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순결을 가져간 남자가 내 남편?의 모든 챕터: 챕터 1421 - 챕터 1430

2823 챕터

제1421화

진문옥이 가당치도 않다는 듯이 말했다.“반씨 가문 사람들 다 못생겼잖아! 키도 작고! 얘 어딜 봐서 반가놈들을 닮았어!”부성웅은 그 말에 반박할 수 없었다.“다시 제대로 봐!”부성웅은 주저하며 고개를 들고 반호영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반호영은 여전히 날뛰고 있었다.“망할 영감! 죽여버리겠어! 이거 놔!”그는 경호원들의 속박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쳤지만 이틀이나 무덤 앞에서 술만 마신 그로서는 그들을 당해낼 힘이 없었다.게다가 술기운 때문에 온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반호영은 사실 계속 살아갈 생각이 없었다. 엄마의 무덤 앞에서 죽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그가 계속 몸부림치면서 그의 머리카락이 흩어졌다.물기를 머금은 머리카락이 그의 이마를 가렸다.검은 머리카락과 창백한 이마가 선명한 대비를 이루었다.선이 고운 날카로운 눈썹과 이글거리는 두 눈, 그 밑으로 조금 야위었기는 했지만 선명한 이목구비가 보였다.부성웅은 흠칫하며 어깨를 떨었다.그가 내뱉듯이 말했다.“소경… 소경이야! 우리가 잘못 봤어! 쟤 반호영이 아니라 내 아들 소경이야!”진문옥은 담담한 표정으로 그에게 말했다.“여보! 당신 너무 화가 나서 이성을 잃었어? 쟤 소경이가 아니라 반호영이야! 당신 아들과 닮은 사람이라고.”“그… 그치! 쟤는 소경이가 아니지. 소경이는 엄마를 더 많이 닮았어! 가끔 숙민이 모습이 보이기도 하니까.”부성웅은 눈물을 닦으며 다급히 말했다.진문옥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여보, 당신 늙어서 옛날 모습들이 잘 기억 안 나지? 자세히 보니까 반호영 저 녀석은 당신 어렸을 때를 많이 닮았어.”“뭐… 뭐라고?”그는 저도 모르게 뒤로 뒷걸음질쳤다.진문옥이 말을 이었다.“이제 알 것 같아. 왜 유리와 소경이, 그리고 신세희랑 서씨 어르신까지 우리한테 반호영이 우릴 공격한 건 신세희랑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말했는지.”“왜 저 자식이 매번 우리를 찾아올 때면 나한테만 손을 대고 당신은 내버려뒀는지 이제 알 것 같아.”“여섯 살 유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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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2화

부성웅은 예상치 못했던 전화에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게다가 전화하자마자 이런 질문이라니.진문옥이 물었다.“누구야?”“신세희.”진문옥은 왜 이 시간에 신세희에게서 전화가 왔는지 단번에 알아차렸다.“여기 없다고 해!”한편 경호원에게 붙잡힌 반호영은 여전히 악을 쓰고 소리지르고 있었다.“내가 누군데? 엄마한테 버림받고 아빠한테까지 인정받지 못한 쓰레기야!”“난 쓰레기야! 어차피 반씨 가문 핏줄도 아니고 남성 부씨 가문 막내아들도 아니라고!”“부성웅! 이 망할 영감! 내가 누구라고 생각해? 세상이 이렇게 큰데 내가 있을 곳은 없어! 반호영 내 자리는 없다고! 아니 난 반씨가 아니지. 부씨인가? 나 부씨 맞아?”“누가 나를 인정해 줬지? 난 성도 물려받지 못한 사생아야! 반씨 가문 자식도 아니고 부씨 가문 핏줄도 아니라고! 난 도대체 누구지?”“부성웅! 오늘 너 죽고 나 죽는 거야! 엄마한테는 나중에 저승에 가서 사과할게!”반호영은 여전히 분노한 표정으로 저주를 퍼붓고 있었다. 깊은 절망과 자괴감, 복합적인 감정이 뒤섞인 표정이었다.그는 아이처럼 울고 소리를 질렀다.“아버님?”수화기 너머로 신세희의 다급한 목소리가 재차 들려왔다.며칠 사이에 고소정 모녀 사건도 있었고 부소경과의 다툼에 오래 못 만난 서시언까지 만나느라 사실 반호영 생각을 할 겨를이 별로 없었다.한 시간 전, 그녀는 부소경과 함께 경찰서를 들렀다.고신걸은 처벌을 받기 전에 고소정을 한 번 만나고 싶어했다.경찰서에 도착하니 고소정과 고신걸은 서로 네가 잘못했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었다. 신세희와 부소경은 조용히 경찰서를 나왔다.그들이 나오기 전, 고소정은 미친듯이 부소경에게 애원했다.“대표님, 한 번만 저에게 기회를 주세요. 저 정말 대표님 사랑해요! 해외에 있을 때부터 대표님이 어떤 분인지 다 알고 있었어요.”“저는 결혼한 적도 없고 명문 대학을 나왔어요. 명분 없는 애인이라도 상관없어요. 대표님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게요. 그러니 제발 저를 경찰서에서 빼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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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3화

“싫어….”고소정은 눈에 뵈는 게 없어 보였다.‘감옥은 안 돼! 싫어! 끔찍해! 그럴 바에야 죽고 말겠어!’이성을 잃은 고소정은 신세희의 팔목을 꼭 잡고 애원했다.“신세희, 제발! 한 번만 봐줘! 부 대표님 옆에서 애인으로 살게 해줘! 내가 너 대신 부 대표님 주변을 처리할게! 평생 부 대표님에게는 우리 둘밖에 없는 거야!”“아니! 넌 정실 부인이고 난 그냥… 일주일에 한번 만날게… 아니지 한 달에 한번이라도 좋아. 그러면 얌전히 너 속 안 썩이고 조용히 살게. 제발!”“네가 허락만 하면 부 대표님의 개가 될게! 걱정하지 마! 어차피 아이 가질 생각도 없어. 그냥 개처럼 부 대표님이 필요할 때 부릴 수 있게 같은 자리에 있을게. 물론 네가 필요한 게 있으면 나한테 시켜도 돼. 그러니까 제발 감옥에만 보내지 마….”신세희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보름 전 신유리의 유치원에서 우연히 마주쳤던 도도하고 아름다운 여자가 맞나 싶었다.아니 세상에 이 정도로 비굴한 사람이 있을까?보름 전의 고소정은 자신이 가장 잘난 사람인 것처럼 굴었다.하지만 지금의 고소정은 염치도 없고 자신이 무슨 말을 내뱉는지도 모르는 것 같았다.신세희는 구역질이 올라왔다.“너… 정말 역겨운 애였구나. 내 귀가 다 썩을 것 같아! 미안한데 난 너처럼 대범하지 못해! 나와 소경 씨 사이에 제3자는 용납 못한다고!”“언젠가 나타난다고 해도 난 하루도 용납하지 못할 거야! 아니 한 시간도!”“소경 씨는 나를 사랑하고 평생 나만 사랑할 거야!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그 사람이 나를 배신하면 난 바로 뒤돌아설 테니까! 난 그 사람과 이혼할 거고 철저히 그를 무시할 거야! 하지만 너는 어떻지?”“넌 소경 씨한테 여자도 아니야! 왜 사람들이 싸구려를 잘 안 사는지 알아? 너 같은 여자는 고신걸도 더러워서 싫다고 할걸!”“네 의도가 뭔지는 알겠어! 감옥에 가기 싫다는 거지?”“하지만 고소정! 사람은 죄를 지었으면 감옥에 가는 게 당연해! 도망친다고 해결되지 않아!”“탓할 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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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4화

“아버님, 다시 한번 물을게요. 어머님 묘지에 반호영 아직도 있어요?”“신세희! 예의 차려! 내가 아니라고 했잖아! 전에 널 오해한 건 맞지만 나 아직 네 시아버지야!”“아버님….”부성웅은 단호하게 그녀의 말을 잘랐다.“내가 납득할만한 이유를 말해줘. 반호영이 왜 네 시엄마 무덤에 찾아온다는 거냐? 이유가 뭐냐고!”“도대체 너희가 나한테 숨기는 게 뭐야!”부성웅이 강하게 나올수록 신세희는 그가 뭔가를 감춘다는 느낌이 들었다.그녀는 전화에 대고 태연하게 말했다.“알겠어요, 아버님! 묘지에 너무 오래 계시지는 마세요. 가을비에 감기 걸리는 사람이 얼마나 많다고요.”“끊어!”전화를 끊은 부성웅은 진문옥을 돌아보며 물었다.“왜 신세희에게 이야기하지 말라고 한 거지?”진문옥은 반호영을 힐끗 보고는 대답했다.“쟤 상태 좀 봐. 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있어?”“쟤 지금 갈 곳이 없다고 했어. 세상에 자신을 용납할 수 있는 곳이 없다면서!”“가성섬은 반씨 가문 거고 남성은 자기 형 거라고 했다고. 자기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면서.”“자기한테 남은 건 치욕뿐이라고 했어.”진문옥이 반호영이 했던 말을 그대로 말하자 부성웅은 짜증스럽게 아내를 흘겨보았다.“왜 저놈이 했던 말을 곧이곧대로 다시 말하는 거야? 지금 상황이 그렇기도 하고. 다 자기 팔자지 뭐!”“그건 아니지! 반호영은 핏줄로 따지면 우리 가문 다섯째야!”진문옥이 말했다.“당신은 무슨 말을 그렇게 해?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해? 왜 어르신이 우리한테 이 일을 비밀로 한 건지 알 것 같아! 당신이었으면 어떻게 했을 것 같아?”“남성 전체가 소경이 거라고 해도 반대할 사람이 없어. 그런데 갑자기 반호영이 나타났어. 이제 어떻게 할까?”부성웅은 갑자기 머리가 지끈거렸다.예전에 반호영이 자신의 아들인 걸 몰랐을 때는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없었다.그런데 자신에게 아들이 한 명 더 있었다니.당연히 기뻤다.하지만 기쁨이 지나가고 현실을 생각하니 막막했다.서른이 넘은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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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5화

진문옥은 과장해서 얘기하지 않았다.“그러니까 여보, 호영이를 아들로 거두게 해줘.”“저 아이가 나를 증오하는 거 알아. 나를 때린 건 괘씸하지만 그게 다 막다른 골목에 이르러서 눈에 뵈는 게 없어서 저지른 짓이라고 생각해. 저 아이는 당신 아들이기도 하잖아. 우리가 모은 적금이나 재산, 그리고 지방에 있는 계열사들을 전부 팔아서 해외에 호영이가 운영할 수 있는 회사를 하나 차려주자. 어떻게 생각해?”진문옥은 간절한 표정으로 남편을 바라보았다.부성웅은 자신의 아내가 이렇게 대범하게 나올 줄은 몰랐다.진문옥은 자조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다 나를 위해서야. 내 아들들은 다 죽었잖아. 난 80세가 되어서 소경이한테 내쫓겨서 길거리에 나앉고 싶지 않아. 그때가 되면 난 어딜 가라고?”말을 마친 진문옥은 눈물을 흘렸다.“아들 하나 생겼다 치지 뭐. 최소한 당신이 있는 한 쟤네가 서로 피 터지게 싸울 일은 없잖아.”“당신 말이 맞아. 그렇게 되면 쌍둥이 형제끼리 죽일 듯이 대립할 일은 없겠지.”잠시 고민하던 부성웅이 말했다.“하지만 우리가 가진 돈은 많지 않아. 소경이가 매달 준 돈으로 생활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지만 호영이를 재기시켜 줄 정도는 아니야.”“당신은 거지지만 난 돈이 있어.”진문옥이 말했다.“당신한테… 무슨 돈이 있어?”“오래 전에 친정에서 준 돈이 있어. 나중에 그분들 돌아가시고 상희나 주려고 계속 가지고 있었는데 걔도 딱히 능력 있는 건 아니잖아. 그럴 거면 호영이 주는 게 낫지.”감격한 부성웅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잇지 못했다.“여보….”진문옥은 그런 남편을 곱지 않게 흘겨보며 말했다.“지금은 그런 얘기할 때가 아니야. 일단 호영이를 데려가자. 아마 세희랑 소경이는 당신 말을 안 믿을 거야. 일단 자리부터 피하자.”“그래.”노부부는 의논을 마친 뒤, 술에 취해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반호영을 데리고 차에 올랐다.그들이 떠나고 30분 후, 신세희와 부소경이 묘지에 도착했다.하지만 묘지에는 꽃다발 하나만 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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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6화

집사가 어두운 표정으로 대답했다.“작은 사모님, 두 분께서 바쁜걸 아셔서 사모님께서 두 분께 사실을 알리지 말라고 하셨습니다.”신세희와 부소경은 집사의 표정을 보고 다급히 물었다.“무슨 일 있어요?”집사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사모님이 좀 편찮으세요. 예전에 그 망나니에게 가슴을 맞아서 그런지 혹이 생긴 것 같아요. 그런데 연세가 있으셔서 그런지 수술해도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사모님은 회장님과 함께 서울에 있는 군병원으로 가셨어요. 거기 최고 흉부외과 의사가 있다고 해서 급히 떠나셨습니다.”부소경과 신세희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이런 일이 있었다니.“일단 알겠어요.”그렇게 그들은 같이 본가로 들어갔다.아니나 다를까, 안에는 부성웅과 진문옥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큰 옛날식 거실 안에는 할아버지인 부태성과 윤혜정 여사가 앉아 있었다.부태성은 1년만 있으면 100세를 맞는다.귀도 잘 안 들리는 상태였고 최근에는 집안 일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그저 때가 되면 식사를 하고 산책하고 졸리면 잠자는 일상을 반복할 뿐이었다.예전처럼 고집을 부리지도 않았다.반면 윤혜정 여사는 요즘 따라 말이 많아졌다.윤혜정 여사와 신세희는 사이가 각별했고 본가에서 신세희에게 가장 잘해준 사람이 윤혜정 여사였다.그만큼 신세희도 윤혜정 여사의 말을 잘 따랐다.“소경아, 세희야. 큰엄마가 너희랑 사이가 별로 안 좋은 건 나도 알아. 하지만 소경이 큰엄마도 본가에서 평생을 살았잖니. 할머니가 비록 팔찌를 너한테 주기는 했지만 사실 순서대로라면 소경이 큰엄마한테 가야 했었어. 하지만 소경이 엄마가 너무 안쓰러워서 세희 너한테 물려준 거야.”말을 마친 노인은 신세희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물었다.“아가, 내 말 이해하지?”신세희는 진솔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 할머니.”“그때는 이 가문에서 입지가 좁은 너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었단다. 그래서 순서 건너뛰고 너한테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가보를 준 거야.”“하지만 이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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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7화

급하게 할아버지, 할머니와 작별인사를 한 뒤, 부소경은 신세희와 함께 본가를 나섰다.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날이 어두워진 뒤였다.거실에서 서시언과 신유리가 신나게 뛰어 놀고 있었다.“외삼촌, 앞으로 엄마 아빠랑 외삼촌이랑 다 우리 집에서 같이 사는 거야?”신유리가 고개를 갸웃하며 서시언에게 물었다.그들은 한 시간 전에 먼저 집으로 돌아왔다. 신유리는 계속 서시언의 품에 안겨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아이에게 외삼촌은 아빠를 제외하고 가장 좋아하는 가족이었다. 외할머니도 이 외삼촌의 자리를 대체할 수 없었다.태어날 때부터 서시언과 같이 생활했고 일 년이나 지나서 다시 만났기에 신유리는 정말 서시언을 각별하게 대했다.서시언이 웃으며 아이에게 물었다.“유리는 외삼촌이 여기 살았으면 좋겠어?”신유리는 주저 없이 대답했다.“당연하지!”말을 마친 아이는 서시언의 품을 빠져 나가 그의 손을 이끌고 방들을 보여주었다.“외삼촌, 이것 좀 봐! 우리 집에 방이 이렇게 많다? 내 방이랑 아빠, 엄마 방을 제외하고 외삼촌이 머물고 싶은 방을 고르면 돼.”아이는 자랑스러운 말투로 서시언에게 말했다.서시언은 가슴 깊은 곳까지 따뜻해지는 것을 느꼈다.“고마워, 유리야. 하지만 외삼촌은 여기서 지낼 수 없어.”신유리가 입을 삐죽이며 물었다.“왜?”“음….”서시언은 곰곰이 생각하고는 대답했다.“여긴 유리네 집이잖아. 유리와 엄마, 아빠가 같이 사는 집이지. 외삼촌은 손님이야. 손님은 놀러 올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여기서 지낼 수는 없어.”말을 마친 그는 유리가 속상해할까 봐 또 한마디 덧붙였다.“하지만 유리 보고 싶을 때마다 자주 올게.”“알았어.”다행히 유리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아이는 서시언의 손을 잡고 거실로 가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다.넓은 거실에서 아이의 천진난만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주방에서 저녁을 준비하던 가정부들도 그 모습을 바라보며 흐뭇하게 웃었다.전씨 아주머니는 이곳에서 10년 이상을 일한 베테랑이었다.그래서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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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8화

“소경아, 나다.”수화기 너머로 구씨 가문 어르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구경민이 어린 나이에 회사에서 자리를 잡게 되면서 사실 그의 아버지 구성림은 은퇴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노인은 거의 외부와 접촉하지 않고 살았는데 이유는 동생 구성훈 때문이었다.구성림과 구성훈은 나이 차이가 열 살 이상 나는 이복형제였다.구성림의 나이 올해 75세, 구성훈은 60세.구성림의 장자인 구경진은 회사에 별로 관심이 없었고 구경민은 그때 나이가 어렸기에 구성림은 동생인 구성훈을 많이 밀어주었다.그런데 구성훈은 권력을 얻고 자리를 얻은 뒤로 구성림의 등에 칼을 꽂았다.그는 구성림이 배신자라고 몰아갔다.구성림은 화병에 쓰러졌지만 이 일을 외부로 알리고 싶지는 않아했다.다행히 최여진의 아버지가 실력이 뛰어난 의사였기에 그는 최여진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그 뒤로 그는 외출도 자제하고 은둔 생활을 시작했다.우울한 날들이 지속되던 중, 아들 구경민이 그에게 활력을 찾아주었다.막내인 구경민은 경영 쪽에서 탁월한 재능을 보여주었다.몇 년 사이에 구경민은 회사의 잔가지들을 처리하고 서울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구경민은 한 번도 아버지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그는 구성훈에게 큰집의 위력을 보여 주었고 그때부터 구성훈도 감히 구경민에게 반기를 들지 못했다.그 뒤로 몇 년 사이에 구경민은 삼촌을 제치고 서울에서 가장 뛰어난 오너라는 칭호를 가지게 되었다. 그때부터 서울에서 구경민을 막을 자는 아무도 없어 보였다.아들이 이렇게 잘나가니 구성림도 편한 나날을 보낼 수 있었다.그에게 유일한 걱정거리가 하나 있다면 그건 아마 막내아들의 혼사였다.서울 구씨 가문과 최씨 가문은 대대로 유대 관계를 쌓아온 가문이었다. 구경민도 어릴 때부터 최여진을 좋아했고 그들은 두 사람이 앞으로 결혼하게 될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최여진은 성인이 된 뒤로 비뚤어지더니 갑자기 해외 여행을 하겠다며 훌쩍 떠나버렸다.그렇게 구경민은 최여진을 10년이나 기다렸다.다행히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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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9화

부소경은 침착한 목소리로 그에게 물었다.“아저씨, 경민이한테 무슨 일 있어요?”사실 그 역시 생사를 같이 한 친구를 걱정하고 있었다.하지만 주말에 고가령 모녀가 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구경민에게 어떻게 지내는지 연락할 겨를도 없었다.그런 상황에서 구성림의 전화를 받으니 부소경도 구경민이 걱정됐다.수화기 너머로 노인의 한숨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소경아, 경민이가 사는 별장에 한번 가봐. 뭐 하고 있는지 한번 확인해 줘. 정말 걱정돼서 미칠 것 같아.”노인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부소경은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알겠어요. 지금 가볼게요.”전화를 끊은 뒤, 그는 신세희와 눈을 맞추었다.그의 마음을 알기에 신세희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아버님, 어머님이 정말 어디 아파서 서울에 가신 걸 수도 있잖아요. 게다가 그 나이에 설마 이상한 일을 하겠어요? 먼저 경민 씨한테 같이 가봐요.”사실 신세희 역시 구경민을 걱정하고 있었다.부소경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래.”부부는 저녁도 먹지 못하고 바로 구경민의 거처로 향했다.산기슭에 위치한 별장은 부소경이 있는 시내와 대략 50분 거리였다. 목적지에 도착한 신세희가 초인종을 눌렀고 가정부는 부소경과 신세희를 보고 바로 문을 열어주었다.“부 대표님, 전에 작은 도련님도 오셨는데 글쎄 우리 대표님이 문을 열어주지 말라는 거예요. 우리도 지시를 거절할 수 없어서 얼마나 난감했는데요. 잘 오셨어요. 대표님은 지금 3일 째 술만 마시고 계세요. 열도 좀 나는 것 같은데….”그 말을 들은 부소경은 바로 침실로 달려갔다.침실은 돼지우리처럼 어질러져 있었고 구경민은 침대에 누워 있었다.방에서 역한 알코올 냄새가 진동했다.부소경은 구경민의 멱살을 잡아서 일으킨 뒤, 억지로 거실로 끌고 나왔다.“소경아, 나 좀 내버려둬….”부소경은 가정부에게서 체온계를 건네 받아 체온을 측정했다. 아니나 다를까, 열이 39도까지 오른 상태였다.남자는 힘껏 구소경의 뺨을 쳤다.“살기 싫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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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0화

최여진은 최근 구성훈의 집에서 손님으로 잠시 머물고 있었다.구경민과 결혼한다고 며칠 전 부모님과 크게 다퉜기 때문이었다.그녀의 부모도 그녀를 말렸지만 최여진의 고집을 이길 수 없었고 최여진은 홧김에 구성훈의 집에 와버렸다.최씨 가문은 원래 구씨 가문과 사이가 좋았다.최여진은 예전에 구성훈이 아닌 구성림과 더 친하게 지냈다.구경민이 최여진과 파혼한 뒤로 서울에는 흉흉한 소문이 퍼졌다. 사람들은 최여진이 불쌍하다며 구경민을 비난했다.그 중에서도 가장 최여진을 안타깝다고 한 사람이 구자현이었다.구자현과 최여진은 지금도 친근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그래서 구자현은 언니와 형부 때문에 남성에 가면서도 최여진을 자신의 본가에 머무르도록 도왔다.구성훈의 집에서 나름 쾌적한 생활을 하던 최여진은 이곳에서 뜻밖의 사람을 만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지금 반호영은 이미 술이 다 깬 상태였다.하지만 부성웅이 그의 두 손을 꽁꽁 묶었기에 도망가거나 폭력을 휘두를 수는 없었다.최여진을 본 반호영이 코웃음 치며 물었다.“너 날 알아?”“설마 너도 나한테 복수하려는 거야? 괜찮아. 어차피 난 잃을 게 없으니까.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해봐!”반호영은 자신이 곧 죽을 거라 생각했다.심지어 자신이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된 사이, 부성웅과 진문옥이 자신을 서울로 데려왔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그가 기억하는 마지막 순간은 환하게 웃고 있던 엄마의 모습이었다.그는 슬픔을 이기지 못해 대량의 술을 마셨고 악몽을 꾸었다.그래서 자신이 어떻게 이 낯선 곳에 오게 됐는지 이 낯선 여자가 왜 자신을 보고 아는 척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반호영은 이제 부성웅에게 잡혔으니 부성웅이 자신을 고문해 죽일 거라고 생각했다.사실 더 살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그래서 남성에 올라왔을 때, 닥치는 대로 때리고 부수고 행패를 부렸다.그는 차가운 말투로 최여진에게 말했다.“때리고 싶으면 빨리 때려! 하지만 생각 잘 하고 행동해! 나한테 가까이 오면 발로 네 갈비뼈를 부러뜨릴지도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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