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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9화

“준아, 이곳은 재미가 없어. 할아버지랑 나가서 재미있게 놀자.”

할아버지는 김준을 안고 밖으로 나가려 했다.

한쪽에 뻘쭘하게 서 있던 원철수는 어리둥절해 하며 물었다.

“둘째 할아버지, 저의 독은…….”

“독은 무슨 독이야, 중독이 아니라니까!”

퉁명스럽게 한마디 뱉은 할아버지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떠나셨다.

철수는 그곳에 한참 동안 멍하니 서 있다가 방 안의 화장실로 들어갔다.

넓은 거울 앞에 서서 거의 벌거벗은 자신을 바라보았다.

그는 팬티 한 벌만 입고 있었다. 방금 벗으라고 해서 벗었는데 이제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볼 수 있게 되었다.

오랫동안 이렇게 자신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살이 쭉 빠졌는데 미리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면 아마 깜짝 놀랐을 것이다. 볼은 깊이 움푹 패 있었고 한 쌍의 검고 커다란 눈동자가 유난히 눈에 띄었다.

두 눈이 빨갛게 충혈돼 있었다. 며칠 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잤기 때문이다. 거울에 비친 그의 모습은 자신이 아닌 것 같았다.

마른 장작이 아니라 오히려 몸의 근육이 단단하고 결이 뚜렷했다. 그는 두 팔을 들어 주먹을 불끈 쥐어봤다.

지금 그의 몸은 사람들에게 분명 그가 튼튼하고 운동을 자주 하는 건장한 사내로 보일 것이다. 하지만 철수는 잘 알고 있다. 그는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고 5km를 달려도 숨이 차다. 일 년 내내 실험실에 틀어박혀 있는 그는 뇌가 매우 활동적이지만 몸은 매우 허약했다.

지금 이 순간, 뜬금없이 이런 몸이 생겼지만, 그의 뼛속은 여전히 허약하다. 몸의 허약함은 거짓이 아니다. 그는 그 자리에 서서, 마치 낯선 사람을 보는 것처럼 자신을 보고 있다. 마치 영혼이 빠져나와 허공에서 자신의 몸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둘째 할아버지는 중독되지 않았다고 하셨고, 그는 할아버지의 말을 믿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할아버지는 손가락으로 엑스레이도 감별할 수 없는 작은 종양을 알아낼 수 있는 사람이니 말이다. 중독된 것이 이렇게 명백한 것이라면, 그가 못 만질 리가

없다.

하지만 지난 며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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