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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3화

우해민은 입술을 꽉 깨물고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알았어 , 언니.”

“이제 가봐.”

우해영은 힘겹게 손을 저었다. 지금 그녀의 모습은 유난히 창백하고 허약해 보였다.

“그럼, 언니 몸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고 우해영이 걱정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

“내 몸은 걱정하지 말고 내가 한 말이나 똑똑히 잘 기억해.”

말을 마치고 힘에 겨웠는지 우해영은 다시 두 눈을 꼭 감았다. 더 이상 말할 힘도 없어 보였다.

우해민은 더 묻지 않고 조용히 나갔다.

그녀가 나가는 소리가 들리자, 눈을 꼭 감았던 우해영 스르르 눈을 다시 뜨며 아무도 없는 방문 앞을 대고 말했다.

“데일!”

“네, 아가씨!”

우해영의 부름에 데일이 순식간에 나타났다.

“쓸만한 사람 둘 찾아서 해민이 옆에 붙여놔. 절대로 무슨 일이 생겨서는 안 돼!”

“네!”

데일은 단번에 그녀의 뜻을 알아차리고 바로 준비하러 갔다.

우해영이 무술을 연습할 때는 믿을 만한 사람이 그녀의 옆을 지켜주어야 한다. 그녀는 데일을 제외한 다른 사람을 믿지 못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해민을 그냥 보낼 수가 없으니 다른 사람을 붙여줄 수밖에 없었다. 최근 들어 우해민의 생각이 많아지고 마음이 흔들리는 것 같아, 더욱 엄하게 감시해야한다.

————

정오가 가까워지자 김씨 가문의 장로들을 태운 차가 줄을 지어 도착했다. 대부분 정원에 앉아 차와 다과를 먹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은 오늘 도대체 어떤 이유로 회의를 연 것인지 몰랐다. 그저 김씨 가문에 큰일이 일어났고, 어르신인 김 씨 노부인이 마련한 자리이니 안 올 수밖에 없었다.

다들 마당에 모여 앉으니 금세 김 씨 고택이 시끌벅적해졌다. 하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김승엽은 집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들에게 차와 물을 계속 준비하라 말하며 주위를 돌아보았다. 김서진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우해영이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할지는 그도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가 오든 오지 않든 이제는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오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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