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의 모든 챕터: 챕터 601 - 챕터 610

3107 챕터

제601화

“당신들 모두 큰 집안의 여식이면서 오늘 섭정왕부에서 이런 소란을 벌이다니, 예의와 염치는 어디에 두고 오셨소?”사람들은 그의 질문에 안색이 흐려졌다.“저희는 단지...”위운하가 해명하려 했으나 부운주가 기침하면서 싸늘한 어조로 말했다.“여긴 섭정왕부이오. 누가 들어올 수 있다고 허락했소? 얼른 나가시오!”부운주는 몹시 화가 나 있었고 낙월영은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을 데리고 떠났다.그들은 섭정왕부에서 거의 쫓겨나다시피 했고 위운하 등 사람들은 불만에 가득 차 있었다.“낙청연이 손을 쓸 줄은 몰랐습니다. 신분이 밝혀진 건 분명 낙청연인데, 너무 분하군요.”낙월영은 도리어 웃었다.“뭘 웃는 것입니까?”낙월영은 웃으며 대꾸했다.“오늘 우리한테 손찌검까지 했으니 참으로 잘된 일이지요. 다들 오늘 일을 소문내세요. 가능하다면 아주 듣기 싫게 말입니다.”위운하는 눈을 번뜩이더니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전 절대 그녀를 봐주지 않을 겁니다!”사람들은 섭정왕부를 떠났다.마당에서 지초는 급히 낙청연을 부축했다.“왕비 마마, 상처가...”부운주 역시 초조한 얼굴로 그녀에게 다가가 말했다.“괜찮으십니까? 죄송합니다, 제가 늦게 왔군요.”부운주는 몹시 미안했다.낙청연은 덤덤한 어조로 말했다.“이 일은 5황자와 관련 없는 일이니 사과하지 않으셔도 됩니다.”낙청연은 몸을 돌려 방 안으로 들어갔고 부운주는 그녀의 뒤를 따르면서 걱정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그들은 이미 당신의 신분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얼른 대책을 세우셔야 할 것입니다.”낙청연은 덤덤한 얼굴로 웃어 보였다.“의심이라니요, 그들은 이미 확신하고 있습니다.”“그럼 어찌합니까?”부운주가 걱정스레 물었다.“방법이 있겠지요.”낙청연은 속으로 고민하고 있었다. 방법은 있었지만 부진환이 그녀를 도와줄지 말지는 미지수였다.부운주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물었다.“제가 도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혹시나 제 도움이 필요하다면 꼭 말씀해주세요.”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더 보기

제602화

“송 낭자는 괜찮을 것이다.”송천초가 위험한 일을 겪게 되어 사군이 그녀를 도와주러 간 듯했다.그리하여 부씨 저택의 서방에서 사군을 불렀을 때 사군이 나타나지 않은 것이었다.사군이 송천초의 옆에 있다면 송천초는 별일 없을 것이다.현재 낙청연은 크게 다친 상태고 낙월영은 이제 분명 그녀를 찾아와 난처하게 만들 것이니 대처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내가 처방을 내릴 테니 약방에 가서 약을 가져오거라.”낙청연은 종이에 처방을 써서 등 어멈에게 건넸고 등 어멈은 그것을 건네받았다.“지금 당장 가보겠습니다. 왕비 마마, 조금만 더 버티세요.”등 어멈은 약을 달이러 갔고 낙청연은 침상에 누워 잠시 쉬었다.“지초야, 밖에 나가서 소식을 알아보거라. 나에 대한 유언비어가 있다면 돌아와서 나에게 알리거라.”낙청연은 눈을 감은 채 사색에 잠겼다.“알겠습니다.”지초는 곧장 밖으로 나갔다.잠시 뒤, 예상대로 지초가 씩씩거리면서 돌아왔다. 약을 마셔서 잠기운이 몰려왔던 낙청연은 그 소리에 깜짝 놀라 잠에서 깼다.“왕비 마마, 그자들 참으로 너무합니다! 밖에서는 부설이 섭정왕부의 왕비 라는 갖가지 듣기 거북한 소문들이 나돌고 있습니다. 게다가 왕비 마마께서 그들을 때렸다고 모함까지 했습니다! 분명 그자들이 먼저 시비를 건 것인데 말입니다!”낙청연은 몸을 일으켜 앉았다.“그들이 오늘 이곳에 온 목적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니 누가 먼저 시비를 걸었는지는 중요치 않겠지. 왕야께서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느냐? 부씨 일가는 아무런 움직임도 없더냐?”낙청연이 물었고 지초는 고개를 저었다.“거리에는 왕비 마마에 관한 소문 외에 왕야나 부씨 가문에 대한 소식은 없습니다.”“왕야, 소유와 소서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는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겠다.”낙청연은 미간을 일그러뜨렸다. 부진환이 입궁했는지 아니면 부씨 저택에 갔는지 알 수 없었지만 사람들을 전부 데려갔으니 아마도 부씨 저택에 사람을 잡으러 갔을 것이다.그러나 부씨 가문에 일이 생긴다면 엄씨 가문은 필연코
더 보기

제603화

밖에 서 있던 지초는 암위들에게 내쫓겨 어쩔 수 없이 다시 정원으로 돌아왔다.암옥에 들어서니 두 암위가 그곳을 지키고 있었고 경비가 삼엄했다.낙청연은 단번에 가장 안쪽에 갇혀 있는 천매문의 자객을 찾아냈다.그는 손과 발이 전부 철 사슬에 묶여있었는데 벽에 등을 기댄 채로 눈을 감고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있었다.낙청연은 한참을 설득한 끝에 겨우 암위들을 조금 멀리 떨어진 곳으로 보냈다.곧이어 그녀는 옥 안에 갇혀 있는 사람을 향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이름이 무엇이냐?”그 자객은 아무 말 하지 않았다.그런데 바로 그때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어머니, 저 사람 저와 아주 닮았습니다!”부문 안의 철추가 입을 열었고 낙청연은 그를 꺼냈다.“그래, 닮았다. 저자가 널 이렇게 만든 것이다. 이전에 너희 둘은 같은 몸을 쓰고 있었지.”철추는 그 말에 불같이 화를 냈다.“뭐라고요?!”그 목소리에 옥 안에 앉아있던 천매문의 자객은 더는 참을 수 없었는지 눈을 떴다. 그는 눈을 가느스름하게 뜬 채로 낙청연은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는 그녀가 혼잣말한다고 생각했다.“부씨 가문은 이미 끝났다. 그러니 너도 네 결말을 알겠지. 지금 모든 걸 얘기한다면 널 살려줄지도 모른다.”낙청연이 그를 설득하려 했다.그러나 천매문의 자객은 그 말을 듣고 다시 눈을 감았다.“죽이려면 죽이시오. 천매문의 자객은 평생 단 하나의 임무만을 수행하오. 그 어떤 고문을 겪게되더라도 절대 주인을 배신하는 일은 하지 않소.”낙청연은 그의 결연한 말투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그녀가 물었다.“어떻게 천매문에 연락하지? 너와 같은 자객을 사려면 돈이 얼마나 드는 것이냐? 나도 한 명 데려오고 싶구나.”무공이 뛰어나고 충성심도 깊은 자객이라면 열 명을 데려오고 싶었다.명찰 염라만큼 실력이 대단한 건 아니지만 평범한 천매문의 자객도 충분히 강했다.바로 그때, 철추가 입을 열었다.“어머니, 데려올 필요 없습니다. 제가 있으면 충분하지요. 제가 지켜드리겠습니다! 이 사람이 제 육
더 보기

제604화

암위들은 깜짝 놀랐다. 이렇게 빨리 심문하다니?그들은 천매문의 자객들이 절대 자기 주인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고 그 어떤 수단도 그들의 입을 열 수 없을 것이라 확신했다.그래서 왕야와 소서도 그들에게 고문하라는 명을 내리지 않은 것이다. 고문한다고 해도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왕비가 심문한다는 말에 그들은 사실 큰 희망을 품지 않았고 그저 그녀가 직접 자객과 접촉하지 않기만을 바랐다.그런데 그녀는 자객과 접촉하지도 않았는데 그를 심문했다.암위는 탁자와 의자를 옮겨왔고 종이와 붓을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낙청연은 자리에 앉은 뒤 자객이 진술한 부씨 일가의 죄증들을 하나하나 적었다.한 장을 꽉 채우자 낙청연은 저릿한 손목을 주물렀다.고개를 돌려보니 그녀의 옆에 암위 여럿이 서 있었다.“왜 날 보고 있는 것이냐? 가서 일들 보거라.”암위들은 정신을 차리고서는 그대로 몸을 돌려 떠났다.낙청연은 계속해 자객의 진술을 받아적었다. 벽해각 말고도 그는 사람으로서 못 할 짓을 참 많이도 했다. 그가 죽인 사람들은 셀 수도 없을 정도였다.낙청연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너희들이 원한 것은 경수의 손에 들어있는 물건일 뿐이었다. 너는 무공이 뛰어나니 경수 한 사람을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을 터인데 왜 굳이 벽해각 전체를 없애려 한 것이냐?”자객이 대답했다.“처음에는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해 보았소. 하지만 벽해각의 사람들은 물러서지 않았고 부만쟁은 결국 화를 못 이겨 벽해각 전체를 파멸시켰소.”그 대답에 낙청연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이토록 정신이 나갔을 줄은 전혀 상상치 못했다.그러나 더욱 놀라운 것은 뒤에 이어진 말이었다.태부부의 사건은 그들이 한 짓이었다.그리고 그 이유는 낙 태부가 가지고 있던 야명주가 욕심나서였다. 노부인이 죽고 난 뒤 야명주는 그녀와 함께 땅에 묻혔다.그래서 그들은 그 땅을 사서 무덤을 옮긴다는 이유로 야명주를 훔칠 생각이었는데 낙씨 가문은 그들의 제의에 동의하지 않았다.
더 보기

제605화

바로 다음 순간, 가면을 쓰고 검은 옷으로 자신을 빈틈없이 숨긴 자객이 안으로 쳐들어왔다. 암옥에 있는 암위들은 결코 그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낙청연을 보는 순간 상대는 잠깐 움찔했다.자객은 비수를 단단히 쥔 채로 빠르게 그녀를 향해 다가갔다. 그러나 낙청연은 피할 마음이 없는지 오히려 그에게로 달려들었다.그녀는 그자가 입막음하려고 온 자임을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대놓고 섭정왕부로 쳐들어올 줄은 예상하지 못햇다.낙청연은 손을 들어 상대의 비수를 막았고 극심한 아픔을 견디며 그를 상대했다. 비록 크게 다친 상태였지만 그녀의 몸짓은 여전히 날렵했다.그녀는 몇 번이나 상대의 손에서 비수를 빼앗으려 했지만 검은 옷을 입은 자는 모두 빠져나갔다.두 사람은 아주 격렬히 싸웠다. 그러다 자객은 갑자기 옥 안에 갇혀있는 자객을 향해 비수를 던졌다.자객은 그 비수를 피했으나 비수에서 흘러나오는 묘한 향기를 맡더니 곧바로 피를 토했다.낙청연의 안색이 삽시에 돌변했다. 아마 그 자객은 독을 복용한 상태로 특정된 약물을 만나면 독이 발작하면서 단숨에 죽는 것 같았다.임무를 완수한 뒤 검은 옷을 입은 자객은 곧바로 도망치려 했고 낙청연은 싸늘해진 눈빛으로 손을 들어 그를 공격했다.자객은 손바닥으로 그녀에게 반격했고 두 사람은 여러 차례 공격을 주고받았다. 그러나 낙청연은 어쩐지 그 자객이 전력을 다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어쩌면 당장 싸움을 끝내 이곳에서 벗어날 생각일지도 몰랐다.-수희궁.낙월영과 위운하는 그곳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었다.태후는 위엄있는 모습으로 의자 위에 앉아 차를 음미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들이 낙청연의 험담을 늘어놓는 걸 들으면서 안색 하나 변하지 않았다.“태후 마마, 섭정왕의 왕비는 거만하고 난폭합니다. 심지어 저희에게 손찌검까지 했지요. 제발 저희를 위해서 정의를 행하여 주시옵소서!”“맞습니다. 낙청연에게 제대로 벌을 주지 않는다면 아마 더욱더 심해질 겁니다!”여인들이 울면서 하소연했다.그들은 마치 낙청연에게 된
더 보기

제606화

암옥 안, 자객은 도망쳤고 낙청연은 결국 그를 막지 못했다.그녀는 자객을 따라 암옥 밖으로 나와 화원까지 쫓아갔으나 후원에 도착했을 때 그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저택 밖으로 도망친 것이다!왕부 안에는 현재 사람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그를 쫓아갈 여력이 없었다.같은 시각, 소유가 사람들을 데리고 전원에 도착했고 자객이 암옥에 쳐들어갔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곧장 사람들을 데리고 암옥으로 향했다.그렇게 옥 안의 가장 깊은 곳에 도착했는데 옥 안에 갇혀 있던 천매문의 자객은 이미 피를 토한 채로 바닥에 쓰러져 죽은 상태였다.소유의 안색이 삽시에 돌변했다.왕야가 가장 걱정하던 것이 왕부에 사건이 터지는 것이었고 그래서 소유더러 빨리 돌아가 보라고 한 것이다. 그런데도 결국 한발 늦었다.“감히 누가 섭정왕부에서 사람을 죽인 것이냐?”소유는 미간을 팍 구기면서 화가 난 얼굴로 말했다.그는 곧 왕부의 암위에게 물었다.“오늘 왕부에 이상한 일은 없었느냐?”암위는 고개를 젓더니 주저하다가 말했다.“유일하게 이상한 점이라면 왕비 마마께서 직접 옥에 오셔서 자객을 심문했다는 것뿐입니다.”그 말에 소유는 깜짝 놀랐다.“왕비 마마께서 옥에서 심문하셨다는 말이냐? 왕비 마마께서 무슨 권리로 옥에 들어온 것이냐?”암위가 대답했다.“왕비 마마께서 왕야의 명을 받으셨다고 했습니다.”소유는 미간을 좁히며 물었다.“왕비 마마는 어디에 있느냐?”...자객을 살릴 수 있을지 옥으로 돌아가 볼 셈이었던 낙청연은 후원을 나서자마자 호위들에게 둘러싸였다.낙청연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구겼다.곧이어 그녀는 호위들에게 둘러싸여서 옥으로 돌아와 소유를 만나게 됐다.소유는 때마침 옥문을 열어 자객의 시체를 확인해볼 셈이었고 낙청연은 재빨리 그를 말렸다.“옥 안에는 특수한 냄새가 있는데 독이 있을지도 모르니 일단 들어가지 말거라.”소유는 미간을 좁히며 그녀를 바라보았다.“왕비 마마,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 왜 이곳에 와서 천매문의 자객을 심문한 것입니까?”
더 보기

제607화

“이 자객은 독에 당한 것이 맞다. 난 그를 치료할 수 없다. 기껏해야 2, 3일 정도 더 버틸 것이다. 증인이 필요하다면 최대한 빨리 움직여야 한다.”“시간이 없으니 상세한 과정은 설명하기 어려울 것 같구나. 오늘 온 그 자객은 얼굴을 가리고 있었으나 그의 무공은 천매문과 무극문과 달랐다. 어쩌면 예사 인물이 아닐지도 모르겠다.”“난 이만 입궁하러 가야겠다.”그에게 설명을 마친 뒤 낙청연은 걸음을 옮겨 암옥 밖으로 나갔다.소유는 증언이 적힌 두꺼운 종이를 보더니 안색이 달라졌다.왕비가 천매문 자객의 입에서 이렇게 많은 정보를 얻어내다니!그런데 조금 전 그는 그녀를 의심했었다.정신을 차려보니 낙청연은 이미 저만치 멀어진 뒤였다.소유는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그는 미안함 때문에 곧장 그녀의 뒤를 쫓았다.그녀가 이렇게 왕야를 돕는 걸 보면 절대 엄씨 일가와 한패는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 태후가 그녀를 만나려 한다는 건 절대 좋은 일이 아니었다.-조당.부진환은 부만쟁 부자를 붙잡은 이유를 설명하고 있었고 신하들은 그에 반격하고 있었다.“황당하군요! 벽해각이 소멸한 이유를 찾기 위해 조정의 중요한 대신을 붙잡아 옥에 가두다니요! 벽해각의 일에 관한 증거는 있습니까? 없겠지요!”“제가 보기에 왕야께서는 그 여인을 위해 법을 왜곡한 것 같습니다!”“제가 들은 바에 의하면 그 청루 여인이 섭정왕비라는 말이 있더군요!”그 말에 조정 대신들은 깜짝 놀랐다.“뭐라고요? 청루 여인? 섭정왕비?”“황당무계한 소리군요! 섭정왕비가 어찌 청루에 갈 수 있다는 말입니까?”“황족의 더없는 치욕이군요!”그 일이 밝혀지자 조당의 풍향이 달라졌다. 모든 사람의 이목은 부씨 부자에서 섭정왕비에게로 옮겨졌다.부진환은 듣기 거북한 소리를 들으며 눈빛이 점점 싸늘해졌고 목소리도 날카로워졌다.“그냥 본왕의 치욕이라 말씀하시지.”그 대인은 시선을 피했지만 부정하지는 않았다.부진환은 냉소를 흘렸다.“본왕은 치욕이라 느끼지 않소. 오히려 이런 왕비가 있어 자랑스러
더 보기

제608화

낙청연은 심장이 철렁했다.태후는 자신이 불러온 사람이 섭정왕비 낙청연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그 일 또한 알고 있는 듯했다.낙청연은 더는 숨기지 않았다.“네!”태후는 뜻 모를 미소를 지어 보이더니 시선을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섭정왕비의 신분과 지위를 자각하고 있느냐?”“부진환은 황실의 자손이고 너는 황실에 시집왔다. 너의 모든 언행과 행동은 황가의 체면을 대표한다. 그런데 청루에 가서 무희 노릇을 하다니?”“이 일이 소문 난다면 천궐국 황실의 체면이 너 때문에 바닥에 떨어질 것이다.”태후의 목소리는 점점 더 차가워졌다. 적막이 가득한 전각 안에 가득 찬 위엄있는 목소리는 듣기만 해도 오금이 저렸다.낙청연은 고개를 숙인 채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녀는 미간을 잔뜩 구기고 있었지만 아무 말 하지 않았다.태후는 싸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말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 일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고 있다는 것이냐?”“잘못됐다는 걸 알면서도 그런 일을 저지르다니, 무슨 죄를 물어야 할까?”태후의 어조는 매서웠다.낙청연은 속으로 변명을 생각했고 태후가 그녀의 죄를 물으려 할 때 입을 열었다.“태후 마마, 전 제가 황실의 체면에 먹칠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섭정왕과 혼인을 올린 지도 꽤 됐는데 그의 마음속에는 낙월영 한 사람뿐입니다. 그는 단 한 번도 저라는 사람을 제대로 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제가 그에게 복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엄 태후는 섭정왕을 철천지원수라고 생각한다. 낙청연은 자신이 오늘 수희궁을 빠져나갈 수 없으리라 생각했고 이런 변명을 한다면 태후가 그녀를 봐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녀가 대신 시집온 뒤 목숨을 걸고 부진환을 도와 태후의 분노를 사긴 했지만 그것은 그녀가 여전히 부진환을 사랑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그러나 청루에 가서 춤을 춘 것이 사랑한 만큼 증오해서 그에게 복수하기 위해서였다는 걸 알게 된다면 태후는 흡족해할 것이었
더 보기

제609화

낙청연이 약병을 받아 들자 태후는 눈썹을 까딱였다.“앉거라.”“금서야, 어선방에서 오늘 설탕물을 만들었다지. 한 그릇 가져와 청연에게 주거라.”“네.”태후가 갑자기 친근하게 부르자 낙청연은 불편했다.금서는 설탕물을 가져왔고 낙청연은 그것을 조금 맛보더니 이내 말을 이어갔다.“태후 마마, 전 돌아가서 방법을 생각해 볼 터니 이만 가봐도 되겠습니까?”태후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낙청연은 몸을 일으키더니 그대로 몸을 돌려 떠났다.그러나 그녀가 몸을 일으키자마자 태감 한 명이 다급히 달려왔다. 낙청연이 슬쩍 보니 태감이 태후 마마의 귀에 대고 뭐라고 얘기했고 태후의 안색이 삽시에 달라졌다.낙청연은 좋지 않은 예감이 들어 급히 걸음을 옮겼다.그러나 그녀가 대문 앞에 섰을 때 등 뒤에서 태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청연아.”그녀의 위엄 있는 목소리에 낙청연은 움찔했다.“너에게 당부할 일이 하나 더 있으니 이리 와보거라.”그 말에 낙청연은 소매 안에 넣어둔 약병을 꾹 쥐었다.금서가 그녀에게 다가갔다.긴장되는 분위기였다.낙청연은 아픈 얼굴로 배를 감싸며 말했다.“태후 마마, 제가 배가 아파서 그러는데 중요하지 않은 일이면...”금서가 미소 띤 얼굴로 그녀에게 말했다.“괜찮습니다. 잠깐만 참으시지요. 아주 빠를 겁니다.”그의 말에 낙청연은 음산한 기운을 느꼈다.금서는 그녀의 팔에 팔짱을 끼고는 그녀를 끌고 왔다.태후는 조금 전보다 안색이 훨씬 어두워져 있었고 표정이 잔뜩 굳어있어 기분이 어떤지 알 수 없었다.“내가 너에게 준 약병은 어디 있느냐?”낙청연은 소매 안에서 약병을 꺼내 건넸고 금서가 그것을 받았다.태후는 날 선 눈매로 낙청연을 훑어보다가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낙청연, 내가 널 얕봤구나.”“일부러 약한 척 남을 속이려 들다니, 하지만 내 앞에서 그런 수작을 부리면 반드시 죽게 되는 법이다!”낙청연은 몸을 움찔 떨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태후가 왜 이런 말을 하는 걸까?그녀는 모르는 척을 고수했다.“태후
더 보기

제610화

부진환은 대전에서 나왔고 소유가 밖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부진환은 바로 분부했다.“이 위에 적힌 증언대로 조사해보거라. 모든 증거를 획득해야 할 것이다!”소유는 고개를 끄덕였다.“전 입궁하기 전에 소서에게 움직이라고 전했습니다.”부진환은 기분이 좋아 보였다. 그가 물었다.“어떻게 짧은 시간 안에 그렇게 많은 내용을 심문할 수 있었던 것이냐?”바로 그때, 엄 태사가 옆을 지나쳤다. 입을 열려던 소유는 곧장 입을 다물었다.그는 부진환을 데리고 사람이 없는 구석 쪽으로 향했고 그제야 다급히 입을 열었다.“왕야, 이 증언들은 왕비께서 심문하여 얻은 것입니다!”“제가 입궁하기 전 태후 마마께서 왕비 마마를 부르셨습니다. 수희궁의 금서가 왕비 마마를 모셔갔지요!”그 말에 부진환의 안색이 삽시에 달라졌다.“뭐라고? 그걸 왜 이제야 말하는 것이냐?”말을 마친 뒤 부진환은 빠른 걸음으로 수희궁의 방향을 향해 걸어갔다.부진환이 가장 빠른 속도로 수희궁에 도착해 안에 쳐들어가려고 할 때 그는 때마침 금서가 그녀에게 약을 들이붓는 모습을 보았다.“멈추거라!”부진환이 호된 목소리로 말했다.그러나 약은 이미 전부 낙청연의 입 안에 들어간 상태였고 금서는 빈 약병을 바닥에 떨구었다.맑은소리는 커다란 충격이 되어 부진환의 마음속에 내려앉았다.낙청연은 풀려났고 무력하게 바닥에 쓰러졌다.바로 그 순간, 그녀의 등 뒤에서 힘 있는 팔이 그녀를 안았다.쓰러지는 순간, 낙청연은 부진환의 초조한 얼굴을 볼 수 있었다.그는 태후를 향해 포효했다.“무엇을 먹인 겁니까?”금서는 무감한 얼굴로 덤덤히 대꾸했다.왕비 마마께서는 왕야께 시집간 지 꽤 됐는데 줄곧 아이 소식이 없었지요. 그래서 태후 마마께서 특별히 이 약을 준비하셨습니다. 왕비 마마께서 하루빨리 황실의 자손을 나을 수 있게 말입니다.”태후는 태연한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설명도 하지 않았다.부진환은 당연히 믿지 않았다. 과연 그 약이 보약일까?하지만 이렇게 태연한 걸 보면 독이 검출될
더 보기
이전
1
...
5960616263
...
311
DMCA.com Protection Status