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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4화

김승엽이 망설이고 있는 사이 차 한 대가 들어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분명 그의

어머니를 태운 차였다.

차가 완전히 멈춰 섰을 때, 김승엽은 빠른 걸음으로 차 옆으로 걸어가 차 문을 잡아당겼다.

“어머니, 돌아오셨어요?”

노부인은 고개를 들어 그를 한번 쳐다보았다.

“너 설마 여기서 내가 돌아오길 기다린 거야?”

“그럴 리가요. 마침 나가려던 길에 어머니가 돌아오시는 걸 봤을 뿐이에요.”

김승엽은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최근 며칠간, 집에서 한발짝도 나가지 않고 노부인을 지키고 있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노부인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며 집에 ‘감금’한 건 아니다.

“그래, 정말 우연이구나!”

노부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차에서 내려오려 하자 김승엽은 황급히 손을 뻗어 그녀를 부축했다.

“어머니, 어디 다녀오시던 길이예요?”

그냥 나가서 좀 돌아보았지. 왜, 밖에 나가는 것도 네게 보고해야 하는 거야?”

김승엽의 말에 노부인은 언짢다는 듯 그를 한번 쏘아보았다.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에요! 그냥 어디 다녀오시는지 궁금해서 그래요. 나가고 싶으면 말씀하시지, 그랬어요. 제가 같이 가주었을 텐데!”

그가 이렇게 말했지만, 듣는 노부인의 입장에서는 그가 비꼬아서 말한다고 생각했다.

“네가?”

노부인은 차에서 내리며 허리가 아픈지 한 손으로 허리를 두드렸다. 그러고는 웃으며 말했다.

“네가 언제 나하고 쇼핑을 한 적 있다고. 몇 년이란 시간 동안, 이 엄마랑 쇼핑 한 번 안 해주고 인제 와서?”

노부인의 말에 김승엽은 어색한 듯 웃어 보였다.

김승엽은 나가서 놀기 좋아하는 사람이다. 항상 어머니에게 감언이설로 달래기만 했지 단 한 번도 어머니에게 정말 효도한 적은 없었다. 기껏해야 가끔 선물을 보내는 걸 효도라고 생각했다. 어차피 자기가 무슨 말을 하건, 어머니는 다 잘 들어 주었고, 어떤 선물을 사주어도 다 좋아했다. 가장 중요한 건 김승엽은 여자와 함께 쇼핑하는 걸 싫어했다.

“어머니, 왜 그런 섭섭한 말씀 하세요. 저한테 서운한 거 있으신 거죠?”

김승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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