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진의 이 말은 임상언의 말문은 막히게 했다.이런 것을 보장한다는 것은 정말 공허하고 허무한 것이다. 그는 아무리 자신의 목숨을 걸고 보장한다고 해도, 정말 무슨 일이 생긴다면 김서진이 그를 죽여도 아무 소용이 없다.잠시 머뭇거리던 중 김서진의 품에 안긴 한소은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그럼 내가 내 안전을 보증하는 건 어때요?”그녀의 말에 김서진과 임상언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김서진은 고개를 숙이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한소은은 살짝 고개를 들어 부드러운 웃음기를 띠었다.“내가 약속할 게요. 난 나 자신을 보호할 수 있어요. 위험하다고 생각하면 멈출 게요. 뭔가 잘못되면 바로 멈출 게요. 언제나 나와 아기의 안전을 우선으로 하면 될까요?”심지어 한소은은 한 손을 들어 맹세하는 듯한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만약 다른 사람이 말한 것이라면, 김서진은 천만 마디로 반박하겠지만 하필이면 한소은이었다.김서진은 한소은에게 당해낼 방법이 없었고, 한소은도 그것을 잘 알았다.다만, 김서진은 여전히 입술을 굳게 다물고 아무 소리도 내지 않은 채 여전히 고민으로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그는 정말로 한소은을 어떤 위험에도 노출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무서웠다. 그는 너무 무서웠다!“지금은 상황이 달라. 그들은 한소은 씨의 도움이 필요해. 솔직히 말해서 그들은 지금 절박한 상황일 거야. 그래서 나에게 이런 압박을 주었을 거고. 인정해. 나는 사심이 있었어. 나는 내 아들을 더 안전하게 하고 싶고, 시간을 더 벌고 싶었어. 하지만…… 당신들도 인정할 건 인정해. 이건 문제를 빨리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잖아.”임상언은 김서진의 망설임을 눈치채고 입을 열어 그를 설득했다.임상언은 김서진이 더 큰 결심을 하게 하려는 듯 한 걸음 더 나아갔다.심호흡 하며 마치 결심을 한 듯 말했다.“한 가지, 당신들이 모르는 것이 있어. 이 실험실에서 연구하는 건 당신들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 것들이야. 사람의 생각을 제어하고 몸과 정신에 영향 주는 모든 종류의
하지만…….한소은의 팔을 잡고 있는 김서진의 손은 자신도 모르게 조여졌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서진은 한소은이 모험을 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만약 지금 모험해야 하고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하는 사람이 자신이라면 그는 주저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걸 한소은이 해야 한다.“그들은 나를 간절히 원하고 있어요. 아마 내가 약과 향료를 잘 섞어 그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믿는 거죠. 사실 이건 어렵지 않아요.”“이미 성공한 사례가 있고 나는 스스로를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 잘 알아요. 그들이 내가 필요한 이상 나를 해치지 않을 거예요. 당신,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적어도 그동안은 날 어떻게 하지 않을 거예요.”한소은은 여전히 열심히 김서진을 설득하고 있다.김서진이 어떤 의견을 내놓든 한소은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하지만 김서진이 자기를 걱정하는 건 모두 자기를 사랑해서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전에 김서진이 남아시아에서 생사를 알 수 없을 때 자기의 심정과 아마 같을 것이다.이해하기 때문에 한소은은 김서진을 공감할 수 있었다.“그러면 성공하고 나서 당신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때에는요?”김서진은 불안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한 손으로 한소은의 배를 살며시 어루만졌다.“더군다나 지금 당신은 임산부라 거동이 불편하고 여러 가지 일을 조심해야 하는데 어떻게 이렇게 위험한 일을 하게 내버려둬요.”“선택할 수 있다면 나도 하고 싶지 않아요.”한소은의 대답은 오히려 직설적이었다.그녀는 담담했다. 세상을 구해야 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혀를 내두르고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잖아요. 난 벌써 이 판에 휘말렸고 발을 뺄 수 없게 되었는 걸요.”김서진이 입을 열기도 전에 그녀는 재빨리 이어 말했다.“하지만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아도 될 거 같아요. 내가 보기에 그들은 우리가 생각한 만큼 끔찍한 사람들은 아닐지도 몰라요.”“그건 당신이 그들의 실력을 전혀 몰라서 하는 말이
사람을 설득하는 데 있어서 김서진은 자신이 확실히 그의 작은 아내보다 못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가 아무리 불안해 해도 한소은의 말솜씨와 그럴듯한 분석에 모든 방어가 다 무너졌다.최후의 마지노선은, 한소은이 그 조직에 들어간다고 해도 항상 자신과 연락을 취해야 하며, 위험을 감지하면 즉시 모든 걸 포기하고 돌아와야 한다는 것으로 협의했다.자신의 안위를 최우선 요소로 삼아야 한다는 게 조건이었다.임상언은 자연히 최선을 다해 한소은을 보호할 것이라고 거듭 다짐했다.세 사람은 이것에 대해 협력하기로 합의하고 헤어졌다.모두 걱정거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는 길에 내내 한소은과 김서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미간만 잔뜩 찌푸렸다.차가 집 입구에 도착했을 때 문밖을 지키고 있는 오이연을 보고, 한소은은 멍해 졌다.오이연은 먼저 전화도 하지 않고, 집에 들어가지도 않고, 이렇게 입구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차가 멀지 않은 곳에 멈추는 것을 발견하고 오이연이 그들을 마중 나왔다.“차 세워요.”한소은은 소리쳤다. 그러고는 차가 멈추기를 기다렸다가 바로 차 문을 열고 내렸다.“무슨 일이야? 왜 연락도 없이 갑자기 온 거야?”한소은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오이연의 불룩한 배를 손으로 만져보았다.오이연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고 그녀가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지 한소은도 잘 알았다.“그게…….”오이연이 입을 열려고 하자, 한소은이 그녀를 붙잡아 말했다.“일단 들어가서 얘기하자.”밖에서 말할 일이 아니었고 쌀쌀한 날씨에 두 임산부가 감기에 걸리기 쉬웠다.오이연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그들을 따라 방에 들어갔다. 김서진은 곧바로 다시 집을 나섰다. 그는 회사에 가지 않은 지 오래되었다. 그쪽에서도 많은 일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김서진은 한소은보다 더 바빴다.한소은은 가사도우미를 시켜 우유 두 잔을 데워 가져 오게 하고 다른 사람들은 먼저 내려가라고 하고 나서야 오이연을 바라보며 물었다.“왜 그래? 무슨 일이야?”따뜻한 우유를
설령 서한이 정말 어떤 약으로 인해 마인드 컨트롤을 당했거나 거짓으로 그런 척한다 해도 오이연과 이혼할 필요는 없다.그가 변심한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도 아니다.김서진과의 사이로 인해 오이연과 사이가 안 좋아서 그런다 해도, 오이연이 그에게 미안할 일을 하지 않은 이상 오이연에게 이렇게 할 필요는 없다.게다가 그녀는 지금 임신 중인데, 이렇게 그녀에게 대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지 않나?“왜 그런 말을 한 건지 물어봤어? 왜 이렇게 갑자기. 너희 두 사람 어제까지도 멀쩡 했잖아?”한소은은 잠시 생각하더니 눈썹을 찌푸리며 원인을 찾으려고 했다.오이연은 혼이 빠져나간 사람처럼 고개를 끄덕였다.“응, 어제까지 멀쩡했는데 갑자기 밤중에 그가 집을 나갔어. 나도 못 본 척했고. 잘 숨긴 거 같았는데. 내가 알고 있는지 모를 거야. 하지만 서한 씨가 갑자기 나와 이혼 하겠대. 울기도 했고 빌기도 했고 호통쳐서 물어보기도 했지만, 이혼을 고집하는 것 외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나 이제 어떻게?”사실 오이연이 이곳에 온 것은 오랫동안 자신의 마음을 가라앉히고 노력한 후 온 것이다. 눈은 이미 울어서 퉁퉁 부어 올랐다. 더 이상 흐를 눈물도 없었지만 참을 수 없었다.한소은을 보았을 때 오이연은 마음속으로 울지 말자고 다짐했다. 오이연은 항상 한소은의 강인함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울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일을 말할 때, 그의 표정을 떠올릴 때 여전히 슬프고 눈물을 통제할 수 없었다.“울지 마!”한소은은 티슈를 꺼내 오이연에게 건네 주고, 그녀의 옆자리에 앉은 김에 그녀의 어깨에 다정하게 토닥이며 위로해 주려 했다.“울지 말고 무서워하지도 마. 요즘 서한 씨가 하는 일들은 너무 비정상적이잖아. 정상적인 사고방식이 아닌 거야. 그러니 지금의 서한 씨를 예전의 서한 씨와 분리해서 봐야 할 거 같아. 그렇게 하면 좀 덜 슬프지 않을까?”한소은은 그녀를 위로하고 싶었다. 결국 모두 서한이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아직 어떤 유
오이연은 이때 어디 우유를 마실 기분이 있겠는가.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마시지 않고 정서를 조절하지 않으면 한소은은 계속 말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받아서 한 모금 마셨다.한소은은 그녀의 심정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오이연의 한 손을 잡고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물론 내가 한 실험은 아니지만 내가 참여한 적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알고 있어.”“참여한 적이 있다고?”오이연은 미간을 찌푸리고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한고은을 바라보다가 문득 생각났다.“설마 언니가 전에 갔던 그 실험실이야? 그런데…… 그곳은 이미 황폐되지 않았어? 모든 인원이 이미 흩어졌고 실험도 완전히 실패했다고 들었는데.”“실패한 것이 아니라 공개된 것에서부터 비밀로 진행하는 것으로 넘어갔어. 그 사람들은 결코 희망을 버리지 않았어.”“여기엔 정말 너무 많은 것들이 관계되어 있어서 너에게 자세히 말할 수 없어. 단지 너에게 말할 수 있는 건 정말 이런 실험이 있었다는 것이야. 그리고 확실한 건 그들도 이상한 약물을 만들어냈다는 거야.”“나는 서한이 약물에 의해 통제되었는지 확실하지 않아. 하지만 그의 성격이 크게 변한 것은 분명 이 조직과 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높아.”한소은이 오이연의 손을 잡은 것은 수시로 그녀의 가장 진실하고 직접적인 정서를 감지하기 위해서였다.한소은은 그녀가 비교적 안정적이고 손도 떨지 않았으며 오히려 많이 진정된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좀 마음이 놓였다.이것은 오이연이 받아들이고 있고 소화하고 있다는 것을 설명했다.오이연은 확실히 이 사실을 소화하고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진지하게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눈빛은 오히려 그렇게 슬프지 않았다.“그래서 서한이 나와 이혼하려는 것은 그의 본의가 아니라 약물에 의해 통제되었을 수도 있다는 거지.”오이연을 바라보며 한소은은 고개를 끄덕였다.이것은 단지 추측일 뿐이고 하나의 가능성일 뿐이지만 적어도 오이연을 좀 편안하게 할 수 있었다. 만 걸음 더 물러서서 말하자면 그럴 가능
“그가 이혼을 견지해도 나는 떠나지 않을 것이야. 난 끝까지 버틸 것이야.”오이연이 재빨리 말했다.오이연이 화가 나지만 섭섭하다는 것을 알고 한소은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정말 이혼하라고 한 것이 아니라 대화가 안 될 경우 동의하라는 것이야. 이혼하려면 냉정기가 있고 시간도 좀 걸릴 것이야.”“그렇게 쉽게 이혼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을 좀 버는 것도 나쁘지 않아. 나는 그가 정말 약물에 의해 통제되고 있는지를 알아내고 싶어.”“소은 언니, 꼭 나를 도와줘!”오이연은 한소은의 손을 잡고 감격에 겨워 말했다.“난 언니한테 부탁한 적이 없는데 이 일은 언니가 반드시 나를 도와줘야 하고 서한을 도와줘야 해! 나도 서한이 이런 사람이라는 것을 믿지 않아. 그는 분명 약물에 의해 통제되었을 것이야. 언니가 꼭 그를 좀 도와줘!”“걱정 마. 내가 당연히 도울 것이야. 그런데 그전에 너도 꼭 나한테 약속해 줘. 너 자신을 잘 챙겨. 서한한테 너무 긴장하지 말고 정상적으로 대하면 돼. 예전과 똑같이.”한소은의 목소리는 마치 사람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힘이 있는 것처럼 오이연은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당황하지 않았다.“응!”“아이고!”오이연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갑자기 미간을 찌푸리며 소리를 질렀다.“왜 그래?”한소은은 긴장한 표정으로 물었다.“괜찮아!”오이연은 행복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듯 웃으며 고개를 저으며 자신의 배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이 장난꾸러기가 나를 발로 찼어.”한소은도 마음이 놓이자 손을 뻗어 만졌다. 오이연의 뱃가죽이 선동하는 것을 느끼고 따라서 웃으며 말했다.“네 뱃속에 있는 이것은 오히려 김준 옛날과 못지않네.”“맞아!”오이연이 말을 이었다.“김준이 언니 뱃속에 있었을 때 장난이 심해서 그랬던 기억이 나. 그때는 남자애라고 예언했는데 역시 맞았어. 지금은 어때, 지금은 쌍둥이라서 더 힘들겠지?”“사실 배가 전보다 좀 크고 무게가 좀 무거워졌지 이 두 녀석은 오히려 조용해. 김준처럼 그렇게 힘들게 하
“뭐라고 했어?”오이연이 대답하기를 기다리지 않고 한소은은 다시 재빨리 말했다.“나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소은 언니…….”“됐어, 언니라고 불렀으니 더 이상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자책할 게 뭐 있어, 그때 그 상황에 나였어도 화가 났을 것이야. 너는 단지 정상적인 반응을 했을 뿐이야. 그리고 그때의 너도 분명히 괴로웠을 것이야!”한소은은 오이연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김서진과 서한이라면 자신도 반드시 김서진의 편에 설 것이다.모두가 친구라 하더라도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는 경중이 있고 친소가 있기 때문에 선택을 해야 할 경우 당연히 자신이 가장 가깝고 가장 중요한 사람을 선택할 것이다.“난…….”오이연의 두 손을 잡고 한소은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정색했다.“자! 더 이상 나, 나 하지 마. 언제부터 말더듬기 시작했어? 나한테 꾸물대지 마. 너의 마음과 너의 난처함을 나는 다 알고 있어!”“우리는 파트너일 뿐만 아니라 좋은 친구야!”한소은은 오이연을 향해 웃으며 홀가분한 모습을 보였다.“친구인 이상 그렇게 따질 필요가 없어. 나는 따지지 않을 것이야. 너도 따지지 마? 응?”말이 여기까지 왔는데 오이연이 더 이상 고민하다가는 오히려 스스로 이 고비를 넘기지 못할 것 같았다.눈물을 흘리며 한소은과 두 손을 잡고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오이연을 보낼 때 그녀에게 이 실험에 대해 절대 말하지 말라고 신신 당부했다. 오이연도 그 속의 이해관계를 알고 있었고 게다가 그 안에 서한도 연루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일을 마치고 한소은은 소파에 기대 누워 허리 뒤에 쿠션을 깔고 몸을 풀었다.갑자기 계단에서 인기척이 나는 것을 듣고 눈을 뜨자 김준이 계단의 모퉁이에 서서 한소은을 내려다볼 뿐 계속 내려가지 않은 것을 보았다.한소은은 미소를 지으며 김준에게 손을 흔들어 내려오라는 신호를 보냈고 몸을 일으키고 그를 향해 두 팔을 벌렸다.김준은 약간 망설였지만 자기의 엄마가 두 손을 계속 벌리고 있는 것을 보고 심지어 일어나서 그
아이가 아직 어려서 이해력이 그리 강하지 않기에 오해를 하는 것도 정상이었다.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다시 임신했기 때문에 김준의 느낌을 소홀히 한 것이 아닌가?마음이 아파서 김준을 품에 안고 손으로 그의 부드러운 단발머리를 문질렀다.“장난이 많다는 것은 꾸짖는 것이 아니야. 모든 어린이는 모두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어. 어떤 어린이는 조용하고 어떤 어린이는 활발하거든.”“그런데 이것은 모두 단점은 아니야. 모두들 똑같이 매우 귀여운 어린이거든!”한소은의 말은 김준에게는 좀 심오했지만 엄마의 품은 따뜻해서 녀석의 서운한 마음을 많이 완화시켰다.김준은 알 듯 말 듯 고개를 끄덕이며 눈썹을 찌푸리고 말했다.“마치 나는 매우 활발하고 남윤 형아는 매우 조용한데 우리는 모두 좋은 아이에요!”“맞아!”한마디 대답하자 한소은의 얼굴에 웃음이 굳어졌다.남윤…….“엄마, 저 오랫동안 남윤 형아를 못 봤어요. 형아는 우리 집에 안 놀러 와요?”김준과 남윤은 친한 친구였고 얼마 전에 줄곧 어르신 댁에서 지냈다. 하지만 지금은 집에 돌아와서 오랫동안 그가 염려하는 형아를 보지 못했다.김준에게는 놀 친구도 별로 없었고 장유나를 해고한 후 아직 새로운 전임 보모를 찾지 못했는데 아이는 외로움을 느꼈을 것이다.“엄마?”한소은의 소매를 잡아당기자 녀석은 미간을 찌푸리고 이해하지 못했다.“남윤 형아는 요즘 너무 바빠서 아직 외국에서 돌아오지 않았어. 돌아온 후에 너와 함께 놀게 해 줄게.”작은 소리로 아이를 달래고 한소은의 마음도 불편했다.이전에 두 집안은 매우 가까웠다. 한소은도 남윤을 어렸을 때부터 지켜봐왔다. 게다가 자신이 남윤을 한 번 구한 적이 있었기에 인연이 있는 셈이었다. 그러나 지금 아이의 생사는 알 수 없었기에 임상언이 위험을 무릅쓰는 것도 당연했다.만약 자신이 이런 선택에 직면했다면 임상언과 같은 결정을 내렸을지 모르겠다.아들의 귀여운 얼굴을 내려다보는 순간 임상언을 문득 이해할 수 있었다.“참, 우리 집에는 최근에 귀여운 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