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세쌍둥이가 CEO 아빠 유괴하기?: Chapter 281 - Chapter 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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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1화

정유진은 그 말을 듣고 긴장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희영 언니, 반 대표님은 왜 성연 언니를 만나려는 거예요? 설마 성연 언니가 부정행위를 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죠?”희영은 머쓱하게 웃었다.“당연히 아니지. 걱정하지 마.”희영은 강성연을 데리고 사무실로 향했다. 문을 여니 반지훈이 다리를 꼰 채로 소파에 앉아있었고 희호와 서영유도 함께였다.강성연이 나타나자 반지훈은 두 사람에게 덤덤히 말했다.“먼저 나가 있어.”몸을 돌린 서영유는 어두워진 얼굴로 강성연을 힐끗 보고는 자리를 떴다.마지막으로 나간 희영은 사무실 문을 닫았고 사무실 안에는 두 사람만 남았다.“왜 그렇게 멀리 떨어져 서 있어?”반지훈은 눈을 가늘게 뜨면서 자신의 옆자리를 톡톡 쳤다.“여기 앉아.”“싫어요. 여기는 훈련 캠프예요. 사람도 많은데 누가 보면 어쩌려고요.”강성연의 거절에 반지훈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는 강성연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말했다.“네가 올래 아니면 내가 안아서 여기까지 모셔다줄까?”“...”소파 앞에 서니 반지훈이 손을 뻗어 그녀를 품에 안았다. 강성연은 흠칫하더니 버둥거리며 말했다.“이거 놔요...”“아직도 화 안 풀렸어?”반지훈은 그녀의 허리를 단단히 잡은 채로 그녀를 품에 안고 그녀의 쇄골에 얼굴을 파묻었다. 말할 때마다 숨결이 닿아 간지러웠다.“반지 일 알아냈어.”“성연아, 그 반지는 내가 사과의 의미로 너에게 줄 선물이었어.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 서영유에게 물은 거야.”강성연은 시선을 내리뜨린 채로 꾹 다물었던 입을 천천히 열었다. 그녀는 다소 불만스러운 어투로 말했다.“왜 그 사람한테 물은 거예요?”“난... 여자들 안목은 다 비슷한 줄 알았지.”반지훈은 오히려 머쓱해졌다.여자에게 선물을 해 본 적이 없어 여자들이 어떤 걸 좋아하는지 몰랐다. 주얼리를 선물해주자니 디자이너인 강성연이 그보다 더 주얼리를 잘 알았다.그러니 그에게는 꽤 어려운 문제였다.“...”진지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반지훈의 표정과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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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2화

반지훈은 갑자기 그녀가 입고 있던 딱 달라붙는 옷을 벗겼다.그의 눈빛이 어둡게 변했다. 그는 혀로 볼을 부풀리면서 무언가를 고민했다. 불길한 예감이 든 강성연은 얼른 도망치려고 했으나 그의 몸에 깔려 소파 위에 눕게 됐다....강성연은 외투를 걸친 채로 다급히 숙소로 돌아갔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가는 길에 서영유와 현지를 만났다.서영유는 강성연의 두 볼이 발갛고 머리카락이 살짝 흐트러져 있으며 외투로 자신을 감싸고 있는 걸 보고는 반지훈을 만나러 가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서영유의 눈동자에 드리워졌던 원망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아직은 때가 아니었으니 손을 쓸 수 없었다.현지는 원래도 강성연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고 심지어 강성연은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따냈다. 그녀가 수상쩍은 모습으로 돌아오자 현지는 비아냥거렸다.“흥, 또 어떤 남자랑 같이 뒹굴다가 왔나 보네?”강성연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현지를 깔끔히 무시한 그녀는 서영유를 힐끗 보고는 자리를 뜨려고 했다.무시당한 현지는 서영유가 있어서 간이 커졌는지 강성연의 외투를 잡았다.외투가 잡아당겨지자 목이 얼룩덜룩한 것이 보였다.서영유는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항상 냉담하고 고고해 보이던 반지훈에게 이렇게 탐욕스러운 면이 있을 줄은 몰랐다.현지는 그 모습을 보더니 경멸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하, 이럴 줄 알았어. 정말 천박해. 역시 남자랑 뒹굴다가 온 거 맞네. 훈련 캠프에서 이런 짓을 하다니, 정말 음탕해!”“현지 씨는 아는 단어가 없나 봐요? 말끝마다 천박하다, 천박하다 하는데 누굴 말하는 거죠?”강성연이 그녀를 향해 웃어 보였다.“당연히 너지. 못 알아듣는 척하네?”현지는 씩씩거리면서 그녀를 노려보았다.강성연은 또 웃었다.“그래요, 알겠어요. 천박한 사람이 날 욕한다는 거죠, 알겠어요.”현지는 강성연이 교묘하게 말을 바꾸자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날 욕하는 거야?”어떤 사람들은 상처가 사라지면 고통을 잊는다. 현지는 강성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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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3화

서영유의 안색이 살짝 달라졌다. 현지는 정말 입이 쌌다. 평소에 다른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말했다면 체면이 섰겠지만 강성연의 앞에서 그런 말을 하는 건 서영유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것과 다름없었다.현지는 서영유의 표정 변화를 알아채지 못했는지 강성연을 사납게 노려보며 말했다.“네가 아무리 대단하면 뭐 어때? 반 대표님은 지금 훈련 캠프에 계셔. 감히 또 날 때린다면...”“짝!”또 한 번 뺨을 맞자 현지는 완전히 넋이 나갔다. 감히 날 때리다니!강성연은 씩 웃었다.“왜요? 서영유 씨한테 부탁해서 반지훈 씨라도 불러올 생각인가요? 오늘 확실히 말해둘게요. 반지훈 씨가 여기 있다고 해도 때릴 거예요. 어디 한 번 시험해 봐요.”“너... 너...”현지는 말문이 막혔다. 강성연은 대체 뭘 믿고 이렇게 거만을 떠는 걸까?“평소에도 지금처럼 말을 못 했으면 맞을 일도 없었을 텐데.”강성연은 가볍게 웃었다.그녀는 서영유에게 시선을 옮겼다.“서영유 씨도 그렇게 생각하죠?”서영유는 줄곧 눈동자에 한기를 숨기고 있었다. 그녀는 덤덤히 웃으며 말했다.“강성연 씨는 똑똑한 분이죠. 하지만 훈련 캠프의 규칙은 지켜야 해요.”강성연은 그녀의 말뜻을 이해했다. 훈련 캠프에서는 괜히 반지훈 얘기를 꺼내지 말고 얌전히 있으라는 뜻이었다.강성연은 코웃음을 쳤다.“규칙은 당연히 지켜야죠. 그런데 누가 먼저 선 넘는 행동을 했는지 따져야 하지 않겠어요? 상대가 먼저 날 건드리지 않는 이상 내가 먼저 건드릴 일은 없어요. 상대가 먼저 시비를 걸었다면... 참고 있을 수는 없죠.”강성연은 그들을 힐끗 보고는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서영유는 멀어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눈을 사납게 치켜떴다.숙소로 돌아온 강성연은 침대 위에 파란색 장미 꽃다발과 비싼 영양제가 놓여있는 걸 보았다.그녀가 의아해하고 있을 때 정유진이 웃으면서 그녀의 옆에 섰다.“어때요? 깜짝 놀랐죠?”강성연은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 꽃다발과 영양제라니, 반지훈이 줄 법한 물건들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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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4화

희호는 의아한 얼굴로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 왜 갑자기 이 얘기를 꺼내는 걸까?서영유는 희호가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하게 그의 시선을 마주하며 말했다.“맨주먹으로 격투하는 것이니 강성연 씨가 상대보다 약한 건 자연스러운 일이죠. 하지만 체격 시험은 원래 실력을 봐야 하는 거잖아요?”희호는 그녀의 말을 듣고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반지훈의 할아버지는 수염을 만지작거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반지훈의 아버지는 미간을 구겼다.“반지가 어떻게 무기가 된다는 말이냐?”서영유는 신중한 표정으로 설명했다.“강성연 씨가 끼고 있던 반지는 보통 반지가 아니에요. 호신용품인 데다가 날카로운 무언가가 숨겨져 있었어요. 피를 볼 수 있는 물건이죠.”반지훈의 아버지는 고민에 빠진 듯 뜸을 들였다.희호는 살짝 의아했다.“그러니까 그 반지는 호신용품이기도 하지만 사람을 다치게 할 수도 있다는 건가요?”어쩐지 하정윤이 그날 강성연이 반지로 자신을 상처입혔다고 하던데, 그렇다면 강성연이 진짜 부정행위를 했다는 말인가?서영유는 쓴웃음을 지었다.“맞아요. 그런데 그날 지훈이가 자리에 있어서 지훈이 앞에서 그 사실을 까발릴 수 없었어요.”“뭐라고? 그놈도 거기에 갔어?”반지훈의 할아버지는 불만스러운 얼굴이었다. 망할 놈이 그의 말을 무시하고 훈련 캠프까지 갔다.서영유는 다급히 할아버지를 설득했다.“할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지훈이는 그냥 걱정됐을 뿐이에요. 강성연 씨는 실력이 좋은 편은 아니잖아요. 밖에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어야 지훈이가 걱정하지 않죠.”말을 마친 뒤 그녀는 웃어 보였다.“강성연 씨가 수단을 써 대결에서 이겼다지만 그 정도 규칙을 어긴 건 이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사람들은 이런 불공평한 대결에 큰 불만을 품고 있어요. 30점에서 10점을 깎는다면 강성연 씨도 받아들일 수 있겠죠?”강성연의 편을 들어주는 것 같지만 사실은 할아버지가 강성연에게 실망하기를 바란 것이다.떳떳하게 이긴 것이 아니라 더러운 수단을 사용해 이긴 것이었다. 다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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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5화

그의 수단이 엄청났기 때문이다.서로 다른 환경 아래 사람들은 융통성 있게 행동해야 한다. 이길 수 있는 수단이 없다면 어떻게 적을 상대하겠는가?할아버지는 그 일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싶었다. 그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네가 알아서 하거라. 난 성적만 볼 거니까.”반지훈은 저택에서 나와 차 앞에 섰고 서영유가 그를 불러세웠다.그녀는 그의 등 뒤에 서서 말했다.“지훈아, 난 다른 뜻은 없었어. 그냥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중요하니까...”“서영유, 몸 좀 사려. 네가 몰래 다른 짓 꾸미는 거 내가 알게 하지 마.”반지훈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차에 올라탔다.빠르게 떠나가는 차를 바라보며 서영유는 그 자리에 굳어졌다. 조금 전 반지훈이 했던 말을 곱씹던 그녀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녀는 대놓고 강성연을 괴롭히지는 않았다. 반지 일을 제외하고 말이다.그러니까 반지훈이 그 일을 안 것일까?...다음 날.체격 시험 성적이 게시판에 붙었고 사람들은 게시판을 둘러싸고 모여있었다.강성연과 정유진도 식당에서 나와 돌아가는 길에 게시판에 가서 성적을 보았다. 정유진은 이내 그녀의 성적을 찾았다.“29점, 왜 29점이죠?”정유진은 이해가 되지 않는 얼굴이었다. 분명 강성연이 이겼는데 말이다!자신의 점수를 본 강성연은 예상했다는 듯이 감정 기복이 전혀 없었다.30점에서 1점을 깎은 건 그녀가 낀 반지 때문일 것이다.하지만 아직 다른 시험이 있었고 결과적으로 120점을 얻으면 그만이었다.몸을 돌리는 순간, 그녀는 하정윤을 마주쳤고 하정윤도 그녀를 보았다. 하지만 표정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다.하정윤은 몸을 돌려 자리를 떴고 강성연은 사람들 사이에서 나와 그녀를 따라갔다. 그녀는 하정윤을 불러세웠다.“정윤 언니, 대화 좀 할 수 있을까요?”복도에서 하정윤은 팔짱을 두른 채로 몸을 돌려 그녀를 보았다.“나랑 무슨 얘기가 하고 싶은데?”“시험이 언니한테 불공평했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나도 반지로 언니를 상처입힐 생각은 없었어요. 난 그냥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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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화

현지는...두 번이나 그녀를 함정에 빠뜨리려고 했으니 반드시 돌려줘야 했다.숙소에서 나온 현지는 강성연이 팔짱을 낀 채로 계단 입구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걸 보았다.현지는 걸음을 멈춘 뒤 바짝 긴장했다.“네... 네가 왜 여기 있어? 뭐 하려고?”현지는 혼자였다. 옆에 사람이 있었다면 아마 다른 태도를 보였을 것이다.강성연은 미소 띤 얼굴로 현지에게 다가갔다.현지는 몸이 뻣뻣하게 굳은 채로 계속 뒷걸음질 쳤다. 강성연은 숙소 뒤편에 있는 숲속으로 그녀를 끌고 갔다.“강성연, 감히 날 건드린다면...”“어쩌려고요?”강성연은 그녀의 앞길을 막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말아요. 난 그냥 질문 몇 개 하러 온 거니까.”현지는 몸을 움찔 떨었다. 그녀는 진짜 두려웠다.“뭘 물으려는 거야?”강성연이 대답했다.“날 속여서 금지 구역으로 가게 한 건 구의범 때문이죠?”현지는 강성연이 자신을 때릴까 두려워하는 눈빛이었지만 여전히 허리를 꼿꼿하게 편 채로 대답했다.“그... 그렇다면 어쩔 건데? 네가 오자마자 구의범이 너한테 매달렸잖아? 게다가 내가 준 초콜릿도 너한테 줬어!”초콜릿?강성연은 그것을 떠올렸다.“그 초콜릿은 그대로 뒀어요. 원한다면 돌려줄게요.”“누가 돌려달래? 구의범이 너한테 줬잖아!”현지는 억울한 얼굴로 분통을 터뜨리며 말했다.강성연은 웃었다.“나랑 하정윤 씨가 싸우게 한 것도 당신 짓이죠?”현지는 감히 강성연의 시선을 마주할 수 없었고 대답도 할 수 없었다.“하정윤 씨가 나한테 얘기했어요. 당신이 그런 거라고.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인정해야 할 거예요.”강성윤은 활짝 핀 꽃처럼 화사하게 웃어 보였다. 하지만 현지는 그녀의 미소가 귀신만큼이나 무서웠다.“난... 난 널 지게 하고 싶었을 뿐이야.”“당신이 한 짓들, 만약 상대가 일반인이었으면 지금쯤 얼마나 힘들어했을까요?”강성연은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현지 씨, 당신은 구의범을 좋아하죠. 구의범을 빼앗으려는 사람은 없어요. 그를 얻지 못한다고 해서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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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7화

강성연은 구의범이 지금 자신의 모습을 본 걸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녀는 웃는 얼굴로 다가가더니 그의 등 뒤에 숨은 현지를 보며 말했다.“그래요. 난 원래 이런 사람이에요. 날 물 먹인 사람은 인정사정 봐주지 않죠.”“구의범, 들었지...”현지는 그의 팔을 잡으면서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구의범은 잠시 넋을 놓고 있다가 현지의 손에서 팔을 빼면서 강성연을 보며 말했다.“이쁜아, 넌... 넌 현지에게 위협당해서... 그래서...”그래서 그런 거지?“내가 위협당한 사람으로 보여요?”강성연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그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현지 씨는 당신 때문에 날 괴롭힌 거예요. 내가 그렇게 당했는데 당연히 돌려줘야죠. 이래도 얌전해지지 않는다면 녹음 파일을 공개할 거예요.”구의범은 눈앞의 강성연이 어쩐지 낯설게 느껴졌다. 어쩌면 단 한 번도 그녀를 제대로 안 적이 없었는지도 모른다.그날부터 식당에서 마주친다고 해도 구의범은 먼저 다가가 인사를 건네지 않았다.정유진은 구의범에게 인사라도 건네고 싶었으나 구의범은 그들을 지나칠 때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정유진은 의아한 얼굴이었다.“성연 언니, 구의범 씨 왜 저래요? 평소에는 언니만 보면 들러붙었잖아요?”“이게 훨씬 좋지. 난 처음부터 저 사람이랑 아무 사이 아니었어.”강성연은 창구에 가서 음식을 받았다.정유진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멍한 얼굴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식당에 나타난 희호는 사람들을 쭉 둘러보더니 강성연에게 시선을 멈췄다.그는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강성연에게 다가갔다.“강성연 씨.”금방 음식을 받은 강성연은 그가 자신을 찾자 뜸을 들이며 말했다.“무슨 일이죠?”희호는 헛기침하면서 목소리를 낮췄다.“반 대표님께서 2층 룸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강성연이 희호를 따라나서려고 하는데 정유진이 그녀를 붙잡았다.“성연 언니, 어디... 가요?”강성연은 그녀의 어깨를 토닥였다.“2층에 갔다 올게. 나 기다리지 마.”정유진은 그녀와 희호가 함께 떠나는 모습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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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8화

현지는 자기가 알고 있는 ‘죄증’을 전부 강성연에게 전가했다. 강성연은 그런 사람이 맞았고 구의범도 그날 그 사실을 알게 됐다.현지의 말에 정유진은 마음이 이리저리 흔들리기 시작했다. 비록 현지의 말을 믿는 것은 아니지만 그녀는 확실히 강성연에 대해 잘 몰랐다. 심지어 그녀에게 아이가 있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그리고 반지훈도...강성연은 진짜 현지가 말한 것처럼 그런 사람인 걸까?구의범이 강성연을 무시한 것도 이 일을 알게 돼서일까?“유진아, 잘 생각해 봐. 친구인 너한테 비밀을 숨긴다는 건 널 친구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야. 네가 왜 너한테 관심도 없는 사람한테 잘 보여야 해?”현지의 말 몇 마디에 마음이 흔들렸던 정유진은 문득 정신이 들었다.그녀는 확실히 강성연을 친구라고 생각했으나 강성연은 그녀에게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 그녀를 정말 친구라고 생각한다면 왜 그녀에게 숨긴 걸까...룸 안.강성연은 테이블 위를 가득 채운 영양가 높은 음식들과 반지훈의 뒤에 일렬로 서 있는 주방장들을 보았다. 훈련 캠프가 아니라 고급 레스토랑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자기가 받았던 음식과 비교해보니 그녀가 먹었던 음식이 얼마나 초라한지 실감 났다.반지훈은 한 손으로 턱을 괸 채로 눈을 가늘게 뜨며 웃었다.“이건 전부 널 위해 준비한 거야. 그동안 살이 빠졌으니 잘 먹어야지.”강성연이 들고 있던 식판이 옮겨졌고 경호원은 그녀를 대신해 의자를 빼줬다.강성연은 자리에 앉은 뒤 반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반지훈 씨, 내가 돼지로 보여요? 이렇게 많은 음식을 어떻게 나 혼자 먹어요?”반지훈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시선을 내리뜨리며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난 그냥 네가 살이 빠져서 마음이 아팠던 것뿐인데.”훈련 캠프의 음식이 초라한 탓이었다. 강성연은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얼굴이 반쪽이 되어 있었다. 힘이 없어서 괴롭힘당한다면 어찌한단 말인가?“...”반지훈은 불쌍한 척, 가련한 척을 점점 더 잘했다.경호원과 주방장들은 눈치 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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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화

리비어가 그녀에게 호신술을 가르쳐줬다면 아마 다른 것도 가르쳐줬겠지?강성연은 반지훈이 여전히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자 겉으로는 티를 내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많이 당황했다.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미소 띤 얼굴로 대답했다.“리비어 아저씨는 나 혼자 아이를 데리고 힘들게 외국에서 사는 걸 봤어요. 호신술을 가르쳐준 정도는 괜찮잖아요?”반지훈은 웃었다.“당연하지.”강성연이 지금 얘기하지 않는다고 해도 언젠가는 알 수 있었다.강성연은 밥을 먹은 뒤 2층 룸을 나섰다. 현지는 그녀가 어느 고위 인사에게 연줄을 댔는지 알아보기 위해 몰래 숨어서 지켜보고 있었다.그런데 희호와 반지훈이 룸에서 나오는 순간 현지의 안색이 달라졌다.룸 안에 있던 남자가 반지훈이라니?정유진은 강성연이 구의범을 거절했다고 했다. 이제 보니 그녀는 구의범보다 훨씬 더 잘난 남자를 노리고 있었다!그렇다면 반격해야 했다!정유진은 침대에 걸터앉아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그녀는 다급히 핸드폰을 내려놓고 문밖에 나타난 강성연을 보았다.강성연과 시선이 마주친 순간 정유진은 그녀의 눈빛을 피하며 웃어 보였다.“왔어요?”“응, 미안해. 널 혼자 뒀네.”강성연은 정유진과 함께 밥을 먹을 생각이었는데 도중에 정유진을 혼자 1층에 남겨뒀다. 하지만 그녀도 어쩔 수 없었다. 그녀는 훈련 캠프의 사람들이 그녀와 반지훈의 사이를 몰랐으면 했다.정유진은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정유진은 잠시 주저하다가 물었다.“성연 언니, 반 대표님이랑 아는 사이에요?”외투를 벗던 강성연이 흠칫했다. 그녀는 정유진을 보며 말했다.“갑자기 왜 그런 걸 물어?”정유진은 웃는 얼굴로 손을 내저었다.“조금 전에 희호 장관님이 말씀하시는 걸 들었어요. 그리고 그날 희영 언니도...”“유진아, 너한테 얘기하지 않은 건 사정이 있어서야. 괜히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않기를 바라.”강성연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그녀는 정유진의 변화를 조금 눈치챌 수 있었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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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0화

사람들 속에서 현지와 함께 있는 정유진이 보였다.현지는 사람들 틈 사이에서 고립된 강성연을 보자 참지 못하겠는지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그녀를 향해 걸어갔다.“네가 뭐 그리 잘났나 싶었는데 그렇게 거만 떠는 이유가 있었어. 반 대표님 때문이지?”정유진은 감히 강성연과 시선을 마주하지 못했다. 비록 소문을 퍼뜨린 건 그녀가 아니었지만 어젯밤 강성연에게 물었을 때 강성연은 그녀에게 진실을 숨겼다.강성연은 그녀를 친구라고 생각하지 않으니 그녀도 강성연에게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강성연의 시선은 정유진에게 멈춰 있었다. 현지는 정유진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웃었다.“어때? 이젠 유진이도 널 믿지 않아. 아이도 있으면서 남자들에게 꼬리치는 여자는 여기에 있을 자격이 없거든!”현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주위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세상에, 아이가 있었어?”“젊어 보이는데 어쩌면 미혼모일지도 몰라.”“아이 아빠가 누군지 모를 수도 있어!”비아냥거리는 소리가 강성연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그녀는 자신의 헛소문을 듣는 것에 익숙했다. 강성연은 여전히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 그녀에게 있어 이런 조롱은 간지럽지도 않은 정도였다.강성연이 화를 내지 않아서일까, 현지는 오히려 더 초조해했다.“왜 날 보는 거야? 이렇게 많은 사람이 널 욕하는데 무슨 낯짝으로 여기에 서 있는 거야?”사람들의 시선이 강성연에게 멈췄다. 강성연은 개의치 않는 얼굴로 팔짱을 두르더니 덤덤하게 말했다.“당신이 소문낸 거에요?”“그렇다면 뭐? 너랑 반 대표님이랑 아무 사이도 아니야?”현지는 강성연의 약점을 틀어쥐었다는 듯이 기세등등해서 말했다.“그날 네가 2층 룸에 올라간 걸 봤어. 너 반 대표님이랑 같이 있었잖아. 참, 유진이가 알려주더라. 너 시험을 본 날 반 대표님이 희영 언니에게 부탁해서 널 찾았다며? 어쩐지 그날 네 목이 얼룩덜룩하더라.”강성연의 이미지가 더욱 안 좋아졌다. 현지가 일리 있는 말을 하자 다들 강성연이 몹쓸 짓을 하고 다니는 건 아닐까 의심했다.현지는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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