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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6화

방 안에서.

부진환은 핏기 하나 없는 창백한 얼굴로 하얀 옷을 걸친 채 의자에 누워 있었다.

소유는 약을 건네며 무거운 어투로 말했다: “왕야, 송 낭자를 불러 도움을 청하는 게 어떻습니까?”

“이렇게 계속 피를 토하면 아무리 건장한 몸도 견디기 힘듭니다.”

소유는 며칠간 정원에서 한 발짝도 떠나지 않았다. 방 안에서 소리가 들려올 때마다 왕야가 죽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왕야의 이렇게 창백하고 허약한 모습은 처음이었다.

부진환은 약을 건네받고 천천히 마셨다.

그러고는 창백한 손으로 입을 닦더니 무거운 목소리로 물었다: “만족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느냐?”

소유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답했다: “왕비께서 사고를 당한 그날 저녁에 도망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쯤 경도에 없는 게 맞는데, 출입 기록이 없습니다. 어떻게 경도를 떠난 건지…”

“제 생각에는 누군가가 도와주는 것 같습니다.”

이 말을 들은 부진환은 서늘한 눈빛을 한 채 차가운 어투로 입을 열었다: “계속 조사해라.”

“비록 만족 사람들은 소리소문없이 왔다가 떠났지만, 낙청연을 죽이기 위해 이런 건 아닌 것 같구나.”

“진백리에게도 연락해서 상황을 알아보거라.”

소유가 답했다: “예.”

달이 하늘에 두둥실 걸려 있었다.

고운 달빛이 낙청연 정원에 쏟아지며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환히 밝혔다.

낙월영의 시위는 정원의 계집종을 모두 쓰러뜨렸다.

지초는 피를 토하며 문 옆으로 기어가 막아섰다: “안 됩니다! 절대 못 들어갑니다!”

낙월영은 앞에 서서 자신을 막아선 지초를 보며 허리를 숙여 지초의 머리를 잡아당긴 채 차가운 어투로 말했다: “동생이 언니를 문안하러 왔는데, 이렇게 막아서는 건 대체 무슨 심보냐?”

낙월영은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우리 언니에게 무슨 문제라고 생긴다면, 너희 모두 죽은 목숨이다!”

지초는 이를 꽉 깨물고 미친 듯이 외쳤다: “여기요, 여기요!”

낙월영은 분노하며 말했다: “아직도 이렇게 주제를 모르는구나!”

낙월영은 지초의 머리를 잡은 채 문에 쿵 하고 박았다.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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