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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7화

강성연은 구의범이 지금 자신의 모습을 본 걸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녀는 웃는 얼굴로 다가가더니 그의 등 뒤에 숨은 현지를 보며 말했다.

“그래요. 난 원래 이런 사람이에요. 날 물 먹인 사람은 인정사정 봐주지 않죠.”

“구의범, 들었지...”

현지는 그의 팔을 잡으면서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구의범은 잠시 넋을 놓고 있다가 현지의 손에서 팔을 빼면서 강성연을 보며 말했다.

“이쁜아, 넌... 넌 현지에게 위협당해서... 그래서...”

그래서 그런 거지?

“내가 위협당한 사람으로 보여요?”

강성연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그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현지 씨는 당신 때문에 날 괴롭힌 거예요. 내가 그렇게 당했는데 당연히 돌려줘야죠. 이래도 얌전해지지 않는다면 녹음 파일을 공개할 거예요.”

구의범은 눈앞의 강성연이 어쩐지 낯설게 느껴졌다. 어쩌면 단 한 번도 그녀를 제대로 안 적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날부터 식당에서 마주친다고 해도 구의범은 먼저 다가가 인사를 건네지 않았다.

정유진은 구의범에게 인사라도 건네고 싶었으나 구의범은 그들을 지나칠 때 말 한마디 하지 않았다.

정유진은 의아한 얼굴이었다.

“성연 언니, 구의범 씨 왜 저래요? 평소에는 언니만 보면 들러붙었잖아요?”

“이게 훨씬 좋지. 난 처음부터 저 사람이랑 아무 사이 아니었어.”

강성연은 창구에 가서 음식을 받았다.

정유진은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멍한 얼굴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식당에 나타난 희호는 사람들을 쭉 둘러보더니 강성연에게 시선을 멈췄다.

그는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강성연에게 다가갔다.

“강성연 씨.”

금방 음식을 받은 강성연은 그가 자신을 찾자 뜸을 들이며 말했다.

“무슨 일이죠?”

희호는 헛기침하면서 목소리를 낮췄다.

“반 대표님께서 2층 룸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강성연이 희호를 따라나서려고 하는데 정유진이 그녀를 붙잡았다.

“성연 언니, 어디... 가요?”

강성연은 그녀의 어깨를 토닥였다.

“2층에 갔다 올게. 나 기다리지 마.”

정유진은 그녀와 희호가 함께 떠나는 모습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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