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엽이 망설이고 있는 사이 차 한 대가 들어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분명 그의어머니를 태운 차였다.차가 완전히 멈춰 섰을 때, 김승엽은 빠른 걸음으로 차 옆으로 걸어가 차 문을 잡아당겼다.“어머니, 돌아오셨어요?”노부인은 고개를 들어 그를 한번 쳐다보았다.“너 설마 여기서 내가 돌아오길 기다린 거야?”“그럴 리가요. 마침 나가려던 길에 어머니가 돌아오시는 걸 봤을 뿐이에요.”김승엽은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최근 며칠간, 집에서 한발짝도 나가지 않고 노부인을 지키고 있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노부인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며 집에 ‘감금’한 건 아니다.“그래, 정말 우연이구나!”노부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차에서 내려오려 하자 김승엽은 황급히 손을 뻗어 그녀를 부축했다.“어머니, 어디 다녀오시던 길이예요?”그냥 나가서 좀 돌아보았지. 왜, 밖에 나가는 것도 네게 보고해야 하는 거야?”김승엽의 말에 노부인은 언짢다는 듯 그를 한번 쏘아보았다.“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에요! 그냥 어디 다녀오시는지 궁금해서 그래요. 나가고 싶으면 말씀하시지, 그랬어요. 제가 같이 가주었을 텐데!”그가 이렇게 말했지만, 듣는 노부인의 입장에서는 그가 비꼬아서 말한다고 생각했다.“네가?”노부인은 차에서 내리며 허리가 아픈지 한 손으로 허리를 두드렸다. 그러고는 웃으며 말했다.“네가 언제 나하고 쇼핑을 한 적 있다고. 몇 년이란 시간 동안, 이 엄마랑 쇼핑 한 번 안 해주고 인제 와서?”노부인의 말에 김승엽은 어색한 듯 웃어 보였다.김승엽은 나가서 놀기 좋아하는 사람이다. 항상 어머니에게 감언이설로 달래기만 했지 단 한 번도 어머니에게 정말 효도한 적은 없었다. 기껏해야 가끔 선물을 보내는 걸 효도라고 생각했다. 어차피 자기가 무슨 말을 하건, 어머니는 다 잘 들어 주었고, 어떤 선물을 사주어도 다 좋아했다. 가장 중요한 건 김승엽은 여자와 함께 쇼핑하는 걸 싫어했다.“어머니, 왜 그런 섭섭한 말씀 하세요. 저한테 서운한 거 있으신 거죠?”김승엽이
집으로 돌아오는 노부인과 딱 마주치는 바람에 김승엽이 우 씨 그룹에 조금 늦게 도착했다. 회사 앞에 도착해 우해영에게 전화를 걸었을 때, 비서에게서 우해영이 벌써 갔다는 말을 전해 듣고 후회막심했다.하지만 우해영이 자기를 속였을까 봐, 그는 지하 주차장에서 한참이다 우씨 가문의 차가 아직 있는지 확인했다. 주차장에서 그녀의 차를 찾지 못했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회사 밖에서 날이 깜깜해질 때까지 기다렸다. 회사의 사람들이 거의 다 퇴근하고 나서도 그녀의 모습을 보지 못하자 그제야 포기했다.‘정말 변덕스러운 여자야!’화가 잔뜩 난 김승엽과는 달리, 우해민의 마음은 괴로웠다.사실 그녀는 김승엽을 기다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그가 오지 않았고, 늦게 도착한다는 전화조차 없었다. 그렇게 하염없이 그만 기다리다 결국에는 언니의 재촉하는 전화가 걸려 왔다. 우해민은 감히 더 지체하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우해민은 그와 엇갈리지 않을까 하고 한사코 창밖을 내다보았지만,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실망한 얼굴도 집으로 돌아갔다.거실로 들어섰을 때 우해민은 본능적으로 분위기가 이상함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마음을 다잡고 우해영의 앞으로 걸어가 말했다.“언니.”“이젠 겁이 없어진 모양이구나, 잠깐 나가게 했더니 감히 이렇게 늦게까지 있다 들어와? 이젠 집에도 안 들어오려 해?”우해영이 시계를 한번 보더니 화가 난 말투로 말했다.자기가 조금 오래 자다 일어나니 벌써 오후가 다 되었는데 우해민은 돌아오지 않았다.회사 일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이렇게 오랫동안 처리할 일들은 아니었다.‘흥, 밖이 그렇게도 좋은가? 돌아오는 것도 잊을 만큼?’“언니, 그런 게 아니야. 나 계속 회사에 있었어. 다른 데는 가지 않고 회사에서 업무만 처리했단 말이야. 못 믿겠으면 비서한테 물어봐. CCTV 돌려 봐도 되고!”우해민은 오후 내내 회사에서 단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다. 우해영이 정말 CCTV를 확인한다 해도 두
사실 우해민이 이렇게 대답하는 게 가장 올바른 대답이라는 걸 우해영도 잘 알고 있었다. 이전에 이와 비슷한 상황일 때 항상 이렇게 얼버무리는 식으로 대답했었다. 어떤 일들은 우해민이 잘 알지 못했고,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 않으려면 대답을 얼버무릴 수밖에 없었다.승낙하지도, 거절하지도 않고 나중에 우해영이 결정짓게 했다.하지만 이번의 상대는 김승엽이다. 우해영은 우해민이 사심을 품고, 그에 대한 감정을 아직도 버리지 못해서 그와 전화했다고 생각해 조금 반응이 컸을 뿐이다.“그래, 알았어. 다른 말은 없었지?”우해영은 소파에 편하게 앉았다. 지금 자기가 더 이상 화가 나지 않았다는 걸 알려주는 듯 했다.그녀의 말에 우해민은 작게 고개를 저었다.“아참, 그 사람이 토요일에 가족회의가 있으니, 언니보고 참석하라고 했어. 그가 김씨 가문 가주의 자리를 어떻게 빼앗는지 직접보라면서...”“그 사람이 무슨 수로?”우해영은 보기 드물게 깔깔거리며 웃었다. 얼마나 웃었는지 눈에 맺힌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아직도 그런 헛된 꿈을 꾸고 있는거야?”“......”우해민은 입을 꾹 다물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잠시 생각하던 우해영이 입을 열었다.“토요일, 가족회의? 재미있네. 김씨 가문의 가족회의에 나보고 참석하라고? 소문이라도 나면 어떡하려고?”“그럼... 언니 안 갈 거야?”우해민이 머뭇거리며 그녀를 떠보았다.“가야지, 당연히 가야지! 이렇게 재밌는 일이 생겼는데 왜 안가? 그 사람이 쪽팔리는 꼴을 보고 싶어서라도 가야지. 그리고 더욱 중요한 건, 그 남자와 한 번 더 싸워보고 기도 하고.”그녀는 지금 김서진과 한소은 부부에 대해 큰 흥미를 느끼고 있다. 이전에 그녀는 그 두 사람을 거들떠보지도 않았지만, 자기보다 강한 사람을 만나니 흥미가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지금, 그녀는 김서진의 비적을 손에 넣었다. 비록 비적의 무술을 배운 시간이 길지 않지만, 자기의 무술 실력이 날이 다르게 발전하고 있음을 느꼈다. 우해영은 당장이라도 그 두 사람과
시간은 빠르게 흘러 토요일이 다가왔다. 이날, 김승엽은 일찍 일어났다. 그는 잘 다린 양복을 차려입고 거울을 보며 헤어스타일도 잘 정리했다. 중요한 날인 만큼, 정성스럽게 향수도 뿌렸다. 오늘은 그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날이 될 것이다. 오늘부터 그의 인생은 하나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가문 장로들은 그렇게 일찍 도착하지 않는다. 그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역시 어머니이다. 비록 어머니가 그를 돕기로 승낙했다고 하지만, 모든 것이 다 끝나기 전에는 여전히 안심할 수 없다.김승엽은 아침 일찍, 일부러 부엌에 가서 아침을 챙겨 어머니의 방문 앞에 직접 갖다 드리고 문을 두드렸다."무슨 일이야?"방안에서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금방 잠에서 깨어난 목소리가 아닌 걸 보니, 이른 시간임에도 노부인은 이미 깨어있었던 것 같다."어머니, 저예요. 아침을 드시라고요."노부인의 목소리가 들리자, 김승엽은 굽실거리며 말했다."아래층에 두어라, 이따 내가 내려가서 먹을게."그러자 노부인은 들어오라는 말 대신 이따 내려가겠다고 대답했다.“계단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기 힘드시잖아요. 게다가 제가 이미 아침을 방 앞까지 가져왔는걸요. 문 좀 열어주세요.”잠시 멈칫하다 어머니가 대답하지 않자 또 한마디 덧붙였다.“어머니에게 할 말도 있고요.”노부인의 방에서는 침묵이 흘렀다. 한참이 지나서야 노부인이 일어나 방문을 열었다. 문 앞에서 차분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데?”“어머니, 일단 들어갈까요?”김승엽은 허리를 살짝 굽히더니 쟁반을 들어 노부인의 방으로 들어가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고는 아무렇지 않게 방안을 둘러보았다.노부인의 침실은 매우 컸다. 하지만 방안에는 물건을 많이 놓지 않았기에 텅 비어 보였다.문 앞에 서 있던 노부인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방 안으로 들어와 화장대 앞에 앉아 얼굴에 스킨케어 제품을 발랐다.“난데없이 아침을 방까지 배달해 주다니, 내게 바라는 게 있는 거지?”김승엽은 하하 웃으며
“그래, 난 서진이의 친할머니야....”노부인은 머리카락을 빗던 손을 멈추고 깊은 생각에 잠긴 듯 막연한 눈빛으로 멍하니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보았다.“나는 그 아이의 친할머니야...”“어머니,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아요! 난 어머니의 친아들이잖아요! 서진이의 작은아버지이기도 하고. 그런데도 그는 내의 사정을 조금도 봐주지 않았어요!”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 김승엽이 바로 불쌍한 척 호소했다.“어머니, 난 지금 서진을 죽음으로 모는 게 아니에요. 서진이가 순순히 가주의 자리를 내놓으라고 하려는 거예요. 어머니는 항상 내가 김씨 가문 가주의 자리에 오르고, 김 씨 그룹을 손에 넣길 바라셨잖아요? 지금 우리는 혼란을 수습하는 거예요. 모든 걸 정상으로 되돌리는 거라고요!”“혼란을 수습한다라...”그의 말에 노부인은 깊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혼란을 수습해야지.”드디어 마음을 정한 듯한 노부인의 모습에 김승엽은 그제야 한숨을 돌리고 가져온 아침을 노부인 앞으로 내밀었다.“어머니, 먼저 드세요. 시간이 아직 일러요. 조급해하지 마시고 천천히 드세요."“그래.”젓가락을 들고 그가 아직 옆에 앉아 있는 것을 보자 노부인이 그에게 말했다.“다른 할 말이 있는 거니?”“어머니, 이번일, 혹시 누나에게 말했나요?”어머니의 말씀만으로도 충분한 증거가 될 수 있지만 김지영도 증언할 수 있다면 당연히 더욱 좋다.“지영이는 아직 몰라.”노부인은 고개를 숙이고 죽을 후후 불며 담담하게 말했다.“그럼... 누나 불러올게요. 어머니가 상황설명 좀 해줘요. 괜히 회의에서 말이 헛나오면 어떻게요.”그러고는 일어서서 김지영을 부르러 가다가 다시 돌아서서 물었다."아참, 전에 누나가 그 감정보고서를 봤나요?"노부인은 눈도 들지 않고 느릿하게 죽을 한 모금을 마시며 대답했다.“그 유전자 검사 결과는 지영이가 가져온 거야. 그런데 그 애가 안 봤을 리가.”“그럼...”이 말에 김승엽은 흠칫 놀랐다. 어머니만 신경 쓰느라 자기의 누나가 이미 진짜 유전
이렇게 이른 시간에 김지영은 아직 잠에서 깨지도 않았다. 김승엽이 계속 방문을 두드리자, 김지영은 짜증이 가득한 얼굴로 방문을 열었다. 잠에서 깨자마자 문을 여느라 헝클어진 머리카락에 두 눈에는 충혈되어 빨갛게 보였다. 김지영은 화가 나서 김승엽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무슨 일인데!”“누나, 아침 먹으라고!”김승엽은 미소를 한껏 지으며 그녀에게 1층에 가져온 아침이 담긴 쟁반을 내밀었다.“허, 해가 서쪽에서 떴나 보다!”김지영은 그를 한번 흘겨보더니 입을 가리고 하품을 하고 몸을 돌려 씻으러 갔다.그녀가 씻는 소리가 들려오자, 김승엽은 따라 들어가지 못하고 그녀의 방에 들어가 여기저기 둘러보기 시작했다. 김지영이 보는 책들은 거의 다 소설들이었다. 그려 보고 나니 김승엽은 하찮다는 듯 비웃음을 지었다.‘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이런 걸 보다니. 하지만 그래도 나쁜 건 아니야. 누나는 나와 경쟁할 능력이 안 돼. 오히려 내게 위협보다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야.’잠시 후, 김지영은 여유롭게 세수를 마치고 나와서 소파에 기대어 닥치는 대로 빵 한 조각을 들고 씹었다."말해봐, 무슨 일이야!"“누나, 오늘 회의에 장로들 모두 오는 거 알지?”김승엽이 그녀의 반응을 살피며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엄마한테 들은 거 같아. 그게 뭐?”“그 검사 결과, 내 말은 유전자 검사 결과 말이야. 누나는 이미 봤겠지?”그는 두 손을 비비며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그의 말에 오히려 김지영이 어리둥절했다. 그녀는 몸을 바르게 앉고는 그에게 대답했다.“그래. 봤어. 왜 그러는데?”“아니야. 그냥 검사 결과가...”“너도 안 거야?”김지영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흠칫 놀란 표정을 지었다.그녀의 반응에 김승엽은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난 안 봤어. 결과가 어떤지 예상하긴 했지. 하지만 그건 중요한 게 아니야, 오늘 장로들이 다 올 거야. 그 사람들 앞에서 김서진이 김씨 가문의 핏줄을 이은 사람이 아니라고 말할 예정이야.”“뭐라고?!”
“엄마가 뭐랬어?”두유를 한 모금 마시던 김지영이 다시 물었다.“뭐라고 하시겠어? 누나도 알잖아. 어려서부터 엄마는 날 제일 예뻐했어. 난 엄마의 친아들이잖아! 당연히 엄마는 내 편이지.”이에 대해서 김승엽은 자신이 있다.바로 노부인의 편애가 있었기 때문에 김승엽은 항상 김씨 가문의 재산을 모두 가지진 못해도 절반 정도는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그에게 절반을 물려주기는커녕 거의 다 김서진 그 자식에게 물려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결국 그에게 주어진 재산은 고작 회사 지분 조금이었다. 김씨 가문의 기타 산업에 대해서는 결코 눈에 차지 않았다. 김씨 가문의 방대한 재산에 비해, 그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었다.아버지의 얘기를 꺼내면 김승엽은 그리움보다 원망이 더 컸다.“그래.”김지영은 두유를 다 마시고 입을 닦으며 담담하게 대답했다.“아침 고마워.”“누나, 그럼, 이 일은 이렇게 정한 거로 알게! 나중에 날 도와줘야 해. 잊지만, 우리 모두 한배에 탄 사람들이야. 우리는 누이동생이잖아!”이렇게 말하고 잠시 생각하더니 김승엽이 그녀에게 약속했다.“내가 김씨 가문 가주의 자리를 가지게 되면 누나에게 잘할게! 걱정하지 마, 김서진이 준 것보다 몇 배는 많이 챙겨줄 테니까!”그의 말에 김지영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김씨 가문의 재산은 김씨 가문의 자식이 이어받는 게 마땅하지. 틀린 말이 아니야! 나도 엄마와 같은 입장이니까, 엄마가 어떻게 말하면 나도 어떻게 말할게.”이 말은 김승엽에게 있어서 보증했다는 것과도 같았다. 김지영의 말에 김승엽은 매우 만족했다.“누나 말이 맞아! 김씨 가문의 재산은 김씨 가문의 자식이 이어받아야 해! 누나, 오늘만 지나면 내 시대가 열리는 거야!”김지영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노부인과 김지영에게 거듭 당부하고 나서야 김승엽은 마음이 놓이는지 담배 한 대를 입에 물고 베란다로 갔다.김씨 가문의 고택은 오래된 고택이라고 하지만 이미 여러 번 개
우해영이 그에게 전화를 건 것은 사실 그를 떠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의 자신만만한 목소리를 듣고, 조금 흥미가 생기긴 했다.“당신이 어떻게 하루 사이에 김서진을 가주의 자리에서 내쫓을 수 있는지 귀띔이라도 해줘. 조금 흥미가 생기긴 하네!”우해영은 김승엽이 헛된 꿈만 꾸고 있다고 생각했다. 만약 김서진이 이렇게 쉽게 무너뜨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몇 년 동안 회사를 지키며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을 것이다.김서진은 젊은 나이에 김 씨 그룹 회장 자리를 이어받았다. 처음에 나이도 어린 그가 회사를 장악하니 그를 승복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후에는 그의 살벌한 수법에 모두 무릎을 꿇었다. 나중에는 점차 그의 사업 수단을 인정하게 되었다.그는 확실히 능력이 출중했다. 그가 이끄는 김 씨 그룹은 날이 갈수록 발전해 갔다.지금 김승엽은 오늘 회의가 끝나기만 하면 김서진을 가주의 자리에서 쫓아 버리고 자기가 가주가 되는 것도 모자라 회사까지 손에 넣을 수 있다고 한다. 우씨 가문에도 장로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우해영은 그들이 실제로는 크게 권력이 없다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았다. 장로들이 김승엽의 손을 들어줘도 회사 주주들이 김승엽을 인정하지 않을게 뻔했다.그렇기 때문에 우해영은 그의 자신만만함이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그저 궁금할 뿐, 그가 정말 김서진을 무너뜨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녀가 김씨 가문의 회의에 나가겠다는 의향을 밝힌 것은 단순히 김승엽이 비웃음거리가 되는 걸 보러 가기 위해서였다.“그건... 미리 말해주면 경악이 아니지! 그렇게 궁금하면 직접 와서 보던가. VVIP 자리를 준비해 줄 테니까!”그녀가 머뭇거릴까 봐 김승엽은 바로 이어서 말했다.“오늘 우리 김씨 가문의 가족회의지만, 당신과 나 사이에 아직 정식으로 파혼한 게 아니니, 내 피앙세 신분으로 참석해. 그러면 당신이 참석하는 걸 장로들이 이상하게 보지 않을 거야.”우해영은 잠시 고민하다 대답했다.“그래. 그럼, 이따 보자고!”그녀는 전화를 끊고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