들이신 거예요?”부성웅은 여전히 담담한 목소리였다.“세희야, 지난번에 있은 일은 내가 사과하마.”부성웅이 먼저 사과를 하는 일은 극히 드문 일이었기에 신세희는 깜짝 놀랐다.“아버님, 어떻게…”신세희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부소경을 쳐다보았다.“저번에 있은 일은 내가 너를 오해했어. 나도 가성 섬에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됐어. 30년 전, 내가 큰 실수를 저질러 정말 미안해.”부소경도 깜짝 놀란 얼굴로 부성웅을 쳐다보았다.그제야 외부인인 최여진의 앞에서 쓸데없는 말을 많이 했다는 걸 알아차린 부성웅은 바로 최여진을 앞에 내세우며 말했다.“얼마 전, 화병으로 인한 두통이 심해 여러 의사를 만나러 다녔어. 두통이 너무 심하던 참에 서울에 있는 최씨 어르신이 침을 잘 놓는다는 말을 듣고 나와
부소경은 눈살을 찌푸렸다.“무슨 말이에요?”“반씨 가문의 넷째 반호영, 나와 네 엄마의 자식이자 너의 쌍둥이 동생 맞지. 주말에 너의 엄마 무덤에서 반호영을 만났어.”“지금 어디 있어요!”부성웅은 부소경의 비위를 맞추며 말했다.“소경아, 그 애가 너의 엄마 무덤 앞에서 술에 취해 쓰러져 있는 걸 너의 큰엄마가 살렸어. 너의 큰엄마가 아니었으면 죽었을지도 몰라.”“내 동생은 내가 잘 알아요!”“반호영은 유일한 내 가족이에요! 내가 얼마나 힘들게 찾고 있는데… 죽는 것도 무서워하지 않는 사람이라 그동안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했어요. 엄마 무덤 앞에 쓰러져 있는 걸 발견했으면서 왜 저한테 연락하지 않았어요?”“소경아… 너 지금 뭐라고?”“저의 유일한 가족이에요!”부소경은 쌀쌀맞은 말투로 말했다.“F 그룹이 아버지와 큰어머니가 이끈 회사라 하여도 그 회사를 이끌 사람은 이제 저와 호영이뿐이에요. 호영이도 아버지 친자식 아닌가요? 그러니까 호영이도 회사의 지분 절반은 가져야 해요.”“반호영 지금 어디 있어요?”부성웅은 갑자기 눈물을 흘렸다.“네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미리 알았다면 나도 호영이를 다른 곳으로 보내지 않았어.”부성웅은 더욱 서글프게 눈물을 흘렸다.“너… 너의 형들과 사촌 형들도 네가 모두 죽였잖아. 네가 얼마나 독한 사람인지 내가 알아. 이제 호영이만 남았어. 아버지는 무서워…”그제야 부성웅의 말을 알아들은 부소경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제가 호영이도 죽일까 봐 그러는 거예요?”부성웅은 대답하지 않았다.“아버지!”부소경은 화를 낼 때만 부성웅을 아버지라 불렀다.“아버지는 제가 저의 형제들을 죽였다는 것만 기억하시겠죠. 하지만 아버지의 아들들이 저를 어떻게 괴롭혔는지 아세요? 햇빛도 없는 방에 저를 가두어 놓고 폭행했을 때, 왜 그때는 그 사람들이 무섭다는 말을 하지 않았어요?”“세희가 아니었으면 저는 이미 7년 전에 죽었을 거예요!”“아버지의 아들들이 저를 괴롭히기 전에 저는 집에 돌아올 생각도 하지 않았
부성웅은 당황한 표정으로 부소경을 쳐다보았다.“호… 호영이 번호가 없는 번호라고 하는데. 소경아 이게 무슨 일이야? 빨리 호영이를 찾아야 하지 않겠어?”살면서 단 한순간도 부성웅을 아버지라고 생각한 적 없다. 그는 어머니의 인생을 망쳤고, 동생과 어머니를 생이별하게 만든 사람이다.어머니를 그에게서 빼앗았고, 한 번도 제대로 된 사랑을 주지 않은 거짓말쟁이다.그는 부성웅을 싫어한다.하지만 70이 넘는 나이의 아버지의 당황한 표정은 처음 보았다.부성웅도 이제 늙었다.이제 더 이상 F 그룹을 이끌고 가성 섬에 있는 그 청년이 아니다.가성 섬에 있은 일도 40년 전의 일이 되었다.지금의 부성웅은 막내아들이 연락이 되지 않아 당황한 채 어쩔 바를 모르는 늙은 아버지의 모습이었다.부성웅의 모습에 부소경은 마음이 아팠다.그는 한 발자국 앞으로 다가가 그의 어깨를 잡으며 말했다.“아버지 정신 좀 차리세요! 서부 나라로 가려면 이틀은 걸려야 해요. 그리고 해외에서 어떻게 국내 번호를 사용할 수 있어요?”부성웅은 바로 고개를 끄덕거렸다.“그래, 그렇지.”부소경은 한숨을 내쉬었다.그의 말에 부성웅은 그제야 환한 미소를 지으며 부소경을 쳐다보았다.“소경아, 나한테 자식이 두 명이나 있어?”“네!”“나한테 아들이 두 명이나 있어.”“호영이는 언제 너처럼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을까?”“너도 빨리 둘째 만들어. 내가 잘 돌봐줄게.”“세희가 우리 집에 돌아온 지도 이제 1년이 지났어. 왜 아직도 임신 소식이 없는 거야? 병원이라도 다녀오는 건 어때? 내가 예약할까?”“회사 업무로 바빠서 그래? 그러면 내가 대신 예약해 줄게. 세희만 검사하는 게 아니라 너도 검사해야 해. 너 그동안 힘들게…”70이 넘는 그의 아버지는 이제 손주 걱정을 하신다.“아버님!”얼굴이 빨개진 신세희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그래 이 아비가 주책이야. 주책이었어.”부성웅은 바로 입을 꾹 닫았다.그리고 바로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부성웅의 인생 헛살지 않았어
최여진은 이제 확실히 알게 되었다. 자신과 구씨 가문의 둘째 삼촌, 그리고 진문옥과 서씨 어르신의 손을 잡으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 것 같다. 이 사람들이 힘을 써주면 구경민과 결혼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최여진의 평생소원은 바로 구경민과의 결혼뿐이다!구경민과 결혼하기 위해 반드시 사람을 잘 골라 지내야 한다. 진문옥과 구씨 가문의 둘째 삼촌의 손을 빌려 쳐내고 싶은 사람들을 쳐내면 반드시 구경민과 결혼할 수 있다.최여진은 바로 진문옥을 달래며 방으로 들어갔다.부소경의 가족들은 부씨 저택에서 함께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갔다. 부성웅은 많이 변해 있었다.그는 너그럽고 부드러워졌지만 진문옥은 오히려 갈수록 독해졌다.하지만 겉으로 티를 내지 않았다.오늘의 식사는 그 어느 때보다 화목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밥을 다 먹은 후, 세 사람은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갔다.집으로 돌아가는 길, 신세희는 부소경의 품에 안겨 말했다.“반호영이 출국한 것도 잘된 일이에요. 아버님이 돈을 마련해 주셨으니 반호영한테도 좋은 기회인 것 같아요. 호영이가 다시 돌아오면 우리도 그때 잘해주면 돼요.”“만약 영원히 돌아오지 않겠다면 더 좋은 일 아니겠어요?”“소경 씨와 호영이, 두 사람 서로 다른 곳에 있는 것도 좋아요. 그러면 싸울 일도 없겠죠?”신세희의 말이 맞다. 반호영은 신세희를 아직도 많이 좋아하니까 돌아오지 않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그러면 두 사람도 기싸움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부소경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신세희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친형제가 함께 지낸다고 해서 꼭 좋은 일만은 아니다. 하물며 두 사람은 어린 시절부터 함께 지낸 사이가 아니기 때문이다.제일 좋은 선택은 바로 두 사람이 떨어져 있는 것이다.시간은 하루하루 흘러 2 주나 지났다.주말이 되자, 세 사람은 함께 서진희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집 부근에 도착하자 신세희는 현관 문 앞에 있는 서씨 어르신을 발견했다.서씨 어르신은 먼발치에서 서진희의 마당을 바라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