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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8화

익명 투표를 하는 것은 결과 발표 후 김서진이 뒤로 물러날 길을 없애려는 것이다. 그래도 작은아버지인데 한소은은 그가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할 줄은 몰랐다.

김서진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언제나 그랬듯이 평온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눈앞에 어떤 위기가 닥쳐오던, 그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는다.

‘이번에도 준비가 된 걸까?’

한소은은 김서진이 김씨 가문의 핏줄이건 아니건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녀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김서진이라는 사람이지,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은 혈연관계가 아니다. 그가 김씨 가문의 사람이든 아니든, 그녀는 여전히 그를 사랑할 것이고, 그를 믿을 것이고, 그에게 의지할 것이다.

확고한 눈빛으로 김서진을 바라보면서 한소은은 손으로 배를 쓰다듬었다.

익명 투표는 빠르게 진행되었다. 투표 종이를 모두 걷어 들이고 김승엽이 말했다.

“공평을 위해서 나와 서진이는 투표에 참석하지 않을게요. 이건 여러분의 의견이지 어느 한 사람의 의견이 아니니까요!”

“동의해요.”

김서진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그의 말에 김승엽은 고개를 돌려 일하는 아주머니에게 지시했다.

“가서 노부인 모셔 와.”

“이번 일이 중요한 만큼, 김씨 가문의 가장 큰 어르신인 내 어머니가 자리를 지키셔야 공평해요. 어머니께서 몸이 좋지 않으셔서 쉬시게 했는데, 지금 모셔 올 타이밍인 거 같네요.”

그의 옆에 선 사람이 투표를 집계하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은 노부인이 오길 기다렸다.

사실 많은 사람은 이미 마음속으로 결론을 내렸다. 일부 사람들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지켜보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은 앞으로 일어날 무시무시한 폭풍에 대해 두려워하고 있었다.

정말 그들의 생각대로 일이 발생하면 하늘이 변할 것이다.

김씨 가문의 가주가 김 씨의 핏줄을 이은 사람이 아니고, 친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르는 잡종이라는 추문이 퍼지게 되면, 전국에 한바탕 난리가 날 것이다. 그것은 김씨 가문뿐만 아니라 회사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들은 아무리 생각해도 왜 이런 사달이 나게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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