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 했어?”오이연이 대답하기를 기다리지 않고 한소은은 다시 재빨리 말했다.“나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소은 언니…….”“됐어, 언니라고 불렀으니 더 이상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자책할 게 뭐 있어, 그때 그 상황에 나였어도 화가 났을 것이야. 너는 단지 정상적인 반응을 했을 뿐이야. 그리고 그때의 너도 분명히 괴로웠을 것이야!”한소은은 오이연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김서진과 서한이라면 자신도 반드시 김서진의 편에 설 것이다.모두가 친구라 하더라도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는 경중이 있고 친소가 있기 때문에 선택을 해야 할 경우 당연히 자신이 가장 가깝고 가장 중요한 사람을 선택할 것이다.“난…….”오이연의 두 손을 잡고 한소은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정색했다.“자! 더 이상 나, 나 하지 마. 언제부터 말더듬기 시작했어? 나한테 꾸물대지 마. 너의 마음과 너의 난처함을 나는 다 알고 있어!”“우리는 파트너일 뿐만 아니라 좋은 친구야!”한소은은 오이연을 향해 웃으며 홀가분한 모습을 보였다.“친구인 이상 그렇게 따질 필요가 없어. 나는 따지지 않을 것이야. 너도 따지지 마? 응?”말이 여기까지 왔는데 오이연이 더 이상 고민하다가는 오히려 스스로 이 고비를 넘기지 못할 것 같았다.눈물을 흘리며 한소은과 두 손을 잡고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오이연을 보낼 때 그녀에게 이 실험에 대해 절대 말하지 말라고 신신 당부했다. 오이연도 그 속의 이해관계를 알고 있었고 게다가 그 안에 서한도 연루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일을 마치고 한소은은 소파에 기대 누워 허리 뒤에 쿠션을 깔고 몸을 풀었다.갑자기 계단에서 인기척이 나는 것을 듣고 눈을 뜨자 김준이 계단의 모퉁이에 서서 한소은을 내려다볼 뿐 계속 내려가지 않은 것을 보았다.한소은은 미소를 지으며 김준에게 손을 흔들어 내려오라는 신호를 보냈고 몸을 일으키고 그를 향해 두 팔을 벌렸다.김준은 약간 망설였지만 자기의 엄마가 두 손을 계속 벌리고 있는 것을 보고 심지어 일어나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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