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은은 저번에 두 사람이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명백하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서로의 마음속에는 이미 알고 있으리라 생각했다.그런 일이 있고 나서 더 이상 친구로 지낼 수 없고 더 이상의 만날 일도 없을 줄 알았다.하지만, 오늘 여기로 그가 찾아올 거라는 걸 생각지도 못했다.“당신 앞에서는 다 무용지물이라는 거 알아요.”임상언은 한숨을 푹 내쉬며 자기를 비웃었다.“당신을 속일 수 없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미안했어요.”“임상언 씨.”약을 받아온 김서진이 한소은에게 급히 달려오며 그녀의 앞에 서 있던 임상언을 보았다.그래서인지 김서진은 더욱 빨리 달려왔다.하지만, 전과는 달리 임상언에게 예의를 차리는 듯 했지만, 김서진의 얼굴에는 얼음이 서려 있는 듯 차가웠다.“임상언 씨가 여긴 웬일이세요?”물론, 그들이 이것이라는 걸 임성언은 진작에 진작 예상했다.임상언의 얼굴에 씁쓸함이 스쳐 지나가더니 이내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말했다.“전에 내가 한 짓이 당신들에게 미안한 짓이라는 거 잘 알아요. 당신들에게 용서해달라고 안 해요. 다만, 오늘 내가 온건 정말 중요한 일이 있어서에요.”“정말 중요한 일인지, 아니면 함정을 파는 것인지 어떻게 알아요? 임상언 씨, 당신이 우리 서진 씨와 그냥 오랜 시간 함께 협력해 온 비즈니스 파트너 일 뿐이에요. 우리가 왜 당신을 믿어야 하죠?”한소은이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당신들의 용서를 빌어 온 게 아니에요. 나를 믿지 않을 수 있다는 것도 알아요.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 일을 당신들에게 알려야 할 거 같아서 온 거에요.”“이 조직은 당신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무서운 곳이에요. 내가 일부러 과장되게 말하는 게 아니란 말이에요!”임상언은 엄숙한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진정성이 가득했다.다만…….“죄송하지만, 당신이 한 말에 관심 없어요.”김서진은 한쪽 팔로 한소은의 허리를 감싸고 다른 한쪽 팔로 임상언 앞에 막아 나섰다. 그러고는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길 막지 말고 비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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