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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2화

“둘째 할아버지, 제가 잘못 했어요. 이런 걸 물어보지 말아야 했는데. 화내지 마세요! 더는, 더는 묻지 않을게요!”

“저리 꺼지지 못해? 말귀를 못 알아듣는 거야?”

원철수가 나갈 생각이 없어 보이자 원 어르신은 주위에서 던질만한 물건을 찾았다. 한참을 둘러봐도 던질 만 한 게 없다 보니 바닥에 내팽개친 부채를 다시 들어 원철수의 얼굴에 대고 내리쳤다.

“이 망할 놈의 자식! 하루가 멀다고 찾아와서 날 화나게 하다니! 내가 반평생을 살아서 네놈 뒤치다꺼리까지 해야 하는 거야? 저리 꺼져, 다시는 여기로 찾아오지 마!”

몸에 맞은 부채는 아프지 않았지만 이렇게 얼굴에 바로 맞으니 원철수는 아파서 이리저리 피해 다녔다.

원 어르신이 더 이상 찾아오지 말라는 말에 원철수는 크게 당황해하며 말했다.

“둘째 할아버지, 화내지 마세요! 묻지 않을게요, 가면 되잖아요! 화 푸세요! 몸이 상하면 어쩌려고 그래요! 나중에 다시 찾아뵐 테니 화 푸세요!”

말을 마치고는 몸을 돌려 문밖으로 뛰어가는 모습은 그야말로 황량하게 도망가는 모습이다.

지금 원 어르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나중에 정말 오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은 것이다.

“꺼져! 저리 썩 꺼져!”

원 어르신은 문 앞까지 쫓아가 고함을 지르면서 부채로 그가 떠나가는 뒷모습을 향해 내던졌다. 원철수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져서야 문을 붙어잡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사실 원 어르신은 그렇게 화가 난 것도 아니다. 그저 원철수를 쫓아내려 일부러 더 화가 난 척 한 것이다.

그 녀석이 계속 이것저것 묻게 되면 나이가 많은 자기가 그의 말에 넘어가 홀랑 말해버릴까 봐 걱정이 되기도 했다.

만약 한소은이 자기가 실수로 말해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아마 다시는 그를 보지 않으려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다시 홀로 남게 되는 것이니 원 어르신은 조심하지 않을 수 없엇따,

————

원철수는 원 어르신의 산장에서 도망치다 싶이 빠져나왔다.

자기의 차로 올라타 크게 숨을 고르고는 물 한 병을 꺼내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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