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부럽습니다!”부진환의 표정은 덤덤했지만, 속으로는 무척 만족했다.낙청연은 급히 그녀들을 불러 모았다.“자, 자, 자! 본론으로 들어기기오.”“부설루와 초향각은, 몇 사람을 더 데려갈 수 있소. 오늘 그대들과 만났으니, 이건 인연이오.”이 밀을 듣던, 몇 명 낭자들은 벌써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한 여인이 머뭇거리며 물었다: “하지만 우리의 매신계는 이춘원에 있습니다.”낙청연은 담담하게 말했다: “괜찮소. 내가 당신들의 몸값을 지불할 수 있소.”“정말입니까?”“왕비, 필요한 건 무엇이든 시키셔도 됩니다.”낙청연은 손가락질로, 그녀들을 모이라고 하더니 물었다: “이곳에 혹시 류행아라고 있소?”이 말을 들은, 몇 명 낭자들은 약간 놀라더니, 곧이어 고개를 끄덕이었다.“류행아는 예전에 범가네 대공자 범산화와 아이까지 임신한 사이였습니다. 하마터면 이곳에서 몸값을 지불하고 나갈 뻔했습니다.”“하지만 후에 진훤의가 와서 한바탕 소란을 피우며, 류행아에게 아기를 지우는 약까지 먹인 뒤로, 류행아는 지금까지 몸을 추스르고 있습니다.”“의원이 말씀하시길, 몸이 많이 상하여, 천천히 몸조리하면 반년은 지나야 회복될 수 있으니, 약을 끊지 말라고 하셨습니다.”“어멈은 그녀에게서 바라는 것을 얻을 수 없기에 돈을 쓰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 류행아는 죽을 날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몇 명 낭자들은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녀들은 류행아를 살릴 방법이 없었다.낙청연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뭔가를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런 거였군요!”“류행아의 팔자가 고달픈 것 같소.”홍불(紅拂)은 탄식하며 말했다: “그러니까요. 류행아가 지금까지 살아있는 것도, 다 우리 자매들이 그녀에게 약을 사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도울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역시 남자들이란 믿을 게 못 됩니다. 그때 우서림(於緒林)도 류행아 없이는 못 산다고 그 난리를 치더니, 여태껏 류행아의 몸값을 지불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깜짝 놀라서, 뒤쫓아왔다.“왕비, 왕비 그러지 마십시오!”“그건 범산화의 잘못입니다. 류행아와는 상관없습니다!”“가여운 류행아를 왕비께서 한 번만 봐주세요.”낙청연은 냉랭하게 말했다: “류행아는 내가 반드시 데려가야 하니, 당신들 부설루에 가고 싶다면 입을 당장 다물고 있소!”그녀들은 낙청연을 막지 못하자, 어쩔 수 없이 낙청연을 설득하는 것을 포기했다.누각 안의 많은 사람이 이 장면을 목격했다.이춘원의 어멈도 달려왔다. 그녀는 낙청연이 그렇게 쉽게 사람을 데려가게 놔둘 수 없다.한 무리의 사람들이 몰려왔다. 하지만 낙청연은 기세등등했으며. 발로 하나씩 걷어차 버렸다.“오늘 나는 반드시 이 천박한 계집을 데려가고 말 것이오! 누가 감히 나를 막으면, 그 사람도 함께 데려갈 것이오!”낙청연은 류행아의 손목을 힘껏 잡고 끌어당겼다. 힘이 얼마나 센지 류행아는 온통 고틍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으며 아파서 어쩔 줄 몰랐다. 그녀는 아무리 몸부림쳐도 벗어날 수 없었고, 비틀거리며 끌려갔다.처음에는 막아서는 사람이 있었지만, 사람들 속에서 누군가 수군거렸다: “이분은 섭정왕비입니다. 섭정왕이 바로 뒤에 있습니다. 누구 감히 두려움 없이 막겠습니까?”부진환은 뒤짐을 쥔 채로, 낙청연 뒤에서 느긋하게 따라왔다.비록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앞 여인에 대한 그의 총애와 방임을 알 수 있었다.그는 낙청연이 류행아를 제멋대로 데려가게 내버려 두었고, 그녀가 이춘원에서 싸워도 그냥 내버려 두었다.분명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분명 모두에게 말하고 있었다. 그가 바로 그녀의 배후라고.어멈도 감히 말썽을 일으키지 못하고, 모두 물러가라고 했다.그리하여 모두 보는 앞에서, 낙청연은 기고만장하게 류행아를 데리고 마차에 올랐다.마차는 객잔으로 갔다.류행아는 마차 안에서 고개도 들지 못한 채 벌벌 떨면서 울고 있었다. 그녀는 이번에 자신이 죽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낙청연과 부진환은 서로 마주 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만약 추측이
류행아는 당황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구었다.시선을 피하는 그녀의 모습을 본 낙청연은 이 일이 그리 간단치 않다는 것을 눈치챘다.“저는…… 저는 모릅니다.”류행아는 말을 더듬거렸다. 그녀도 뭔가를 숨길 수 있는 성격은 아니었다.이 반응은 이미 모든 것을 폭로했다.하지만 낙청연도 서두르지 않았다. 어차피 우서림이 류행아를 찾으러 온다는 것을 알기에, 우서림을 기다리기만 하면 되니까.밤이 되자, 후원에서 비명이 계속 들렸다. 지초는 약으로 목을 축이며, 계속 비명을 질렀다.소소는 채찍으로 이따금 허수아비의 몸을 두어 번 쳤다.류행아에게 중형을 가한다는 가상을 만들기 위해서였다.과연, 객잔 밖 골목 안에 있던 우서림은 안절부절못했다.우서림은 소소가 밥 먹으로 간 틈을 타, 객잔 안으로 잠입했다.그는 류행아를 구출해 나가려고 했다.하지만 그가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본 사람은 피에 흠뻑 젖은 류행아가 아니라, 물을 마시고 있는 지초였다.함정에 빠진 것을 의식한 우서림은 바로 돌아서 달아나려고 했다.하지만 그는 도망가지 못했다.정원에서, 낙청연과 부진환 그리고 소소가 몇 명 호위들을 거느리고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낙청연은 입꼬리를 올리더니 말했다: “정말 왔구나, 류행아에 대해 정말 정이 깊구나!”호위들이 다가가 우서림을 붙잡았다.우서림은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 “류행아는? 당신들 류행아게게 무슨 짓을 한 것이오? 설마 당신들이 류행아를 죽인 것이오?”“당신들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오!”우서림은 죽을힘을 다해 통제를 벗어나, 호위들과 싸우기 시작했다.하지만 그의 어설픈 실력은, 아주 빠르게 소소에게 제압당했다.우서림은 분노하며 말했다: “당신들은 류행아를 미끼로 나를 잡아, 풍도 상회를 조사하려는 것이오? 허허, 나는 죽는 한이 있어도, 절대로 아무것도 당신들에게 말하지 않을 것이오!”말을 하더니, 우서림은 혀를 깨물어 자결하려고 했다.반응이 빠른 소소는, 그의 입을 덥석 잡았다.우서림은 죽을힘을 다해 발버둥 쳤다.낙청연은
이 말을 들은 낙청연은 깜짝 놀랐다.역모?풍도 상회, 간이 배밖으로 튀어나왔구나!“자세하게 말해보거라.” 부지환은 노련한 모습이었다.말은 별로 없었지만, 오히려 우서림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털어놓게 했다.“풍도 상회는 계양에서 흥하기 시작했고, 많은 사람을 모집하여 상회에 가입시키고 장사에 뛰어들게 했소. 그들은 장사를 못해도 돈을 벌게 해준다고 했소.”“나도 이렇게 속아서 풍도 상회에 들어온 것이오!”“결국 그들은 우리를 속여 외지로 떠돌면서 장사를 시켰고, 사실은 그 돈으로 대량의 무기를 사들인 것이오!”“내가 영리해서, 그때 눈치채고 상자의 제일 아래 칸을 열어봤소!”“나는 그때 일이 잘못됬다는 것을 눈치챘소. 누가 장사하는데 무기를 사겠소!”“결국 그 물건들은 도난당하고, 위에서는 우리더러 일단 먼저 계양으로 돌아가라고 했소.”“하지만 나는 어쩐지 걱정되어 경계심을 두었는데, 과연 그날 밤 누군가 나를 죽이러 왔소. 나는 다행히 침상 뒤의 구멍으로 도망쳤소.”“하지만 내 아우는……”“아 참……”우서림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낙청연은 속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확실히 그들이 조사해내고 추측한 것과 똑같았다.“그동안 계양에서 숨어 다니느라 고생이 많았겠는데, 떠나지 않은 이유가 첫번째는 돈을 받기 위해서이고, 두 번 째는 류행아 때문이냐?”우서림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실 풍도 상회에서 몇 년간 일을 하면서, 겉으로 보기에는 돈을 많이 번 것 처럼 보이지만, 위에서 단속이 너무 심했소!”“매일 장부를 조사하고, 매일 물건을 사들였기 때문에 수중에 돈은 계속 유동해야 했소. 그래서 나는 감히 건드릴 수가 없었소. 함부로 건드렸다간, 그들이 상회에서 쫓아냈을 거니까!”“그렇지 않았더라면, 나는 벌써 류행아와 멀리 떠났을 것이오.”여기 까지 듣던, 낙청연은 그제야 우서림이 줄곧 류행아의 몸값을 지불하지 않은 이유를 알게 되었다.왜냐하면 그는 자신의 돈을 장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하지만 낙청연은 또 미간을 찌푸리
”범산화는 무능하여 집안 장사를 관리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진훤의가 집안의 진짜 주인이 되었소.”“범가네 재산도 전부 진훤의가 장악하고 있소.”말을 하더니, 우서림은 경멸하듯 웃었다. “이것이 바로 풍도 상회의 수단이오.”“그들은 계양의 모든 외지 사람을 통제하고 있소.”듣고 있던 낙청연은 온몸에 한기가 느껴졌다.이 짐승 같은 놈들, 범가네 돈을 갈취하게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낙청연은 계속해서 물었다: “너희들은 또 무슨 짓을 하였느냐? 알고 있는 것을 모두 말해 보거라. 그럼 우리는 너와 행아를 살려주겠다.”“행아의 몸은 많이 상하였다. 게다가 약을 늦게 쓴 탓에 몸은 이미 망가졌다. 보통 약은 그녀를 기껏해야 2, 3년 정도 더 살게 할 뿐이다.”“하지만 나는 살릴 수 있다.”이 말을 들은, 우서림은 긴장해서 손을 움켜쥐더니 말했다: “진훤의는 범산화에게 어떤 약을 먹였소.”“진훤의는 류행아의 손을 빌려 범산화에게 그 약을 건넸소.“그때 류행아가 말하길, 물에 벌레가 있었다고 했소……”또 한 번 천둥이 머리 위에서 내리치는 것 같았다.낙청연의 미간이 흔들렸다. 순간 낙랑랑이 범산화의 변화를 말했던 기억이 떠올랐다.하지만 낙청연은 범산화를 여러 번 가까이에서 봤지만, 그 어떤 기괴한 숨결은 느끼지 못했다.때문에 그 어떤 불결한 물건이 붙은 건 아니다.그럼, 그거밖에 없다……“고충!”“그들이 범산화에게 고충을 먹였구나!”우서림은 계속해서 말했다: “저는 풍도 상회의 내부까지 침투된 적이 없기 때문에, 그들의 기밀은 모르오.”“하지만 어떤 가문은 풍도 상회 내의 원로라는 것은 알고 있소.”“각각 설가, 진가와 상가(常家), 그들의 세력이 제일 크며, 지금은 범가도 있소.”“살해당한 사람들의 장사는 곧 진훤의의 손에 들어가게 될 테니, 이 범가도 계양에서 곧 세력이 커질 것이오.”낙청연은 생각했다.진가는 진훤의, 그녀를 본 적이 있다.상가는 상금문, 그녀도 본 적이 있다.범가는 당연히 말할 것도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부진환은 초상화를 확 뺏어가더니 눈살을 찡그리며 말했다: “분명 못생겼구먼, 무슨 안목이냐?”언짢은 듯 부진환은 초상화를 가지고 나가버렸다.“못생겼다면서, 화상은 왜 가져가시는 겁니까?”이 사람은 설가네 장자, 설천풍(薛川楓)이었다.이 방탕아가 하는 짓을 설가에서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감히 낙랑랑까지 해하다니! 용기가 있으면 섭정왕비인 그녀의 돈도 한번 노려보시지?필경 그녀의 돈은 낙랑랑의 혼수보다 많으니까!한참 생각을 하더니, 낙청연은 다시 한번 이춘원에 다녀오기로 결정했다.낙청연은 객잔에서 나오면서 부진환을 만나지 못했다. 그래서 소소에게 그녀의 행선지를 알려주었다.이춘원에 다시 오니, 그 낭자들은 모두 두려운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낙청연은 어제 만났던 몇 명 낭자들을 단독으로 불렀다.낙청연은 그녀들에게 각각 서신 한편씩 나눠주면서 말했다: “당신들은 이 서신을 들고 수도의 부설루로 가시오. 그쪽에 있는 분들이 당신들을 잘 알아서 안배해 줄 것이오.”그녀들은 서신을 건네받았다.홍불은 머뭇거리더니 물었다: “왕비, 류행아는 어떻게 됐습니까?”낙청연은 솔직하게 말했다: “죽었소.”낭자들은 듣더니, 깜짝 놀랐다.낙청연은 담담하게 말했다: “그녀는 어차피 곧 죽을 거였소. 고통스럽게 살기보다, 통쾌하게 가는 편이 났소.”낭자들은 안색이 어둬워졌다. 하지만 더는 말하지 않았다. 그저 안타까울 뿐이었다.누굴 탓하겠는가! 행아가 짐승 같은 사람을 만나서,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을.“왕비, 감사합니다.”낭자들은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이춘원을 떠났다.낙청연은 2층에서 이춘원에 드나드는 사람들을 살펴보았다. 숨어서 그녀를 몰래 지켜보고 있던 그 눈빛은 그녀의 눈길과 마주치더니 금세 숨어버렸다.낙청연은 무심코 주위를 쭉 둘러보았는데, 그녀를 지켜보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잠깐 뒤, 낙청연은 이춘원에서 나가려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하지만 계단을 내려갈 때, 취한 두 명이 낭자를 끌어안고 비틀
”좋습니다.” 낙청연은 미소를 지으며, 두 눈은 기쁨으로 가득했다.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낙청연의 모습에, 설천풍은 속으로 득의양양했다. 그는 손짓으로 ‘청’이라고 하더니, 낙청연과 함께 이춘원에서 나와 다루에 갔다.“낭자, 혹시 이름이?”낙청연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부설이라고 합니다.”설천풍은 듣더니 약간 의아해하더니 물었다: “부설? 설마 낭자가 바로 부설루의 부설 낭자요?”낙청연은 그저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설천풍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 “그래서 낭자가 이춘원에 나타난 거였구먼요.”“낭자는 가무 방면에 조예가 깊은 것 같던데, 기회가 된다면 부설 낭자와 가무에 대해 논하고 싶소.”낙청연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좋습니다.”다루에 도착하여, 두 사람은 차와 간단한 간식을 주문하고, 잡담하기 시작했다.시사가부(詩詞歌賦)에서 풍화설월까지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두 사람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얘기를 나누었고, 두 사람은 마치 끊기지 않는 이야깃거리가 있는 것 같았다.두 사람은 아예 다루에서 점심을 먹고, 계속 이야기를 나누었다.설천풍은 낙청연이 섭정왕비인 걸 알고 또 말했다: “왕야는 왕비를 참으로 아끼는 것 같습니다. 직접 왕비와 함께 계양에 친척을 방문하러 다 오시고.”낙청연은 손으로 턱을 괴고, 웃더니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건 다 겉치레에 불과합니다.”“겉치레? 무슨 뜻이오?” 설천풍은 궁금해하며 물었다.낙청연은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대답했다: “왕야가 저에 대한 것은 모두 가식입니다. 그저 좋은 명성을 얻기 위해서입니다.”“그 사람은 다른 여인을 마음에 품고 있습니다.”“게다가……”설천풍은 눈살을 찌푸리며 낙청연을 쳐다보았다.낙청연은 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여자 마음을 몰라주는 그런 남자에게 저도 전혀 관심 없습니다.”“저는 섭정왕비의 신분으로 그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의 엄폐물이 되어, 다른 사람이 음해하는 것을 막아줍니다. 그 대가로 왕야는 저에게 써도 써도 끝없는 돈을 줍니다.”
낙청연은 굳어버렸다. 찻잔에 둥둥 떠 있는 계화를 한 번 보고, 또 살기가 가득한 부진환의 두 눈을 쳐다보았다.“마셔라.”“달콤하다고 하지 않았느냐?”부진환은 입가에 한줄기 미소를 띠었다. 하지만 그 미소는 심오한 나머지 사람의 등골을 오싹하게 했다.낙청연은 눈썹을 치켜세우더니 말했다 “저를 미행했습니까?”부진환은 당당하게 말했다: “당신과 설천풍은 차루에서 당당하게 풍월을 읊던데, 내가 미행할 필요 있느냐?”부진환의 냉랭한 어투에 낙청연은 화가 나서 찻잔을 아주 세게 상위에 탁 내려놓았다. 찻물이 흘러나왔다.“제가 원하는 줄 아십니까? 설천풍이 얼마나 혐오스러운지 아십니까? 당신이 아니었다면 제가 그를 웃는 얼굴로 대했겠습니까? 지금 제 얼굴은 너무 웃어서 굳어졌단 말입니다!”“저는 당신을 위해 이렇게 고생하는데, 당신은 어찌 저에게 이렇게 괴상야릇한 어투로 말하십니까? 아니면 당신이 설천풍을 상대하십시오. 제가 뭘 바라고 이런 고생만 하고 좋은 소리도 못 듣는 짓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낙청연은 불쾌한 어투로 말했다.이 말을 들은 부진환은 눈살을 찌푸렸지만, 마음은 마침내 후련해졌다.알고 보니 사건을 위해서였다.그는 낙청연이 정말 설천풍 같은 유형을 좋아하는 줄 알았다.하지만 오늘 직접 봤던 그 장면들이 계속 떠올라, 그의 마음은 여전히 시큼했다. 마치 초 한 병을 마신 것 같았다.화난 낙청연의 모습을 보더니, 부진환은 그녀에게 차를 따라주며 완만한 어투로 말했다: “본왕도 계화로 차를 끓이니 맛이 좋구나. 하지만 아직은 계화 계절이 아니어서 아쉽구나. 신선한 계화였으면 향기가 더욱 짙었을 텐데.”“이른 계화 나무가 만개하면, 본왕이 꽃을 따다 너를 위해 차를 끓여주마.”낙청연은 의아한 눈빛으로 부진환을 쳐다보았다. 그는 갑자기 변화가 너무 커서, 좀 이상했다.낙청연은 찻잔을 들고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순간 멈칫했다. 이 차는 설천풍이 끓인 것보다 훨씬 맛있었다.“차 한 잔뿐입니까?” 낙청연은 눈썹을 치켜세웠다.부진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