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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2화

반지훈은 갑자기 그녀가 입고 있던 딱 달라붙는 옷을 벗겼다.

그의 눈빛이 어둡게 변했다. 그는 혀로 볼을 부풀리면서 무언가를 고민했다. 불길한 예감이 든 강성연은 얼른 도망치려고 했으나 그의 몸에 깔려 소파 위에 눕게 됐다.

...

강성연은 외투를 걸친 채로 다급히 숙소로 돌아갔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가는 길에 서영유와 현지를 만났다.

서영유는 강성연의 두 볼이 발갛고 머리카락이 살짝 흐트러져 있으며 외투로 자신을 감싸고 있는 걸 보고는 반지훈을 만나러 가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서영유의 눈동자에 드리워졌던 원망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아직은 때가 아니었으니 손을 쓸 수 없었다.

현지는 원래도 강성연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고 심지어 강성연은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따냈다. 그녀가 수상쩍은 모습으로 돌아오자 현지는 비아냥거렸다.

“흥, 또 어떤 남자랑 같이 뒹굴다가 왔나 보네?”

강성연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현지를 깔끔히 무시한 그녀는 서영유를 힐끗 보고는 자리를 뜨려고 했다.

무시당한 현지는 서영유가 있어서 간이 커졌는지 강성연의 외투를 잡았다.

외투가 잡아당겨지자 목이 얼룩덜룩한 것이 보였다.

서영유는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항상 냉담하고 고고해 보이던 반지훈에게 이렇게 탐욕스러운 면이 있을 줄은 몰랐다.

현지는 그 모습을 보더니 경멸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

“하, 이럴 줄 알았어. 정말 천박해. 역시 남자랑 뒹굴다가 온 거 맞네. 훈련 캠프에서 이런 짓을 하다니, 정말 음탕해!”

“현지 씨는 아는 단어가 없나 봐요? 말끝마다 천박하다, 천박하다 하는데 누굴 말하는 거죠?”

강성연이 그녀를 향해 웃어 보였다.

“당연히 너지. 못 알아듣는 척하네?”

현지는 씩씩거리면서 그녀를 노려보았다.

강성연은 또 웃었다.

“그래요, 알겠어요. 천박한 사람이 날 욕한다는 거죠, 알겠어요.”

현지는 강성연이 교묘하게 말을 바꾸자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

“날 욕하는 거야?”

어떤 사람들은 상처가 사라지면 고통을 잊는다. 현지는 강성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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