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661 - 챕터 1670

2452 챕터

제1661화

“모두 네 탓이야!”맹호군이 독하게 말했다.“네가 아니면 아이는 이렇게 크게 다치지 않을 거고 목숨이 위태롭지 않았을 거야! 그런데도 넌 아직도 소란을 피우고 있잖아!”“소란 피우는 거 아니에요. 아이의 맥을 짚어야 하니 비켜요!”그러자 한소은이 차갑게 말했다.“그만해! 말끝마다 맥을 짚는다고! 도대체 뭘 짚는 거야! 고작 손가락 몇 개가 전문적인 기기보다 더 쓸모가 있단 말이야?”“정말 뻔뻔하다니까! 한의학은 믿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지! 지금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아직도 변명할 것이 있어?”그는 노발대발하며 욕설을 퍼부었다.그 순간 자리에 있던 한의사들은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누가 뻔뻔스럽다는 거예요? 한의학이 왜 믿음직스럽지 못해요?”“사실이에요!”“서양 의학이야말로 기기를 떠나면 쓸모없는 사람이잖아요. 수술하는 것외에 죽음을 기다리는 방법밖에 더 있어요?”“서양 의학이야말로…….”양측의 거센 다툼이 일어났다. 한의사들도 소은이 너무 젊어 믿음직스럽지 못하다고 생각하지만 같은 분야이니 힘을 합쳐 욕할 수밖에 없었다. 그 순간 아주 시끌벅적해졌다.지금은 시간이 생명과 같으니 소은은 말다툼할 여력이 없었고 그녀는 빨리 아이의 맥을 짚어 현재 상황을 파악해야 했다.하지만 호군은 그녀의 옆에 서있다가 그녀가 손을 내밀던 순간 재빨리 뿌리쳤다.“쓸모없는 짓하지 마. 이제는 우리가 아이를 살릴 거야. 넌 여기서 시간을 지체하지 마!”“주임님, 아이에게 문제가 생기면 그녀가 책임진다고 했어요. 모두들 똑똑히 기억하고 있으니 주임님은 이런 사사로운 일에 끼어들지 말아요!”“아이가 살아있는데 맥을 짚지 못하게 하는 건 도대체 무슨 속셈이에요? 내가 책임진다고 했어요. 지금 아이는 살아있어요. 무슨 일이라도 생기길 바라는 거예요?”그가 자꾸 방해하니 소은도 너무 화가 나 분노하며 말했다.호군은 할 말을 잃었다.“아직도 변명을 늘어놓다니…….”“그만 해요!”고지호 교수은 버럭 소리 지르더니 들고 있던 두꺼운 서류를 바닥에 내치면서 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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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2화

잠시 후 한소은은 일어나서 고지호 교수을 바라보았다.“할 말이 있어요.”“아이의 상태는 어때요?”그녀가 눈살을 찌푸리자 고지호 교수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잠시는 안정됐어요.”그녀는 진지하게 말하더니 허리를 숙이고 한 손을 아이의 뺨에 댄 채 다른 한 손으로 입에 무언가를 넣었다.그 행동이 너무 빠르고 갑작스러워 사람들은 순간 멍때리더니 깜짝 놀라 소리 질렀다.“뭘 먹인 거예요?”“고지호 교수님, 따로 할 말이 있어요.”소은은 몸을 돌려 그를 덤덤하게 바라보며 말했다.고지호 교수이 대답하기도 전에 맹호군이 차갑게 말했다.“여기서 말하면 안 돼? 꼭 따로 말해야 해? 우리는 동료잖아?”“방금 고지호 교수님도 말했어. 우리는 같은 배를 탄 사람들이라고. 설마 우리가 들으면 안 되는 비밀이라도 있는 거야?”“고지호 교수님, 방금 사사로운 감정에 얽매이면 안 된다고 했잖아요? 그럼 사적인 얘기나 다른 사람이 들었다가 문제될 거는 없을 거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우리가 들으면 안 되는 거라도 있어요?”그가 말하고 주변을 힐끔 보자 눈치를 챈 다른 의사가 재빨리 맞장구를 쳤다.“맞아요! 아이의 병에 대한 얘기라면 저희도 꼭 들어야 해요. 만약 아니라면…… 한소은 의사는 지금 병세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죠?”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자 고지호 교수도 어쩔 수 없었다.“맞아요! 한소은 씨, 다른 건 말하지 말아요. 아이의 병은 어떻게 됐어요?”그는 어떤 예외도 없기를 바란다.비록 그는 한의학 전문가도 아니고 잘하지도 못하지만 공부한 적 있고 연구한 적 있다. 게다가 그는 직접 원씨 어르신의 실력을 본 적 있다.가끔은 서의학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고질병을 한의학의 불가사의한 수단으로 치유할 수 있다.결국 한의학의 놀라운 치료 수단을 감탄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소은은 너무나 어리다. 비록 그가 소은을 믿고 그녀가 원씨 어르신이 제일 믿는 제자라고 할지라도 실수하지 않을 수 있을까?많은 사람이 그녀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 소은은 주위를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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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3화

두 사람의 의견이 서로 날카롭게 맞서 어느 쪽도 상대를 설득할 수 없었다. 각자의 주장이 모두 타당해 보여서, 옆에 있는 사람들은 누구를 믿어야 할지, 어느 편에 서야 할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소은 선생, 그럼 당신이 보기에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여태껏 침묵하고 있던 모범이 말문을 열었다. 그는 누구의 말이 맞다고 하지 않았고 누구의 책임이라고도 하지 않았으며 그녀에게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물었다.“맞아요. 옳고 그름을 따질 때가 아니에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을 구하는 거예요.”다른 사람도 머리를 끄덕였다.“소은 선생, 방금 아이에게 뭘 먹인 거예요? 함부로 약을 먹이면 안 돼요.”“심장을 지키는 거예요.”한소은이 대답했다.“아이를 저에게 맡겼으니 저는 반드시 끝까지 책임질 거예요. 저는 제가 한 말은 지켜요.”모범이 눈살을 찌푸렸다.“지금은 책임지고 약속을 지키고 하는 문제가 아니에요. 사람의 목숨이 달렸으니 절대 함부로 행동하면 안 돼요!”“알아요!”그녀는 모범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그녀는 비록 세상을 구제할 마음은 없지만, 사람의 목숨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 하물며 그녀는 되도록 많은 환자들의 병을 치료하고 싶어 한다.모범은 침묵했고 다른 사람들도 침묵했다.“고지호 교수님, 결정해요. 저희가 어떻게 하면 되죠?”그때 맹호군이 갑자기 고지호 교수을 바라보며 이 문제를 그에게 넘겼다.“지금 이런 상황에서 구해야 하나요, 구하지 말아야 하나요?”그는 말하면서 병상 쪽을 힐끔 보았다.다른 사람들도 모두 병상에 있는 소녀를 바라보고 있다. 아직 아이이니 몸집이 아주 작았다. 아이가 있는 의사들은 너무 마음이 아팠다.“살려요! 목숨인데 어떻게 살리지 않을 수가 있어요!”그때 한 사람이 말했다.“아이를 시험품으로 생각하면 안 돼요!”“맞아요, 아이를 시험품으로 생각하면 안 돼요!”그때 고지호 교수이 머뭇거리며 말했다.“정상적인 절차에 따르면 수액을 맞아야 하고 치료해야 해요. 그리고 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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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4화

“가서 준비해요. 두 분이 밤새 지켜야 하니 고생이 많을 겁니다.”고지호 교수이 병실을 지키는 두 간호사에게 말했다.“준비가 끝나면 들어와요. 저는 다시 환자를 살펴야 해요.”“네.”간호사는 대답을 하고 자리를 떠났다.고지호 교수은 청진기를 들고 아이의 심박수를 들으며 다시 검사한 후 아이의 손목과 손바닥을 보는 소은을 힐끔 보았다.아이의 손바닥은 아주 부드러웠지만 가운데 부분에 보면 노란 부분이 보였는데 얼핏 보면 굳은살 같았다.하지만 아직 어린아이라 힘든 일을 한 적도 없고, 오랜 세월 동안 고생한 적도 없고, 게다가 요즘은 계속 병실에서 생활하고 있었는데 말이다.손가락으로 만져봤더니 그건 굳은살이 아니었다. 피부에서 새어 나오는 부자연스럽고 비정상적인 노란색이었다.손을 떼고 다시 이불 속에서 조그마한 발을 꺼내 발바닥을 들여다보았더니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었다.그의 움직임을 지켜보던 모범은 처음에는 단지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가까이 다가가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어…… 어떻게 이럴 수 있죠?”고지호 교수은 대답 대신 고개를 돌려 소은을 바라보았다.“중독된 거예요.”그녀는 고개를 들어 방 주위를 둘러보고는 소리를 내지 않고 입술로 얘기했다.환자의 변화를 수시로 관찰해야 하기에 모든 방에는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 물론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야 하기에 사각지대도 있다.“중…….”모범은 하마터면 말할 뻔했다. 그는 재빨리 입을 다물었지만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바이러스?”상대적으로 고지호 교수은 침착했다. 그는 소은을 조용히 바라보며 그녀의 대답을 기다리는 듯했다.그녀는 방금 그와 따로 할 말이 있다고 했다. 설마 이것 때문일까?“아니에요.”소은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돌아서서 카메라 사각지대로 몇 걸음 걸어갔다.고지호 교수은 그녀를 지그시 보더니 그녀를 따라갔고 모범도 그 뒤를 따랐다.“박소희는 중독된 거예요.”두 사람이 다가오자 소은이 말문을 열었다.두 사람은 동시에 깜짝 놀랐다.그때 모범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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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5화

“검사해 봐야겠어요.”고지호 교수이 말했다.“그런데 중독된 것을 어떻게 알았어요?”그는 질문을 하고는 의미 없는 질문이라고 생각했다. 한의학에서는 맥만 짚고도 겉으로 알아차리기 힘든 문제를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그럼 누가 독을 주입한 것 같아요?”고지호 교수이 다시 물었다.그러자 소은이 고개를 저었다.“그건 단정할 수도 없고, 함부로 결론을 내려서도 안 돼요. 하지만 아주 심각한 문제예요.”“누가 독을 주입했는지 모르겠지만 그 사람의 목적이 뭘까요? 무슨 속셈일까요? 그리고 그런 사람이 존재하는 건 너무 위험해요.”“맞아요!”고지호 교수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모범에게 물었다.“모 선생은 어떻게 생각해요?”“소은 선생의 말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이 누구든 반드시 잡아내야 합니다! 이곳에 그런 사람이 숨어있을 줄은 몰랐네요, 너무 끔찍해요!”고지호 교수은 순간 생각에 잠겼다.“소희는 괜찮을 거예요. 해독제를 먹였으니 독성이 곧 풀릴 거예요.”소은이 설명했다.“해독제? 청심환이 아니고요?”모범은 어안이 벙벙한 채 물었다.소은이 싱긋 웃자 그제야 모범은 이해했다.“눈속임한 거예요?”“말 안 하는 게 맞아요! 지금 상황이 이러니 그 사람을 찾아내기 전에는 말하면 안 돼요.”고지호 교수도 소은의 결정에 동의하며 그녀의 임기응변 능력에 감탄했다.“하지만 현재 아이의 상황은 그다지 안 좋아요.”“해독이 되면 문제없어요. 만약 중독되지 않았다면 지금쯤 이미 나았을 거예요. 소희의 맥은 아주 차분하고 힘이 있어요. 아이의 면역력이 좋은 걸 느낄 수 있어요. 바이러스는 이미 이겨냈지만 중독이 되어 건강에 영향이 간 거예요.”그때 소은이 멈칫했다.“소희가 괜찮아질 때까지 여기 있고 싶습니다.”“소은 선생이?”고지호 교수은 깜짝 놀라더니 고민도 하지 않고 거절했다. “안 돼요!”“소은 선생은 이미 너무 무리했어요. 몸이 견디지 못할 거예요.”그가 말했다.“여기는 내가 사람을 배치할 테니 소은 선생은 걱정하지 말고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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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6화

원철수는 어렴풋이 눈을 떴지만 눈꺼풀이 너무 무거워서 다시 천천히 감았다.얼마나 지났을까, 다시 떠보니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것 같았다. 그는 고개를 들고 위를 쳐다보았다. 더 이상 초조할 만큼 하얀 천장이 아닌 나무 천장이라 다시금 주위를 둘러보았다. 옷장, 책상과 의자, 자신이 누워 있는 침대, 이불…….이 모든 것은 더 이상 이전의 차갑고 딱딱한 것들이 아니었다.거의 무의식적으로 손을 들어 뺨을 한 대 후려쳤다.“짝!”‘아, 아파!’하지만 이런 아픔이 그는 마냥 즐겁기만 했다. 이건 꿈이 아니다, 절대 꿈이 아니다! 결국 그 지옥 같은 곳에서 탈출했다. 더는 그곳에서 밤낮으로 고생할 필요가 없다.황급히 침대에서 내려오려고 했지만, 이불을 들치자마자 발이 땅에 닿았으나 힘이 없어 넘어질 뻔했다. 다행히 한 손으로 간신히 지탱했다.“뭐 하는 거야, 죽고 싶어?”익숙한 목소리지만 너무나 낯설게 들려왔다. 그는 오랫동안 이 소리를 듣지 못하다가 다시 들으니 기분이 이상했다.서서히 고개를 돌려 소리의 근원지를 바라보았다.천천히, 그 얼굴이 눈에 똑똑히 들어왔다. 주름투성이, 짜증투성이, 그러나 더없이 자상하고 온화한 얼굴이었다. 철수의 눈이 뜨거워지더니 눈물이 시야를 흘렸다. 그는 더없이 흥분했다.“둘째 할아버지…….”떨리는 목소리로 한 번 부르고 난 그는 거의 울 뻔했다.“울긴 왜 울어!”할아버지는 오히려 퉁명스럽게 내뱉었다.“나이가 몇 살인데, 입만 벌리면 우는 거야, 부끄럽지도 않아!”그의 말에 철수는 황급히 손을 들어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안 울어요, 안 울어요……. 둘째 할아버지가 울지 말라고 하면 안 울 거예요! 나, 안 울어요…….”하지만 입으로만 이렇게 말하며, 손은 눈물을 닦고 있었다. 눈물을 닦으면 닦을수록 더 심하게 떨어졌다.뚝뚝 떨어지던 눈물은 점점 더 많이 흘렀다.“바보 같은 자식!”할아버지가 욕을 한마디 하더니 손에 들고 있던 쟁반을 내려놓고 가서 휴지 한 봉지를 집어 그에게 던졌다.“할아버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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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7화

“둘째 할아버지…….”그가 막 입을 열려고 하자 할아버지가 약을 건네며 말했다.“마셔!”거친 한마디지만, 지금의 원철수에게 이 약은 그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약이다. 그는 무슨 약인지도 묻지 않고 받아 들고 단숨에 다 마셔버렸다.약이 뜨거운데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 단숨에 다 마신 뒤에야 그는 입맛을 다시며 한마디 했다.“달아요!”할아버지는 그를 노려보았다.“약에 황련을 두 배로 넣었는데 달다니! 차에 치여 머리가 이상해진 거 아니야?”할아버지가 핀잔을 주었지만 철수는 아무렇지 않았다.“둘째 할아버지,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아까 말했잖아, 난 그럴 여유가 없다고 말이야. 이따가 네 아버지가 데리러 올 테니 꾸물거리지 말고 따라가. 나한테 들러붙을 생각도 하지 말고, 보기만 해도 짜증 나!”그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을 이었다.“아 맞다, 이 침대랑 이불, 네가 자던 거 다 버려야겠어. 네 아버지한테 새걸로 바꿔 달라고 해!”“꼭, 꼭, 꼭 제일 좋은 걸 사서 둘째 할아버지께 드릴게요!”철수는 웃으며 말했다. 갑자기 가슴이 따끔한 느낌이 들어 그는 한 손으로 가슴을 쓸어내리고 기침을 했다.“왜 그래?”할아버지가 얼굴을 찡그리며 그를 보더니 물었다.겉으로는 싫은 척하지만 눈빛으로 보이는 관심은 감추지 못한다.“괜찮아요. 아까 어디 부딪쳤나 봐요. 좀 쉬면 돼요.”힘껏 기침하고 나니 아프지 않은 것 같았다. 몸은 피곤하지만 예전보다는 많이 좋아졌다.그는 생각하다가 다시 물었다.“둘째 할아버지……. 혹시 맥을 짚어본 적이 있나요?”“내가 맥을 짚어 줄 게 뭐 있어, 너 곧 죽어?”그는 매우 불쾌한 듯 말했다. 무심한 척 말하고 난 그는 한마디 보탰다.“됐어, 안 죽을 거야!”“그럼…… 내 안에 있는 독은 무슨 독이래요?”잠시 생각하던 철수가 물었다.솔직히 둘째 할아버지를 봤을 때, 그는 매우 기뻤고 마음이 놓였다. 어쨌든 그곳에서 주효영이 그에게 독을 주입했지만, 도대체 무슨 독인지 자신은 아직 모른다.이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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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8화

“옷 벗어!”할아버지 말했다.“원철수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속 시원히 윗도리를 벗었다. 할아버지는 그를 앞뒤로 훑어보더니 이어서 두 걸음 뒤로 물러서서 위아래로 훑어보았다.”“바지도 벗어!”철수는 할 말을 잃었다.“둘째 할아버지…….”“무슨 헛소리야! 굳이 내 손으로 벗겨야 하는 건 아니겠지?”할아버지가 불쾌하게 말했다.철수는 어쩔 수 없이 바지도 벗어야 했다. 팬티는 아직 입고 있었지만 이렇게 할아버지 앞에서 발가벗는 것도 민망했다.쭈그리고 앉아 그의 종아리를 들여다보고, 다시 그의 다리를 톡톡 치던 할아버지는 천천히 일어나 다시 뒤로 물러섰다. 한 손으로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실눈을 뜨고, 뭔가를 보는 듯하기도 하고, 생각에 감긴 듯하기도 했다.“둘째 할아버지…….”철수는 할아버지가 자신을 진찰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렇게 서 있는 것은 정말 어색했다. 다 되었으면 적어도 옷부터 입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할아버지…….”작은 소리가 들려왔다. 나지막하게 할아버지를 부르는 목소리 때문에 철수는 순간 환각을 일으킨 줄 알았다.“둘째 할아버지?”아니었다. 그의 목소리는 정상이었고 그렇게 앳된 목소리가 아니었다.“할아버지…….”또 부드럽고 애교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철수는 이번에 정말 똑똑히 들었다. 이 목소리는 그가 낸 것이 아니라…… 뒤에서 들려온다?몸을 돌리자 남자아이가 문 앞에 서서 한 손으로 문을 열었는데 반쯤 열린 문으로 고개를 들이밀고 눈을 깜박이며 호기심 어린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 보였다.아이는 철수를 보는 순간 눈을 크게 뜨고 입을 크게 벌렸다.“와…….”원철수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고개를 숙이고 벌거벗은 자신을 본 그는 바지를 쓱 올리더니 순식간에 얼굴이 빨개졌다.어린아이이고, 그것도 남자아이지만 언제나 체면을 중요시하는 철수에게는 궁색하기만 했다.“아이고, 우리 꼬맹이, 어찌하여 여기까지 왔어. 조용히 놀고 있으라고 했잖아!”할아버지는 순식간에 표정이 변하더니 한걸음에 달려가 아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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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9화

“준아, 이곳은 재미가 없어. 할아버지랑 나가서 재미있게 놀자.”할아버지는 김준을 안고 밖으로 나가려 했다.한쪽에 뻘쭘하게 서 있던 원철수는 어리둥절해 하며 물었다.“둘째 할아버지, 저의 독은…….”“독은 무슨 독이야, 중독이 아니라니까!”퉁명스럽게 한마디 뱉은 할아버지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떠나셨다.철수는 그곳에 한참 동안 멍하니 서 있다가 방 안의 화장실로 들어갔다.넓은 거울 앞에 서서 거의 벌거벗은 자신을 바라보았다.그는 팬티 한 벌만 입고 있었다. 방금 벗으라고 해서 벗었는데 이제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볼 수 있게 되었다.오랫동안 이렇게 자신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살이 쭉 빠졌는데 미리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면 아마 깜짝 놀랐을 것이다. 볼은 깊이 움푹 패 있었고 한 쌍의 검고 커다란 눈동자가 유난히 눈에 띄었다. 두 눈이 빨갛게 충혈돼 있었다. 며칠 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잤기 때문이다. 거울에 비친 그의 모습은 자신이 아닌 것 같았다.마른 장작이 아니라 오히려 몸의 근육이 단단하고 결이 뚜렷했다. 그는 두 팔을 들어 주먹을 불끈 쥐어봤다.지금 그의 몸은 사람들에게 분명 그가 튼튼하고 운동을 자주 하는 건장한 사내로 보일 것이다. 하지만 철수는 잘 알고 있다. 그는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고 5km를 달려도 숨이 차다. 일 년 내내 실험실에 틀어박혀 있는 그는 뇌가 매우 활동적이지만 몸은 매우 허약했다.지금 이 순간, 뜬금없이 이런 몸이 생겼지만, 그의 뼛속은 여전히 허약하다. 몸의 허약함은 거짓이 아니다. 그는 그 자리에 서서, 마치 낯선 사람을 보는 것처럼 자신을 보고 있다. 마치 영혼이 빠져나와 허공에서 자신의 몸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둘째 할아버지는 중독되지 않았다고 하셨고, 그는 할아버지의 말을 믿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할아버지는 손가락으로 엑스레이도 감별할 수 없는 작은 종양을 알아낼 수 있는 사람이니 말이다. 중독된 것이 이렇게 명백한 것이라면, 그가 못 만질 리가 없다.하지만 지난 며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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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0화

손을 내려놓고 그녀도 숨을 내쉬었다.살금살금 방을 빠져나와 옆방에 이르렀을 때, 김서진은 아직 잠들기 전이었다. 그는 이미 일어나 방안을 거닐 수 있었는데 움직임이 보통 사람과 다름없어 보였다.“한소은 선생, 또 순찰하는 거예요?”그는 농담 반으로 말했지만, 협조적으로 순순히 손을 내밀었다.소은은 그를 흘겨보았다.“안색이 좋은 걸 보니 내일이면 이곳을 떠날 수 있을 것 같아요.”“그래요? 하지만 저는 아직 안 될 것 같아요.”미간을 찌푸린 채 김서진은 그녀가 자신의 맥을 짚는 것을 지켜보았다. 몇 번이든 그녀는 언제나 그렇게 진지한 모습이었다.일부러 잠시 더 머무른 후에야 소은은 손을 내려놓았다. 긴장하던 표정이 한껏 풀린 그녀의 눈에는 안도감이 생겨났다.“완전히 회복되었네요. 맥박이 안정되었어요. 모든 것이 정상이에요. 내일 정말 나갈 수 있겠어요.”서진은 한 걸음 앞으로 나가 두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고 가볍게 앞으로 당겼다.소은은 재빨리 그의 가슴에 손을 얹었다.“그러지 말아요…….”“하지만, 난 아쉬운데 어쩌죠?”서진은 고개를 숙이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는 그녀의 입술에, 지친 눈에 뽀뽀하고 싶었다.소은이 말하지 않지만, 서진은 요즘 그녀의 고생을 모두 눈여겨 보고 있었다. 매일 이렇게 바쁜데, 그녀의 몸이 견딜 수 있을지 걱정되었다.“나도 아쉬워요. 하지만 이제 이 치료가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으니 이때가 가장 중요해요. 우리 모두 잘 버텨야 해요.”그녀는 한숨을 쉬며 속삭였다.“나는 가끔, 소은 씨의 책임감이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아요!”한숨을 쉬고 서진은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소은은 입을 삐죽하며 대꾸했다.“나도 때로는 싫지만 정말 어쩔 수 없어요.”“그 아가씨는 무슨 일이에요?”오늘 그는 바깥의 동정을 들었다. 다만 이곳은 상황이 특수해 가서 보지 못하고 다툼이 있었다고 단지 조금 들었을 뿐이다…….“병이 좀 재발했지만, 지금은 통제되고 있어요.”소은은 고개를 숙이고 속삭였다.“그렇게 간단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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