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철수는 어렴풋이 눈을 떴지만 눈꺼풀이 너무 무거워서 다시 천천히 감았다.얼마나 지났을까, 다시 떠보니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것 같았다. 그는 고개를 들고 위를 쳐다보았다. 더 이상 초조할 만큼 하얀 천장이 아닌 나무 천장이라 다시금 주위를 둘러보았다. 옷장, 책상과 의자, 자신이 누워 있는 침대, 이불…….이 모든 것은 더 이상 이전의 차갑고 딱딱한 것들이 아니었다.거의 무의식적으로 손을 들어 뺨을 한 대 후려쳤다.“짝!”‘아, 아파!’하지만 이런 아픔이 그는 마냥 즐겁기만 했다. 이건 꿈이 아니다, 절대 꿈이 아니다! 결국 그 지옥 같은 곳에서 탈출했다. 더는 그곳에서 밤낮으로 고생할 필요가 없다.황급히 침대에서 내려오려고 했지만, 이불을 들치자마자 발이 땅에 닿았으나 힘이 없어 넘어질 뻔했다. 다행히 한 손으로 간신히 지탱했다.“뭐 하는 거야, 죽고 싶어?”익숙한 목소리지만 너무나 낯설게 들려왔다. 그는 오랫동안 이 소리를 듣지 못하다가 다시 들으니 기분이 이상했다.서서히 고개를 돌려 소리의 근원지를 바라보았다.천천히, 그 얼굴이 눈에 똑똑히 들어왔다. 주름투성이, 짜증투성이, 그러나 더없이 자상하고 온화한 얼굴이었다. 철수의 눈이 뜨거워지더니 눈물이 시야를 흘렸다. 그는 더없이 흥분했다.“둘째 할아버지…….”떨리는 목소리로 한 번 부르고 난 그는 거의 울 뻔했다.“울긴 왜 울어!”할아버지는 오히려 퉁명스럽게 내뱉었다.“나이가 몇 살인데, 입만 벌리면 우는 거야, 부끄럽지도 않아!”그의 말에 철수는 황급히 손을 들어 눈물을 훔치며 말했다.“안 울어요, 안 울어요……. 둘째 할아버지가 울지 말라고 하면 안 울 거예요! 나, 안 울어요…….”하지만 입으로만 이렇게 말하며, 손은 눈물을 닦고 있었다. 눈물을 닦으면 닦을수록 더 심하게 떨어졌다.뚝뚝 떨어지던 눈물은 점점 더 많이 흘렀다.“바보 같은 자식!”할아버지가 욕을 한마디 하더니 손에 들고 있던 쟁반을 내려놓고 가서 휴지 한 봉지를 집어 그에게 던졌다.“할아버지의
“둘째 할아버지…….”그가 막 입을 열려고 하자 할아버지가 약을 건네며 말했다.“마셔!”거친 한마디지만, 지금의 원철수에게 이 약은 그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약이다. 그는 무슨 약인지도 묻지 않고 받아 들고 단숨에 다 마셔버렸다.약이 뜨거운데도 전혀 개의치 않았다. 단숨에 다 마신 뒤에야 그는 입맛을 다시며 한마디 했다.“달아요!”할아버지는 그를 노려보았다.“약에 황련을 두 배로 넣었는데 달다니! 차에 치여 머리가 이상해진 거 아니야?”할아버지가 핀잔을 주었지만 철수는 아무렇지 않았다.“둘째 할아버지,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아까 말했잖아, 난 그럴 여유가 없다고 말이야. 이따가 네 아버지가 데리러 올 테니 꾸물거리지 말고 따라가. 나한테 들러붙을 생각도 하지 말고, 보기만 해도 짜증 나!”그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을 이었다.“아 맞다, 이 침대랑 이불, 네가 자던 거 다 버려야겠어. 네 아버지한테 새걸로 바꿔 달라고 해!”“꼭, 꼭, 꼭 제일 좋은 걸 사서 둘째 할아버지께 드릴게요!”철수는 웃으며 말했다. 갑자기 가슴이 따끔한 느낌이 들어 그는 한 손으로 가슴을 쓸어내리고 기침을 했다.“왜 그래?”할아버지가 얼굴을 찡그리며 그를 보더니 물었다.겉으로는 싫은 척하지만 눈빛으로 보이는 관심은 감추지 못한다.“괜찮아요. 아까 어디 부딪쳤나 봐요. 좀 쉬면 돼요.”힘껏 기침하고 나니 아프지 않은 것 같았다. 몸은 피곤하지만 예전보다는 많이 좋아졌다.그는 생각하다가 다시 물었다.“둘째 할아버지……. 혹시 맥을 짚어본 적이 있나요?”“내가 맥을 짚어 줄 게 뭐 있어, 너 곧 죽어?”그는 매우 불쾌한 듯 말했다. 무심한 척 말하고 난 그는 한마디 보탰다.“됐어, 안 죽을 거야!”“그럼…… 내 안에 있는 독은 무슨 독이래요?”잠시 생각하던 철수가 물었다.솔직히 둘째 할아버지를 봤을 때, 그는 매우 기뻤고 마음이 놓였다. 어쨌든 그곳에서 주효영이 그에게 독을 주입했지만, 도대체 무슨 독인지 자신은 아직 모른다.이번에
“옷 벗어!”할아버지 말했다.“원철수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속 시원히 윗도리를 벗었다. 할아버지는 그를 앞뒤로 훑어보더니 이어서 두 걸음 뒤로 물러서서 위아래로 훑어보았다.”“바지도 벗어!”철수는 할 말을 잃었다.“둘째 할아버지…….”“무슨 헛소리야! 굳이 내 손으로 벗겨야 하는 건 아니겠지?”할아버지가 불쾌하게 말했다.철수는 어쩔 수 없이 바지도 벗어야 했다. 팬티는 아직 입고 있었지만 이렇게 할아버지 앞에서 발가벗는 것도 민망했다.쭈그리고 앉아 그의 종아리를 들여다보고, 다시 그의 다리를 톡톡 치던 할아버지는 천천히 일어나 다시 뒤로 물러섰다. 한 손으로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실눈을 뜨고, 뭔가를 보는 듯하기도 하고, 생각에 감긴 듯하기도 했다.“둘째 할아버지…….”철수는 할아버지가 자신을 진찰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렇게 서 있는 것은 정말 어색했다. 다 되었으면 적어도 옷부터 입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할아버지…….”작은 소리가 들려왔다. 나지막하게 할아버지를 부르는 목소리 때문에 철수는 순간 환각을 일으킨 줄 알았다.“둘째 할아버지?”아니었다. 그의 목소리는 정상이었고 그렇게 앳된 목소리가 아니었다.“할아버지…….”또 부드럽고 애교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철수는 이번에 정말 똑똑히 들었다. 이 목소리는 그가 낸 것이 아니라…… 뒤에서 들려온다?몸을 돌리자 남자아이가 문 앞에 서서 한 손으로 문을 열었는데 반쯤 열린 문으로 고개를 들이밀고 눈을 깜박이며 호기심 어린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 보였다.아이는 철수를 보는 순간 눈을 크게 뜨고 입을 크게 벌렸다.“와…….”원철수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고개를 숙이고 벌거벗은 자신을 본 그는 바지를 쓱 올리더니 순식간에 얼굴이 빨개졌다.어린아이이고, 그것도 남자아이지만 언제나 체면을 중요시하는 철수에게는 궁색하기만 했다.“아이고, 우리 꼬맹이, 어찌하여 여기까지 왔어. 조용히 놀고 있으라고 했잖아!”할아버지는 순식간에 표정이 변하더니 한걸음에 달려가 아이를
“준아, 이곳은 재미가 없어. 할아버지랑 나가서 재미있게 놀자.”할아버지는 김준을 안고 밖으로 나가려 했다.한쪽에 뻘쭘하게 서 있던 원철수는 어리둥절해 하며 물었다.“둘째 할아버지, 저의 독은…….”“독은 무슨 독이야, 중독이 아니라니까!”퉁명스럽게 한마디 뱉은 할아버지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떠나셨다.철수는 그곳에 한참 동안 멍하니 서 있다가 방 안의 화장실로 들어갔다.넓은 거울 앞에 서서 거의 벌거벗은 자신을 바라보았다.그는 팬티 한 벌만 입고 있었다. 방금 벗으라고 해서 벗었는데 이제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볼 수 있게 되었다.오랫동안 이렇게 자신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살이 쭉 빠졌는데 미리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면 아마 깜짝 놀랐을 것이다. 볼은 깊이 움푹 패 있었고 한 쌍의 검고 커다란 눈동자가 유난히 눈에 띄었다. 두 눈이 빨갛게 충혈돼 있었다. 며칠 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잤기 때문이다. 거울에 비친 그의 모습은 자신이 아닌 것 같았다.마른 장작이 아니라 오히려 몸의 근육이 단단하고 결이 뚜렷했다. 그는 두 팔을 들어 주먹을 불끈 쥐어봤다.지금 그의 몸은 사람들에게 분명 그가 튼튼하고 운동을 자주 하는 건장한 사내로 보일 것이다. 하지만 철수는 잘 알고 있다. 그는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고 5km를 달려도 숨이 차다. 일 년 내내 실험실에 틀어박혀 있는 그는 뇌가 매우 활동적이지만 몸은 매우 허약했다.지금 이 순간, 뜬금없이 이런 몸이 생겼지만, 그의 뼛속은 여전히 허약하다. 몸의 허약함은 거짓이 아니다. 그는 그 자리에 서서, 마치 낯선 사람을 보는 것처럼 자신을 보고 있다. 마치 영혼이 빠져나와 허공에서 자신의 몸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둘째 할아버지는 중독되지 않았다고 하셨고, 그는 할아버지의 말을 믿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할아버지는 손가락으로 엑스레이도 감별할 수 없는 작은 종양을 알아낼 수 있는 사람이니 말이다. 중독된 것이 이렇게 명백한 것이라면, 그가 못 만질 리가 없다.하지만 지난 며칠
손을 내려놓고 그녀도 숨을 내쉬었다.살금살금 방을 빠져나와 옆방에 이르렀을 때, 김서진은 아직 잠들기 전이었다. 그는 이미 일어나 방안을 거닐 수 있었는데 움직임이 보통 사람과 다름없어 보였다.“한소은 선생, 또 순찰하는 거예요?”그는 농담 반으로 말했지만, 협조적으로 순순히 손을 내밀었다.소은은 그를 흘겨보았다.“안색이 좋은 걸 보니 내일이면 이곳을 떠날 수 있을 것 같아요.”“그래요? 하지만 저는 아직 안 될 것 같아요.”미간을 찌푸린 채 김서진은 그녀가 자신의 맥을 짚는 것을 지켜보았다. 몇 번이든 그녀는 언제나 그렇게 진지한 모습이었다.일부러 잠시 더 머무른 후에야 소은은 손을 내려놓았다. 긴장하던 표정이 한껏 풀린 그녀의 눈에는 안도감이 생겨났다.“완전히 회복되었네요. 맥박이 안정되었어요. 모든 것이 정상이에요. 내일 정말 나갈 수 있겠어요.”서진은 한 걸음 앞으로 나가 두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고 가볍게 앞으로 당겼다.소은은 재빨리 그의 가슴에 손을 얹었다.“그러지 말아요…….”“하지만, 난 아쉬운데 어쩌죠?”서진은 고개를 숙이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는 그녀의 입술에, 지친 눈에 뽀뽀하고 싶었다.소은이 말하지 않지만, 서진은 요즘 그녀의 고생을 모두 눈여겨 보고 있었다. 매일 이렇게 바쁜데, 그녀의 몸이 견딜 수 있을지 걱정되었다.“나도 아쉬워요. 하지만 이제 이 치료가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으니 이때가 가장 중요해요. 우리 모두 잘 버텨야 해요.”그녀는 한숨을 쉬며 속삭였다.“나는 가끔, 소은 씨의 책임감이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아요!”한숨을 쉬고 서진은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소은은 입을 삐죽하며 대꾸했다.“나도 때로는 싫지만 정말 어쩔 수 없어요.”“그 아가씨는 무슨 일이에요?”오늘 그는 바깥의 동정을 들었다. 다만 이곳은 상황이 특수해 가서 보지 못하고 다툼이 있었다고 단지 조금 들었을 뿐이다…….“병이 좀 재발했지만, 지금은 통제되고 있어요.”소은은 고개를 숙이고 속삭였다.“그렇게 간단해요
실험 구역에 도착한 한소은은 이미 거기에 멍하니 서있는 모범을 보았다.“모 선생?”“한 선생, 이것 좀 보세요…….”고개를 돌려 한소은을 본 모범의 안색이 별로 좋지 않았다.그는 손을 들어 실험 케이스 쪽을 가리켰다. 그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린 한소은은 그제야 실험 케이스에 있는 쥐들이 다 죽어 있다는 걸 발견했다.“이게 뭐야!”깜짝 놀란 한소은은 얼른 다가가서 하나씩 살펴보았다. 대부분의 생쥐는 이미 숨져 있고, 몇 마리만 살아 있지만 정신 상태도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모두 기죽어 있었다.“나 아무도 만지지 않았어요.”한소은의 눈길을 알아보고 모범은 두 손을 들어 무고함을 표시하였다.“제가 와보니 이미 이런 상황이었어요, 그리고 한 선생이 왔고요.”한소은은 그를 깊이 쳐다보았다.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곧 고지호 교수도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고지호 교수도 이 상황을 보고도 매우 큰 충격을 받았다.이 생쥐에게 동등한 바이러스를 주입하고 한소은이 끓인 탕약을 먹였으니 탕약 때문이라면 환자가 마신 후 어떻게 될지 상상하기 어렵다.“여기서 소리가 들려서 왔는데 실험용 생쥐들이 다 뒤집혀 있었어요.”모범이 먼저 입을 열었다.“상황은 이렇고,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한 선생은 할 말 있나요?”고지호 교수이 한소은을 보고 물었다.한소은은 고개를 끄덕였다.“네!”곧 실험실 직원 대부분이 이곳에 모였고, 해독제를 개발하는 모든 관련자들도 이곳에 왔다.급하게 오느라 많은 사람들이 아직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고 있었다. 실험 케이스에서 다 쓰러진 생쥐들을 보고 다들 놀라며 숨을 들이켰다. 그중 몸이 굳어진 생쥐도 있었다. “이거…… 다 죽은 겁니까?”“이건 탕약 먹은 쥐들 아닌가요?”“그래서, 탕약이 아무 쓸모 없다는 건가요?”누군가가 작은 소리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고지호 교수과 한소은의 눈치를 살피며 말하다니 큰 소리로는 말하지 않았다. 아무도 어떤 상황인지 모르지만 마음속으로 추측하고 있었다.
“아…….”사람들이 의아한 소리를 냈다.실험에 죽는 경우도 있지만 다 죽고 살아남지 못하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게다가 멀쩡한데 갑자기 죽은 것이 의문스러웠다.“다들 알겠지만 이 쥐들은 제가 끓여낸 탕약만 마셨기 때문에 책임은 제가 져야 합니다.”한소은은 천천히 말을 계속했다.옆에 있던 맹호군이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그래서, 지금 끓인 탕약에 문제가 있다는 걸 인정하는 건가요?”“아뇨, 반대로 제가 끓인 탕약 아무 문제도 없습니다.”돌아서면서 한소은은 긍정적으로 말했다.맹호군이 웃었다.“지금 이 상황 다들 보셨죠, 사망률 100%인데 탕약에 문제가 없다고요? 설마 문제가 있는 건 이 생쥐들이라고 말하고 싶은 건 아니겠죠.”그러나 한소은은 웃었다.“네, 문제 있는 건 이 생쥐들입니다.”“뭐라고요?!”다른 사람들도 어이없는 표정을 보였다.“이 생쥐들은 누군가 건드려 죽은 겁니다.”실험용 생쥐를 둘러보았다. 예외 없이 지금 다 죽어버렸다.“지금 너무 웃기는 걸 알아요.”냉소하며 맹호군은 앞으로 걸어갔다. 고지호 교수은 그를 막지 않았고 다른 사람들도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을 보고 그는 말을 계속 했다.“그건 모르죠, 실험용 생쥐는 모두 통일로 나눠주는 건데 한 선생 것만 문제가 있다고요?”그리고 나서 시치미를 떼며 다른 사람들에게 물었다.“다들 생쥐 상태 어떠세요, 죽었나요?”두 손을 벌려 한소은이 어떻게 답하는지 기다렸다. “네, 제 것만 달라요.”한소은은 조금도 피하지 않고 단오히 말했다.“한 선생, 그게 무슨 말이예요?!”모범은 얼굴을 찡그리며 그녀에게 조용히 주의를 주었다.‘한 선생 미쳤나봐! 똑 같이 나눠준 생쥐들인데 문제가 생기니까 지금 책임을 회피하겠다? 이런 사람이었어?’“주임님을 말하는 거 같은데요!”고개를 돌려 맹호군은 고지호 교수을 바라보았다.“여기 생쥐들은 모두 주임님이 나눠준 거잖아요. 한 선생이 지금 다르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한 선생 계속 하세요.”고지호
한소은은 직설적이고, 사람들의 시선의 압력에 맹호군은 참지 못하고 얼굴표정이 차가워졌다.“한 선생 그게 무슨 뜻이죠! 말 똑똑히 하세요!”“나름대로 똑똑히 얘기한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해 못하겠나요?”한소은의 그를 보고 말했다.“이 생쥐들이 왜 다 죽었는지, 나보다 맹 선생이 더 잘 알 건데요.”“내가 당신 생쥐한테 독이라도 먹였단 말인가요?”맹호군이 냉소했다.“이거 정말 웃기는 장르네! 여긴 두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고 나 평소 여기에 잘 안 와요, 독은 더 말도 안되는 소리구요, 게다가 여긴 잠겨져 있는데 나 어떻게 들어와요?!”“실험실 구역에 잠겨 있지 않은 데가 있나요? 근데 다 들어갈 수 있잖아요.”한소은이 반박했다.“한 선생은 못 들어오잖아요?!”“모든 도어락은 다 연결되어 있어요, 근데 한 선생 건 다르잖아요.”말을 꺼내고 그는 얼굴을 찡그리며 멈추었다.한소은이 웃었다.“여기가 다르다는 건 어떻게 알았어요, 열어봤나요?”“그, 그냥 들은 거예요…….”어색함이 맹호군이 얼굴에 스쳐지나갔다.“당신 책임을 왜 나한테 떠넘겨요, 난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요! 탕약에 문제잖아요!”“질문 피하지 마세요, 지금 묻는 건 왜 도어락이 다른 것을 맹 선생이 아는지 물었습니다. 여기 아는 사람들이 별로 없을 텐데.”사람들은 너도나도 쳐다보며 어리둥절했다. 확실히 모르는 사실이다.이곳 모든 실험실 출입은 자동으로 잠기지만 모든 직원은 지문과 홍채를 기록하여 한소은 실험실을 제외한 기타 실험실은 모두 자동 출입이 가능하다.이곳만 특별한 것은 한소은이 애초 고지호 교수과 상의한 조건이다.의심이 많다고도 할 수 있지만 과거의 교훈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실험실은 그녀 개인의 지문이나 홍채, 그리고 고지호 교수만 들어갈 수 있다.“내가 우연히 발견한 건데 왜요! 이것 때문에 내가 손 댄 거라구요?”맹호군은 불복하며 기세등등하게 말했다.“좋아요! 그럼 묻죠, 아까 다르다고 했는데 만약 나라면 어떻게 들어왔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