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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0화

침대 위에 있던 태상황이 돌연 입을 열었다.

“그만두게!” 그가 약한 소리로 외쳤다.

사람들은 아연실색하여 일제히 침대로 시선을 돌렸다.

태상황이 깨어나셨다니, 정신이 드셨다니!

태후는 매우 놀라서 어쩔 줄을 몰라 하며 침대 옆에 무릎 꿇고 앉았다. 태상황의 손을 잡고 감동이나 한 듯이 흐느껴 울었다.

태상황의 말을 제지하려고 했다.

“그만하게......” 태상황의 목소리가 너무 낮은 나머지 태후의 울음소리에 묻히고 말았다.

부경한은 태상황의 소리를 듣고자 앞으로 다가갔다.

그러나 태후는 이번에도 그를 말리면서 보지 못하게, 부진환을 향해 서도록 했다.

부진환은 호위들을 제쳐놓고 기세등등하게 큰 보폭으로 앞을 향해 나아갔다.

태후가 우는 모습을 보고 말했다. “태후는 부황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듣지 않으시려는 겁니까!”

“모두 제 자리에 돌아가거라!”

부진환은 날카롭게 이 태의를 바라보았다.

태후는 그저 마음 아픈 듯이 울다가 부진환을 힐끗 바라보고는 말했다. “여봐라, 어서 부진환을 끌어내거라!”

“태상황을 음해했으니 천벌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애가의 말이 소용없는 것인가!”

낙청연은 호위의 손을 놓고 태후를 향해 걸어갔다.

“태상황이 계시는 한 태후의 말은 원래 소용이 없습니다.”

“우리는 태상황의 말씀을 들어야 합니다.”

이때, 태상황이 손을 힘겹게 들어 부진환의 옷소매를 잡았다.

태상황의 움직임에 모두 주목하고 있었다.

태후도 떨리는 마음으로 조용히 지켜보았다.

부진환이 바삐 무릎을 꿇으며, “부황!”하고 외쳤다.

“부황, 몸이 한결 나아 보입니다.”

부진환은 낙청연의 목숨을 위해 간절히 그의 대답을 바랐다.

태상황은 말을 하지 않았으나, 고개에 힘을 주어 끄덕거렸다.

부진환은 그제야 시름을 놓았다.

“부황, 그만두라고 하신 건 낙청연을 놓아주라는 뜻입니까?”

태상황은 또 고개를 끄덕였다.

태후는 가슴이 막막해 왔다.

부진환은 재차 질문하였다. “부황, 낙청연이 부황의 병을 치료했는데 효과가 있습니까? 이 태의는 거짓으로 말하지 않았습니까?”

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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