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701 - 챕터 1710

2452 챕터

제1701화

“잠깐만요!”잠자코 있던 원상철의 아내 김채림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우리도 같이 가요!”“당신들 정말! 이런 상황에서도…….”그녀의 말을 듣자 유해나는 화가 나서 울부짖었다.그러자 옆에 서 있던 주현철이 유해나의 팔을 붙잡으며 차갑게 말했다.“당신들 마음대로 해!”주현철 부부는 차에 올라타 공장 쪽으로 질주했고, 원상철 역시 김채림을 끌고 자신의 차에 올라타 그들 뒤를 따랐다.두 대의 차는 경주를 하는 것처럼 앞다투어 교외의 어느 한 폐기된 공장 앞에 도착했다.그들이 이곳에 도착하기도 전에 멀리서부터 검은 연기를 발견했다.근처에는 온통 검은 연기에다 소방차의 사이렌 소리가 귀를 찔렀다.주씨 가문의 차가 먼저 도착했다.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차에서 뛰어내려 빠르게 앞으로 달려갔다.사고 현장에는 경계선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들은 더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사람들에게 가로막혔다.간단하게 그들과 몇 마디 나누고 다시 주현철 부부를 안으로 들여보내 주었다.그리고 원상철의 차도 곧 멈춰 섰다. 그는 아내의 손을 꼭 잡았다.“채림아…….”원상철은 차가워진 김채림의 손을 잡으며 작게 그녀를 불렀다.“이 두 사람이 연기를 하는 게 아닐까요?”김채림은 숨을 한번 고르고 조심스레 원상철에게 물었다.“모르겠어요.”원상철은 굳은 얼굴로 입을 꾹 다물었다 다시 떼었다.“일단 지켜보는 게 좋겠어요.”두 사람도 차에서 내려 그들에게로 다가갔다.그러자 유해나가 그 자리에 서서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로 계속 뭔가를 중얼거리고 있는 걸 발견했다.“그럴 리가 없어, 그럴 리가 없어…….”그런 유해나에 비해, 주현철은 오히려 침착해 보였다.하지만 주현철도 심각한 얼굴로 눈이 빠지게 창고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불길은 거의 다 잡혔다. 다만 창고 안에 아직 불이 살아 있고 연기도 심했다.멀리 서 있어도 연기와 열기에 눈과 목이 따가웠다.“화재 발생 원인은 아직 조사하고 있습니다. 초보적인 판단으로는 화학약품에 의한 폭발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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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2화

원상철 부부는 서로를 바라보며 확실히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빠른 걸음으로 따라갔다.소방대원이 화재 현장에서 들것으로 들고나온 것은 천으로 덮인 것이어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얼굴을 덮어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그러나 천 밑에서 한 귀퉁이가 드러난 옷을 유해나는 한눈에 알아봤다.“효영아…….”주현철은 순간 그녀를 붙잡지 못했다.유해나는 들것에 몸을 던졌고, 그 위에 눕혀져 있던 시신이 우당탕 땅으로 떨어졌다. 그 바람에 얼굴에 덮었던 천도 그대로 떨어졌다.“악!!”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얼굴에 유해나는 비명을 질렀다.뒤따라오던 김채림도 시신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원상철은 그래도 반응이 빨라 곧바로 손으로 아내의 눈을 가렸다.“보지 마요!”여자는 말할 것도 없고, 무서운 것 없는 남자도 그것을 보고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시신을 마주한 사람들은 온몸의 솜털이 모두 곤두서기 시작했다.시신의 얼굴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타버려 숯덩어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김채림은 그 시신을 보고 너무 놀라 소리를 지를 뻔했다. 그 모습을 본 원상철이 아내의 두 눈을 가리고 품으로 끌어안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원상철의 품에서 바들바들 떨었다.반면, 유해나는 놀라 비명을 지르더니 그대로 기절하고 말았다.옆에 있던 사람들이 덩달아 놀라 유해나를 들것에서 부축하여 일으켜 세웠다.주현철도 더 이상 시신을 바라보지 못하고 흰 천으로 다시 시신의 얼굴을 가렸다.그중 한 사람이 그들에게 말했다.“시신은 여성이고 아직 신원이 불분명합니다.”“네. 수고하셨습니다. 남은 건 법의 조사관에게 맡깁시다.”“안에 아직 몇 구의 시신과 시신 잔해가 남아있습니다.”말이 끝나고 소방관들은 다시 창고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방금 기절하신 부인님께서 이 시신이 자기 딸이라고 하셨는데, 알아보시겠습니까?”경찰이 주현철을 한번 보더니 그에게 물었다.주현철은 침을 한번 꼴깍 삼키고 정신을 가다듬고서야 경찰의 말에 대답했다.“이 옷은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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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3화

돌아오는 길에 김채림의 기분이 약간 가라앉았다.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공포에 떨고 있었다. 방금 봤던 시신의 시각적 충격이 너무 강해서 그녀를 두려움에 떨게 했다.“생각하지 마요.”그녀의 한쪽 귀를 막고 가볍게 품에 안으며 원상철이 덤덤하게 말했다.“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요.”김채림은 발버둥 치며 몸을 돌려 그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당신은 어떻게 생각해요?”원상철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주효영이 정말 죽었을까요?”“나도 모르겠어요.”“어떻게 그렇게 공교로울 수가 있죠? 하필 우리가 그 여자를 찾으러 갔을 때 사고가 났어요! 더구나, 우리 사람들은 분명히 그 여자가 집에 돌아가는 것을 보았고 그녀가 나가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했어요. 그 여자가 버려진 공장에서 무슨 실험을 하고 있었는지, 그리고 왜 공교롭게도 폭발하는 사고 일어났는지, 모든 게 다 수상해요. 마치…….”김채림이 말끝을 흐리자 원상철이 물었다.“마치 뭐요?”김채림은 아랫입술을 깨물었다.“마치 우리에게 보여주려고 애쓰는 것 같지 않나요?”“당신 말은 그들 부부가 연기를 한다는 건가요?”사실 원상철도 이럴 가능성이 있겠다고 생각해 보지 않은 건 아니다. 하지만 정말 그들이 연기를 하는 것이라면 주현철 부부는 정말 음침한 사람이다.원상철은 이미 가능한 한 내색하지 않고 모두 비밀리에 진행하게 했다. 그런데 주현철이 어떻게 진작 알아차리고 그들이 대응하려 이런 일을 꾸몄을까?게다가 이런 일을 꾸며 주효영이 가짜로 죽게 할 필요가 있을까?하지만 김채림은 남편의 생각을 읽은 듯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그들이 연기를 하는 거 같지는 않았어요. 만약 정말 연기를 한 것이라면 너무 무섭지 않나요? 연기대상을 받아도 될 만한 연기인걸요! 전에 유해나라는 사람과 몇 번 만난 적이 있었는데 비밀을 숨길 수 있는 사람 같지는 않았어요.”방금 유해나가 시신에 덮쳤을 때 바로 기절했었다. 그건 연기로 나올 수 없는 반응이다. 만약 이게 연기라면 그들의 연기가 너무 좋아 속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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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4화

차가 원청현의 정원 입구에 도착했을 때, 하늘은 완전히 어두워진 후였다.도시의 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에서 밤하늘의 별빛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도시의 번쩍이는 네온등이 없어 조용하고 온화했다.오는 길에 원상철은 먼저 원청현에게 전화를 했었다.아니나 다를까 원상철이 입만 열었을 뿐인데 바로 거절당했다. 하지만 주효영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분명히 멈칫하는 것 같았다.나중에는 한참 침묵하다 그제야 그들이 가는 걸 막지 않았다. 그저 간단하게 오는 길에 미행당하지 말라고 당부만 했다.그래서 그들이 원청현의 정원에 도착했을 때 아무도 그들을 막지 않고 들여보내 주었다.두 사람을 태운 차는 소리 없이 들어와 멈춰 섰다.원상철이 차에서 내릴 때 그들의 차 옆에 또 한 대의 차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낯선 번호의 고급 차가 있었다. 원상철은 이상하다 싶어 두어 번 더 보았다.‘손님이 있나?’사실 그의 마음속에는 의문이 있었다. 원청현의 집에 손님이 거의 찾아오지 않았었다. 게다가 이렇게 늦은 시간이니 더욱 이상했다.오기 전에 원청현이 물어보지 말아야 하는 건 묻지 말라고 당부했기에 원상철은 다른 말 없이 아내를 데리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원청현은 거실에 앉아 있었다. 그 외의 다른 사람은 없었다.그러자 원상철은 더욱 의심이 들었다.분명 낯선 차가 있는데 손님이 없다니?“이 늦은 시간에 굳이 오겠다고 난리냐?”원청현은 차를 한 모금 마시며 한숨을 쉬었다.“둘째 삼촌, 늦은 시간에 죄송해요. 방금 전화로도 말씀드렸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서요.”원상철이 말을 마치기 전에 원청현이 그의 말을 끊었다.“됐어, 이상하긴 무슨! 너희 두 사람이 아들 보고 싶어서 온 거잖아!”이 한마디가 정곡을 찌르자, 원상철의 얼굴이 뜨거워졌다.반면, 김채림은 그다지 게연쩍어하지 않았다.그녀는 직설적으로 말했다.“둘째 삼촌 말이 맞아요. 난 아들이 보고 싶어서 온 거에요. 내가 낳은 자식이고 어려서 부터 부족할 거 없이 키웠어요. 이렇게 마음 아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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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5화

“주효영이 정말 죽었다고?”어디선가 낯선 여자 목소리가 들려오자, 원상철은 어리둥절하여 무의식적으로 소리가 나는 방향을 바라보았다.어떤 여자가 뒷마당에서 걸어 들어오며 손의 먼지를 툭툭 털로 옆의 세면대에서 손을 씻고 나서 수건으로 닦는 모습이 보였다.원상철은 그렇게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기만 했다.그 여자가 자기 앞으로 다가와서야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원청현이 있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둘째 삼촌, 이분은?”원청현은 코를 쓱 만지더니 말했다.“내 제자야.”“안녕하세요. 한소은이라고 합니다.”한소은이 예의 바르게 인사를 했다.원상철은 한소은이라는 이름이 어딘가 익숙하다고 느껴졌다.그것보다 더 놀라운 것은 원청현이 한소은보고 제자라 부른 것이다.그렇다는 건, 자기 눈앞의 이 여자가 바로 원청현의 마지막 제자라는 말이다.‘둘째 삼촌의 마지막 제자가 여자였어?!’원청현의 가장 친한 친척으로서 그가 마지막 제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당연히 소문으로 돌던 자기 아들이 마지막 제자가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밖에서는 다들 원철수가 마지막 제자라고 말하지만, 구체적으로 누구인지는 아무도 몰랐고, 원청현도 한 번도 인정한 적이 없었다.지금 그가 주동적으로 인정하니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방금, 주효영이 죽었다고 했나요?”멀리서 들어서 인지 잘못 들었다고 생각한 한소은이 다시 물었다.“밖에서 들어오면서 살짝 들었거든요.”“당신도 주효영을 아세요?”원상철은 흠칫 놀랐다. 원청현의 눈치를 살짝 보더니 이어서 말했다.“맞아요. 나와 내 아내가 직접 눈으로 확인했어요. 그 폐기된 공장에서 폭발이 일어났는데 들것에 실려 나온 사람이 주효영이라 하더군요.”“직접 보셨다고요?”한소은은 놀라며 눈썹을 치켜 올렸다.‘이렇게 쉽게 죽었다고?’원상철은 잠시 생각하다 말을 바꾸었다.“음…… 그러고 보니 확실하게 단정 지지는 않았어요. 그 시신은 불에 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되었거든요.”“그렇다면 당신은 그 시신이 주효영이라는걸 어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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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6화

독인 만큼, 분명히 해독제가 있을 것이다.독을 쓴 사람을 찾는 게 해독을 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사람을 만나기도 전에 갑자기 “사망” 하다니?이렇게 큰 변수가 일어나니 그들은 모든 희망을 원청현에게 걸 수밖에 없었다.“원철수 몸에 있는 건 독이 아니라 촉매제입니다.”이 말 한마디에 원상철은 그 자리에서 멍해졌다.원상철은 두 눈을 깜빡이며 자기가 들은 게 무슨 말인지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 같았다.‘촉매제? 그게 뭐지?’“미안한데 촉매제가 뭡니까?”촉매제라는 단어를 그는 처음 들어본 것이다.“설명하자면 중독된 것과 비슷해요. 이것도 사람의 몸을 해치는 것이에요. 하지만 일반 약품과는 달리 촉매제는 사람 몸의 세포를 가속 성장 및 분열을 하게 만들어요. 이로 하여금 사람의 신체 능력을 올리고 여러 방면의 수치를 최고로 만드는 것이죠.”한소은은 잠시 생각하다 그들이 이해할 만한 말로 설명해 주었다.그러자 원상철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잠시 생각하더니 머뭇거리다 되물었다.“그럼, 흥분제와 비슷한 건가요?”“아니요. 비슷하긴 하지만 성질은 완전히 달라요.”한소은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을 이어 갔다.“아무튼, 사람 몸속의 세포 분열과 성장을 최고 속도로 끌어 올리는 것이라 생각하면 되요. 원래 세포 분열과 성장에는 고정적인 규칙과 주기가 있는데 지금 약물로 그 주기를 강제적으로 속도를 높인 거예요.”“그렇기 때문에 지금 원철수가 보기에는 건강해 보이지만 원래 몸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었어요. 그래서 지금 많이 허약한 상태에요. 세포가 한계치를 넘는 성장 속도를 보였으니 지금 많이 고통스러울 거예요.”한소은은 두 손으로 밧줄을 꽉 잡아당기는 시늉을 했다.지금 원철수의 몸이 바로 이런 상태다. 조금만 더 잡아당기면 한계치를 감당해 내지 못해서 툭 끊어질 수 있는 상태다."짐승! 이런 짐승들!"원상철이 주먹을 꼭 쥐고 원한이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그는 지금 자기의 아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워하는지 대충 알 것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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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7화

원상철은 희망을 품고 있었지만, 현실은 그에게 큰 일격을 가했다.한소은은 고개를 저으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안타깝지만 방법이 없어요. 약 성분이 이미 완전히 원철수의 몸과 융합되었고, 시간이 오래 지나서 손쓸 수 없는 상태에요.”“뭐라고요?!”한소은의 말은 원상철에게 있어서 의심할 여지 없이 심각한 타격이었다.원상철의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되었고, 그는 허둥지둥 원청현을 바라보았다.“둘째 삼촌, 둘째 삼촌, 당신이 말 좀 해 보세요. 해결할 방법이 정말 없는 건가요? 삼촌은 신의 잖아요! 그렇게 많은 사람을 구하셨으니, 철수도 반드시 구할 수 있겠죠?”“어휴…….”원청현이 한숨을 푹 쉬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의 표정은 이미 답을 주었다.그 모습을 지켜보다 한소은이 다시 입을 열었다.“불행 중 다행인 것은 이 촉매제가 어떤 치명적인 독은 아니라는 거예요. 당분간은 목숨에 지장이 없을 거예요.”“다행은 뭐가 다행이에요? 지금 철수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면,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낫겠어요!”원상철은 한 손으로 위층 방향을 가리키고 가슴 아파하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슬픔과 괴로움과 분노의 감정이 뒤섞여 더는 감정을 통제할 수 없었다.아들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았으니 원상철은 차라리 자기가 대신 아팠으면 하는 생각만 들 뿐이다.그의 정서도 통제할 수 없게 되었다.아내를 달래기 위해, 아내가 마음을 조금이라도 놓게 하기 위해 감정을 다스리려고 노력했는데, 이제는 이 말을 들으니 순간 심적 방어선이 무너지고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확실히 사는 것보다 죽는 것이 낫겠죠.”한소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 촉매제의 작용은 사람의 세포 속도를 올리고, 원래의 법칙에 어긋나게 해요. 인위적인 간섭은 원철수를 매우 고통스럽게 하고 있어요. 현재로서는 그의 고통을 완화할 수 있을 뿐, 근본을 완전히 해결하기는 어려워요.”“덜 고통스럽게 할 수만 있다면 내가 절이라도 할게요!”고개를 번쩍 치켜든 원상철의 눈은 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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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8화

“얼마나 많은 보물을 망가뜨렸는지 내가 원가의 두 배로 배상할게요. 하지만…….”한소은은 잠시 멈칫하더니 입술을 작게 치켜 올렸다.“내가 말한 것이 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잖아요.”“음…….”말끝을 길게 늘어뜨린 원청현은 손에 쥐고 있던 찻잔을 내려놓는다.“네가 너무 급하게 와서 내가 너 한테 물어볼 겨를도 없었네. 그쪽은 어떻게 되었어?”“이미 끝났어요. 해독제를 성공시켰어요! 그렇지 않았으면 제가 어떻게 여기에 서 있었겠어요.”한소은은 아주 가볍게 대답했다.“정말이야?”원청현은 눈썹을 치켜 올렸다.“하지만 내가 듣기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은 것 같은데. 너희 쪽에서 스파이가 생겼다고?”한소은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 원청현이 이런 것까지 알고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머리를 살짝 비비고, 눈썹을 찌푸리더니 곰곰이 생각했다.“사부, 거기에 사람을 심어 두신 거예요?”“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무슨 특수 조직인 것처럼 말하네!”원청현은 허벅지를 두드리며 그녀를 노려보았다.“그건 내 문하생이 천하를 다 돌아다니는 거지!”한소은은 어이가 없다는 듯 눈을 뒤집고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네네네, 스승님의 제자가 하늘 아래 가득한데, 당연히 제자가 말해줬겠죠! 그럼, 그 제자들이 실험 기지의 그 사람들이 어떤 세력인지, 세상을 통치하려는 건지 아니면 세계를 멸망시키려는 건지 말해줬나요?”원청현이 수염을 비비며 말했다.“철수 그 자식이 말한 적이 있긴 있어. 그들은 정말 바이러스를 개발해서 전 세계를 지배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아. 하지만 그들이 지금 만들어 낸 이런 것들은 이유를 모르겠어. 요즘 기승을 부리는 전염병과 철수의 몸에 있는 촉매제? 이런 것으로 전 세계를 지배할 수 있을까?”“당연히 말이 안 되죠. 다만, 일부 사람은 없앨 수 있을 거예요.”한소은은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진지하게 생각했다.“전에 실험기지에 있을 때 그들의 목적이 단순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그들이 단지 이런 바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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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9화

김준은 눈을 비비며 방에서 걸어 나왔다.“엄마…….”“왜 또 일어났어?”한소은은 자연스럽게 손을 뻗어 김준을 안았고, 아이를 자기 몸 옆으로 끌어당겨 앉혔다.요즘 그녀의 배가 좀 더 나와 그를 안는 것이 불편했지만 그렇다고 아들을 밀쳐내지는 않았다.“엄마가 다시 간 줄 알았어요.”김준은 엄마의 품에 폭 안겼다. 입으로는 말하지 않았지만, 행동으로는 마음속의 불안함을 들어냈다.한소은은 마음속으로 약간 미안해 했다. 최근 확실히 아들을 소홀했다.이렇게 어린 나이에 이렇게 긴 시간 동안 헤어졌으니, 아이는 틀림없이 자기를 매우 보고 싶어 했을 것이다.그러나 김준은 철이 들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안 가! 엄마 이제 어디도 안 갈 거야. 우리 같이 집에 가자.”김준의 머리를 비비며 한소은이 부드럽게 말했다.집에 가자라는 말을 듣자, 녀석의 눈이 번쩍 뜨였다.“정말? 우리 집에 가는 거예요?”“물론이지.”김준이 기뻐하는 것을 보고 한소은도 기뻐서 말했다.“네 아빠도 돌아왔으니 드디어 우리 가족이 모일 수 있어.”“좋아요!”이 말을 들은 김준은 더는 참을 수 없이 깡충깡충 뛰기 시작했다.이를 본 원청현은 깜짝 놀라 두 손으로 김준을 막으며 말했다.“아이고, 이 놈아! 조심해!”간신히 뛰어다니려는 아이를 막아 다시 자신의 품에 안으며 원청현은 한소은을 바라보며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정말 준이를 데려갈 거야?”‘참 나, 이 영감 탱이. 지금 준이가 아쉬워서 이러는 건가?’“아님, 준이를 몇 달 더 보살펴 주실래요?”한소은은 농담조로 말했다.그러자 원청현은 또 연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됐어 됐어, 네가 그냥 데려가!”한소은은 웃기 시작했다.“사부, 아직도 그렇게 삐치는 걸 좋아하시네요!”말을 마치자마자 그녀는 일어서서 위층 방향으로 걸어갔다.“어휴…….”원청현이 막 입을 열려고 하자, 김준은 한소은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그녀가 갈까 봐 서둘러 쫓아가려 했다.그러자 한소은은 몸을 돌려 입술 앞에 손가락을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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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10화

하지만 이 큰 방은 텅 비어 있었다.임상언이 방안을 둘러보며 남자의 모습을 찾고 있을 때 책상 뒤의 의자에서 왜소한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그는 의자에서 뛰어내려 임상언의 앞으로 걸어갔다.“무슨 일이야?”“주효영이 죽었답니다!”임상언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이 소식을 받았을 때 임상언도 충격을 받았다.심지어 이것이 가짜 소식일 수도 있고 누군가를 속이려는 속임수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여러 가지 소식의 출처와 현재 밝혀진 정황으로 보아 사실일 가능성이 높았다.“나도 알아.”남자가 고개를 들어 임상언을 바라보았다.가면 뒤의 눈은 약간 실눈을 뜨고 있었고 약간 불쾌해 보였다.임상언은 곧 그의 뜻을 알아차리고 몸을 웅크려 그보다 한 계단 낮게 앉았다.그제야 남자의 눈이 만족스러운 눈빛을 드러내었다.“어떻게 이렇게 갑자기, 왜 멀쩡하던 공장이 폭발한 것일까요? 그동안 그렇게 많은 실험을 했는데도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았는데, 그 여자가…… 거짓말하는 거 아닐까요?”임상언이 남자를 떠보며 물었다. 그는 이것이 남자와 주효영이 함께 짠 판이라고 생각했었다.그러나 남자는 임상언을 깊이 쳐다보더니 한숨을 쉬며 뒤의 의자에 올라가 앉아 다리를 흔들며 말했다.“죽었는지 아닌지는 경찰서에서 부검 결과가 나오면 다 알 수 있을 거야. 나도 이런 사고가 날 줄은 몰랐어.”“그렇다면 보스가 계획한 게 아니라는 건가요?”의심스러운 듯 그를 바라보며 임상언은 여전히 미심쩍은 느낌이 들었다.“내가?”남자는 눈살을 찌푸리더니 소리를 내며 웃었다.“내가 왜 그런 짓을 하지? 주효영은 너와 같아. 내게 유능한 사람이야. 그녀가 죽으면 나에게 무슨 이익이 있을까?”잠시 동안 임상언도 보스에게 무슨 이득이 있을지 대답하지 못했다.그런데, 너무 갑작스럽고 불가사의하다고 느꼈다.주효영처럼 날뛰던 사람이 갑작스럽게 폭발 사고로 목숨을 잃다니?게다가 실험하다가 폭발한 것이니 그녀로서는 정말 저급한 실수였다. 일어날 수도 없는 일이었다.“나는 네가 어떤 이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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