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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9화

멱살이 조금 풀린 임상언은 손으로 자신의 목을 만지며 옷깃을 다시 정리했다.

그제야 상기된 얼굴색이 조금 누그러졌다.

하지만 김서진의 눈빛은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았다.

“방금 한 말, 그게 무슨 뜻이야?”

“임남이 납치되었다는 뜻이겠죠.”

한소은이 한 걸음 앞으로 나오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김서진은 고개를 홱 돌려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 사실을 처음 안 김서진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오늘 임상언이 찾아오기 전에 그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김서진이 알 리가 없었다.

나중에는 비즈니스로 바빴고, 남아시아에서 목숨이 오락가락하던 상황에 부닥치다 보니 다른 데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한소은이 한 말을 들었을 때 김서진은 머리가 멍해 졌다.

다만, 당사자인 임상언은 오히려 담담한 얼굴이었다.

그의 얼굴에 씁쓸한 웃음기가 스치더니 그제야 입을 열었다.

“우리 다른 데로 가서 얘기해.”

그러고 나서 좌우로 한 번 살펴보더니 말을 이어갔다.

“여기서 할 얘기가 아닌 거 같아.”

확실히, 그들이 하려는 말은 이런 공적인 장소에서 크게 토론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김서진이 입을 열기도 전에 한소은은 한발 앞서 그의 팔을 내리며 임상언에게 말했다.

“다른 장소도 문제없지만 장소는 우리가 정해야 해요!”

전에 그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한소은은 조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임상언도 당연히 한소은이 이러는 이유를 알고 있다.

지난번 이후로 그녀는 자기를 친구로 여기지 않는다. 그러나 원망할 것도 없다.

결국 모든 것을 자기가 선택한 것이다.

“좋아요!”

임상언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한소은이 선택한 곳은 병원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이었다.

조용하고 미팅 룸이 따로 준비되어 있으며 회원제였기 때문에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여긴 김서진 명의 하의 산업이었다.

한소은은 이런 곳에서는 임상언이 또 무슨 나쁜 생각을 하거나 무슨 수작을 부릴까 두렵지 않았다.

임상언은 자기가 잘못한 일이 있었기 때문에 조금의 이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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