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표님의 아내로 간택당했다: Chapter 1111 - Chapter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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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1화

한소은의 말에 김서진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그의 할머니가 이미 돌아간 후여서 그도 할머니가 왜 갑자기 찾아온 것인지 잘 몰랐다.“할머니가 돌아가면서 토요일에 당신도 참석하라고 했다고요?”김서진이 잠시 고민하다 물었다.그러자 한소은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말씀하셨지만 강요하지는 않았어요. 그저 만약 내가 당신과 함께 간다면 기뻐할 거라고 했어요. 왜요? 토요일 가족회의가 이상한가요?”“당신도 이상함을 느꼈어요?”김서진이 긴 손가락으로 그녀의 콧등을 스치고는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요!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그 사람들도 더 이상 꾸밀 수 있는 일이 없을 거예요.”“당신의 말대로라면 당신 작은아버지가 비적이 가짜라는 걸 눈치챘을 텐데 왜 아직 찾아오지 않는 거죠?”“자기가 훔쳐 간 물건인데 가짜였다는 걸 발견하고 따지러 온다면 도둑이 제 발 저린 거잖아요. 우리보다 작은아버지는 우해영에게 더 화가 났을 거예요.”결국은 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우해영이 그를 이용해 눈속임했고, 그 사이 우해영이 ‘진짜’ 비적을 가져간 것이다. 그러고 나서 그를 가차 없이 내다 버렸다. 우해영 그 여자는 확실히 매우 개략적인 사람이다.“그럼, 토요일에 나도 가는 거예요?잠시 고민하던 한소은이 김서진에게 물었다.“당신 생각은요? 가고 싶으면 못 갈 것도 없어요.”만약 한소은이 가겠다고 하면 김서진은 그녀를 잘 보호할 자신이 있다. 지금까지 그녀가 그런 자리에 참석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돈과 권력을 두고 서로 다투는 추악한 몰골을 한 사람을 보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기분 봐서요!”한소은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이며 웃어 보였다.그녀의 달콤한 미소를 보자 김서진은 하루 동안 쌓인 피로가 다 풀리는 듯했다. 김서진은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가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그럼, 우리 예쁜 부인님, 오늘 기분이 어때요? 나와 함께 저녁 식사나 할래요?”“나는...”그녀가 말을 다 하기도 전에 김서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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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2화

“알았어.”우해민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비서더러 나가라고 손짓했다.“그만 나가봐. 좀 쉬고 싶어.”비서가 눈치 있게 물러서자 우해민은 손을 사무실 내의 전화기에 갖다 댔다. 숫자 버튼을 살짝 눌렀지만, 수화기를 들지 않았다.그녀는 지금 핸드폰이 없다. 유일하게 그녀에게 허락된 핸드폰은 우해영이 수시로 그녀와 연락하고 지령을 내리는 데 사용했었고 집으로 돌아가면 그것마저도 언니가 뺏어가 버린다.우해민은 핸드폰에 어떤 앱도 깔 권리가 없다. 누군가의 전화번호를 저장하는 건 더더욱 허락되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우해영의 그림자일 뿐이다. 언니의 그림자로써 친구를 만들어서도 자기만의 사교가 있어서도 안 되었다.그래서 우해민은 지금까지 주동적으로 김승엽에게 연락하지 못했다. 다만, 그의 전화번호는 진작에 머릿속 깊이 기억해 두고 있었다.핸드폰으로 그에게 몰래 전화한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녀의 핸드폰에는 우해영이 설치한 도청 장치가 설치되어 있고, 그녀에게 있어서 그 핸드폰은 감시카메라와 다름이 없었다. 회사의 전화에도 녹음이 항시 되고 있었다.우해민은 잠시 고민하다 결국 전화기를 들었다. 그러고는 빠르게 자기가 기억했던 번호로 전화했다.한편, 전화가 울리자, 김승엽은 빠르게 전화를 받았다. 바쁘게 어디론가 향하던 참이라 그의 숨소리는 생각보다 거칠었다.“여보세요?”“김승엽 씨.”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그의 이름을 부르고 우해민은 입술을 꾹 닫았다.그녀의 목소리가 들리자, 김승엽은 흠칫 놀라더니 이윽고 하하거리며 웃기 시작했다.“허, 우씨 가문 아가씨께서 내게 먼저 전화를 걸다니! 혹시 드디어 생각을 바꾼 건가? 역시 내가 그렇게 말한 것이 당신을 위해서라는 게 느껴 지지? 이제야 나와 손을 잡을 생각이 든 거야?”“무슨 일 때문에 회사에까지 전화한 거야?“우해민은 전화기를 꼭 쥐고 그의 말에 대답하는 대신 되물었다.그러자 전화기 너머의 김승엽이 어리둥절했다. 핸드폰에 찍힌 전화번호를 확인하니 그녀가 회사에서 전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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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3화

“당신과 그럴 시간 없어!”두 손으로 전화기를 꼭 쥐고 있던 우해민의 가슴이 떨렸다. ‘나도 당신을 만나고 싶지만…’우해민은 벌써 꽤 오랜 시간 그를 만나지 못했다. 매번 꿈에서 그와 행복하게 데이트하고, 그가 들려주는 달콤한 말과 그의 뜨거운 입술, 촉촉했던 키스들이 나오곤 했다. 꿈에서만 느끼다 잠에서 깨어나면 씁쓸함이 배가되어 다가왔다.김승엽이 목적으로 접근했다는 거, 그가 했던 말에 진심은 거의 없다는 거, 그런 말들은 자기가 아닌 언니에게 했다는 거 모두 다 알지만 그래도 그에게 속고 싶었다. 그의 마음속에 조금이라도 자기가 있다고 믿고 싶었다.어려서부터 지금까지, 20년 넘게 우해민이 아닌 언니 우해영의 그림자로만 살아왔다.  하지만 김승엽은 그녀를 해민이라는 이름으로 불러주었다. 그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로맨틱하게 프러포즈하고 평생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다.그날부터, 우해민은 욕심이 생겼고 기대가 생겼다. 처음으로 자기의 인생을 살고 싶었고 언젠가는 평범한 여자들처럼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리고 싶었다.하지만  언니 우해영이 모든 걸 망쳐버렸다!우해영은 가장 잔인한 말로 그녀에게 미래는 없다고 일깨워 주었다. 그녀가 바라는 행복은 영원히 없을 거라고, 그런 생각조차 가질 자격이 없다고 말했었다.심지어 김승엽이 그녀에게 준 프러포즈 반지마저도 망가뜨렸다.이걸 생각하니 우해민은 가슴이 무거워지며 숨결마저 굳어졌다.“시간이 없다고?”김승엽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그녀가 발뺌하는 것으로 생각했다.이 정도까지 말했고, 그녀도 조금 마음이 바뀐 거 같으니,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말이 있듯이 김승엽은 전화로 약속 시간을 정확하게 잡고 싶었다. 그렇지 않으면 이 변덕스러운 여자가 또 생각을 바꿀까 봐, 그는 이 일을 더 이상 미루고 싶지 않았다.“괜찮아, 당신 지금 회사에 있지? 내가 바로 당신 회사로 찾아갈게. 당신은 시간이 없지만 난 시간이 많거든. 우리 만나서 얘기 제대로 하자고.”“잠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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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4화

김승엽이 망설이고 있는 사이 차 한 대가 들어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분명 그의어머니를 태운 차였다.차가 완전히 멈춰 섰을 때, 김승엽은 빠른 걸음으로 차 옆으로 걸어가 차 문을 잡아당겼다.“어머니, 돌아오셨어요?”노부인은 고개를 들어 그를 한번 쳐다보았다.“너 설마 여기서 내가 돌아오길 기다린 거야?”“그럴 리가요. 마침 나가려던 길에 어머니가 돌아오시는 걸 봤을 뿐이에요.”김승엽은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최근 며칠간, 집에서 한발짝도 나가지 않고 노부인을 지키고 있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노부인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며 집에 ‘감금’한 건 아니다.“그래, 정말 우연이구나!”노부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차에서 내려오려 하자 김승엽은 황급히 손을 뻗어 그녀를 부축했다.“어머니, 어디 다녀오시던 길이예요?”그냥 나가서 좀 돌아보았지. 왜, 밖에 나가는 것도 네게 보고해야 하는 거야?”김승엽의 말에 노부인은 언짢다는 듯 그를 한번 쏘아보았다.“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에요! 그냥 어디 다녀오시는지 궁금해서 그래요. 나가고 싶으면 말씀하시지, 그랬어요. 제가 같이 가주었을 텐데!”그가 이렇게 말했지만, 듣는 노부인의 입장에서는 그가 비꼬아서 말한다고 생각했다.“네가?”노부인은 차에서 내리며 허리가 아픈지 한 손으로 허리를 두드렸다. 그러고는 웃으며 말했다.“네가 언제 나하고 쇼핑을 한 적 있다고. 몇 년이란 시간 동안, 이 엄마랑 쇼핑 한 번 안 해주고 인제 와서?”노부인의 말에 김승엽은 어색한 듯 웃어 보였다.김승엽은 나가서 놀기 좋아하는 사람이다. 항상 어머니에게 감언이설로 달래기만 했지 단 한 번도 어머니에게 정말 효도한 적은 없었다. 기껏해야 가끔 선물을 보내는 걸 효도라고 생각했다. 어차피 자기가 무슨 말을 하건, 어머니는 다 잘 들어 주었고, 어떤 선물을 사주어도 다 좋아했다. 가장 중요한 건 김승엽은 여자와 함께 쇼핑하는 걸 싫어했다.“어머니, 왜 그런 섭섭한 말씀 하세요. 저한테 서운한 거 있으신 거죠?”김승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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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5화

집으로 돌아오는 노부인과 딱 마주치는 바람에 김승엽이 우 씨 그룹에 조금 늦게 도착했다. 회사 앞에 도착해 우해영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비서에게서 우해영이 벌써 갔다는 말을 전해 듣고 후회막심했다.하지만 우해영이 자기를 속였을까 봐, 그는 지하 주차장에서 한참이다 우씨 가문의 차가 아직 있는지 확인했다. 주차장에서 그녀의 차를 찾지 못했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회사 밖에서 날이 깜깜해질 때까지 기다렸다. 회사의 사람들이 거의 다 퇴근하고 나서도 그녀의 모습을 보지 못하자 그제야 포기했다.‘정말 변덕스러운 여자야!’화가 잔뜩 난 김승엽과는 달리, 우해민의 마음은 괴로웠다.사실 그녀는 김승엽을 기다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그가 오지 않았고, 늦게 도착한다는 전화조차 없었다. 그렇게 하염없이 그만 기다리다 결국에는 언니의 재촉하는 전화가 걸려 왔다. 우해민은 감히 더 지체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우해민은 그와 엇갈리지 않을까 하고 한사코 창밖을 내다보았지만,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실망한 얼굴도 집으로 돌아갔다.거실로 들어섰을 때 우해민은 본능적으로 분위기가 이상함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마음을 다잡고 우해영의 앞으로 걸어가 말했다.“언니.”“이젠 겁이 없어진 모양이구나, 잠깐 나가게 했더니 감히 이렇게 늦게까지 있다 들어와? 이젠 집에도 안 들어오려 해?”우해영이 시계를 한번 보더니 화가 난 말투로 말했다.자기가 조금 오래 자다 일어나니 벌써 오후가 다 되었는데 우해민은 돌아오지 않았다.회사 일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이렇게 오랫동안 처리할 일들은 아니었다.‘흥, 밖이 그렇게도 좋은가? 돌아오는 것도 잊을 만큼?’“언니, 그런 게 아니야. 나 계속 회사에 있었어. 다른 데는 가지 않고 회사에서 업무만 처리했단 말이야. 못 믿겠으면 비서한테 물어봐. CCTV 돌려 봐도 되고!”우해민은 오후 내내 회사에서 단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다. 우해영이 정말 CCTV를 확인한다 해도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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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6화

사실 우해민이 이렇게 대답하는 게 가장 올바른 대답이라는 걸 우해영도 잘 알고 있었다. 이전에 이와 비슷한 상황일 때 항상 이렇게 얼버무리는 식으로 대답했었다. 어떤 일들은 우해민이 잘 알지 못했고,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 않으려면 대답을 얼버무릴 수밖에 없었다.승낙하지도, 거절하지도 않고 나중에 우해영이 결정짓게 했다.하지만 이번의 상대는 김승엽이다. 우해영은 우해민이 사심을 품고, 그에 대한 감정을 아직도 버리지 못해서 그와 전화했다고 생각해 조금 반응이 컸을 뿐이다.“그래, 알았어. 다른 말은 없었지?”우해영은 소파에 편하게 앉았다. 지금 자기가 더 이상 화가 나지 않았다는 걸 알려주는 듯 했다.그녀의 말에 우해민은 작게 고개를 저었다.“아참, 그 사람이 토요일에 가족회의가 있으니, 언니보고 참석하라고 했어. 그가 김씨 가문 가주의 자리를 어떻게 빼앗는지 직접보라면서...”“그 사람이 무슨 수로?”우해영은 보기 드물게 깔깔거리며 웃었다. 얼마나 웃었는지 눈에 맺힌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아직도 그런 헛된 꿈을 꾸고 있는거야?”“......”우해민은 입을 꾹 다물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잠시 생각하던 우해영이 입을 열었다.“토요일, 가족회의? 재미있네. 김씨 가문의 가족회의에 나보고 참석하라고? 소문이라도 나면 어떡하려고?”“그럼... 언니 안 갈 거야?”우해민이 머뭇거리며 그녀를 떠보았다.“가야지, 당연히 가야지! 이렇게 재밌는 일이 생겼는데 왜 안가? 그 사람이 쪽팔리는 꼴을 보고 싶어서라도 가야지. 그리고 더욱 중요한 건, 그 남자와 한 번 더 싸워보고 기도 하고.”그녀는 지금 김서진과 한소은 부부에 대해 큰 흥미를 느끼고 있다. 이전에 그녀는 그 두 사람을 거들떠보지도 않았지만, 자기보다 강한 사람을 만나니 흥미가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지금, 그녀는 김서진의 비적을 손에 넣었다. 비록 비적의 무술을 배운 시간이 길지 않지만, 자기의 무술 실력이 날이 다르게 발전하고 있음을 느꼈다. 우해영은 당장이라도 그 두 사람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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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7화

시간은 빠르게 흘러 토요일이 다가왔다. 이날, 김승엽은 일찍 일어났다. 그는 잘 다린 양복을 차려입고 거울을 보며 헤어스타일도 잘 정리했다. 중요한 날인 만큼, 정성스럽게 향수도 뿌렸다. 오늘은 그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날이 될 것이다. 오늘부터 그의 인생은 하나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가문 장로들은 그렇게 일찍 도착하지 않는다. 그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역시 어머니이다. 비록 어머니가 그를 돕기로 승낙했다고 하지만, 모든 것이 다 끝나기 전에는 여전히 안심할 수 없다.김승엽은 아침 일찍, 일부러 부엌에 가서 아침을 챙겨 어머니의 방문 앞에 직접 갖다 드리고 문을 두드렸다."무슨 일이야?"방안에서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금방 잠에서 깨어난 목소리가 아닌 걸 보니, 이른 시간임에도 노부인은 이미 깨어있었던 것 같다."어머니, 저예요. 아침을 드시라고요."노부인의 목소리가 들리자, 김승엽은 굽실거리며 말했다."아래층에 두어라, 이따 내가 내려가서 먹을게."그러자 노부인은 들어오라는 말 대신 이따 내려가겠다고 대답했다.“계단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기 힘드시잖아요. 게다가 제가 이미 아침을 방 앞까지 가져왔는걸요. 문 좀 열어주세요.”잠시 멈칫하다 어머니가 대답하지 않자 또 한마디 덧붙였다.“어머니에게 할 말도 있고요.”노부인의 방에서는 침묵이 흘렀다. 한참이 지나서야 노부인이 일어나 방문을 열었다. 문 앞에서 차분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데?”“어머니, 일단 들어갈까요?”김승엽은 허리를 살짝 굽히더니 쟁반을 들어 노부인의 방으로 들어가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고는 아무렇지 않게 방안을 둘러보았다.노부인의 침실은 매우 컸다. 하지만 방안에는 물건을 많이 놓지 않았기에 텅 비어 보였다.문 앞에 서 있던 노부인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방 안으로 들어와 화장대 앞에 앉아 얼굴에 스킨케어 제품을 발랐다.“난데없이 아침을 방까지 배달해 주다니, 내게 바라는 게 있는 거지?”김승엽은 하하 웃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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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8화

“그래, 난 서진이의 친할머니야....”노부인은 머리카락을 빗던 손을 멈추고 깊은 생각에 잠긴 듯 막연한 눈빛으로 멍하니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보았다.“나는 그 아이의 친할머니야...”“어머니,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아요! 난 어머니의 친아들이잖아요! 서진이의 작은아버지이기도 하고. 그런데도 그는 내의 사정을 조금도 봐주지 않았어요!”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 김승엽이 바로 불쌍한 척 호소했다.“어머니, 난 지금 서진을 죽음으로 모는 게 아니에요. 서진이가 순순히 가주의 자리를 내놓으라고 하려는 거예요. 어머니는 항상 내가 김씨 가문 가주의 자리에 오르고, 김 씨 그룹을 손에 넣길 바라셨잖아요? 지금 우리는 혼란을 수습하는 거예요. 모든 걸 정상으로 되돌리는 거라고요!”“혼란을 수습한다라...”그의 말에 노부인은 깊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혼란을 수습해야지.”드디어 마음을 정한 듯한 노부인의 모습에 김승엽은 그제야 한숨을 돌리고 가져온 아침을 노부인 앞으로 내밀었다.“어머니, 먼저 드세요. 시간이 아직 일러요. 조급해하지 마시고 천천히 드세요."“그래.”젓가락을 들고 그가 아직 옆에 앉아 있는 것을 보자 노부인이 그에게 말했다.“다른 할 말이 있는 거니?”“어머니, 이번일, 혹시 누나에게 말했나요?”어머니의 말씀만으로도 충분한 증거가 될 수 있지만 김지영도 증언할 수 있다면 당연히 더욱 좋다.“지영이는 아직 몰라.”노부인은 고개를 숙이고 죽을 후후 불며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누나 불러올게요. 어머니가 상황설명 좀 해줘요. 괜히 회의에서 말이 헛나오면 어떻게요.”그러고는 일어서서 김지영을 부르러 가다가 다시 돌아서서 물었다."아참, 전에 누나가 그 감정보고서를 봤나요?"노부인은 눈도 들지 않고 느릿하게 죽을 한 모금을 마시며 대답했다.“그 유전자 검사 결과는 지영이가 가져온 거야. 그런데 그 애가 안 봤을 리가.”“그럼...”이 말에 김승엽은 흠칫 놀랐다. 어머니만 신경 쓰느라 자기의 누나가 이미 진짜 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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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9화

이렇게 이른 시간에 김지영은 아직 잠에서 깨지도 않았다. 김승엽이 계속 방문을 두드리자, 김지영은 짜증이 가득한 얼굴로 방문을 열었다. 잠에서 깨자마자 문을 여느라 헝클어진 머리카락에 두 눈에는 충혈되어 빨갛게 보였다. 김지영은 화가 나서 김승엽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무슨 일인데!”“누나, 아침 먹으라고!”김승엽은 미소를 한껏 지으며 그녀에게 1층에 가져온 아침이 담긴 쟁반을 내밀었다.“허, 해가 서쪽에서 떴나 보다!”김지영은 그를 한번 흘겨보더니 입을 가리고 하품을 하고 몸을 돌려 씻으러 갔다.그녀가 씻는 소리가 들려오자, 김승엽은 따라 들어가지 못하고 그녀의 방에 들어가 여기저기 둘러보기 시작했다. 김지영이 보는 책들은 거의 다 소설들이었다. 그려 보고 나니 김승엽은 하찮다는 듯 비웃음을 지었다.‘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이런 걸 보다니. 하지만 그래도 나쁜 건 아니야. 누나는 나와 경쟁할 능력이 안 돼. 오히려 내게 위협보다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야.’잠시 후, 김지영은 여유롭게 세수를 마치고 나와서 소파에 기대어 닥치는 대로 빵 한 조각을 들고 씹었다."말해봐, 무슨 일이야!"“누나, 오늘 회의에 장로들 모두 오는 거 알지?”김승엽이 그녀의 반응을 살피며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엄마한테 들은 거 같아. 그게 뭐?”“그 검사 결과, 내 말은 유전자 검사 결과 말이야. 누나는 이미 봤겠지?”그는 두 손을 비비며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그의 말에 오히려 김지영이 어리둥절했다. 그녀는 몸을 바르게 앉고는 그에게 대답했다.“그래. 봤어. 왜 그러는데?”“아니야. 그냥 검사 결과가...”“너도 안 거야?”김지영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흠칫 놀란 표정을 지었다.그녀의 반응에 김승엽은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난 안 봤어. 결과가 어떤지 예상하긴 했지. 하지만 그건 중요한 게 아니야, 오늘 장로들이 다 올 거야. 그 사람들 앞에서 김서진이 김씨 가문의 핏줄을 이은 사람이 아니라고 말할 예정이야.”“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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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0화

“엄마가 뭐랬어?”두유를 한 모금 마시던 김지영이 다시 물었다.“뭐라고 하시겠어? 누나도 알잖아. 어려서부터 엄마는 날 제일 예뻐했어. 난 엄마의 친아들이잖아! 당연히 엄마는 내 편이지.”이에 대해서 김승엽은 자신이 있다.바로 노부인의 편애가 있었기 때문에 김승엽은 항상 김씨 가문의 재산을 모두 가지진 못해도 절반 정도는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그에게 절반을 물려주기는커녕 거의 다 김서진 그 자식에게 물려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결국 그에게 주어진 재산은 고작 회사 지분 조금이었다. 김씨 가문의 기타 산업에 대해서는 결코 눈에 차지 않았다. 김씨 가문의 방대한 재산에 비해, 그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었다.아버지의 얘기를 꺼내면 김승엽은 그리움보다 원망이 더 컸다.“그래.”김지영은 두유를 다 마시고 입을 닦으며 담담하게 대답했다.“아침 고마워.”“누나, 그럼, 이 일은 이렇게 정한 거로 알게! 나중에 날 도와줘야 해. 잊지만, 우리 모두 한배에 탄 사람들이야. 우리는 누이동생이잖아!”이렇게 말하고 잠시 생각하더니 김승엽이 그녀에게 약속했다.“내가 김씨 가문 가주의 자리를 가지게 되면 누나에게 잘할게! 걱정하지 마, 김서진이 준 것보다 몇 배는 많이 챙겨줄 테니까!”그의 말에 김지영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김씨 가문의 재산은 김씨 가문의 자식이 이어받는 게 마땅하지. 틀린 말이 아니야! 나도 엄마와 같은 입장이니까, 엄마가 어떻게 말하면 나도 어떻게 말할게.”이 말은 김승엽에게 있어서 보증했다는 것과도 같았다. 김지영의 말에 김승엽은 매우 만족했다.“누나 말이 맞아! 김씨 가문의 재산은 김씨 가문의 자식이 이어받아야 해! 누나, 오늘만 지나면 내 시대가 열리는 거야!”김지영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노부인과 김지영에게 거듭 당부하고 나서야 김승엽은 마음이 놓이는지 담배 한 대를 입에 물고 베란다로 갔다.김씨 가문의 고택은 오래된 고택이라고 하지만 이미 여러 번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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