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751 - 챕터 760

3109 챕터

제751화

부진환은 살짝 당황한 얼굴로 눈썹을 추켜세우며 그녀를 보았다.“날 위해 붙잡힌 것이냐?”“그렇지 않으면요? 반격하지 않으시길래 왕야를 따라서 들어온 겁니다. 왕야께서는 이곳에 들어와 현령이 어떤 사람인지 시험해보고 싶으신 것 아닙니까?”낙청연은 가까이 다가가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갑자기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낙청연의 호흡이 느껴지자 부진환은 심장이 빨리 뛰었다.그는 시선을 옮기며 작게 ‘응’이라고 대답했다.공기가 후끈 달아오르는 것 같은 느낌에 그는 저도 모르게 거리를 벌리려 했으나 낙청연이 그를 따라 몸을 움직이면서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 속삭였다.“전 왕야 때문에 붙잡혀 들어와 배를 곪고 있습니다. 저에게 어떻게 보상해 주시겠습니까?”고개를 돌린 부진환은 낙청연의 게걸스러운 눈빛에 귓볼이 화끈 달아올라 미간을 구기며 말했다.“너... 뭘 원하느냐?”부진환의 호흡이 조금 가빠졌다. 그는 또 한 번 옆으로 몰래 몸을 움직였고, 낙청연은 그를 계속 따라가며 가까이 붙었다.그녀는 진지한 얼굴로 부진환을 바라보더니 저도 모르게 입꼬리를 끌어올리면서 매혹적인 미소를 지어보였다. 낙청연은 느긋하게 말했다.“사실 제가 원하는 건...”“풍도 상회입니다!”쏴-부진환은 찬물을 뒤집어쓴 듯한 기분이 들었다.“풍도 상회?”부진환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풍도 상회를 원한다는 말이냐?”낙청연은 그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며 조용히 말했다.“이번 일은 제가 끝까지 도와드리겠습니다! 이 풍도 상회는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풍도 상회의 사람들을 제거해버린다면 상회를 남겨도 소용이 없을 테니 저한테 주시지요?”“성의가 충분하다면 다음번에도 제가 돕겠습니다.”“어떻습니까?”낙청연이 돈과 권력을 거부할 리가 없었다. 풍도 상회는 이미 커다란 세력을 이루었고 부진환은 기껏해야 그중 중요한 인물들을 몇 명 처리해버릴 것이다. 이 커다란 세력을 계속 이용할 수 있다면 굳이 낭비할 필요가 없었다.부진환은 눈을 가늘게 뜬 채로 낙청연을 보며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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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2화

낙청연은 곧바로 두 상자를 들어 냄새를 맡아보았다. 그 향고였다!“이걸 챙기셨습니까?”낙청연은 놀라우면서도 기뻤다.부진환은 그녀가 즐거워하자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그는 덤덤히 대꾸했다.“보이길래 가져왔다.”“그리고 연지도 가져왔지.”“아무거나 골라서 가져온 것이라 마음에 들지 않으면 버려도 된다.”낙청연은 연지함을 열어서 발라 보았고 부진환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살짝 돌려 그 모습을 보았다.낙청연은 손등 위에 연지를 발라 보더니 곧 입꼬리를 끌어올렸다.“색은 괜찮군요.”“그러면 챙기도록 하겠습니다.”낙청연은 배고픔을 완화하기 위해 벽에 기대어 잠을 자려고 했고 잠이 들어 부진환의 어깨에 기대게 됐다.그러나 결국 깊은 밤 허기를 참지 못하고 잠에서 깬 뒤 힘겹게 일어나 앉았다.부진환은 깜짝 놀랐다. 배를 만지면서 괴로운 표정을 짓는 모습을 보니 너무 배고파서 그런다는 걸 깨달았다.부진환은 곧장 몸을 일으켜 옥 앞에 서서 소리를 질렀다.“여봐라!”곧 옥졸 하나가 도착했다.“무슨 일이시오?”부진환은 그가 닭 다리 하나를 손에 들고 먹는 모습을 보더니 미간을 구기며 말했다.“먹을 것을 좀 가져오거라!”옥졸은 그 말에 깜짝 놀라더니 부진환을 쓱 훑어봤다.“먹을 것을 원하시오? 그렇다면 돈부터 배상하시오!”“지금 당장 그렇게 많은 돈이 없다면 매신계에 서명해도 되오!”옥졸은 품 안에서 미리 준비해 두었던 매신계를 꺼내더니 곧장 붓을 가지러 가서 부진환에게 서명하라고 했다.매신계에 적힌 내용을 본 부진환은 안색이 흐려졌다.“나한테 매신계에 서명하라고? 너희들이 감당할 수 있을까?”옥졸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서명하고 싶지 않다면 나도 어쩔 수 없소. 대인께서 여기에 서명해야 먹을 것을 줄 수 있다고 분부했으니 말이오. 그렇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굶긴다고 했소!”그 매신계의 낙관은 풍도 상회였다. 금상문이 조 대인을 매수한 것이 명백했다.“가서 사람을 찾아오거라. 그에게 돈이 있다.”부진환이 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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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3화

낙청연은 꼬르륵거리는 배를 만져 보았다. 냄새 맡은 그녀는 참지 못하고 고기를 뜯어 먹기 시작했다.밖에서 발걸음 소리가 가까워지자 낙청연은 다급히 고기를 입 안에 잔뜩 쑤셔 넣었다.부진환은 옥 문을 등지고 있어 외부인의 시선을 가렸다.“내가 막고 있을 테니 천천히 먹거라.”배고픔이 사라지고 어째서인지 마음속도 따뜻해졌다.낙청연은 반쯤 먹고 난 뒤 나머지 반을 부진환에게 남겨주었다.“왕야도 좀 드세요. 소서가 저희를 당장 찾아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빌어먹을 조 대인도 저희에게 먹을 것을 주지 않으니 며칠 더 굶어야 할지도 모릅니다.”“난 배고프지 않다.”낙청연은 강제로 부진환을 벽 쪽으로 끌고 와서 앉히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가렸다.“배고프지 않아도 드셔야 합니다.”부진환은 그녀를 보더니 어쩔 수 없이 음식을 조금 먹었다.-날이 밝을 때쯤 조 대인이 왔다.그는 옥 문 밖에서 두 사람을 훑어봤다.“참으로 고집이 세군. 그럴 필요가 있을까?”“돈을 갚을 능력이 없다면 매신계에 서명하거라. 그러면 당장 풀어주겠다. 그리고 풍도 상회에 좋은 자리를 마련해줄 것이다. 여생은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거다!”그 말에 낙청연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문 옆에 섰다.“풍도 상회가 조 대인까지 매수하다니 참으로 대단하군. 그런데 조 대인은 우리가 누구인지 알고 있소?”조 대인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코웃음을 쳤다.“너희들이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계양 땅에서는 모두 본관의 말을 들어야 하거든!”“죽고 싶지 않다면 계약에 서명하는 것이 좋을 거다. 그리고 상 소저에게 사과한다면 너희를 난처하게 하지 않을 것이다.”낙청연은 눈을 가늘게 떴다. 상 소저는 고작 뺨 한 대의 복수를 하겠다고 그들이 매신계에 서명하도록 강요하고 있었다. 그녀의 노비가 된다면 아마 죽도록 괴롭힐 것이다.점포를 박살 냈으니 돈을 갚을 수도 있었다. 이치대로라면 그들의 신분을 묻고 집이 어디에 있는지, 돈을 갚을 수 있는지 없는지를 물어야 했다.하지만 조 대인은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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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4화

암위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조 대인은 겁을 먹고 뒷걸음질 쳤다.“당신들...”조 대인은 그들이 사람을 잘못 봤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옆에서 차갑고 위엄 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일어나거라.”고개를 돌린 조 대인은 부진환이 옷소매를 펄럭이는 걸 보았다.소서 등 사람들이 몸을 일으켰고 조 대인은 겁을 먹고 다리가 풀려 바닥에 주저앉았다.“섭? 섭정왕?”목소리마저 떨렸다.고개를 든 조 대인은 가면을 쓰고 있지만 여전히 위엄 넘치는 사내를 보았다. 그는 심장이 떨렸다. 섭정왕? 그가 섭정왕이라니?옥 안의 사람들은 일제히 무릎을 꿇었고 감히 고개도 들지 못했다.“제가 안목이 없어 섭정왕께서 오신 걸 몰랐습니다. 많은 불경을 저질렀는데 부디 아량을 베풀어 주시옵소서!”조 대인은 곧바로 무릎 꿇고 사죄했다. 너무 무서워서 몸이 바들바들 떨렸다.낙청연은 눈썹을 들썩였다.“이제야 무서운가 보오? 그런데 조금 전에는 우리가 누구든 간에 계양에 오면 모두 당신 말을 들어야 한다고 하지 않았소?”“심지어 나와 왕야께 형벌을 가할 것이라 했지! 얼른 우리를 데리고 형구방으로 가야지 않소?”그 말에 소서는 안색이 달라졌다. 그는 화가 난 얼굴로 검을 빼 들어 조 대인에게 겨눴다.“감히 왕야께 형벌을 가한다고?”차갑고 날카로운 칼날이 목에 닿자 조 대인은 목덜미가 서늘했다. 그는 다급히 고개를 조아리며 사죄했다.“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눈뜬장님이라 섭정왕이신 걸 몰랐습니다! 알고 있었다면 목숨이 백 개라도 감히 이렇게 섭정왕을 대하지는 못했을 겁니다!”낙청연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섭정왕은 그렇게 대하면 안 되지만 다른 자였으면 사사로운 정 때문에 법을 어기고, 매신계에 서명하도록 강요해도 된다는 말이오?”“그 상 소저가 당신한테 얼마를 주었길래 그녀를 위해 사사로이 복수를 하는 것이오? 율법을 어기고 사람의 목숨을 가벼이 여기다니!”조 대인은 바닥에 엎드린 채로 감히 머리도 들지 못했다.“제가 잘못했습니다!”“벌하여 주시옵소서,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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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5화

상금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거들먹거리며 옥 안으로 들어온 그녀는 조 대인이 바닥에 무릎 꿇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조 대인, 이게 뭐 하는 것입니까?”고개를 돌려 보니 옥 안에 두 사람이 의자에 앉아 음식을 먹고 있었다.“저 둘이 무엇 때문에...”상금문은 불만스러운 기색을 내비쳤다.다음 순간, 조 대인이 그녀를 끌어당겨 바닥에 무릎 꿇게 했다.“얼른 섭정왕과 왕비 마마에게 사죄하시오!”더는 문제가 생기면 안 되었다. 그는 이미 그녀 때문에 된통 당했다.상금문은 조 대인에게 끌려서 바닥에 무릎을 꿇게 됐다. 조 대인의 말을 들은 순간 상금문의 안색이 삽시에 달라졌다.그는 넋이 나간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섭정왕? 왕... 왕비 마마?”상금문은 긴장했다. 그들의 기세에 완전히 짓눌려 겁을 먹은 듯했다.“얼른 ! 얼른 왕야와 왕비 마마에게 사죄하시오! 어떻게 사람을 제멋대로 잡을 수 있소?”조 대인의 어투에는 질책이 가득했다. 상금문이 섭정왕을 잡아 오지 않았더라면 이런 사달이 났을 리가 없었다.상금문은 큰 충격을 받았다. 저 두 사람이 섭정왕과 왕비라니?그렇다면 그녀는 큰 사고를 친 것이 아닌가?하지만 섭정왕과 왕비가 왜 갑자기 계양에 온 것일까?상금문은 다급히 사과했다.“전에 있었던 일은 전부 오해입니다. 왕야와 왕비 마마이신 줄 몰랐습니다. 부디 넓은 아량으로 용서해 주시옵소서.”낙청연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옥 문 옆으로 가서 싸늘한 시선으로 그녀를 보았다.“전에 낙랑랑에게 뭐라고 했느냐? 다시 한번 말해보거라.”상금문은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는 다시 한번 말한다면 입을 찢어버리겠다고 했던 말을 떠올렸다.왕비는 어쩌면 이 기회를 틈타 그녀의 입을 찢어버리는 것으로 그녀를 벌할지도 몰랐다.상금문은 침을 꿀꺽 삼키더니 이를 악물고 자기 뺨을 때렸다.“제가 말실수를 했습니다. 제가 죄를 저질렀으니 왕비 마마께 사죄드리겠습니다!”낙청연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때리려거든 세게 때리거라. 전혀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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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6화

조 대인의 반응을 본 낙청연은 그가 낙랑랑을 알고 있다고 확신했다.계양에 범씨 가문의 일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모함당해 명성이 바닥에 떨어진 낙랑랑은 무척이나 억울했을 것이다.그런 생각이 들자 낙청연은 화가 나서 경고했다.“낙 태부께서는 돌아가셨지만 태부부가 있고 나 낙청연이 있소. 감히 낙랑랑을 모함하다니, 그런 자는 볼 때마다 내가 아주 혼쭐을 내줄 것이오!”그 말에 조 대인은 다급히 대꾸했다.“왕비 마마, 걱정하지 마시옵소서!”상금문도 고개를 숙이며 다시는 낙랑랑을 모함하지 않을 것이라 다짐했다.상금문은 몰래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낙랑랑을 위해 온 것이지 풍도 상회를 상대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니 다행이었다.낙청연과 부진환은 관청을 떠났고 떠나기 전 부진환은 조 대인에게 당부했다.“본왕이 계양에 온 일은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다.”“본왕을 만난 적 없다고 생각하거라.”조 대인은 다급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네, 네. 걱정하지 마시옵소서, 왕야. 알고 있습니다!”곧이어 그들은 관청을 떠나 객잔으로 돌아왔다.세수를 마친 뒤 음식을 좀 먹었다.야심한 시각, 방 안에는 여전히 불이 밝혀져 있었고 낙청연과 부진환은 마주 앉아 술을 마셨다.“비록 오늘 조 대인에게 왕야의 행방을 얘기하지 말라고 했으나 아마 지금쯤 풍도 상회 전체가 왕야가 온 사실을 알게 됐을 겁니다.”부진환은 술을 한 모금 마신 뒤 여유롭게 말했다.“상관없다. 본왕이 조사한 밀고가 노출되지 않았으니 그들은 본왕이 뭘 하러 계양에 온 것인지 알지 못한다.”“게다가 낙랑랑을 보러 온 것이라고 둘러댔으니 괜히 긁어 부스럼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고민했다.“전 내일 범씨 가문에 가서 랑랑 언니를 만날 것입니다.”“오늘 밤 금방 돌아왔는데 풍도 상회의 사람이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내일 밤 실종된 장사꾼의 집에 조사하러 가보시죠.”다른 의견이 없었던 부진환이 대답했다.“그래.”-다음 날 아침 일찍 부진환은 낙청연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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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7화

범씨 가문은 크지 않았지만 저택은 기품 있고 마당의 경치도 괜찮았다.낙청연은 낙랑랑과 함께 호숫가로 걸어갔다. 주위에 아무도 없자 낙청연은 그제야 물었다.“랑랑 언니, 며칠 전 범씨 지분 점포에서 파는 향고를 샀습니다.”낙청연은 향고를 꺼내 열더니 낙랑랑에게 냄새를 맡게 했다.낙랑랑은 살짝 놀랐고 낙청연은 물었다.“이건 언니가 제게 주신 향주머니와 향이 똑같습니다. 이 향고는 언니께서 만드신 것이지요!”낙랑랑은 안색이 살짝 달라지더니 이내 미소를 띠며 말했다.“내가 만든 것이다.”“그런데 왜...”낙청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낙랑랑이 그녀의 말 허리를 잘랐다.“범씨 가문이 계양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설씨 가문은 장사가 잘되고 가문도 사업도 컸으나 노부인의 친가였기에 지금의 후대는 우리와 관계가 아주 멀었고 그래서 우리를 진심으로 도울 마음이 없었다.”“겉으로는 우리가 점포를 열어 장사할 수 있게 도와주고 우리가 풍도 상회에 들어갈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했으나 사실은 우리의 장사를 망가뜨리고 범씨 가문의 가산과 내 혼수를 빼앗을 생각이었다.”“범씨 가문의 장사가 망하지 않게 하려고 난 이 향고를 만들었고 이로 인해 장사가 좀 잘 됐다.”“하지만 설씨 가문이 그걸 견딜 수 있을 리가 없지. 그들은 온갖 수작을 부렸다. 범산화는 장사에 능한 사람이 아니라 그들의 함정에 몇 차례나 당했다.”“나 혼자서는 도저히 범씨 가문의 장사를 돌보기가 어려웠다. 게다가 설씨 가문 친척들의 조롱을 견뎌야 했지. 게다가 범산화는 아이를 갖고 싶어 했다.”“그 뒤로 나는 장사를 돌보느라 바빴는데 범산화가 몰래 진훤의와 왕래하는 모습을 보았다. 난 너무 힘들었다. 그를 위해 더는 나 자신을 희생하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두 사람을 허락해줬고 장사 또한 그들에게 맡겼다. 진훤의는 수단이 있고 집안 배경도 좋아 범씨 가문의 장사를 유지할 수 있었다.”“그런데 그 향고를 자신이 만든 것이라고 사람들에게 말하고 다니더구나.”“난 그 일을 알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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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8화

낙랑랑은 눈빛이 어두워지면서 미간을 구기며 고개를 숙였다.그녀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대답했다.“설씨 가문이 내게 아이가 없다고 조롱할 때 범영현(范令玄)이 때마침 우리를 보러 와 내 편을 들어주었다. 그래서 설씨 가문과 다투게 됐지.”“그 뒤로 그는 급하게 군으로 돌아가야 했는데 전날 밤 신발이 망가진 걸 발견해 내가 대신 꿰매어 주었고 범산화 또한 그 일을 알고 있었다.”“그런데 밖에서 그런 헛소문이 나돌더구나.”말을 들은 뒤 낙청연은 사건의 경위를 알게 되었다. 모든 건 헛소문에 불과했다!“그렇다면 아마 설씨 가문이 소문을 퍼뜨려겠군요!”“게다가 언니의 혼수를 넘보다니, 참으로 탐욕스럽습니다!”계양에서는 평온한 나날을 보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인제 보니 늑대 소굴에 빠진 셈이었다.그런 생각에 낙청연은 의아한 듯 물었다.“범씨 가문의 가산은 적지 않을 것입니다! 언니의 혼수도요! 그런데 왜 장사를 하는 겁니까?”“분명 한 가족이 편히 살 수 있을 텐데요.”낙랑랑은 흐려진 안색으로 대꾸했다.“범산화는 평범하게 일생을 보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나에게 더 좋은 삶을 주고 싶다더구나.”“게다가 설씨 가문이 있으니 범산화는 매일 상인들의 연회에 드나들었고 환경이 그렇다 보니 점차 영향을 받은 것 같다.”또 범산화였다!낙청연은 미간을 잔뜩 구겼다. 그녀는 화가 난 얼굴로 말했다.“장사를 하고 싶다면 자신이 장사할 재능이 있는지부터 봐야지요!”“그때 만보루 봉주의 일로 교훈을 얻지 않았습니까?”“일을 벌이는 것뿐만 아니라 언니의 발목까지 붙잡았으니.”“참으로 쓸모없는 자군요!”낙청연은 화가 났고 더욱더 낙랑랑이 그와 화리하길 바랐다.그러나 낙청연은 생각을 고쳤고 낙랑랑을 데려가지 않을 생각이었다.낙랑랑은 범씨 가문을 위해서 이리도 많은 걸 희생했는데 어찌 그냥 갈 수 있겠는가? 범씨 가문의 모든 것은 그녀의 것이어야 했다!낙랑랑은 낙청연의 손을 잡으며 그녀를 위로했다.“됐다. 날 위해 화내는 건 그만하거라.”“그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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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9화

소서는 당황한 얼굴로 황급히 자신의 검을 품 안에 안았다.“왕야! 어찌 그러실 수 있습니까?”부진환은 다소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그러면 얼른 방법을 생각해야지! 이런 사소한 일까지 본왕에게 물어야겠느냐? 널 두어서 무엇 하겠느냐?”소서는 머리를 긁적였다. 이 일은 원래 그가 하는 일이 아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소유를 데려올 걸 그랬다.범산화가 다급히 입을 열었다.“왕야, 제게 돈이 있습니다. 제가 계산하겠습니다.”범산화는 그 말과 함께 다급히 돈주머니를 열었다.하지만 부진환이 손을 들어 그를 막았고 덤덤한 어조로 말했다.“본왕의 왕비가 물건을 사는 것인데 다른 이가 돈을 줄 필요는 없다.”“본왕이 감당할 수 있다.”범산화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머쓱한 얼굴로 돈주머니를 다시 거두어들였다.앞에 있는 낙청연은 여전히 낙랑랑을 데리고 이것저것 사들였고 점포를 일일이 구경하고 있었다.게다가 범씨 가문의 점포에 가서 낙랑랑의 옷을 사고 장신구를 샀다.낙청연은 삼백 냥 하는 팔찌 하나를 골랐고 낙랑랑은 이를 거절했다.“살 거면 네가 쓰거라. 난 이런 것들이 필요치 않다.”“손에 아무것도 끼지 않으니 너무 허전합니다. 이걸 손목에 차면 아주 예쁠 것입니다.”낙청연은 강제로 낙랑랑의 팔에 팔찌를 찼다.바로 그때 범산화가 들어와서 얘기했다.“여긴 저희 집안이 여는 점포이니 돈을 받지 않겠습니다. 랑랑, 팔찌를 차고 있으시오!”진짜 돈을 받지 않는다면 범산화가 입을 열기 전에 점포의 일꾼이 미리 얘기했을 것이다.낙청연은 웃으며 말했다.“이건 내가 언니를 위해 사는 것이오. 돈이 얼마가 들어도 상관없소. 그러니 이 일은 당신과는 상관없는 일이오.”“이 정도 돈은 내게 아무것도 아니오.”“언니에게 무언가를 선물하고 싶었다면 일찍 선물했겠지, 내 앞에서 선물할 필요는 없소.”낙청연은 웃으며 말했지만 말에는 가시가 가득했다.범산화는 표정 관리가 잘되지 않았지만 사죄하듯 웃으며 말했다.“제가 소홀했습니다.”부진환은 천천히 다가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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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0화

낙청연은 위층으로 올라갔고 부진환은 여전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맞은 편에 앉아 차를 우리는 부진환은 태연하고 우아한 모습이었다.낙청연은 팔로 턱을 받쳐 들며 그를 보았다.“제가 왕야의 돈을 그렇게나 많이 썼는데 아깝지 않으십니까?”부진환은 느긋하게 차를 음미하면서 대꾸하지 않았다.낙청연이 또 말했다.“오늘 랑랑 언니와 얘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설씨 가문에서 헛소문을 퍼뜨린 것 같더군요. 게다가 범씨 가문이 장사를 시작하게 된 것도 설씨 가문이 선동해서입니다. 그들은 범씨 가문의 가산뿐만 아니라 낙랑랑의 혼수까지 탐내더군요!”“오늘 이렇게 많은 돈을 쓴 건 랑랑 언니의 기를 살리기 위해서이자 설씨 가문이 단순하고 돈이 많아 가산을 탕진할 절 알아차리게 만들기 위해서입니다.”“설씨 가문은 풍도 상회이니 자발적으로 미끼를 물어야 조사하는 게 편할 것입니다.”낙청연이 원인을 설명했다.물론 아주 조금이지만 부진환에게 복수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매번 그녀만 손해 볼 수는 없었다.게다가 이렇게 큰 안건을 조사하는데 이 정도 돈을 쓰는 건 큰일이 아니었다.부진환은 그녀의 말을 듣더니 살짝 당황하며 조금 놀랐다.그는 그녀가 일부러 성질을 부리기 위해 그런다고 생각했고 이렇게 하면 일이 지나가겠다고 생각했다.그런데 그녀는 성질을 부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서였다.그건 전에 발생했던 일이 아직 넘어가지 않았다는 걸 의미했다.“네가 일부러 그랬다고 해도 상관없다.”“섭정왕부는 충분히 크고 네가 마음대로 굴 정도는 된다.”평온한 어조였지만 약간의 애정이 담긴 목소리였다.낙청연은 잠깐 당황했다. 어쩐지 부진환이 이상했다.그러나 생각을 바꿔 보면 섭정왕부는 확실히 이 정도 돈이 눈에 차지 않을 것이고 부진환은 당연히 개의치 않을 것이다.이럴 줄 알았으면 설명하지 말걸.저녁을 먹은 뒤 호위 한 명과 지초를 방으로 불러 책을 보고 차를 마시게 해 낙청연과 부진환 두 사람이 있다고 착각하게 만들었다.두 사람은 야행할 옷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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