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301 - 챕터 1310

2452 챕터

제1301화

“둘째 할아버지, 약초를 달이는 것은 모두 흔히 알고 있는 방법입니다. 약의 효과를 조절하고 인체가 얼마나 흡수하는가에 대해서는 마음속에 답이 있지만, 약의 성분을 기체로 만들어 호흡하는 방식으로 인체에 흡수하게 만드는 건 정말 조절하기 힘들어요.”원철수는 한껏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둘째 할아버지는 경험이 많으니, 약의 성분을 기체로 만드는 것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겠죠?”말을 하면서 그는 원 어르신을 한번 흘겨보았다. 그러자 원 어르신은 입을 삐죽이며 웃었다.“왜, 연구소에서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실험했으면서 그렇게 기초적인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거야?”“그런 게 아니라…….”원철수는 한소은이 진작에 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들었다. 다만 지금 자기가 한소은보다 더 잘났다는 걸 증명하려면 한소은의 데이터를 의지하지 않고 홀로 연구해 내야만 했다.게다가 사실 그는 한소은이 이 문제를 정말로 해결했다는 걸 믿지 않았다. 어쩌면 그 여자가 자기 입으로 성공했다고 말했을지도 모른다.약초에 대해 그렇게 잘 아는 자신이 이렇게 오랜 시간을 들여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는데 한낱 여자가 해결했다는 걸 믿을 수가 없었다.아마 연구소의 연구원들이 아무것도 모르고 한소은이 문제를 해결했다는 말만 믿고 그런 줄로 알았을 것이다.한의약은 넓고 심오한데 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원 어르신은 그의 말을 끝까지 들어줄 인내심이 없었다. 그는 느릿느릿하게 부채를 저으며 말했다.“하긴! 네 녀석의 어중이떠중이 실력으로도 그런 연구소에 들어갈 수 있는데 그곳 사람들의 실력이 어떤지 보지 않아도 알 거 같구나. 무슨 성과를 얻지 못해도 이상하지는 않지.”원래 원 어르신에게 꾸지람을 받는 것도 자주 있는 일이지만 지금 원철수는 이곳에 온 신경을 몰두한 상태인 데다가 자기가 가장 자신있어하는 영역이었기 때문에 원 어르신의 말에 바로 반박했다.“둘째 할아버지,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되죠. 할아버지 앞에서 제 실력은 어중이떠중이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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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2화

“둘째 할아버지, 제가 잘못 했어요. 이런 걸 물어보지 말아야 했는데. 화내지 마세요! 더는, 더는 묻지 않을게요!”“저리 꺼지지 못해? 말귀를 못 알아듣는 거야?”원철수가 나갈 생각이 없어 보이자 원 어르신은 주위에서 던질만한 물건을 찾았다. 한참을 둘러봐도 던질 만 한 게 없다 보니 바닥에 내팽개친 부채를 다시 들어 원철수의 얼굴에 대고 내리쳤다.“이 망할 놈의 자식! 하루가 멀다고 찾아와서 날 화나게 하다니! 내가 반평생을 살아서 네놈 뒤치다꺼리까지 해야 하는 거야? 저리 꺼져, 다시는 여기로 찾아오지 마!”몸에 맞은 부채는 아프지 않았지만 이렇게 얼굴에 바로 맞으니 원철수는 아파서 이리저리 피해 다녔다.원 어르신이 더 이상 찾아오지 말라는 말에 원철수는 크게 당황해하며 말했다.“둘째 할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묻지 않을게요, 가면 되잖아요! 화 푸세요! 몸이 상하면 어쩌려고 그래요! 나중에 다시 찾아뵐 테니 화 푸세요!”말을 마치고는 몸을 돌려 문밖으로 뛰어가는 모습은 그야말로 황량하게 도망가는 모습이다.지금 원 어르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나중에 정말 오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은 것이다.“꺼져! 저리 썩 꺼져!”원 어르신은 문 앞까지 쫓아가 고함을 지르면서 부채로 그가 떠나가는 뒷모습을 향해 내던졌다. 원철수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져서야 문을 붙어잡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사실 원 어르신은 그렇게 화가 난 것도 아니다. 그저 원철수를 쫓아내려 일부러 더 화가 난 척 한 것이다.그 녀석이 계속 이것저것 묻게 되면 나이가 많은 자기가 그의 말에 넘어가 홀랑 말해버릴까 봐 걱정이 되기도 했다.만약 한소은이 자기가 실수로 말해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아마 다시는 그를 보지 않으려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다시 홀로 남게 되는 것이니 원 어르신은 조심하지 않을 수 없엇따,————원철수는 원 어르신의 산장에서 도망치다 싶이 빠져나왔다.자기의 차로 올라타 크게 숨을 고르고는 물 한 병을 꺼내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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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3화

“맞는데, 그쪽은 누구세요?”원철수는 답답했는지 넥타이를 풀어 헤치며 평소의 온화하고 우아한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저, 저는 주 부인이에요. 전에 한번 뵌 적이 있었는데!”전화기 너머에서 전해오는 여자의 목소리는 억울함이 묻어있었다. 그러면서도 원철수의 비위를 맞추려 애쓰고 있었다.하지만 원철수는 주 부인이 누군지 조금도 생각나지 않았다.“주부인? 어느 주 부인? 난 그런 사람 모르는데요!”그는 집안의 친척과 학교 동기를 제외하고는 아는 여자가 거의 없었다. 누구의 부인, 어느 집안의 부인은 더욱 말할 것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주 부인이라고 말했을 때 원철수는 단번에 모른다고 대답했다.부인이라 자칭한다는 건 유부녀라는 말인데 자기가 결혼한 여자와 알고 지낸다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다만, 한소은은 예외였다.전화기 너머의 주 부인은 원철수가 전화를 끊으려 한다는 걸 알아차리고 황급히 말했다.“원 선생님, 저는 주 부인이에요. 전에 한의약 세미나에서 만났었잖아요. 그때 서로 인사도 주고받고 얘기도 나눴는데. 그날 원 선생님이…….”주 부인은 그날 한소은이 원철수에게 음료수를 뿌린 말을 하려다 이 말을 하면 원철수가 바로 전화를 끊어버릴까 겁나 급히 말을 다시 삼켰다.“그날 원 선생님이 많은 사람에게 둘러싸이다 보니 잊으셨나 보네요. 허허……”주 부인은 바로 말을 돌렸다. 행여나 원철수가 기분이 상해 전화를 끊을까 걱정이었다.그녀가 입가까지 나온 말을 급히 삼켰지만 원철수는 앞의 말만 듣고 그녀가 하려던 말을 알아차렸다.다만, 그녀가 누구인지 생각난 것이 아니라 그날 한소은이 자기에게 음료수를 뿌린 것이 생각이 났다. 그날 그 많은 사람 앞에서 창피를 당했었다.‘그래 이 빚도 있었지! 한소은, 두고 보자고!’“원 선생님, 제가 누군지 생각나셨나요?”주 부인은 전화기에서 원철수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자, 조심스럽게 다시 물었다.그날 그렇게 많은 사람에 둘러싸여 이것저것 물었는데 원철수가 이름조차 알지 못하는 주 부인을 기억할 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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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4화

이어 전화를 탁 끊고 주 부인의 번호를 차단했다.‘이런 이상한 사람이 어디서 내 번호를 알게 된 거야?’원철수는 차에 시동을 걸어 액셀을 밟고 아주 빠른 속도로 달렸다. 그는 창문으로 들어오는 찬 바람으로 마음속의 짜증을 날려버리고 싶었다.————한편, 전화기 너머에서 주 부인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말도 안 끝났는데 왜 멍하니 서 있는 거야?”옆에 서 있던 남자가 입을 열었다. 그의 말투에는 짜증이 가득 섞여 있었다.주 부인인 핸드폰을 들고 우물쭈물하다 대답했다.“원 선생님이 전화를 끊었어요.”“끊었다고?”남자는 먼저 목소리를 높였다가 이윽고 크게 웃었다.“그래, 그래! 당신이 한 일좀봐! 무슨 사람을 어떻게 부탁했길래 전화 한 통도 제대로 못 해?”“그 사람이 무슨 신의라도 되는 것처럼 말하면서 가연이의 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하더니, 결국에는! 그쪽에서 상대하려 하지도 않잖아! 전화마저도 끊어버리다니!”남자는 화가 많이 난 듯 주 부인에게 불만을 표출했다.주 부인은 억울함에 고개를 푹 숙였다.“이렇게 모셔 오기 힘든지 나도 몰랐다고요! 어렵게 얻은 전화번호인데. 내가 이렇게 까느냐고 하는 게 다 누구 때문인지 당신도 잘 알잖아요! 말도 몇 번 해본 적 없는 사람에게 이런 비난을 받는 게 기분 좋은 줄 알아요?”주 부인은 말하면 말할수록 억울해져 소파에 털썩 앉아 엉엉 울기 시작했다.“울, 울긴 왜 울어!”남자는 주 부인이 울자, 당황해서 그녀에게 손을 내밀며 한숨을 내쉬었다.“이틀 뒤면 가연이의 생일이잖아. 가연이에게 서프라이즈 선물을 주기로 했는데 이젠 다 물 건너갔어. 당신이 말한 것처럼 대단한 의사를 찾아와 가연이의 병을 치료해 줄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전화 한 번 더 해보는 건 어때?”주 부인은 울음을 멈추고 잠시 고민하더니 다시 핸드폰을 들어 전화를 걸어보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주 부인의 얼굴이 다시 울상이 되었다.“내 번호를……차단한 거 같아요.”그녀의 말에 주현철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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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5화

이리저리 생각하다가 주 부인이 일어서서 말했다.“전화를 받지 않는다면 직접 찾아가 봐야겠어요.”주현철은 놀란 표정으로 자기의 아내를 바라보았다.“당신 전화도 받지 않는데 당신이 찾아간다고 해서 만나주기라도 할까? 설령 만났다 해도 당신의 부탁을 들어 준다는 보장도 없잖아.”“전화로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잖아요. 직접 만나서 매달리면 도망가지도 못할 거예요. 요즘 무슨 연구소의 실험실에서 실험을 돕는다는 소문을 들었어요. 거기 가서 기다리면 분명 마주칠 수 있을 거예요. 게다가 이렇게 두둑한 선물을 준비했는데 이걸 보고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거로 생각하지 않아요!”주 부인은 주먹을 꼭 쥐고는 자신만만하게 웃었다.“아직 만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돈부터 줄 생각을 하는 거야? 내 돈이 무슨 바람에 날려온 건지 알아?”주 부인이 돈으로 원철수를 매수하겠다는 생각을 밝히자, 주현철은 못마땅했다.최근 들어 회사의 이익이 좋지 않아 매형에게 사정을 좀 봐달라 하려 했지만, 그의 매형은 조금도 체면을 세워주지 않았다.그렇지 않았다면 이렇게 힘들게 사람을 부탁해 가면서 진가연의 병을 치료하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다만…….이 일이 정말 잘 될지 아닐지는 아무도 모른다. 원철수라는 사람이 사기꾼인지 아닌지도 확실치 않다. 설령 사기꾼이 아니라 하더라도 진가연이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병에 시달렸고 많은 의사에게 치료받아도 조금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는데 소문 속의 “신의”에게 치료받았다 해서 100% 완치될 거라는 보장도 없었다.만약 완치되지 않는다면 이 돈은 허무하게 날린 거나 마찬가지다.사실 주현철은 원철수가 진가연의 병을 완벽하게 치료하고 나서 돈을 줄 생각이었다. 정말 완치가 되면 돈을 더 많이 줘도 아깝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주 부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돈을 쓰지 않으면 그 사람이 어떻게 치료하겠다 하겠어요? 그분은 신의예요. 아무 데서나 찾아볼 수 있는 그런 흔한 의사가 아니라고요! 밑천을 꺼내지 않으면 더 큰 것을 얻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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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6화

차에서 내린 한소은은 고개를 들어 여기저기 둘러보았다. 진씨 가문의 본가는 그녀가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다르지 않았다.진 부장의 신분으로 너무 과장되지 않게 평범한 독채의 작은 별장이었다. 2층짜리 별장은 크지 않았고 고풍스럽고 아담한 느낌이 있었다.집 안으로 들어가자, 일하는 아주머니가 바로 차와 과일을 내왔다.“아가씨께서 바로 내려오실 겁니다.”한소은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일하는 아주머니가 물러서며 그녀가 편하게 있을 수 있도록 자리를 피했다.진가연의 집안에는 밖에서 본 것보다 훨씬 커 보였다. 가전제품이 많지 않았기에 보기에 더욱 넓어 보였다.큰 거실에서 둘러보면 한눈에 모든 걸 볼 수 있을 정도였고 특별하게 값진 물건은 없었다. 정말 김서진이 말한 것처럼 진 부장은 자기가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온 게 얼마나 힘겹게 옳은지 잘 아는 사람이었기에 선을 넘는 행동은 절대 하지 않는 사람인 것 같았다.거실에는 장식도 매우 적었다. 몇 개의 화분으로 가볍게 장식해 두었고 화분도 극히 소박한 것들이었다.그녀가 거실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있을 때 위층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느리고 무거운 발걸음 소리가 가까워지자 진가연이 그녀의 시선 속으로 걸어들어왔다.그녀는 한 손으로 계단의 손잡이를 잡으며 급하지 않게 천천히 걸어 내려왔다. 내려오면서 어쩌다 한번 기침을 하는 모습은 마치 양반집 규수의 모습이었다.“한소은 씨, 오래 기다리셨죠?”진가연이 작게 말했다. 오늘의 그녀는 전에 카페에서 봤던 날카로움이 완전히 없어진 모습이었다. 얕은 미소를 짓는 모습은 한결 부드러웠다.“아니, 온 지 얼마 안 되었어.”소파에 앉았던 한소은은 진가연이 다가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주고받았다.“미안, 갑자기 찾아와서 내가 방해한 건 아니지?”그녀의 말에 진가연은 손을 저으며 대답했다.“방해는 무슨, 난 집에서 매일 할 일 없이 먹고 자고 노는걸요.”그녀의 말투 사이사이에는 피곤함이 묻어 있었다. 집에서 놀고 있다고 말하면서 그녀의 부드러웠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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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7화

“물론이지.”한소은은 진가연이 기운 없어 보인다고 생각했다. 말하는 것도 기운 없이 느릿느릿하고 전에 봤던 것보다 더욱 피곤해 보였다.“요즘 잠이 많지?”쿠션을 베고 기댄 진가연이 눈꺼풀을 늘어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뚱뚱한 데다가 게으르기까지 하니 쉽게 피곤해져요.”“게으르다고? 전혀 그래 보이지 않는데?”한소은은 거실에 놓인 화분을 가리키며 말했다.“이건 다 네가 돌보는 화분이지? 이렇게 정성스럽게 잘 가꾸는 사람이 게으를 리가!”그녀의 말을 듣던 진가연이 고개를 돌려 화분을 쳐다보았다. 파릇파릇하게 잘 가꿔진 화분은 확실히 정성을 들여 가꾼 티가 났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거실에 놓인 화분 모두 만화 캐릭터를 모티브로 잘 다듬어졌다는 것이다.“내가 한 건지 어떻게 확신해요?”진가연이 입꼬리를 치켜올리며 한소은에게 물었다.“집에서 일하는 아주머니가 가꾼 것일 수도 있잖아요.”그녀의 말에 한소은은 고개를 저었다.“아주머니가 가꾸었다면 이렇게 정성 들여 만화 캐릭터로 다듬지 않았을 거야. 이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분명 동심을 잘 간직한 사람이거든.”“동심이라…….”진가연은 작게 중얼거리며 깊은 한숨을 내 쉬었다.“난 벌써 21살이에요. 동심은 무슨, 게다가 정말 동심을 잘 간직한 사람은 나 같은 모습으로 살지 않았겠죠.”진가연은 말하면서 자기의 배를 툭툭 치며 자기의 모습이 가증스럽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한소은은 진가연이 과도 비만한 자기의 몸매에 대해 고민하고 초조해한다는 걸 알아차렸다. 한창 꾸밀 나이인 여자아이가 이렇게 살이 쪘으니 초조해하지 않을 수가 없다.하지만 한소은은 그녀에게 동심은 외모가 아니라 마음속에 있다는 그런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좋은 집에서 태어나 한창 예쁠 나이에 마음껏 꾸미지 못하는 진가연에게 그런 말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말이다. 그녀도 예뻐 보이고 싶고 눈치 보지 않고 다른 사람들 눈앞에 나가길 원할 것이다.“어려서부터 이렇게 살이 찐 거야? 아니면 어느 날 갑자기 살이 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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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8화

예전에 다른 사람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과 다른 것은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는 것이다.진가연이 자기의 일들을 말할 때마다 한소은의 눈을 관찰했다. 그녀의 눈에는 조금의 비웃음도 없었고 누군가의 가십거리를 듣는 모습이 아니었다. 지금 한소은의 모습은 마치 환자의 상태를 곰곰이 체크하는 의사 같았다.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귀 기울여 들으며 병을 진단하는 것 같았다.순간 진가연은 한소은이 정말로 자기의 고민거리를 해결해 주려고 한다는 생각까지 들었다.“한소은 씨, 치료도 할 줄 아세요?”진가연이 느닷없이 물었다.그러자 한소은이 당황해하며 연신 고개를 저었다.“그럴 리가! 난 그저 조향사일 뿐이야. 의사가 아니라고.”“그래요.”그녀의 대답에 진가연은 조금 실망한 눈치였다.“난 당신이 의사여서 날 구해주러 온 줄 알았어요.”“내가 그런 재주가 있을 리가…….”한소은은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병은 의사에게 치료받는 게 맞아.”“전문적이든 어중이떠중이 의사든 내가 본 의사만 해도 수백은 될 거예요. 하라는 대로 다 하고 먹으라는 약도 다 먹었는데……. 어쩌면 내가 너무 게을러서 다 실패한 것일지도 몰라요. 운동만 했다 하면 구역질을 했어요. 그렇다 보니 헬스도 그만둘 수밖에 없었고. 내가……의지가 나약해서 안 되나 봐요.”진가연은 한숨을 푹 쉬며 테이블에 놓인 간식과 과일에 시선을 돌렸다. 그러나 멈칫하더니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당신이 저번에 알려준 방법은 효과가 조금 있었어요.”“응?”한소은이 흠칫 놀라더니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그 블루베리 케이크 말이에요.”그녀가 기억을 못 하는 것 같자 진가연이 귀띔해 주었다.“그거 알아요? 그날 당신을 만나기 전까지 오랜 시간 동안 음식의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면서 살았어요. 그날 먹었던 블루베리 케이크는 몇 년 동안 내가 먹었던 음식 중 가장 맛있는 음식이었어요.”한소은은 자기가 무심코 한 말이 그녀에게 그렇게 큰 감명을 가져다줄지는 생각지 못했다.그녀는 테이블에 놓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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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9화

“정말이야. 사람은 자기 몸과 맞설 필요가 없어. 자기 몸과 타협하고 잘 지낼 줄 알아야 해.”한소은의 목소리는 마치 사람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힘이 있는 것 같았다. 진가연은 몸을 일으켜 바로 앉고는 시선을 테이블 위의 간식에 고정했다. 먹음직스러운 간식을 보며 침을 꼴깍 삼키는 그녀의 모습은 정말 간식이 간절해 보였다.“먹어볼래?”한소은은 그녀가 간식을 먹고 싶어 한다는 걸 알고 물어보았다.그러자 진가연이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가장 작은 간식을 살짝 집어 들었다.그러고는 코끝에 가져가 간식의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향기를 마음껏 들이마셨다.코로 간식의 향기를 맡고 있지만 그녀의 눈에는 얼른 간식을 맛보고 싶은 욕망으로 가득했다. 그러면서도 쉽게 간식을 입으로 가져가지 못했다. 진가연은 여전히 망설이고 있다.“하나 먹어봐. 괜찮아.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어봐.”한소은이 그녀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진가연은 살짝 입을 벌렸다. 그녀는 지금 매우 신중하게 간식을 대하고 있었다. 마치 무슨 보물을 보는 듯 간식을 응시하더니 천천히 입속으로 가져갔다.간식이 입으로 들어가려던 순간 그녀의 뒤에서 누군가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너 지금 뭐 하는 거야!”낮고도 큰 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한소은은 깜짝 놀랐고 진가연은 겁에 질리다 못해 손에 들고 있던 간식을 떨어뜨렸다.잘 만들어진 간식이 바닥에 떨어져 여기저기 부스러기가 널려졌다. 떨어진 간식을 보자, 진가연의 예쁜 두 눈에는 순간 실망과 아쉬움으로 가득했다.그러고는 금세 두 손을 무릎 위에 가지런히 놓으며 잘못을 저지른 아이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그런 그녀의 모습에 한소은은 할 말을 잃고 고개를 돌아 목소리의 주인공을 확인했다.양복을 반듯하게 차려입은 중년 남성이 검은 얼굴빛을 하고 성큼성큼 그들에게도 다가왔다.그의 눈빛은 마치 천벌을 받을 잘못을 저지른 죄인을 보는 것 같았다.진 부장은 한소은 앞으로 다가와 그녀를 째려보고 진가연에게 물었다.“너 지금 뭐 하는 짓이야고 물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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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0화

한소은이 집에 도착했을 때 김서진은 벌써 도착해 있었다. 그는 거실에서 아들과 놀아주고 있었지만, 옷차림은 다시 나가려는 차림이었다.“오늘 약속 있어요?”한소은은 요즘 정신 없이 지내다 보니 자기가 무엇을 잊고 있는지 기억하지도 못했다.“아니요. 그냥 단순하게 가족 외식이나 할까 해서요.”김서진이 대답했다,“시간 없어요?”“아뇨. 시간은 많아요. 근데 오늘은 왜 일찍 오라고 전화하지 않았어요?”한소은은 시계를 한번 확인했다. 집에 도착한 시간은 생각보다 늦지 않았다.“급한 것도 아니잖아요. 당신 요즘 바쁜 거 아니까 조금 기다린 거죠.”김준은 비틀거리며 그녀를 향해 달려가 작은 손을 벌리고 안아달라고 했다. 작은 손가락이 그녀의 옷을 만지려고 할 때 김서진이 크게 기침했고 그러자 김준이 갑자기 멈추었다.조그마한 녀석은 알아들은 듯 고개를 돌려 아버지를 한 번 보고는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하였다.“엄마…… 뽀뽀…….”김준은 안아달라는 대신 입을 삐죽 내밀려 엄마에게 뽀뽀해달라며 칭얼댔다.그 모습에 한소은이 웃으며 허리를 굽혀 그의 작은 얼굴에 힘껏 뽀뽀했다.“우리 아들 착하지!”엄마의 칭찬을 받은 어린 녀석은 작은 얼굴을 들고는 교만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자기의 아빠를 바라보았다.그러자 김서진은 입을 삐죽거리더니 아무렇지 않은 척하려 했지만, 질투 나는 마음은 좀처럼 숨길 수 없었다.이 두 남자를 바라보던 한소은은 어이가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다 문득 진 부장과 진가연의 모습이 떠올랐다.‘아이에게 아빠란 존재의 영향력은 정말 너무 커.’“이제 밥 먹으러 가요!”김서진이 아들을 품에 안으며 말했다.한소은은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두 사람을 따라나섰다.오늘의 메뉴는 스테이크다. 아직 어린 김준에게는 어린이 세트 메뉴를 주문해 주었고 두 사람은 각자 스테이크를 주문했다.레스토랑에 들어와서 부터 한소은은 말이 없었다.김서진이 작게 그릇을 툭 건드리는 소리를 듣고서야 한소은이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었다.그러자 자기를 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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