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1121 - 챕터 1130

2452 챕터

제1121화

우해영이 그에게 전화를 건 것은 사실 그를 떠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의 자신만만한 목소리를 듣고, 조금 흥미가 생기긴 했다.“당신이 어떻게 하루 사이에 김서진을 가주의 자리에서 내쫓을 수 있는지 귀띔이라도 해줘. 조금 흥미가 생기긴 하네!”우해영은 김승엽이 헛된 꿈만 꾸고 있다고 생각했다. 만약 김서진이 이렇게 쉽게 무너뜨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몇 년 동안 회사를 지키며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을 것이다.김서진은 젊은 나이에 김 씨 그룹 회장 자리를 이어받았다. 처음에 나이도 어린 그가 회사를 장악하니 그를 승복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후에는 그의 살벌한 수법에 모두 무릎을 꿇었다. 나중에는 점차 그의 사업 수단을 인정하게 되었다.그는 확실히 능력이 출중했다. 그가 이끄는 김 씨 그룹은 날이 갈수록 발전해 갔다.지금 김승엽은 오늘 회의가 끝나기만 하면 김서진을 가주의 자리에서 쫓아 버리고 자기가 가주가 되는 것도 모자라 회사까지 손에 넣을 수 있다고 한다. 우씨 가문에도 장로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우해영은 그들이 실제로는 크게 권력이 없다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았다. 장로들이 김승엽의 손을 들어줘도 회사 주주들이 김승엽을 인정하지 않을게 뻔했다.그렇기 때문에 우해영은 그의 자신만만함이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그저 궁금할 뿐, 그가 정말 김서진을 무너뜨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가 김씨 가문의 회의에 나가겠다는 의향을 밝힌 것은 단순히 김승엽이 비웃음거리가 되는 걸 보러 가기 위해서였다.“그건... 미리 말해주면 경악이 아니지! 그렇게 궁금하면 직접 와서 보던가. VVIP 자리를 준비해 줄 테니까!”그녀가 머뭇거릴까 봐 김승엽은 바로 이어서 말했다.“오늘 우리 김씨 가문의 가족회의지만, 당신과 나 사이에 아직 정식으로 파혼한 게 아니니, 내 피앙세 신분으로 참석해. 그러면 당신이 참석하는 걸 장로들이 이상하게 보지 않을 거야.”우해영은 잠시 고민하다 대답했다.“그래. 그럼, 이따 보자고!”그녀는 전화를 끊고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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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2화

‘혹시 무술을 한 단계 뛰어넘는 데에 꼭 필요한 과정인가?’아직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우해영은 더 이상 걷기 힘들었다.데 일이 그녀의 팔을 붙잡고 그녀를 소파에 앉게 하고서야 입을 열었다.“아가씨, 제가 의사 불러올게요!”“필요 없어, 이건 의사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우해영은 이런 상황이 너무 익숙했다. 무술을 배우는 사라들은 경맥과 혈기를 중점으로 한다. 이건 보통 의사가 진단해 낼 수 없는 것들이다. 지금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혼자서 기를 잘 다스리는 것이다.“기를 좀 다스려야 하니까 밖에서 지키고 있어.”그녀는 다소 엄숙한 표정으로 다리를 꼬고 앉으며 말했다.데일은 고개를 끄덕이며 밖으로 한 발짝 나가던 순간 무언가가 떠올라 다시 그녀에게 물었다.“그러면 대기 시켜두었던 차는 돌아가라고 할까요?”방금 머리가 어지러워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데일이 한 말을 듣고 생각이 났다.“아니, 그대로 대기하라고 해!”“하지만 아가씨께서…”“가서 해민이 데려와. 예전에 그랬던 거 처럼, 나 대신 해민이가 갈 거야.”말은 이렇게 했지만, 사실 우해영은 직접 가보고 싶었다. 재밌는 구경거리를 보는 건 둘째 치고, 김서진과 한 번 더 붙어 두 사람 사이의 차이를 확인해 보고 싶었다. 하지만 몸이 이렇게 허약한 상황에서 김씨 가문 가족회의에 참석해 보았자 김서진과 붙을 수 없기 때문에 차라리 가지 않기로 했다.김승엽 쪽에는 방금 간다고 말해 두었지만 인제 와서 못 간다고 하는 것도 안 될 거 없었지만, 동생 우해민이 자기를 대신해 가게 되면 불필요한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 그러고 이번 기회를 통해 우해민이 정말로 김승엽을 잊고 자기에게 충성을 바치는 건지도 확인해 볼 수 있다.“네!”데일은 단번에 그녀의 뜻을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그녀의 명령이니 따를 수밖에 없었다.곧이어 우해민이 데일을 따라 들어왔다.언니의 방에 들어서니 언니가 소파에 앉아 지그시 눈을 감고 호흡을 가다듬으며 운동하는 모습을 발견했다.“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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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3화

우해민은 입술을 꽉 깨물고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알았어 , 언니.”“이제 가봐.”우해영은 힘겹게 손을 저었다. 지금 그녀의 모습은 유난히 창백하고 허약해 보였다.“그럼, 언니 몸은…”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 우해영이 걱정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내 몸은 걱정하지 말고 내가 한 말이나 똑똑히 잘 기억해.”말을 마치고 힘에 겨웠는지 우해영은 다시 두 눈을 꼭 감았다. 더 이상 말할 힘도 없어 보였다.우해민은 더 묻지 않고 조용히 나갔다.그녀가 나가는 소리가 들리자, 눈을 꼭 감았던 우해영 스르르 눈을 다시 뜨며 아무도 없는 방문 앞을 대고 말했다.“데일!”“네, 아가씨!”우해영의 부름에 데일이 순식간에 나타났다.“쓸만한 사람 둘 찾아서 해민이 옆에 붙여놔. 절대로 무슨 일이 생겨서는 안 돼!”“네!”데일은 단번에 그녀의 뜻을 알아차리고 바로 준비하러 갔다.우해영이 무술을 연습할 때는 믿을 만한 사람이 그녀의 옆을 지켜주어야 한다. 그녀는 데일을 제외한 다른 사람을 믿지 못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해민을 그냥 보낼 수가 없으니 다른 사람을 붙여줄 수밖에 없었다. 최근 들어 우해민의 생각이 많아지고 마음이 흔들리는 것 같아, 더욱 엄하게 감시해야한다.————정오가 가까워지자 김씨 가문의 장로들을 태운 차가 줄을 지어 도착했다. 대부분 정원에 앉아 차와 다과를 먹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은 오늘 도대체 어떤 이유로 회의를 연 것인지 몰랐다. 그저 김씨 가문에 큰일이 일어났고, 어르신인 김 씨 노부인이 마련한 자리이니 안 올 수밖에 없었다.다들 마당에 모여 앉으니 금세 김 씨 고택이 시끌벅적해졌다. 하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김승엽은 집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들에게 차와 물을 계속 준비하라 말하며 주위를 돌아보았다. 김서진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우해영이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할지는 그도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가 오든 오지 않든 이제는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오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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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4화

김서진은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고는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할머니는요?”“금방 나오실 거야. 우리 먼저 시작해도 돼.”그의 말에 김서진도 할머니가 오지 않아도 크게 영향이 가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정원 가장자리에 서 있던 김서진은 고개를 돌려 한소은을 한번 보았다. 그녀는 자연스럽게 그의 팔을 놓아주고 옆으로 두 발짝 물러섰다.“가문의 어르신들, 장로들,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한 것은...”김서진은 잠시 멈칫하다 고개를 돌려 김승엽을 바라보며 물었다.“작은아버지, 오늘은 작은아버지가 할 말이 있어서 회의를 마련한 거죠?”그가 주동적으로 자기에게 묻자, 김승엽은 득의양양하게 웃으며 대답했다.“당연하지, 아주 중요한 일이야. 우리 김씨 가문 핏줄에 관한 이야기지!”김승엽의 말을 듣고 모든 사람은 흠칫 놀라며 시선을 그에게 집중했다.“김씨 가문 핏줄에 관한 얘기라니! 혹시... 네가 결혼도 하기 전에 사고 쳐서 아이가 생긴 거냐?”그의 말을 듣던 한 장로가 우스갯소리로 말을 하자 모두 하하거리며 웃기 시작했다.이에 김승엽은 화를 내지 않았다. 그저 그 장로를 보면서 말했다.“둘째 큰아버지, 제 아이는 언젠가는 태어날 겁니다. 하지만 오늘 할 얘기는 이 일이 아니에요. 우리 김씨 가문 핏줄의 정통성에 관해서 할 말이 있어서 여러분을 이곳에 모셨습니다!”그는 목소리를 조금 더 높여 모든 사람이 그의 말을 들을 수 있게 했다. 그의 엄숙한 목소리와 진지한 표정을 보자 웃던 사람들도 웃음기를 거두고 분위기에 따라 엄숙해졌다.그중 한 어르신이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그에게 물었다.“승엽아. 도대체 무슨 일이길래 이렇게 심각하게 말하는 거야?”김승엽은 아무런 말도 대답하지 않고 몸을 돌려 옆에 서 있는 김서진을 바라보았다.원래, 이런 가족회의는 항상 김서진이 발언하는 사람이었고 자기는 그저 앉아서 듣기만 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다.김서진은 김승엽의 눈빛을 피하지 않고 담담하고 그를 쳐다보았다.‘아직 아무것도 모르나 보군.’그런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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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5화

김승엽의 말은 그 자리에 모인 모든 사람의 정곡을 찔렀다. 조용히 그들의 말을 듣던 장로들과 그의 말에 찬성하며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맞아! 다른 사람의 자식을 친자식인 줄 알고 키우는 것은 억울한 일이지! 어떻게 그런 일을 묵인할 수 있겠어!”“그래! 만약 이런 억울한 일이 내게 발생한다면 나는 반드시 그를 죽는 거보다 더 괴롭게 만들 거야!”“혈연이라는 건 함부로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야! 승엽이 네 말대로라면, 누군가가 바람을 피워서 다른 사람의 자식을 김씨 가문의 자식이라고 속였다는 말이야? 누가 그런 파렴치한 짓을!”유난히 민감한 얘기가 나오자, 사람들은 갑자기 떠들썩해졌다.서로 마주 보면서 김승엽이 말한 사람이 도대체 누구인지 궁금해하는 눈치였다. 분명한 것은 김씨 가문의 자식이 아니지만, 오랜 시간 동안 김씨 가문의 자식으로서 가문이 가져다주는 혜택을 누리며 살았다는 말이다.보통 재벌과는 달리, 대대로 내려온 김씨 가문은 직계가족이 아니어도 받을 수 있는 혜택과 부귀영화는 다른 집과 비교도 할 수 없이 많다. 만약 그 사람이 정말 김씨 가문의 핏줄이 아니라면 이런 혜택을 누릴 자격이 없다.하지만 혈연에 관한 문제는 워낙 민감한 문제다 보니, 서로를 의심하긴 했지만, 누구 하나 섣불리 입을 열지 못했다.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은 조용히 토론했고, 김승엽은 말없이 김서진만 바라보았다.결국에 그중 한 어르신이 더 이상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먼저 물었다.“승엽아, 네가 말한 게 도대체 누구야? 괜히 추측만 하게 하지 말고 분명하게 말해!”“그래, 오늘 우리를 여기로 모아놓고 하려던 말이 그 얘기가 아니었어? 혈연관계는 큰일이니 절대 이렇게 넘어가서는 안 돼!”김승엽은 고개를 돌려 그들을 바라보았다. 예상대로 일이 진행되고 있자 김승엽은 만족한 듯 웃음을 지으며 다시 느릿하게 고개를 돌려 김서진을 바라보았다.“들었지? 다들 이렇게 넘어가선 안 된다는 의견이야. 서진아, 혈연이 중요하지 않다는 결론은 어디서 나온 거지? 중요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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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6화

“아니, 난 아이도 잘못이 있다고 생각해요!”김승엽은 그의 말을 끊었다. 김서진의 생각을 인정하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된다. 아이가 잘못이 없다는 것은 자기의 신분을 몰랐던 김서진이 잘못이 없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다들 그의 생각을 인정하게 되면 더 이상 그를 끌어낼 수 없게 된다.“맞아요, 출생의 비밀을 몰랐다는 것은 잘못이 없지만, 김씨 가문에 태어나서 가문이 가져다준 혜택과 부귀영화를 누린 건 잘못이에요! 오랜 시간 동안 누리지 말았어야 할 것들을 누렸으니,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지! 김씨 가문의 것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서는 안 돼요! 게다가 그 아이는 이제 성년이 되었으니 홀로 살아갈 수 있어요. 우리 김씨 가문에서 옛정을 생각해 조금의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모든 걸 다 가져가게 할 수는 없어요!”그의 말은 그들 중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김서진을 대놓고 겨냥한 것이다.눈치가 빠른 사람은 김승엽의 말에서 그가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 알아차리고 복잡한 눈으로 김서진을 바라보았다.만약 김서진이 정말 김씨 가문의 핏줄이 아니었다면, 일찍이 돌아가신 큰 사모님이 바람을 피웠다는 얘기로 이어진다.이렇게 생각하니 그 사람들은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혈연관계에 대한 일이 불륜을 저지른 일까지 연계되니 일이 더 복잡해져 버렸다. 지금은 누구도 섣불리 누가 맞는다고 말할 수 없었다.김씨 가문 방계 가족의 일이었다면 누구나 다 한마디 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 문제가 생긴 것은 김씨 가문 가주인 김서진이었다. 가문에서 가장 큰 권력과 가장 높은 지위인 데다가, 심지어는 김씨 가문 전체의 생사와 부귀를 장악한 사람이다 보니 많은 사람이 감히 의견을 내세우지 못하고 입만 꾹 다물었다.주위가 점자 조용해지자 많은 사람이 모인 정원의 분위기가 기괴해졌다. 김승엽은 여전히 김서진과 대치하고 있었고, 두 사람 사이에는 짙은 화약 냄새가 풍기는 것 같았다.이때, 일하는 아주머니가 빠른 걸음으로 김승엽의 옆으로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도련님, 우해영씨가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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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7화

김승엽이 그녀의 손을 잡는 행동을 보고 있던 사람들은 입을 떡 벌릴 정도로 놀랐다. 우해영의 ‘악명’은 이미 소문이 자자했다. 소문에 의하면 그녀는 남자보다도 몇백 배 더 강한 여자였다.사실 김승엽은 그녀의 손을 잡으면서 그녀가 화를 내지 않는다는 확신이 별로 없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그녀는 자기의 사람이라고 말했으니, 스킨십이라도 하지 않으면 어머니가 이상하게 생각할 것은 둘째 치고, 다른 사람들도 두 사람의 사이가 별로 좋지 않다는 걸 눈치챌 것이다.우해민의 눈치를 살피느라 손에 땀이 흥건해진 김승엽은 어색하게 웃는 얼굴로 그녀에게 눈짓했다.‘오늘 중요한 날이니 제발 체면 좀 세워줘!’자기가 보낸 메시지를 알아차린 건지 마음이 바뀌어 정말 그와 손을 잡으려는 건지, 그녀는 손을 뿌리치지 않았고, 그를 내팽개치지도 않았다. 그저 그에게 손이 잡힌 채로 웃으며 말했다.“다들 개의치 않을지 모르겠네요.”“무슨 말이에요. 승엽이의 약혼녀라면 김씨 가문의 사람이기도 해요. 이런 자리에 참석했다고 뭐라 말할 사람이 없어요!”다들 의견이 없다고 말하니 김승엽은 더욱 자신만만해졌다. 그는 지금, 이 순간이 그의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한순간이라고 생각했다.그는 우해민이 옆의 자리에 앉히고 그녀를 따라온 두 사람에게 내려가라고 지시했다.“너희 둘은 나가 있어!”그 두 사람은 그의 말을 듣지 못한 것처럼 꼼짝하지 않고 서서 나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이 모습에 김승엽은 화가 났다. 욕을 하고 싶었지만, 두 사람은 우해영의 수하였기 때문에 감히 뭐라 하지 못하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러고는 그 둘을 째려보더니 허리를 숙여 우해민에게 말했다.“이건 우리 가문의 가족회의예요. 당신이 여기에 있는 건 괜찮지만, 이 두사람은...”그의 말에 우해민은 두 사람을 한번 보더니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너희둘은... 나가서 기다려! 회의가 끝나는 대로 나갈 테니까. 오래 걸리지 않을 거야.”그녀의 말에 두 수행원은 잠시 머뭇거리다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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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8화

익명 투표를 하는 것은 결과 발표 후 김서진이 뒤로 물러날 길을 없애려는 것이다. 그래도 작은아버지인데 한소은은 그가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할 줄은 몰랐다.김서진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언제나 그랬듯이 평온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눈앞에 어떤 위기가 닥쳐오던, 그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는다.‘이번에도 준비가 된 걸까?’한소은은 김서진이 김씨 가문의 핏줄이건 아니건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녀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김서진이라는 사람이지,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은 혈연관계가 아니다. 그가 김씨 가문의 사람이든 아니든, 그녀는 여전히 그를 사랑할 것이고, 그를 믿을 것이고, 그에게 의지할 것이다.확고한 눈빛으로 김서진을 바라보면서 한소은은 손으로 배를 쓰다듬었다.익명 투표는 빠르게 진행되었다. 투표 종이를 모두 걷어 들이고 김승엽이 말했다.“공평을 위해서 나와 서진이는 투표에 참석하지 않을게요. 이건 여러분의 의견이지 어느 한 사람의 의견이 아니니까요!”“동의해요.”김서진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그의 말에 김승엽은 고개를 돌려 일하는 아주머니에게 지시했다.“가서 노부인 모셔 와.”“이번 일이 중요한 만큼, 김씨 가문의 가장 큰 어르신인 내 어머니가 자리를 지키셔야 공평해요. 어머니께서 몸이 좋지 않으셔서 쉬시게 했는데, 지금 모셔 올 타이밍인 거 같네요.”그의 옆에 선 사람이 투표를 집계하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은 노부인이 오길 기다렸다.사실 많은 사람은 이미 마음속으로 결론을 내렸다. 일부 사람들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지켜보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은 앞으로 일어날 무시무시한 폭풍에 대해 두려워하고 있었다.정말 그들의 생각대로 일이 발생하면 하늘이 변할 것이다.김씨 가문의 가주가 김 씨의 핏줄을 이은 사람이 아니고, 친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르는 잡종이라는 추문이 퍼지게 되면, 전국에 한바탕 난리가 날 것이다. 그것은 김씨 가문뿐만 아니라 회사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그들은 아무리 생각해도 왜 이런 사달이 나게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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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9화

투표 결과는 빠르게 집계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찬성과 반대의 비율이 매우 팽팽했지만, 찬성하는 사람이 좀 더 많았다.가문 내에서 김서진에 대해 의견이 있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가주라는 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으로서 모두가 만족하게 할수는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사람들은 이 기회를 노리고 그를 무너뜨리려는 작정이었다.결국, 두 표 차이로 김승엽이 원하는 결과를 얻게 되었다.“이것 봐, 어르신들과 장로들은 혈연에 대한 문제는 흐지부지해선 안 된다는 말에 찬성하고 있어. 김씨 가문의 사람이 아니라면 결코 이 집에 남아있어서도 안 되고 가문이 가져다주는 혜택과 부귀영화를 누릴 자격도 없다는 거지.”김승엽은 투표 종이를 손에 들고 자기가 승리했다는 표정을 지었다.꿈에 그리던 것을 곧 손에 넣을 수 있고, 잠시 후 김서진이 자기의 발밑에 무릎을 꿇으며 쫓아내지 말라고 울면서 빌 거라는 생각하니 더욱 기고만장해졌다. 그는 줄곧 높은 곳에서 자기를 내려다보았던 조카가 자기 앞에서 머리를 숙이는 상상을 하니 입가에 삐져나오는 웃음을 거의 참지 못하고 가슴이 벅찼다.이에 대해 김서진은 여전히 침묵을 지키고 있다.“이제 결과가 나왔으니 그 사람이 도대체 누군지 발표해도 되지 않나?”더 이상 못 참겠는지 사람들 속에서 누군가가 입을 열었다.김승엽은 입꼬리를 치켜올리고 김서진을 뚫어지게 노려보더니 손가락을 들며 말했다.“그 사람은 바로...”“잠깐!”이때, 노부인이 방에서 걸어 나왔다. 김지영이 옆에서 노부인을 부축해 주고 있었지만, 노부인은 마음이 급했는지 빠른 걸음으로 비틀거리며 걸었다.어머니가 나오는 것을 보고 김승엽은 얼른 앞으로 나가 부축하면서 말했다.“어머니, 천천히 나오세요! 어머니 마음이 아픈 건 이해하지만 그래도 몸 생각하셔야죠!”“......”그의 말에 노부인은 그의 마음이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는 걸 알아차렸다.“이번 일은 그냥 없던 일로 하자.”노부인은 김승엽의 손을 꼭 잡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나도 서진이가 한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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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0화

김승엽은 자기의 어머니가 중요한 순간에 말을 바꾸는 게 못마땅했다. 그가 이럴 것을 대비해 보험을 해 두었기 망정이지 그렇지 않으면 오늘 분명 어머니가 일을 그르쳤을 것이다.그러나 노부인은 그의 말에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두 눈을 똑바로 뜨며 가문의 어르신과 장로들을 보며 말했다.“여러분, 이 늙은이가 오늘 이 자리에서 한마디 하겠습니다. 오늘 일은 더 이상 따지지 말았으면 합니다.  오늘 여기 모인 것은 오랜만에 서로 얼굴을 본다고 생각하고 승엽이가 말한 것은 그저 우스갯소리로 듣고 더 이상 따지지 맙시다!”노부인이 이렇게 말하니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은 노부인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일이 이렇게까지 발전했으니 한 두 마디로 따지지 말자고 해서 모른척할 수는 없는 일이다. 노부인이 이렇게 말하니 사람들은 더욱 궁금해졌다.모든 사람은 노부인이 진심으로 김서진을 보호하려는 것으로 생각했다.옆에서 잠자코 듣던 한소은도 조금 놀랐다.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노부인과 김서진의 사이는 지금 보이는 것처럼 그렇게 돈독하지는 않았다. 몇 개월 전만 해도 서로 신경을 날카롭게 세우며 싸우던 사이였다. 노부인이 무슨 충격을 받았길래 갑자기 김서진의 편을 들어주는 것인지 궁금해지기까지 했다.“그럴 순 없어요!”어머니의 말에 김승엽은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노부인의 앞을 가로막았다.“어머니! 더 이상 편들지 마세요! 맞아요. 어머니는 서진이를 친손자로 알고 지금까지 예뻐했어요. 하지만 지금 그가 김씨 가문의 핏줄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도 편을 들어주시면 안 됐죠! 돌아가신 큰형이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어떻게 생각하시겠어요? 어머니가 이 일을 모른 채 덮으시면 조상님들에게 무례를 범하는 거예요!”김승엽은 대놓고 김서진의 이름을 말했다. 이로써 모든 사람에게 김서진이 바로 자기가 말한 김씨 가문의 핏줄이 아닌 사람이라는 걸 알려주었다.대부분 사람이 이미 예상했지만, 직접 들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은 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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