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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0화

낙청연은 위층으로 올라갔고 부진환은 여전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맞은 편에 앉아 차를 우리는 부진환은 태연하고 우아한 모습이었다.

낙청연은 팔로 턱을 받쳐 들며 그를 보았다.

“제가 왕야의 돈을 그렇게나 많이 썼는데 아깝지 않으십니까?”

부진환은 느긋하게 차를 음미하면서 대꾸하지 않았다.

낙청연이 또 말했다.

“오늘 랑랑 언니와 얘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설씨 가문에서 헛소문을 퍼뜨린 것 같더군요. 게다가 범씨 가문이 장사를 시작하게 된 것도 설씨 가문이 선동해서입니다. 그들은 범씨 가문의 가산뿐만 아니라 낙랑랑의 혼수까지 탐내더군요!”

“오늘 이렇게 많은 돈을 쓴 건 랑랑 언니의 기를 살리기 위해서이자 설씨 가문이 단순하고 돈이 많아 가산을 탕진할 절 알아차리게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설씨 가문은 풍도 상회이니 자발적으로 미끼를 물어야 조사하는 게 편할 것입니다.”

낙청연이 원인을 설명했다.

물론 아주 조금이지만 부진환에게 복수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매번 그녀만 손해 볼 수는 없었다.

게다가 이렇게 큰 안건을 조사하는데 이 정도 돈을 쓰는 건 큰일이 아니었다.

부진환은 그녀의 말을 듣더니 살짝 당황하며 조금 놀랐다.

그는 그녀가 일부러 성질을 부리기 위해 그런다고 생각했고 이렇게 하면 일이 지나가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녀는 성질을 부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서였다.

그건 전에 발생했던 일이 아직 넘어가지 않았다는 걸 의미했다.

“네가 일부러 그랬다고 해도 상관없다.”

“섭정왕부는 충분히 크고 네가 마음대로 굴 정도는 된다.”

평온한 어조였지만 약간의 애정이 담긴 목소리였다.

낙청연은 잠깐 당황했다. 어쩐지 부진환이 이상했다.

그러나 생각을 바꿔 보면 섭정왕부는 확실히 이 정도 돈이 눈에 차지 않을 것이고 부진환은 당연히 개의치 않을 것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설명하지 말걸.

저녁을 먹은 뒤 호위 한 명과 지초를 방으로 불러 책을 보고 차를 마시게 해 낙청연과 부진환 두 사람이 있다고 착각하게 만들었다.

두 사람은 야행할 옷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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