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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3화

부경한이 잘 모르겠다는 듯 물었다. “그건 무엇이더냐?”

낙청연이 고개를 들며, “사슴의 뼛가루는 사람을 환각을 일으키게 합니다.”라고 답했다.

“아주 적은 양의 골분일지라도 작은 범위로부터 몸속에 점차 확산되며 퍼질 수 있고, 가까이서 냄새를 맡지 않더라도 몸속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늑대 뼈 위에 사슴 골분을 가득 바르고 오래 내버려 뒀으니, 벌써 궁침 전체에 다 퍼졌을 것입니다.”

“다만 우리같이 신체가 건강한 사람만이 이 늑대 뼈를 보면 환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심각하지는 않겠지?”

“하지만 태상황은 원래도 병이 있지 않습니까......”

이 말을 들은 부경한은 “그 만족 사람이 이처럼 비열하게 굴었다니!”라며 경악했다.

“짐은 곧 사람을 시켜 몽땅 불태워 버리겠네!”

부경한이 늑대 뼈를 가지고 나가려는데, 낙청연이 그를 다급하게 불러세웠다. “바로 태우지 말고 먼저 물독에 며칠 불려놨다가 태워버립시다.”

“황상, 만족이 준 늑대 뼈는 황상의 탄신을 경축하는 것이지, 태상황께 드리려는 것이 아니옵니다.”

“그래서, 누가 이것을 태상황의 방에 뒀단 말인가? 의문스럽단 말이야.”

부경한은 의심 가는 데가 있었다.

설마 태후?

낙청연은 “우리가 경솔하게 행동하여 상대에게 수를 읽히지 않게 하려면 황상 스스로 버리자고 말씀해야 할 것입니다. 늑대 뼈를 보면 정신이 아찔하고 무섭다, 이렇게 말입니다.”

“이 늑대 뼈에 문제가 있다고 말씀하시면 아니 되옵니다.”

부경한은 어리둥절해 있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짐이 알아들었네.”라고 했다.

“짐은 먼저 가서 늑대 뼈를 처리해보겠네. 자네는 태상황께 가보거라.”

말을 마친 부경한은 먼저 방을 나갔다.

낙청연은 침대 쪽으로 걸어가 침대보를 걷어 올렸다.

침대에 누워 있는 태상황의 낯은 창백하고 미간에는 청기를 띠고 있었다.

낙청연은 태상황의 맥을 먼저 짚어보았는데 몸이 더없이 약해졌다.

호흡을 아주 작게 하고 있었는데 곧 숨이 없어질 것 같았다.

이게 태후와 이 태의가 말한 안정된 상태라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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