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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3화

"아니, 아니야, 그 감정보고서는 가짜야, 가짜야!"

옆으로 끌려간 김승엽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떠올라 가문의 어르신들과 장로들이 돌려보고 있는 유전자 검사 결과를 노려보며 미친 듯이 말했다.

“그 유전자 검사에는 너 하나의 결과만 적혀 있는 게 아니야. 나와 엄마, 엄마와 서진이, 나와 서진이, 그리고 너와 서진이까지...”

노부인을 부축하고 있던 김지영이 입을 열었다.

“우리 모두 혈연관계가 있다고 뜨는데 오직 너만 우리와 피가 한 방울도 섞이지 않은 남이라고 결과에 적혀있어.”

만약 노부인의 말이 그에게 있어서 벼락이 머리 위에 떨어진 느낌이라면, 김지영의 말은 그를 나락으로 밀어버린 느낌이었다.

그는 김지영의 입술이 움직이는 모습만 보였고 많은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지만, 또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당신들, 당신들 모두 한통속이야. 모두 날 속이려 하는 거야! 난 안 믿어! 단 한 글자도 안 믿어!”

그러고는 어디서 힘이 생겼는지 갑자기 그를 붙잡고 있던 사람들의 손을 뿌리치고 노부인에게 덮쳤다. 그는 노부인의 발밑에 무릎을 꿇고 앉아 두 팔로 노부인의 다리를 꼭 감싸 안으며 애원하듯 말했다.

“어머니,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 어머니는 날 제일 예뻐했잖아요! 왜 이 사람들과 짜고 쳐서 날 속이려 하는 거예요? 혹시 위협당하셨어요? 혹시 김서진이 그렇게 말하라고 위협했어요? 어머니, 두려워하지 마시고 말해요! 여기 장로들도 계시고 어르신들도 계시니 서진이가 어머니를 어떻게 하지 못할 거예요!”

그러고는 손가락으로 김서진을 가리키며 버럭 소리 질렀다.

그는 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모든 게 다 자기를 해치려는 음모라고 생각했다. 오래전에 계획을 했고, 오늘을 기다리고 기다려서 가장 중요한 순간에 그를 심연으로 떨어뜨리려 했다고 확신했다.

“나도 이게 가짜였으면 좋겠어! 나도 내가 위협을 받아 거짓말을 하는 거였으면 좋겠어!”

노부인은 천천히 허리를 숙으려 두 손으로 김승엽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하지만 승엽아, 넌 정말 내 아들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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