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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8화

“옷 벗어!”

할아버지 말했다.

“원철수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속 시원히 윗도리를 벗었다. 할아버지는 그를 앞뒤로 훑어보더니 이어서 두 걸음 뒤로 물러서서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바지도 벗어!”

철수는 할 말을 잃었다.

“둘째 할아버지…….”

“무슨 헛소리야! 굳이 내 손으로 벗겨야 하는 건 아니겠지?”

할아버지가 불쾌하게 말했다.

철수는 어쩔 수 없이 바지도 벗어야 했다. 팬티는 아직 입고 있었지만 이렇게 할아버지 앞에서 발가벗는 것도 민망했다.

쭈그리고 앉아 그의 종아리를 들여다보고, 다시 그의 다리를 톡톡 치던 할아버지는 천천히 일어나 다시 뒤로 물러섰다. 한 손으로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실눈을 뜨고, 뭔가를 보는 듯하기도 하고, 생각에 감긴 듯하기도 했다.

“둘째 할아버지…….”

철수는 할아버지가 자신을 진찰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렇게 서 있는 것은 정말 어색했다. 다 되었으면 적어도 옷부터 입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아버지…….”

작은 소리가 들려왔다. 나지막하게 할아버지를 부르는 목소리 때문에 철수는 순간 환각을 일으킨 줄 알았다.

“둘째 할아버지?”

아니었다. 그의 목소리는 정상이었고 그렇게 앳된 목소리가 아니었다.

“할아버지…….”

또 부드럽고 애교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철수는 이번에 정말 똑똑히 들었다. 이 목소리는 그가 낸 것이 아니라…… 뒤에서 들려온다?

몸을 돌리자 남자아이가 문 앞에 서서 한 손으로 문을 열었는데 반쯤 열린 문으로 고개를 들이밀고 눈을 깜박이며 호기심 어린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아이는 철수를 보는 순간 눈을 크게 뜨고 입을 크게 벌렸다.

“와…….”

원철수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고개를 숙이고 벌거벗은 자신을 본 그는 바지를 쓱 올리더니 순식간에 얼굴이 빨개졌다.

어린아이이고, 그것도 남자아이지만 언제나 체면을 중요시하는 철수에게는 궁색하기만 했다.

“아이고, 우리 꼬맹이, 어찌하여 여기까지 왔어. 조용히 놀고 있으라고 했잖아!”

할아버지는 순식간에 표정이 변하더니 한걸음에 달려가 아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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