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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1화

낙청연은 지금 무공을 할 수 없기에 이곳에 오래 있을 수 없었다.

그녀는 몸을 일으켜 방문을 연 뒤 밖으로 나가려 했다.

하지만 방문을 열고 보니 랑목이 방문 밖에 서 있었다.

달빛 아래 서 있는 그의 얼굴에서는 낮에는 볼 수 없는 무자비함이 엿보였다.

“왕비 마마께서는 이렇게 늦은 시간에 어딜 가시려는 겁니까?”

랑목은 방 안에 들어서더니 살기 어린 눈빛으로 낙청연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낙청연은 흠칫했지만 겉으로는 냉정을 유지하며 불쾌한 얼굴로 말했다.

“랑목 왕자는 내 방 앞에 계속 서 있던 것이오? 뭘 하려던 것이오?”

“난 손님으로 이곳에 온 것이지 갇히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 아니오.”

랑목은 그녀에게 천천히 다가갔고 낙청연은 연신 뒷걸음질 쳤다.

그는 날카롭게 눈을 번뜩였다.

“왕비 마마께서는 오늘 무슨 얘기를 들으셨습니까?”

낙청연의 안색이 달라졌다.

“무슨 말이오?”

랑목은 의미심장한 얼굴로 고개를 숙여 그녀의 발치를 바라보았다.

“왕비 마마의 신발에 흙과 나뭇잎이 묻어있군요.”

“황급히 도망쳐서 미처 신발을 깨끗이 처리하지 못한 것 아닙니까?”

낙청연은 심장이 철렁했고 감히 고개를 숙일 수도 없었다.

그녀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 저택에는 도처에 낙엽이 있소. 나뭇잎을 밟은 것이 이상한 일이오?”

“그래? 하지만 난 믿지 않아!”

랑목은 갑자기 팔을 뻗어 낙청연의 어깨를 쥐었고 낙청연은 깜짝 놀라며 그의 손을 쳐내려 했다.

“뭐 하는 짓이오!”

랑목은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더니 매섭고 악랄한 눈빛으로 낙청연을 보았다.

“어차피 죽을 텐데 그냥 죽인다면 이 미모가 아깝지.”

“얌전히 내 말에 따른다면 이틀은 더 살게 해주겠다.”

그 말에 낙청연은 움찔 떨었다.

“날 초대한 것이 날 죽이기 위해서였소?”

랑목은 웃었다.

“그래.”

낙청연은 미간을 좁혔다.

“대놓고 날 초대했으면서 이틀 뒤에 날 돌려보내지 않는다면 당신들이 수도를 떠날 수 있을 것 같소?”

랑목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웃었다.

“우리에게는 떠날 방법이 있다. 네가 죽는다면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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