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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2화

낙청연이 몇 마디 하자 태후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다른 사람들도 분분히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낙청연의 말이 맞지 않은가 하고.

태후는 속으로 격분하면서도 반박할 말이 없어 소리만 내질렀다. “이 태의, 자네가 해석해보게!”

이 태의는 난색을 보이더니 아무 말이나 지껄였다. “태후가 묘약을 복용했더니, 그 피가 태상황을 치료하도록 만들었소. 다만 그전에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오.”

낙청연은 비웃으며 물었다. “그러면 이 태의는 태후가 어떤 묘약을 드셨는지 말씀해보시오.”

이 태의는 말을 더듬거리며 쉽사리 대답하지 못했다.

그저 나지막이 한마디 보탰다. “태후 덕에 태상황이 안정됐다면 된 거 아니겠소? 뭘 이리도 캐물으시오? 태후가 무슨 묘약을 먹었는지도 당신이 다 알아야겠소?”

낙청연이 가볍게 웃으며 “이 태의가 말해놓고 뭘 그리 급해하시오?”라고 되려 물었다.

이 태의는 점점 안색이 안 좋아졌다.

태후도 마찬가지였다.

부경한은 이때다 싶어 입을 열었다. “이 태의 스스로도 설명하지 못하는데 짐이 어찌 시름을 놓을 수 있겠습니까. 낙청연 더러 들어가 보게 합시다.”

진 태위도 앞장서며 말했다. “그러게나 말이에요. 궁중의 태의가 여러 번 병을 보아도 낫지를 않으니 다른 의술을 시험해보는 것도 좋지 않겠습니까.”

사람들도 동조를 표했다.

태후가 낙청연을 힐끔 보더니 말했다.

“그럴 세. 자네가 태상황의 병을 치료한다면 허락하겠네!”

“명심하게나. 자네가 태상황께 아무 약이나 먹여 목숨을 위태롭게 한다면, 애가가 절대 당신을 용서하지 못할 걸세!”

태후는 최후의 경고를 날렸다.

낙청연은 “좋습니다”라고 응했다.

부경한도 한마디 했다. “짐도 함께 들어가겠네. 모후가 덜 걱정하시도록.”

태후는 무력해져 잠시 두 눈을 감았다. 몹시도 초췌한 얼굴이었다.

이 태의가 서둘러 말했다. “태후마마는 어서 휴식을 취하는 게 좋겠습니다.”

태후는 금서의 부축을 받으며 자리를 떠났다.

부경한은 낙청연을 데리고 방으로 들어갔으나, 이 태의는 옆 사람을 데리고 들어가지 않았다.

낙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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