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881 - 챕터 890

3111 챕터

제881화

낙청연은 지금 무공을 할 수 없기에 이곳에 오래 있을 수 없었다.그녀는 몸을 일으켜 방문을 연 뒤 밖으로 나가려 했다.하지만 방문을 열고 보니 랑목이 방문 밖에 서 있었다.달빛 아래 서 있는 그의 얼굴에서는 낮에는 볼 수 없는 무자비함이 엿보였다.“왕비 마마께서는 이렇게 늦은 시간에 어딜 가시려는 겁니까?”랑목은 방 안에 들어서더니 살기 어린 눈빛으로 낙청연을 뚫어져라 쳐다봤다.낙청연은 흠칫했지만 겉으로는 냉정을 유지하며 불쾌한 얼굴로 말했다.“랑목 왕자는 내 방 앞에 계속 서 있던 것이오? 뭘 하려던 것이오?”“난 손님으로 이곳에 온 것이지 갇히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 아니오.”랑목은 그녀에게 천천히 다가갔고 낙청연은 연신 뒷걸음질 쳤다.그는 날카롭게 눈을 번뜩였다.“왕비 마마께서는 오늘 무슨 얘기를 들으셨습니까?”낙청연의 안색이 달라졌다.“무슨 말이오?”랑목은 의미심장한 얼굴로 고개를 숙여 그녀의 발치를 바라보았다.“왕비 마마의 신발에 흙과 나뭇잎이 묻어있군요.”“황급히 도망쳐서 미처 신발을 깨끗이 처리하지 못한 것 아닙니까?”낙청연은 심장이 철렁했고 감히 고개를 숙일 수도 없었다.그녀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 저택에는 도처에 낙엽이 있소. 나뭇잎을 밟은 것이 이상한 일이오?”“그래? 하지만 난 믿지 않아!”랑목은 갑자기 팔을 뻗어 낙청연의 어깨를 쥐었고 낙청연은 깜짝 놀라며 그의 손을 쳐내려 했다.“뭐 하는 짓이오!”랑목은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더니 매섭고 악랄한 눈빛으로 낙청연을 보았다.“어차피 죽을 텐데 그냥 죽인다면 이 미모가 아깝지.”“얌전히 내 말에 따른다면 이틀은 더 살게 해주겠다.”그 말에 낙청연은 움찔 떨었다.“날 초대한 것이 날 죽이기 위해서였소?”랑목은 웃었다.“그래.”낙청연은 미간을 좁혔다.“대놓고 날 초대했으면서 이틀 뒤에 날 돌려보내지 않는다면 당신들이 수도를 떠날 수 있을 것 같소?”랑목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웃었다.“우리에게는 떠날 방법이 있다. 네가 죽는다면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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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2화

옷이 찢기자 낙청연의 팔뚝이 그대로 드러났고 서늘한 한기가 느껴졌다.공포심이 마음속에서부터 천천히 피어올라 몸 전체가 경직되었다.랑목은 찢긴 천으로 손의 상처를 세게 싸맸다.낙청연은 그 기회를 틈타 밖으로 도망칠 생각이었지만 문가에 도착하자 랑목이 그녀를 붙잡았다.힘이 얼마나 억센지 낙청연은 어깨뼈가 으스러질 것 같았다.부진환에게 졌을 때의 무공이 아니었다.역시 가짜였다! 전부 연기였던 것이다!억센 힘 때문에 낙청연은 세게 바닥에 부딪혔다.순간 온몸이 부서질 듯했고 뼈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리며 사지로 고통이 퍼져나갔다. 너무 아파 일어설 수 없었다.낙청연은 입에서 피를 토했다.마치 커다란 바위에 부딪혀 뼈가 가루가 되고 온몸이 피 칠갑 된 것 같았다.낙청연은 통증 때문에 몸을 덜덜 떨었고 자기 몸을 통제할 수 없었다.힘과 내공, 실력 모두 소서보다 더욱 뛰어났다.낙청연은 자신을 향해 천천히 걸어오는 랑목을 보았다. 온몸에서 느껴지는 살기와 피를 갈망하는 그의 눈빛에 두려움과 절망이 피어올랐다.랑목이 다시 한번 그녀를 덮치려 할 때, 지붕이 부서지면서 누군가 내려왔다. 그는 장검을 뽑아 랑목을 향해 휘둘렀다.랑목은 깜짝 놀랐고 그의 공격에 연신 뒷걸음질 쳤다.그는 다름 아닌 소서였다.검을 든 소서는 분개하며 랑목을 공격했다.“수치를 모르는 인간 같으니라고!”랑목은 곧 중심을 잡고서는 살기를 띤 눈빛으로 소서와 싸우기 시작했다.소서 또한 랑목의 엄청난 실력에 경악했다. 그는 점점 힘에 부쳤다.그는 곧장 입을 열었다.“왕비 마마, 먼저 가십시오!”낙청연은 소서가 랑목을 이길 수 없을 거로 생각했다.그녀도 도망치고 싶었지만 늑골이 부러진 바람에 조금만 움직여도 가슴께가 아팠다.그녀는 애써 몸을 일으키더니 품 안에서 약 가루를 꺼냈고 두 사람을 향해 그것을 뿌렸다.“소서, 피하거라! 독이 있는 가루다!”그녀의 목소리와 함께 가루가 날렸다.랑목은 그녀의 말에 깜짝 놀라면서 연신 뒷걸음질 치며 코와 입을 가렸고, 소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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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3화

“우리 어머니를 괴롭히다니! 죽으려고!”랑목의 몸은 세게 던져져 벽에 부딪혔고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벽이 무너졌다.낙운희가 지붕에서 내려오며 낙청연을 부축했다.“괜찮습니까?”낙청연은 인기척에 랑심이 곧 오겠다고 판단해 다급히 말했다.“얼른 가자꾸나.”“소서를 챙기거라!”낙운희는 소서를 부축하러 갔지만 소서가 정신을 잃는 바람에 그를 부축하기 어려웠다.낙청연이 소리쳤다.“철추야! 네가 돕거라!”철추는 곧바로 낙운희의 몸으로 돌아가 소서를 벌떡 일으켰고 곧이어 낙청연까지 품에 안은 뒤 경공으로 날아갔다.낙청연은 돌아오는 길에 몇 번이나 피를 토했고 낙운희는 그녀가 무척 걱정되었다.낙청연을 데리고 곧바로 섭정왕부에 도착한 낙운희는 사람을 부를 새도 없이 곧바로 송천초를 부르러 갔다.“버티세요!”마당의 인기척을 들은 지초가 달려왔다. 피투성이가 된 왕비를 본 지초는 혼비백산했다.“왕비 마마! 왕비 마마!”지초는 곧바로 사람을 부르기 시작했다.“여기! 다들 여기로 오세요!”낙청연은 방 안으로 옮겨졌고 곧 송천초와 낙운희가 함께 돌아왔다.그 광경을 본 사람들은 순간 겁을 먹었다.정원에서 지키고 서 있던 낙운희는 밖에서 다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자 곧바로 자리를 떴다.부진환이 부랴부랴 달려왔다. 마당에 있던 소서를 보는 순간 그는 흠칫하며 말했다.“얼른 소서를 치료하거라.”소서는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부진환은 황급히 낙청연의 방으로 달려가 문을 열려고 했지만 지초가 그를 막았다.그녀는 매서운 눈빛으로 말했다.“송 의원께서 왕비 마마를 치료하고 계십니다. 왕야께서는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지초는 화가 났다.부진환은 초조했다. 소서가 저렇게 다쳤다면 낙청연은 상태가 더욱 심각할 것이다.바로 그때, 문이 열리고 송천초가 나왔다.“송 낭자, 낙청연은 어떻소?”부진환은 다급히 안으로 들어가 보려 했지만 송천초가 그를 밀어냈고 지초가 방문을 닫았다.송천초는 부진환을 노려보며 말했다.“대체 뭘 어쩌고 싶으신 겁니까? 왕비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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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4화

“꺼지거라!”그는 곧장 몸을 돌려 성큼성큼 밖으로 나갔다.“왕야! 왕야!”소유는 깜짝 놀라며 그를 뒤따랐다.송천초는 절망한 얼굴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녀는 최선을 다했지만 이런 상처를 막을 방법은 없었다. 낙청연은 상처가 깊어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그녀를 구할 방법이 또 있을까?부진환의 모습을 보니 기산 송무를 내어줄 것 같지는 않았다.고개를 숙인 낙월영은 송천초를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언니가 다쳤나 보오?”“언니는 무공이 대단하지 않소? 언니가 다칠 리 없지.”“걱정하지 마시오. 언니는 나을 것이오.”낙월영은 우쭐했다. 이번 계획이 이렇게 순조로울 줄은 몰랐다.낙청연은 반드시 죽을 것이다.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것은 잠시 뒤 부진환이 부랴부랴 달려와 비단 함 하나를 송천초에게 건넸다는 것이다.“최선을 다해 구해주시오!”깜짝 놀란 송천초는 다급히 비단 함을 건네받았다. 확인해 보니 안에는 기산 송무가 들어있었다.송천초는 안색이 환해져 곧장 방 안으로 들어갔다.낙월영은 넋이 나간 채로 부진환을 바라보았다.“왕야...”“기산 송무를 언니에게 준 것입니까? 저는 어떡합니까?”“왕야, 왕야의 마음에 제가 있기는 합니까?”낙월영은 서글피 울기 시작했고 부진환은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 곧바로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방 안으로 들어간 부진환은 이내 문을 닫았다.소유는 긴장한 모습으로 방문을 두드렸다.“왕야! 왕야!”“들어오지 말고 밖에서 지키고 있거라.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하거라!”부진환은 통증을 참느라 목소리가 떨렸다.소유는 무척이나 걱정되었지만 그의 명령에 따라 사람을 시켜 낙월영이 들어오지 못하게 마당을 지켰다.부진환은 견딜 수 없는 통증 때문에 바닥에서 뒹굴었다.정원 밖까지 찾아와 울부짖는 낙월영의 목소리가 들렸기에 부진환은 낙월영이 듣지 못하게 최대한 소리를 내지 않으려 했다.그는 비틀거리며 침상 밑으로 들어가더니 머리를 감싸 쥐고 고통을 견뎠다.그는 계속해 피를 토했다.마음이 아프고 머리도 아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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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5화

송천초는 무지 걱정스러웠다.낙청연은 천장을 바라보며 말했다.“너무 답답하구나. 구멍을 하나 뚫으면 좋겠다.”송천초는 살짝 당황한 얼굴로 고개를 들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네.”송천초는 곧바로 사람을 시켜 지붕의 기와를 일부분 떼 큰 구멍을 만들었다.때마침 햇볕이 낙청연의 몸과 얼굴에 쏟아졌다.낙청연은 눈을 감으며 보기 드물게 따스함을 즐겼다.낙청연은 밖이 소란스러운 걸 눈치채고 물었다.“낙월영이 밖에 있는 것이냐?”송천초는 고개를 끄덕였다.“아까부터 계속 소란을 떨고 있습니다.”“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들어오지 못하게 할 겁니다.”“진소한과 7황자도 전부 불렀습니다. 낙월영은 절대 아무 짓도 못 할 겁니다.”“하지만 그대의 상처는...”이렇게 자신 없었던 적은 송천초도 처음이었다.낙청연이 대답했다.“괜찮다. 좋아질 것이다.”“경맥을 회복하려면 4, 5일 정도 걸릴 것 같구나.”이제 곧 성패가 갈릴 것이다!무공을 회복하고 더욱 강해지거나 철저히 쓸모없어질 것이다.송천초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그러면 전 밖에서 지키고 있겠습니다.”방문을 닫은 뒤 낙청연은 나침반을 꺼냈다.나침반은 햇볕을 따라 서서히 움직이며 아주 옅은 금빛을 펼쳤다.낙청연은 눈을 감은 뒤 서서히 그것을 흡수하기 시작했다.경맥을 회복하는 것은 아주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경맥 전체가 아팠지만 낙청연은 견딜 수밖에 없었다.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안색이 창백해졌다.진소한과 부경리는 같은 곳에 묵으면서 매일 낙청연의 정원 밖에 앉아있었다.낙월영은 몇 번이나 찾아왔지만 아무런 짓도 할 수 없었다.부진환은 방 안에 자신을 며칠 동안 가두었고 소유는 그를 무척이나 걱정했다.그리고 때마침 만족 사람들이 수도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며칠 뒤 방안에서 피를 토하는 소리가 들려와 송천초는 부랴부랴 방 안으로 들어갔다.눈앞의 광경을 본 그녀는 대경실색했다.“청연!”낙청연은 입과 코에서 피를 줄줄 흘리고 있었고 송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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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6화

방 안에서.부진환은 핏기 하나 없는 창백한 얼굴로 하얀 옷을 걸친 채 의자에 누워 있었다.소유는 약을 건네며 무거운 어투로 말했다: “왕야, 송 낭자를 불러 도움을 청하는 게 어떻습니까?”“이렇게 계속 피를 토하면 아무리 건장한 몸도 견디기 힘듭니다.”소유는 며칠간 정원에서 한 발짝도 떠나지 않았다. 방 안에서 소리가 들려올 때마다 왕야가 죽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왕야의 이렇게 창백하고 허약한 모습은 처음이었다.부진환은 약을 건네받고 천천히 마셨다.그러고는 창백한 손으로 입을 닦더니 무거운 목소리로 물었다: “만족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느냐?”소유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답했다: “왕비께서 사고를 당한 그날 저녁에 도망친 것 같습니다.”“그렇다면 지금쯤 경도에 없는 게 맞는데, 출입 기록이 없습니다. 어떻게 경도를 떠난 건지…”“제 생각에는 누군가가 도와주는 것 같습니다.”이 말을 들은 부진환은 서늘한 눈빛을 한 채 차가운 어투로 입을 열었다: “계속 조사해라.”“비록 만족 사람들은 소리소문없이 왔다가 떠났지만, 낙청연을 죽이기 위해 이런 건 아닌 것 같구나.”“진백리에게도 연락해서 상황을 알아보거라.”소유가 답했다: “예.”—달이 하늘에 두둥실 걸려 있었다.고운 달빛이 낙청연 정원에 쏟아지며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환히 밝혔다.낙월영의 시위는 정원의 계집종을 모두 쓰러뜨렸다.지초는 피를 토하며 문 옆으로 기어가 막아섰다: “안 됩니다! 절대 못 들어갑니다!”낙월영은 앞에 서서 자신을 막아선 지초를 보며 허리를 숙여 지초의 머리를 잡아당긴 채 차가운 어투로 말했다: “동생이 언니를 문안하러 왔는데, 이렇게 막아서는 건 대체 무슨 심보냐?”낙월영은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우리 언니에게 무슨 문제라고 생긴다면, 너희 모두 죽은 목숨이다!”지초는 이를 꽉 깨물고 미친 듯이 외쳤다: “여기요, 여기요!”낙월영은 분노하며 말했다: “아직도 이렇게 주제를 모르는구나!”낙월영은 지초의 머리를 잡은 채 문에 쿵 하고 박았다.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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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7화

낙청연은 무공을 쓰지 못하는 게 아니던가!낙월영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몸을 일으켜 뒤로 물러섰다.달빛 아래, 낙청연은 고개를 옆으로 갸웃하더니 매서운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날 깨워줘서 참으로 고맙구나.”낙청연의 살의로 가득한 매서운 눈빛을 보더니 낙월영은 가슴이 떨려 침을 꿀꺽 삼키고 도망치려 했다.낙청연은 낙월영이 황급히 도망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그리고는 천천히 앞으로 다가가 의자를 발에 걸고 차 던져 낙월영의 등을 퍽 하고 맞췄다.낙청연은 천천히 다가가 낙월영의 등을 힘껏 밟았다.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도망치지 못하자 낙월영은 황급히 외쳤다: “사람 살려! 사람 살려!”지초는 물에 흠뻑 젖은 채 창백한 얼굴로 다가와 물었다: “왕비, 괜찮으십니까?”낙청연은 지초를 보더니 더욱 서늘한 눈빛으로 낙월영을 바라보았다.그러고는 왼발로 낙월영의 손목을 힘껏 밟았다.“아주 간땡이가 부었구나. 시위를 데리고 내 정원에서 내 사람을 건드릴 생각을 다 하다니.”“네가 어떻게 감히!”낙월영은 발버둥을 치며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낙청연, 경고하는데 너! 무슨 짓을 저질렀다가는 왕야께서 널 가만두지 않을 거다! 언제든지 또 네 무공을 폐할 수 있다는 말이다!”이 말을 들은 낙청연은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차가운 눈빛으로 낙월영을 바라보았다.그렇다, 부진환 때문에 낙월영이 감히 이런 짓을 벌이는 것이다!낙청연은 콧방귀를 뀌더니 비수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내가 무공을 폐할 때까지 가만히 있을 것 같느냐?”말을 마친 낙청연은 매서운 눈빛으로 낙월영의 손바닥을 향해 비수를 내리찍었다.“아—!!”처참한 비명이 울려 퍼졌다.비수는 낙월영의 손바닥을 관통했다. 너무 아픈 나머지 낙월영은 소리를 지르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부진환이 달려오자, 눈앞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그렇게 부진환은 저도 모르게 달려가 호통쳤다: “그만하거라!”낙청연은 고개를 돌려 죽을 뻔한 자신보다 더 창백한 얼굴의 부진환을 바라보았다.하지만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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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8화

“또 제 무공을 폐하고 싶으신 겁니까? 왕야, 이번에는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절대로 말입니다!”낙청연은 단호한 어투로 말하며 연속으로 몇 번이나 더 공격해 부진환을 뒤로 물러서게 했다.부진환은 휘청거리며 가슴을 움켜쥐고 피를 토했다.소유는 다급히 달려와 부진환을 부축하며 소리쳤다: “왕비, 그만하십시오. 왕야께서 요 며칠 동안…”며칠 동안 피를 너무 많이 토해 허약하다고 하려 했지만, 부진환은 손을 들어 소유의 입을 막았다.낙월영을 바라보기만 해도 부진환의 머리는 터질 것처럼 아팠으며 당장이라도 낙청연을 죽여버리고 싶었다.그러나 마지막 한 줄기의 이성이 절대 그러면 안 된다고 말해주고 있었다.부진환은 고통을 참고 몸을 돌려 정원 밖으로 나갔다.“왕야…” 소유도 황급히 따라갔다.부진환은 극심한 두통에 머리가 터지면 덜 아프지 않을까 싶어 힘껏 벽에 박았다.“어서 낙월영을 치료해주거라, 어서!”소유는 깜짝 놀라 대답했다: “예!”부진환은 다른 사람이 보기라도 할까 봐 꾹 참고 방으로 돌아갔다.그러고는 침대 밑에 들어가 극심한 고통을 참고 견뎠다.낙청연은 정원에서 소유가 사람을 시켜 쓰러진 낙월영을 데려가는 모습을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오히려 얻어맞고도 공격하지 않은 부진환의 모습이 이상했다.창백한 얼굴과 중상을 입은 듯한 몸도 말이다.그러나 낙청연은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이게 낙청연과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지초는 앞으로 다가와 물었다: “왕비, 정녕 괜찮으신 겁니까?”낙청연은 손수건을 꺼내 지초 이마의 패를 닦으며 물었다: “송천초는?”그렇게 지초는 낙청연이 쓰러져 있던 동안 있었던 모든 일을 얘기해주었다.이 말을 들은 낙청연은 무영을 보내 송천초를 쫓아가 자신이 무사하다는 걸 알리라고 했다.송천초가 더는 걱정하지 않게 말이다.기산 송무와 벽수한엽의 효과가 너무 강한 탓에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한 것이었다.하지만 다행히도 나침반으로 천지정화를 흡수해 무사할 수 있었다.“왕비의 무공은 완전히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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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9화

낙청연은 서늘한 눈빛으로 걸음을 옮겨 태위부로 향했다.그러나 문을 두드리기도 전에 대문이 활짝 열렸다.진 태위는 낙청연을 보더니 살짝 놀라며 입을 열었다: “왕비, 어서 오시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태위, 어디 가시는 겁니까?”진 태위는 옷을 정리하며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궁에 가려던 길이오. 태상황의 상황이 좋지 않소.”“무슨 일이 있다면 잠깐만 기다리게. 궁에서 돌아온 다음에 다시 얘기하자고!”낙청연이 답했다: “진백리를 찾으러 왔습니다.”“오오, 그렇소? 백리는 집에 있네.”말을 마친 진 태위는 급히 떠났다.낙청연은 집 안으로 들어와 내원으로 향했다.그러자 이소만과 함께 정원에서 검술을 연마하고 있는 진백리가 보였다.검술 연습이 끝나고 나서야 낙청연은 정원으로 걸음을 옮겼다.“왕비.” 이소만이 인사를 올렸다.“왕비, 오셨소?” 진백리가 검을 이소만에게 건넸다.“둘째 공자, 눈은 좀 어떻습니까?” 낙청연이 물었다.진백리가 웃으며 말했다: “빛이 살짝 보이고 얼굴도 희미하게 보이오. 언젠가는 다 나을 것 같소!”낙청연은 진백리의 맥을 짚어보더니 확실히 회복이 잘 되었다.“그럼 왕비, 두 분 얘기 나누십시오.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이소만은 그만 물러서려고 했다.그러나 낙청연은 이소만을 불러세웠다: “잠깐, 혹시 진천리의 암위가 아니더냐?”이소만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예.”“그럼 진천리와 연락을 했었느냐?”이소만은 멈칫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연락했습니다.”“그럼 서신을 보여줄 수 있겠느냐?” 낙청연은 진천리 쪽 상황이 알고 싶었다.이소만은 머뭇거렸다.낙청연은 혹시 불편한 게 아닐까 싶어 다시 말했다: “불편하면 꺼내지 말거라. 혹시 진천리가 전쟁에 관한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느냐?”이소만은 입을 열려고 하다가 다시 멈추며 말했다: “서신을 보여드리겠습니다.”말을 마치고 그녀는 방에서 상자를 안고 나왔다.그리고는 일부의 서신을 꺼내며 말했다: “이건 첫째 공자께서 둘째 공자께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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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0화

“황상과 연관이 있는 거 아니오?”“조금 전에 아버지께서 태상황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소.”“비록 태상황은 편찮으셨지만 상태는 꽤 안정적이었소. 하지만 요 며칠 갑자기 악화하여 태의도 며칠 동안이나 태상황 곁에 있었다고 하오.”이 말을 들은 낙청연은 갑자기 만족이 선물한 늑대 머리뼈가 생각났다. 부경한은 받고 싶지 않았으나 태후가 태상황께 드려도 된다고 했다.혹시 그 늑대 머리뼈 때문이 아닐까.“궁으로 가봅시다.”진백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같이 가보자고.”“아버지도 궁에 있을 것이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둘은 궁으로 향했다.진백리의 도움으로 낙청연은 황제를 만날 수 있었다.“부황 때문에 온 것이오? 잘됐구먼, 짐도 부황에게 가려고 했소. 같이 가시오.” 부경한은 주장을 다 보고 몸을 일으켰다.그러나 낙청연이 급히 부경한을 불러세웠다: “잠시만요.”“황상, 혹시 그날 만족 사람들이 바친 늑대 뼈 말입니다. 첫눈에 봤을 때 어떤 느낌이 들었습니까?”이 말을 들은 부경한은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하다 답했다: “짐은 그 뼈를 딱 두 번 봤을 뿐인데 진짜 늑대를 본 것처럼 사악한 기운이 들었소. 평소에 보던 늑대와는 달리 말이오.”“보기에 썩 편하지는 않았소.”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그럼 그 늑대 뼈는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부경한이 답했다: “모후께서 부황 방에 놓았소.”낙청연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이 늑대 뼈에 문제가 있는 게 틀림없었다.아마도 만족 사람들의 가장 관건이 되는 한 걸음일 수도 있다.늑대 뼈를 바치고 낙청연을 죽인 다음 군향의 운송 노선까지 가져가면 경도를 떠날 수 있었다.부경한은 의문스러운 듯 물었다: “왜 그러는 것이오? 늑대 뼈에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것이오?”낙청연은 아직 증거가 없어 그저 아무 일 없듯이 입을 열었다: “가봐야 알 것 같습니다.”“황상, 태상황을 뵈러 갑시다.”부경한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함께 태상황의 침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진 태위 등 대신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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